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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5년 9월호

「논술만점 가이드」⑦ 실제 논술고사 예문과 평가 | 논술경시대회 입상자의 글

제2회(2004년) KET 전국 고교 논술경시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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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우수상(박건욱ㆍ대구 경북고등학교 3학년)
  ● 제시문
 
  (가) 에리히 프롬의 「건전한 사회」
  (나) 루시엥 골드만의 「소설의 사회사적 의미」
 
 
  ● 논제
 
  첫 번째 제시문(가)의 「현대인의 삶의 태도에서 드러나는 심각한 문제점」을 두 번째 제시문(나)의 「교환가치」와 「사용가치」라는 개념을 중심으로 분석하고, 이러한 현실과 관련하여 현대인이 취해야 할 바람직한 삶의 자세에 대해 논술하라는 것이다.
 
 
  ● 학생 답안
 
  요즈음 방영되는 TV 프로그램 중에는 인터넷에 떠도는 특이한 사실이나 일화를 소개하는 프로그램이 있다. 이 프로그램은 심사위원들이 그 사실들에 가치를 매기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그 가치를 매기는 척도는 그 사실이 가지는 실질적인 효용이 아니다. 얼마나 시청자들에게 웃음을 줄 수 있고, 얼마나 특이하고 황당한 것인가에 있다.
 
  그렇다면 이 프로그램은 특정한 사실을 보여줌으로써 시청자들에게 유익한 정보를 주는 것보다는 특이하고 재밌는 사실을 소개해서 시청률을 높이는 데 더 큰 목적이 있다고 할 수 있다. 즉, 지식을 그 자체의 실질적인 가치에 주목한 것이 아니라, 대중의 인기를 얻기 위한 수단으로 여기는 것이다. 이런 문제를 가지고 있는 프로그램이 인기리에 반영되고 있다는 것은 시청자들인 우리들의 책임도 크다고 할 수 있다.
 
  현대인들은 (가)글에 나타나는 것과 같이 연주회에 가거나 영화를 보러 가는 행위를 수량, 특히 돈이나 시간으로 측정하려 한다. 연주회에서 음악을 감상하는 것, 영화를 보는 것은 그 자체에 의미가 있는 데도 사람들은 연주회에서 음악을 듣기 위해 지불된 비용, 영화표를 사는 데 든 돈으로 그것의 가치를 매기는 것이다. 영화를 보는 행위가 물건의 실질적인 가치, 「사용가치」라면 영화를 보기 위해 지출된 시간이나 돈은 「교환가치」라고 할 수 있다.
 
  즉, 현대인들은 본질적인 가치인 「사용가치」보다 수단적인 것에 불과한 「교환가치」를 더 중요하게 여긴다는 것이다. 이러한 문제는 인간과 사물, 또는 인간과 인간과의 관계에서도 나타난다. 현대인들에게 자신과 관계를 맺는 인간이나 사물은 자신의 이익을 위한 수단, 「교환가치」에 불과하다. 다른 사람들의 성격이나 목소리에는 관심을 두지 않는다. 그 사람과 사귐으로써 내가 뭘 얻을 수 있는지에 주목할 뿐이다.
 
  이로 인해 파생되는 문제들도 만만치 않다. 상품과 상품 사이의 교환의 도구에 불과했던 「돈」을 맹목적으로 추구하는 배금주의는 돈으로 측정할 수 없는 것을 돈으로 측정하려는 욕구와 「사용가치」보다는 「교환가치」가 중시되는 현대 자본주의 사회가 낳은 문제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왕따」나 「인간소외」 문제 역시 인간과 인간과의 관계가 철저하게 이해타산적인 관계로 타락하면서 생긴 문제다.
 
  모든 문제는 현대인들이 인간과 인간, 또는 사물과의 관계, 인생을 살아가는 행위를 「사용가치」가 아닌 「교환가치」로 파악하려 하기 때문에 발생한다. 그렇다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현대인들, 우리들의 삶에 대한 자세부터 고쳐야 한다.
 
  첫째, 인생을 살아가는 행위, 행동 자체에 의미를 두어야 한다. 연주회에서 음악을 감상할 때에는 그 즐거움에만 초점을 맞추고 감상하라는 것이다. 그 즐거움, 그 가치는 결코 돈으로 측정할 수 없는 것이기 때문이다.
 
  둘째, 다른 사람이나 사물을 대함에 있어서 그 사람이나 사물을 자신의 이익을 위한 매개체로 여겨서는 안 된다. 즉, 이해타산적인 관계가 아니라 그 사람이나 사물의 본질에만 주목하는 진실된 관계가 되어야 한다.
 
  현대 자본주의 사회가 발전함에 따라 「교환가치」가 차지하는 비중은 점점 커지고 있다. 또한 돈으로 측정할 수 없는 것을 돈으로 측정하려는 욕구도 더 강해지고 있다. 이대로 가다가는 어쩌면 얼마나 큰 「교환가치」를 갖느냐에 따라 우리 인간 개개인에게 가격이 매겨지게 될 날이 올지도 모르겠다. 돈이나 시간 같은 수량으로 인생을 측정하려는 태도, 다른 사람이나 사물을 철저하게 계산적인 관계로 대하는 태도는 버려야 한다. 자신의 모든 가치가 단지 숫자로 평가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면 말이다.
 
 
  ● 평가
 
  이 학생의 서론은 TV 프로그램을 사례로 적절한 문제 제기를 하여 글의 논점을 정확히 파악하고 있다. 그러나 서두가 지나치게 길어 분량에 대한 조절이 필요하다. 전체적으로는 「교환가치」와 「사용가치」의 개념을 중심으로 「현대인의 문제점」을 설명하라는 논제의 요구 사항을 충실히 따르며, 바람직한 삶의 태도에 대한 자신의 견해 또한 논리적으로 제시하고 있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교환가치」를 중시함으로써 나타나는 사례 제시가 부족하며, 인간 관계마저 「교환가치」로 환산하는 현실에 대한 비판이 약하다는 점이다. 논점과 연관된 현실 사례를 적절히 제시하고 이를 바탕으로 학생 자신의 참신한 결론을 내릴 수 있는 노력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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