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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 분석

‘제2의 창군’ 국방혁신 4.0 ③ 유·무인 복합경계 시스템 구축

“병력은 1/3, 전투 능력은 향상”… AI ‘GOP의 눈’ 되다

글 : 김세윤  월간조선 기자  gasout@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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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감시·감지·탐지·식별·추적, AI 도움받는다… “오·경보 확률 1% 수준”
⊙ 피아(彼我) 식별 가능… 敵 공격엔 반격도
⊙ “시범 운용 결과 만족스러워… 2030년께 全軍 적용”
⊙ 美·이스라엘 등 군사 강국 벤치마킹… “우리 안보 환경 맞게 최적화할 것”
⊙ “경계 임무도 ‘즉강끝’ 원칙… 적 도발 시 더 큰 손해”(정연봉 한국국가전략연구원 부원장)
⊙ “AI 효과 높이려면 지휘관 복무 여건 개선 함께 이뤄져야”(유무봉 국방혁신위 특보)
지난해 12월 GOP 장병들이 눈 쌓인 철책을 점검하며 경계근무를 서고 있는 모습. 사진=국방부
  장병 10만여 명, 육군 10여 개 사단이 GOP 일대 경계 작전에 투입되고 있다. 국군 전체 병력 5분의 1에 달한다. 이들 부대의 최우선 관심사항은 경계 작전이다. 초과근무나 비상대기가 발생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자연스레 장병 사기가 저하된다. 반면 가장 주안점을 둬야 할 교육 훈련 시간은 상대적으로 부족해지고 있다.
 
  군은 과학화 경계작전체계를 운용하고 있지만, 이들 장비는 단순 탐지 및 감시·감지 기능만 제공한다는 한계가 있다. 군 당국이 경계 작전 병력을 계속해서 증원하는 이유다. 이들 부대를 지휘하는 지휘관 역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복무 여건은 개선되지 않는데 책임져야 할 일은 많기 때문이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국방부는 AI 기반 유·무인 복합경계 시스템을 구축할 계획이다. 유·무인 복합경계 시스템은 AI 드론, AI 로봇, AI 무인 초소가 철책을 경계하고, 소수 병력이 이 장비를 관리해 적의 침투·귀순 등의 상황에 대응하는 체계를 뜻한다. 이는 국방혁신4.0 계획의 핵심 과제 가운데 하나다. 이 시스템이 전력화되면 현재 장병이 수행하는 감시, 탐지, 식별, 추적에 AI의 도움을 받게 된다. 경계 병력 역시 지금의 3분의 1 수준으로 줄어든다.
 
 
  군 데이터 200만 건 입력
 
AI 경계센터 상황실 내부. 사진=국방부
  지난 2016년 군은 1700억원을 들여 과학화 경계 시스템을 도입했다. GOP 철책 전 구간에 CCTV와 열상감시장비(TOD), 광망(光網)을 설치한 것이다. 그러나 특정 물체를 구별하고 판단하는 건 여전히 사람 몫이다. 이 때문에 장병들은 유사시 상황을 구분하기 위해 24시간 내내 모니터를 응시해야 한다. 또한 광망이 오·경보를 울리진 않을지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군 관계자는 “해외 연구에 따르면 모니터를 육안으로 12분 이상 주시할 때 움직이는 물체를 놓칠 확률이 45%”라면서 “22분 이상 주시할 때는 그 확률이 무려 95%까지 올라간다”고 말했다.
 
  실제로 과학화 경계 시스템 도입 이후에도 철책선이 뚫리는 귀순과 월북 사건이 잇따라 발생하며 시스템 신뢰성에 대한 문제가 계속 제기돼왔다. 대표적인 예가 2020년 11월 발생한 ‘점프 귀순’ 사건이다. 당시 CCTV와 TOD가 귀순자를 포착했지만, 경보음은 울리지 않았다. 사람도, 기계도 이상 상황을 판별해내지 못한 것이다. 잦은 장비 고장 역시 문제다. 2017년부터 5년 동안 육군에 공식 접수된 고장 건수만 800건이 넘는다.
 
  육군 중장 출신인 정연봉 한국국가전략연구원 부원장은 “과학화 경계 시스템 도입 후 경계 병력이 줄기는커녕, 감시 장비 유지와 관리를 위해 오히려 병력 10~20%가 증원됐다”고 지적했다.
 

  군 당국이 도입을 추진하는 AI 기반 유·무인 복합경계 시스템은 과학화 경계 시스템을 대체할 체계다. 고성능 카메라가 장착된 이동식 레일로봇, 수풀을 투과할 수 있는 레이더, 감시 카메라, 정찰 드론 등의 감시 장비가 수집한 데이터를 AI를 활용해 분석한다. 이를 바탕으로 감시·감지·탐지·식별·추적을 보다 효과적으로 할 수 있게 한다.
 
  AI 학습을 위해 군 당국은 200만 건 이상의 군 관련 데이터와 20만 건 이상의 지형 데이터를 확보했다. 이 데이터를 경계 장비에 입력해 AI의 상황 인식 정확도를 높일 방침이다. 군 관계자는 “데이터의 양과 질이야말로 경계 작전의 성패를 좌우할 요소”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데이터를 축적하고 입력하는 초기 단계에선 시스템이 조금은 불안정할 수도 있다”면서도 “시행착오를 겪겠지만, 문제점을 보완해 기술 완성도를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군 관계자는 “지난해 한 정책 연구에 따르면 AI 기반 체계에서 경보 신뢰성을 좌우하는 오·경보 확률은 1% 수준에 불과했다”고 설명했다.
 
 
  피아 식별… 적 공격엔 반격도
 
  AI 기반 경계 장비는 무장공비 침투부터 귀순 시도, 동물 이동 등 다양한 시나리오도 학습하게 된다. 야간이나 시야가 확보되지 않는 날씨 속에서도 군사분계선(MDL) 북쪽 멀리 있는 물체를 또렷이 식별·추적할 수 있다. 영상분석체계는 이 데이터를 받아 해당 물체가 사람인지 동물인지 판단한다. 나아가 이 물체가 아군인지 적군인지까지도 구분해낼 수 있다고 한다. 적의 공격에 반격할 수 있는 무장도 탑재된다. 경계 병력은 줄이되 효율성을 높일 수 있게 된다.
 
  군 관계자는 “AI 기반 유·무인 복합경계 시스템으로의 이행은 선택이 아닌, 군의 사활이 걸린 문제”라고 입을 모은다. 저출산 탓에 해마다 병력이 줄고 있기 때문이다. 국방부와 한국국방연구원(KIDA)은 군이 2035년까지는 상비 병력 50만 명 수준을 간신히 유지할 수 있지만, 이후 인구절벽이 현실로 다가올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2020년 33만4000여 명 수준의 입영 대상 병력 자원은 2035년 22만7000여 명까지 줄어들 전망이다. 2041년부터는 약 13만 명으로 급감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래에도 지금과 같이 10개가 넘는 보병사단, 병력 10만여 명을 GOP 경계 작전에 투입하기엔 무리가 있다. 군이 AI 기반 장비 정식 도입 목표 시기를 2030년대로 잡은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군 관계자는 “경계 작전과 관련해 획기적인 군 체질 개선이 급선무”라고 했다.
 
 
  전투·교육 훈련 여건 마련
 
  AI 기반 유·무인 복합경계 시스템 도입 과정은 어떻게 될까? 먼저, 군은 미래 GOP 경계 작전 개념과 작전수행체계를 정립해왔다. 이 과정은 거의 완성 단계에 접어들었다고 한다. 군사 전문가들은 철책 전방에서 적을 발견해 격멸하는 기존의 선(line) 개념을 일정 지역(Zone) 내에서 적을 발견해 격멸하는 개념으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AI 기반 유·무인 복합경계 시스템 소요 결정과 GOP 과학화 경계 시스템 성능 개량은 단계별로 나뉘어 추진된다. 또 많은 양의 군 데이터가 경계 장비에 입력된다. 이동식 레일로봇 등 민간 첨단 기술이 신속 획득 절차에 따라 도입돼 유·무인 복합경계 시스템의 중추를 이룬다. 신속 획득 절차란 무기체계 도입이 지연되는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절차를 간소화하는 제도를 뜻한다.
 
  군은 현재 경기도 연천군 소재 전방 1개 사단을 지정, AI 기반 유·무인 복합경계 시스템 시범 운용을 준비하고 있다. 모니터를 확인하는 인력 3명이 각각 3km 경계 구간을 책임진다. 군은 1년6개월의 시범사업 기간 결과를 꼼꼼히 분석한 뒤 부족한 점을 보완할 방침이다. 2030년대 전군 정식 운용을 목표로 두고 있다. 군 관계자는 “병력은 3분의 1 이하로 줄이면서 영상 감시 자동 식별과 경보 능력은 100% 수준으로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며 “중대급 인력으로 대대급 임무를 대체할 수 있는 셈”이라고 말했다. 동시에 병력의 효율적 운용도 가능해질 것이라고 군 당국은 기대한다. AI 도입으로 1개 대대가 하는 경계 작전을 1개 중대가 맡게 되면 나머지 중대들은 전·평시를 대비해 전투·교육 훈련에 전념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된다.
 
  군 고위 관계자는 “절약된 시간과 병력을 전투 준비 태세 향상과 실전 교육 훈련에 투입할 수 있다”며 “이렇게 되면 장병의 삶의 질도 보장된다”고 밝혔다. 이어 “AI 기반 유·무인 복합경계 시스템 구축에 활용된 기술은 민간 기술로도 파생돼 국가 과학 기술 발전에도 이바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GOP뿐만 아니라 해안 부대에서도 유·무인 복합경계 시스템이 시범 운용되고 있다. 지난 2020~2023년 군은 160억원을 들여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협업, ‘AI+X’ 사업을 추진했다. 육군 35사단 1개 부대가 선정돼 해군, 해경과 함께 경계 작전을 수행하고 있다. 해안 부대에는 AI가 탑재된 경비정이 추가로 운용된다. 군 당국에 따르면 시범 운용을 거치며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었다고 한다. 이에 따라 군은 올해 AI 고도화 사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 결과를 토대로 기타 해안경계부대에도 사업을 확대해나갈 예정이다. 이 밖에도 육군 후방부대, 해군 2함대사, 공군 20전투비행단 등에서도 AI 기반 유·무인 복합경계 시스템이 시범 도입된다. 군 관계자는 “아직 개념 발전 단계에 있는 부대가 많지만, 유·무인 복합체계의 효과가 입증된 만큼 시범사업 확대엔 속도가 붙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美, 소수 인원이 국경 장벽 통제
 
정연봉 한국국가전략연구원 부원장. 사진=월간조선
  정연봉 부원장은 유·무인 복합경계 시스템의 신속한 도입을 강조했다. 그는 “AI 기반 유·무인 복합경계 시스템이 정착되면 군의 평시 경계 작전과 전시 작전 준비에 획기적인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GOP 경계 작전에 모든 지휘 역량이 투입되고 있는 현재의 왜곡된 부대 운용을 정상화할 것”이라며 “전시 대비 태세 유지와 교육 훈련에 매진할 수 있게 된다”고 밝혔다.
 
  군 당국은 군사 선진국의 첨단 경계 시스템을 벤치마킹하고 있다. 미국-멕시코 국경 장벽과 이스라엘의 스마트 장벽, 이른바 ‘아이언 월’이 대표적이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은 2016년 대선을 앞두고 밀입국 및 밀수 방지를 위해 멕시코와의 국경 3000km에 2~3중 장벽을 설치하겠다는 공약을 내걸었다. 이 공약은 현실로 이어졌다. 6~9m 높이의 국경 장벽이 세워졌고, 그 위엔 레이더, 근거리 카메라, 중적외선 카메라 등이 설치됐다. 우리 군이 추진하는 AI 기반 철책과 유사한 구조다.
 
  감시센터에는 이를 통합 운영 관리하는 소프트웨어(Lattice OS)가 상시 작동하고 있다. 미군과 정부 기관은 방산기업 안두릴(Anduril)사(社)와 협업해 이 프로그램을 개발했다. 1000여 대 이상의 감시·감지 센서, 무인 정찰기 등을 시스템 하나에 통합해 소수 인원으로도 상황 감시가 가능하다.
 
  지난해 이 국경 장벽을 현지 답사한 우리 군 고위 관계자는 “감시센터에서 근무하는 인원 외에 장벽 근처에서 경계 근무하는 인력은 없었다”면서 “순찰차 1~2대가 이 지역을 돌다가 유사시 감시센터가 지시를 내리면 현장에 즉시 투입되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아이언 월 실패? 우리 군과 상황 달라”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가자지구를 봉쇄하기 위해 설치한 ‘아이언 월’. 이 장벽은 감시 카메라와 센서 등을 갖추고 있었지만, 지난해 하마스 기습 공격 당시 제 역할을 하지 못했다. 사진=신화/뉴시스
  이스라엘은 지난 2014년 하마스와의 ‘50일 전쟁’ 이후 우리 돈 약 1조4000억원을 들여 팔레스타인 가자지구를 봉쇄하는 거대한 벽을 세웠다.
 
  2021년 높이 6m에 이르는 이 장벽이 완성되자 베니 간츠 당시 이스라엘 국방장관은 이를 ‘아이언 월’이라고 불렀다.
 
  아이언 월은 레이더, 카메라, 센서, 감지 장비를 네트워크로 연결해 모든 감시센터가 실시간으로 동일 정보를 공유한다. 이 장비의 적 인식률은 90~95%에 이른다. 이 감시센터는 여군 2명으로 운영되는데, 감시센터 1개소가 약 25km 구역을 경계한다. 그러나 지난해 10월 하마스의 기습 공격으로 아이언 월은 속절없이 무너졌다. 이스라엘 일간 《타임스오브이스라엘》은 이스라엘이 국경 경계 작전을 아이언 월에 지나치게 의존했다고 분석했다. 아이언 월의 기능을 믿고 가자지구 접경 지역 경계 병력의 상당수를 서안지구로 옮겼다는 것이다. 이를 간파한 하마스는 먼저 드론에 폭발물을 실어 감시센터를 파괴했다. 이어 패러글라이더를 탄 하마스 대원이 담을 넘어 이스라엘 영토로 들어왔다. 그 뒤 불도저로 아이언 월을 밀어 돌파구를 만들었다.
 
  일각에선 “우리 군의 AI 기반 철책 역시 북한의 기습 공격에 제대로 된 대응을 하지 못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표한다. 그러나 군 관계자는 “우리나라의 경우 이스라엘과 상황이 다르다”고 선을 그었다. 군 관계자는 “이스라엘-팔레스타인과 달리 남북한 사이엔 DMZ라는 4km 완충 공간이 존재한다”면서 “적이 경계초소에 접근 시 원거리부터 탐지와 경보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어 “경계초소가 일부 무력화되더라도 북한군이 DMZ를 통과하기까지 많은 장애물을 넘어야 한다”면서 “DMZ 후방의 우리 군이 상시 대비 태세를 갖추고 있어 대응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다만 이 같은 차이가 있다고 해서 방심해선 안 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대규모 지상 침투는 어렵더라도 모터 패러글라이더나 저고도 침투용 AN-2기 등 레이더로 포착이 어려운 비대칭 전력을 이용해 철책을 넘어 공중 침투해오거나 소형 드론을 활용해 도발해올 가능성은 항상 열려 있다. 군 당국도 북한이 AN-2기 300여 대를 활용해 1, 2, 3차에 나눠 100여 대씩을 순차 침투시키는 방식의 ‘파상공격(波狀攻擊)’에 나설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군 당국은 이스라엘의 아이언 월 운영 시스템을 참고하되, 우리 안보 환경에 맞는 작전 체계를 정립해 경계 작전을 성공으로 이끌겠다는 계획이다.
 
 
  “거부적 억제·보복적 억제 병행해야”
 
지난해 1월 조 바이든(왼쪽 두 번째) 미국 대통령이 텍사스주의 미-멕시코 접경지대를 찾아 장벽 옆을 걷고 있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AI 장비만 갖춘다고 해서 능사는 아니다. 정연봉 한국국가전략연구원 부원장은 첨단 장비의 운용 효과를 높이기 위해서는 경계 작전 개념에 대한 인식을 바꿔야 한다고 지적한다. 정 부원장은 “우리 국민은 북한군이 철책선만 통과해도 작전이 실패했다고 생각한다”면서 “경계 작전 전체 맥락에서 이를 판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정 부원장은 “경계 작전 전체를 분석해 실수에 의한 것인지, 불가항력 요소에 의한 것인지 구분해야 한다”면서 “작전 실패에 대한 기준을 분명히 세워 책임 추궁의 한계를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조그만 잘못도 군 기강 해이나 안보 실패로 매도하고 최상위 지휘관까지 문책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는 것이다.
 
  정 부원장이 무엇보다 강조한 건 경계 작전 패러다임 변화다. 그는 “현재 우리 군은 적이 우리 철책을 넘지 못하도록 하는 ‘거부적 억제’ 형태로 경계 작전을 수행하고 있다”면서 “그러나 ‘보복적 억제’가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북한군이 철책이 아닌 다른 방법으로 침투할 가능성에 대비해야 하고, 침투 도발 시 손해가 더 크다는 것을 확실히 경고해야 한다는 뜻이다. 이는 신원식 국방부 장관이 강조한 단호한 대북 대응 방식, ‘즉강끝(즉각 강력히 끝까지)’ 원칙과 맞닿아 있다.
 
  정 부원장은 “두 방식을 적절히 섞어 경계 작전 개념을 발전시킨다면 시너지 효과가 클 것”이라면서 “이 개념이 잘 정착한다면 일선 부대 지휘관들 역시 전투 준비와 교육 훈련에 더 많은 시간과 자원을 쏟을 수 있다”고 기대했다.
 

  유무봉 국방혁신위원회 특별 보좌관은 지휘관 복무 여건 개선이 함께 이뤄져야 AI 기반 유·무인 복합체계 효과를 높일 수 있다고 말한다. ‘한 마리 사자가 이끄는 양 떼가 한 마리 양이 이끄는 사자 떼를 이긴다’는 말처럼, 지휘관의 역할은 실전에서 매우 중요하다. 그러나 우리 전방 경계 부대 지휘관이 마주한 현실을 고려할 때 실전에서 제대로 된 지휘가 가능하겠냐는 게 유 특보의 지적이다.
 
  유 특보에 따르면, 우리 군 GOP 대대장은 늘 ‘1분 대기조’ 상태에 놓여 있다. 관사로 돌아온 뒤에도 전투복조차 벗지 못하고 쪽잠을 자는 경우가 부지기수라고 한다. 수시로 발령되는 ‘경계 강화’ 지시 때문에 외출과 휴가를 반납하는 경우도 잦다. 책임 범위가 명확하지 않은 상황에서 작은 문제라도 생기면 큰 책임을 져야 한다. 향후 인사이동에 불이익을 받을 수밖에 없다.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부대별 전투지휘활동비가 소요보다 부족해 사비를 지출해야 하는 경우도 많다. 심지어 GOP 대대장·여단장에겐 시간 외 근무수당도 지급되지 않는다. 이른바 ‘충성 페이’를 강요받는 것이다. 지난 정부에서 발생한 장성급 지휘관의 ‘공관병 갑질 논란’ 이후 이들의 생활을 돕는 관사 관리 인력도 더 이상 제공되지 않는다. 그 결과 일선 지휘관의 사기는 저하됐으며, 전투 훈련마저 여론의 눈치를 보는 상황이 됐다고 한다. 심지어 과도한 경계 근무로 인해 피로도가 높아진 상황에서 장병이 지휘관을 겨냥해 음해성, 무고성 신고를 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최근 초급 간부 지원율이 급격히 하락하는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지휘감독 책임 범위 기준 마련해야”
 
  유 특보는 이런 문제가 발생하는 원인에 대해 “지휘관 임무와 야전 실상이 반영되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지휘관이 언제 어디서나 전투 준비에 전념할 수 있는 여건을 보장해주는 것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이어 “사명감 하나만으로 이런 어려움을 감당하기에는 시대가 변했다”면서 “군 당국이 이 문제를 적극적으로 해결해야 한다”고 밝혔다.
 
  유 특보는 ▲지휘감독에 대한 책임 범위 기준 마련 ▲음해, 무고성 신고에 대한 엄중 처벌 ▲지휘활동에 필요한 적정 예산 편성 및 지원 ▲장성급 지휘관에 한해 지급하는 보안 휴대전화를 GP장, 소초장, 중대장, 대대장에게도 지급해 지휘통제 여건 보장 ▲부지휘관 대리권을 보장해 지휘관의 휴식 보장을 지휘관 복무 여건 개선 방안으로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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