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가기 메뉴
메인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이 한 권의 책

더 스트롱맨 (기디언 레크먼 지음 | 시공사 펴냄)

한때의 개혁주의자가 독재자로 둔갑하는 시대

글 : 배진영  월간조선 기자  ironheel@chosun.com

  • 트위터
  • 페이스북
  • 기사목록
  • 프린트
  • 스크랩
  • 글자 크게
  • 글자 작게
  “러시아 정치는 냉장고와 텔레비전의 경쟁이다. 사람들은 냉장고를 열고 음식이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런 다음에는 텔레비전을 켜고, 러시아 보호자로 나선 푸틴의 모습을 시청한다. 그러면서 자랑스러워한다.”
 
  어느 러시아인 자유주의자의 푸념이다. 문제는 이런 일이 러시아에서만 일어나는 게 아니라는 데 있다. 거의 범(汎)세계적인 현상이다. 터키의 에르도안, 중국의 시진핑, 인도의 모디, 헝가리의 오르반, 폴란드의 카친스키, 필리핀의 두테르테, 사우디의 빈 살만, 미국의 트럼프, 영국의 보리스 존슨, 이스라엘의 네타냐후…. 민족주의와 포퓰리즘, 반(反)엘리트주의, 그리고 때때로 철권(鐵拳)으로 무장한 이들을 일러 흔히 ‘스트롱 맨(strongman)’이라고 한다.
 
  영국 《파이낸셜 타임스》의 외무 담당 수석 칼럼니스트인 저자는 자신의 오랜 취재와 관찰을 바탕으로 전 세계적으로 창궐(猖獗)하고 있는 ‘스트롱맨 현상’을 분석한다.
 
  혹자는 흔히 민주국가로 여겨지고 있는 인도나 이스라엘, 그리고 민주국가의 전범인 미국, 영국의 지도자들까지 푸틴이나 시진핑 같은 독재자들과 같이 취급하는 것에 대해 의아하게 생각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저자는 “민주적으로 선출된 스트롱맨을 걱정하는 이유는 그들의 행동과 수사적 발언이 독재자의 행동 및 말과 상당히 겹치기 때문”이라면서 “스트롱맨은 법과 제도보다 자신의 본능을 앞세워 통치한다”고 지적한다. 당연히 그 뒤에 따르는 것은 사법부 독립의 침해, 언론 탄압, ‘가짜 뉴스’ 살포, 인권 경시, 부정부패, 정실인사 등이다.
 

  스트롱맨 가운데 상당수가 당초에는 개혁주의자, 민주주의자로 각광받았었다는 사실도 섬뜩하다. 그리고 ‘우리도 지난 5년간 이 책에 소개된 것과 유사한 정권을 경험했고, 하마터면 그보다 더 고약한 시절을 5년간 더 겪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가슴을 쓸어내리게 된다.⊙
Copyright ⓒ 조선뉴스프레스 - 월간조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NewsRoom 인기기사
Magazine 인기기사
댓글달기 0건
댓글달기는 로그인 하신 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내가 본 뉴스 맨 위로

내가 본 뉴스 닫기

Load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