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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람

한·몽 민간 의료 외교관 조기철 엘 병원 이사장

“몽골, 우리나라 80~90년대 情 있어… ‘윈윈’하길”

글 : 최우석  월간조선 기자  woosuk@chosun.com

글 : 김세윤  월간조선 기자  gasout@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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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2년, 다친 몽골 공무원 초청해 무료 치료한 게 인연의 시작
⊙ 엘 병원, 몽골인 의사 초청 연수 프로그램 제공
⊙ 한국의 양질 의료 서비스 경험하게 해주고파
⊙ 의사 증원은 초고령 사회에 접어드는 지금, 필요한 일
⊙ 조유나 원장, 올해 파리 패럴림픽 때도 대표팀 위해 큰 역할 할 각오
조기철 엘 병원 이사장. 조 이사장 뒤로 몽골 기관들이 준 각종 상패와 메달, 기념품 등이 놓여 있다. 사진=월간조선
  집 떠나 아프면 서럽다는 말이 있다. 해외 출장, 해외여행 중 아프다고 가정해보라. 언어 장벽도 있는데, 현지 병원의 의료 정보조차 알기 어려우니 어떻겠는가. 서럽고 또 서러울 것이다. 취재 중 인연을 쌓은 의사를 통해, 몽골 출신 노동자들이 자주 찾는 병원이 남양주 퇴계원에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왜 하필 몽골일까’라는 원초적(原初的) 궁금증을 해결하기 위해 퇴계원으로 향하는 지하철을 탔다.
 
  퇴계원역으로 가려면 경춘선 전철을 타야 했다. 이 열차는 과거 대한민국 대학생 MT 1번지인 가평군 대성리와 청평, 춘천을 잇는다. 전철을 타고 꽤 오랜 시간 잊고 있었던 과거의 추억을 더듬다 보니, 언제 도착하나 싶었던 목적지에 다다랐다.
 
  역에서 내리자마자 큰 병원 건물이 보였다. 엘 병원. 몽골 출신 노동자들이 많이 찾는다는 그곳이었다. 역에서 3~5분 정도 걸어 병원 안으로 들어갔다. 조기철(曺基澈) 이사장과의 인터뷰를 위해서였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이사장실로 가는 도중 생소한 언어가 들렸다. 엘리베이터를 가득 채운 건 몽골어였다. 조 이사장에게 물어보니 “몽골어 통역 인력”이라고 했다. 지난 6월 5일 진행한 조 이사장과의 인터뷰의 주제는 단연 몽골이었다.
 
  그는 “우연한 기회로 몽골의 열악한 의료 현실을 접한 뒤 현지 의료 환경을 개선할 수 있도록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몽골인들에게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넘어 몽골인 의사를 국내로 초청, 연수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고 했다.
 
 
  첫 인연은 2012년
 
  ― 왜 몽골입니까.
 
  “지난 2012년 중앙119구조본부 관계자와 함께 몽골을 방문한 적이 있습니다. 당시 몽골의 소방 장비는 굉장히 열악했는데, 국내 119 구조대에서 사용한 지 5년이 지난 장비를 몽골에 보내주기로 한 것이죠. 중앙119구조본부 관계자와 ‘연(緣)’이 있어 이 과정에 함께했습니다. 방문 중 몽골의 한 소방서에서 심한 상처를 입은 채 근무하고 있는 대원을 봤습니다. ‘아니, 저렇게 심각한 상태인데도 치료를 받지 않고 일을 하나’라고 물었는데 ‘의료 시설이 열악해 어쩔 수 없다’고 하더군요. 너무 안타까워서 제가 우리 병원으로 초청해 치료를 해줬습니다. 다행히 건강이 회복되고 일상으로 무사히 복귀할 수 있었지요. 이를 계기로 몽골과의 인연이 시작된 겁니다.”
 
  ― 통역도 근무한다면서요.
 
  “몽골인뿐만 아니라, 외국인들이 진료를 받을 때 통역이 필요하지 않습니까. 우리 병원에는 몽골인들이 많이 찾으니, 통역 2명을 고용했습니다. 원래 1명이 통역을 했는데, 환자가 늘면서 벅차하더라고요.”
 

  ― 통역하는 데 조건이 있습니까.
 
  “우리 엘 병원의 경우에는 국내에서 외국인 환자 전문 코디네이터 교육을 이수한 몽골인을 채용해 이들의 진료를 돕고 있습니다.”
 
  ― 몽골인들이 얼마나 병원을 찾는지요.
 
  “엘 병원은 2021년 3월에 개원한 뒤 그해 외국인환자유치의료기관으로 등록했습니다. 당시는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이었고, 몽골인 입국이 거의 안 되는 상황이었습니다. 하지만 2022년도에는 몽골인 215명, 2023년도 몽골인 671명이 건강검진, 수술 등을 받았습니다. 올해는 5월까지 344명이 다녀갔습니다. 이들에게 한국의 양질의 의료 서비스를 경험하게 해주는 게 궁극적 목표죠.”
 
 
  몽골인 의사 연수 프로그램 제공
 
엘 병원과 몽골 소방청은 지난해 6월 의료협력업무협약을 맺었다. 사진=엘 병원
  ― 몽골의 의료 현실은 어떻습니까.
 
  “몽골 인구는 약 350만 명, 국토면적은 1억5641만1600ha 정도입니다. 대한민국 국토의 약 16배 정도지요. 인구 대부분이 수도 울란바토르에 집중돼 있습니다. 울란바토르 내 병원은 그나마 괜찮지만, 다른 도시는 과거 우리 군 의무대 정도 수준으로 아주 열악합니다. 예컨대, 의료 장비가 없어 정확한 진단을 내릴 수 없고, 내시경 장비가 있지만 이를 다룰 수 있는 의사가 없습니다. 또 X-ray 장비를 중국을 통해 구입했으나 촬영할 방사선사가 없을 정도죠.”
 
  조기철 이사장은 이런 몽골의 열악한 의료 현실을 고려, 몽골인 의사를 자신의 엘 병원으로 초청해 연수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 연수 프로그램은 어떤 방식으로 운영하는지요.
 
  “처음 몽골을 방문했을 때 국내 도(道)급 의료원이나 지역 종합병원인데도 시설이 아주 열악한 것을 목격했습니다. 현지에 병원을 짓기에는 시간과 자본이 많이 투입되고, 몽골 의료법에 대해 접근도 해야 했기에 병원 설립엔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어떻게 하면 빠르게 도울 수 있을까 고민한 끝에 몽골 현지 의료진을 초청해 엘 병원에서 연수시키는 것이 좋겠다고 판단했죠. 연수 프로그램은 2023년 3월 20일부터 시작했습니다. 몽골법집행대학교, 경찰청, 교정본부, 바야스갈란테 델히 병원, 우베르항가이도 병원, 고비숨베르도 병원 등에 소속된 의료진이 연수 프로그램에 참여했는데 의사 3~4명이 와서 약 3주간 연수받는 형식입니다. 지금까지 12회가 진행됐습니다.”
 
  ― 몇 회까지 진행할 예정입니까.
 
  “지금이 13회 진행 중인데, 힘닿는 데까지 계속 진행해야죠.”
 
  ― 혹시 몽골 현지에도 엘 병원 의사들을 파견하나요.
 
  “아직 엘 병원 의사들을 직접 파견하고 있지는 않습니다. 해당 기관의 의료 장비가 워낙 낙후돼 있다 보니 국내 진료처럼 정확한 진단을 내리기가 어렵습니다. 또한 파견하더라도 의사만 파견해서는 안 됩니다. 예를 들어 정형외과 의사를 파견할 경우, 의사, 수술실 간호사, 물리치료사 등 한 팀을 모두 보내야 하는 애로가 있죠. 우선은 앞서 설명해드렸듯 몽골 의료인을 초청해 엘 병원에서 의료 기술을 전수하는 데 집중하고 있습니다. 물론 최종 목표는 ‘한 팀’의 몽골 파견이죠.”
 
 
  “옛날 생각 많이 나”
 
조기철 이사장이 몽골 투브도로부터 받은 100주년 기념 모범 기여자 훈장. 사진=엘 병원
  ― 몽골 의료 협력을 통해 기대하는 바는 무엇입니까.
 
  “몽골과 한국 사이 여러 교류가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저는 몽골 의료와 관련한 인적 교류, 물적 교류를 순차적으로 진행할 예정입니다. 이를 통해 우리의 선진 의료 기술을 몽골에 알리고, 몽골은 이를 받아들여 의료 환경이 개선됐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한국과 몽골이 경제적으로도 협력해 윈윈(Win-Win)할 수 있도록 보탬이 되고 싶은 것이죠.”
 
  몽골은 구리, 텅스텐, 우라늄 및 원유 등의 광물 및 에너지 자원이 풍부해 세계 10대 자원 부국으로 꼽힌다. 몽골인의 다수가 한국에 진출해 일할 정도로 친(親)한국 정서를 가지고 있다. 이런 몽골은 한국의 공급망을 강화하기 위한 핵심 파트너 중 하나다.
 
  지난 5월 한국과 몽골은 경제동반자협정(EPA) 체결을 위한 제2차 공식 협상을 벌였다. EPA는 FTA와 같이 관세 철폐 등의 시장 개방을 포함하면서도 상대국과의 공동 번영을 목적으로 협력 요소를 강조하는 통상 협정이다.
 
  한·몽골 EPA 체결 시 한국 상품의 수출 경쟁력이 개선되고, 한류를 활용한 현지 서비스 시장 분야 진출이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 병원을 찾는 몽골인들도 건강보험 혜택을 받나요.
 
  “국내 체류 몽골인은 약 7만5000명입니다. 이 중 건강보험 혜택을 받는 수는 2만 명 정도입니다. 약 5만 명가량은 건강보험 자격을 갖지 못했는데, 저렴한 가격에 이들을 치료해주고 있습니다. 사실 건강보험 혜택에 따르는 의료비를 받았는데,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지적이 있어서 어느 정도의 비용은 받고 있습니다. 그래도 아주 싼 편이죠. 몽골인들을 많이 치료한다고 해서 경제적 이득이 나진 않습니다. 매번 손해를 보지만 사람 생명이 달렸는데 돈이 문제인가요? 그건 아니죠.”
 
  ― 병원 1층에 보니 몽골 내 여러 기관이 수여한 상패, 훈장 등이 많더군요.
 
  “몽골을 찾아 정부 관료나 기관 관계자들을 만날 때마다 이들이 감사하다며 하나씩 주곤 했습니다. 저 역시 이들에게 감사함을 느낍니다. 몽골인들을 보면 우리나라 80~90년대의 정이 있습니다. 옛날 생각도 나고 마음이 참 따뜻해지죠.”
 
 
  성공한 병원 사업가
 
엘 병원과 몽골 국방부 산하 국경수비대가 지난해 6월 의료협력업무협약을 맺었다. 사진=엘 병원
  병원의 이사장이라고 하면 대부분 ‘의사’를 떠올린다. 하지만 조기철 이사장은 의사 출신이 아니다.
 
  ― 의사 출신이 아닌데도 손을 대는 병원마다 성공하네요.
 
  “과찬이십니다. 가족과 형제 중 의사가 많습니다. 그분들의 영향으로 병원 운영을 자연스럽게 접하게 됐죠.”
 
  ― 구체적으로 말씀해주시죠.
 
  “매형이 산부인과 의사였는데, 개원을 할 테니 좀 도와달라고 하더군요. 그때가 1977년으로 기억하는데 당시 저는 대학 졸업 이후 다른 일을 하고 있었습니다. 충남 예산에 교회 건물 2층을 임차해 병원을 열었는데 이때 병원 경영이나 행정 같은 업무부터 잡다한 업무까지 모두 제가 맡아서 했죠. 환자가 점차 많아지니 병원을 증축해야 했고, 의사나 직원도 늘어나게 됐죠. 그 과정을 거치며 병원을 경영하는 법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 의료와 전혀 관련 없는 사람이 병원을 운영하기가 어려웠을 텐데요.
 
  “맞습니다. 제가 의료를 전혀 모르니 한계가 오더군요. 그래서 제가 간호조무사 학원에 다녔습니다. 기본은 알아야 환자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으니까요.”
 
  ― 당시 산부인과는 잘됐죠?
 
  “당시는 나라에서 아기 낳지 말라고 했을 만큼 임신부들이 많았으니까요. 매형이 한 달에 몇백 명을 진료할 정도였죠.”
 
  ― 최근엔 ‘분만 1위’ 산부인과가 폐원했더군요.
 
  “격세지감(隔世之感)의 심정입니다.”
 
  지난 5월 30일 2018년 전국 분만 건수 1위에 올랐던 산부인과가 폐업했다. 신생아가 줄면서 결국 폐업을 결정했다. 저출산으로 폐업하는 산부인과가 늘어나면서 출산 인프라가 부족해지고, 이것이 다시 출산율에 악영향을 미치는 악순환이 반복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6월 2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전국에서 분만을 받는 산부인과 수는 463개로, 지난 2013년 706개 대비 243개(34.4%) 줄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 분만 실적이 1건 이상인 병원과 의원(醫院)을 산출(算出)한 결과다. 분만할 수 있는 의원급 산부인과는 2013년 409개에서 지난해 말 195개까지 줄면서 반 토막이 났다.
 
  ― 저출산 문제 해결 방안이 있을까요.
 
  “초저출산 상태가 지속되는 것도 문제지만, 늦게 낳는 사회적 추세까지 더해져 건강하게 태어나는 신생아가 계속 줄고 있는 게 현실입니다. 우리는 수년간 저출산 대책에 수백조원을 투입했지만, 출생률은 좀처럼 반등할 기미가 보이지 않습니다. 사람들이 아이를 갖지 않는 이유가 복합적인 만큼 더 섬세하고 영리하게 접근해야 하지 않을까요. 대통령께서도 잘 알고 계실 겁니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5월 9일 취임 2주년을 맞아 가진 기자회견에서 저출산·고령화에 대응해 기존 저출산 문제를 담당해온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를 정식 부처인 저출생대응기획부로 승격하겠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저출생대응기획부 장관이 사회부총리를 맡아 교육, 노동, 복지를 아우르는 정책을 수립하고, 단순한 복지 정책 차원을 넘어 국가 어젠다가 되도록 하겠다”고 했다.
 
 
  엘은 ‘힘, 능력’이라는 뜻
 
  ― 매형의 산부인과 성공 후, 이사장을 맡은 다른 병원들도 승승장구했던데요.
 
  “용인 신갈에 있는 병원, 300병상 규모의 강남병원, 충북 영동에 있는 급성기 병원(급성 질환이나 응급 질환을 볼 수 있는 입원 가능한 병원)인 200병상 규모의 영동병원, 200병상 규모의 노인 요양병원 등이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특히 경기도 광주에 있는 참조은병원은 126병상 규모 병원급에서 시작해 현재 400병상 규모의 종합병원이 됐죠. 직원이 850명 정도고, 연간 매출만 1000억원가량 됩니다.”
 
  ― 엘 병원은 어떻게 개원한 겁니까.
 
  “제 자식 두 명(아들, 딸)이 의사입니다. 개원한다기에 도와준 것이죠. 제가 도와줄 수 있는 시간이 많지 않잖아요.”
 
  ― 엘 병원도 잘되는 거 아닙니까.
 
  “시작하자마자 코로나19가 터져서 정말 고생했지요. 가용할 수 있는 자금을 모두 쏟아부어 버티고 버텼으니까요. 주변 도움이 없었다면 운영이 아마 힘들었을 겁니다. 이제야 조금 안정기에 접어들고 있습니다.”
 
  ― 엘 병원의 ‘엘’은 무엇을 의미하나요.
 
  “지역 주민들의 평생 건강을 책임진다는 의미에서 짓게 됐습니다. 제가 기독교인은 아니지만, 구약성경 히브리어 어원을 찾아보면, 엘은 ‘힘, 능력’이라는 뜻이 있습니다.”
 
  ― 현재 엘 병원은 어떤 진료과를 운영하고 있습니까.
 
  “정형외과를 비롯해 재활의학과, 신경외과, 신경과, 일반외과, 비뇨의학과, 치과, 성형외과, 가정의학과, 영상의학과, 응급의학과, 내과 등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특히 내과는 세부 전문의를 초빙해 소화기내과, 심장내과, 호흡기내과, 신장내과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대학에서, 많은 교육과 훈련을 받은 우수한 의료진과 대학교수를 초빙해 진료하고 있습니다.”
 
 
  지역민에게 양질의 의료 서비스 공급
 
  엘 병원은 경기 동북부 거점 병원으로서 지역민들에게 양질의 의료 서비스를 공급하고 있다. 특히 사회복지관, 장애인복지관, 스페셜올림픽코리아(지적발달장애인 스포츠 기관) 등과 업무 협력을 맺으며 사회 공헌 활동에도 앞장서고 있다.
 
  ― 몽골인 진료도 그렇고, 사회 소외 계층에 관심을 두는 특별한 이유가 있습니까.
 
  “질병은 가난한 사람에게 먼저 찾아오는 것 같더군요. 국가 역시 이들을 돌보고 있지만, 늘 사각지대가 있기 마련입니다. 특히 장애인들은 비장애인보다 의료 서비스 수요는 더 많지만, 접근은 힘듭니다. 장애인들이 진료를 편하게 볼 수 있는 방법과 접근성을 높이는 방법에 대해 고민해왔습니다. 스페셜올림픽코리아의 경우, 엘 병원이 가진 재능을 기부함으로써 국가 경쟁력 제고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판단해 지원하게 됐습니다. 이뿐 아니라 여러 사회복지시설과 양해각서(MOU)를 체결해 소외 계층의 의료 접근성을 높이고, 현실적으로 필요한 것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예컨대, 발달 장애인 중 비타민D가 부족한 장애인이 많이 있는데, 이들을 위해 국내 제약사와 협업해 약품을 지원하기도 했지요.”
 
  ― 실제 지난해 개최된 국제지적장애인스포츠연맹 버투스 글로벌 게임에 조유나 병원장이 대표팀과 동행해 선수단 건강을 책임졌습니다.
 
  “조유나 원장이 팀 주치의로 장애인 선수들과 함께 대회에 다녀왔습니다. 조 원장은 선수들이 경기에 집중할 수 있도록 신체를 체크하고, 정식적인 도움을 많이 줬습니다. 물론, 여러 선수의 건강을 책임져야 하다 보니, 본인 역시 체력적으로도 매우 힘들었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선수들의 경기력 향상을 위해 의사로서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할 수 있어 보람이 컸다고 합니다. 선수들 또한 조 원장을 믿고 잘 따랐다고 하더군요.”
 

  ― 올해 개최될 파리 패럴림픽에서도 대표팀을 위해 엘 병원이 큰 역할을 할 수 있을 것 같은데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물론 그렇습니다. 모든 스포츠인의 꿈은 올림픽이 아닐까 싶습니다. 이런 대회에 엘 병원이 할 수 있는 부분이 있다면 꼭 하고 싶습니다. 선수들의 건강관리와 진료, 치료 등 의료인으로서 사명을 다할 것입니다.”
 
  ― 조유나 병원장이 따님이죠?
 
  “네. 앞서 말씀드렸듯 아들딸 모두 의사가 됐습니다.”
 
 
  의사 증원은 필수
 
  ― ‘의대 열풍’이 불면서 부모의 역할도 커지고 있습니다. 자녀 교육의 노하우가 있다면요?
 
  “자녀들이 어릴 때부터 스스로 노력한 결과입니다(웃음). 저는 자녀들이 공부할 수 있도록 묵묵히 지지하는 정도였지요. 사실 딸은 의사가 꿈이 아니었어요. 대학 생활을 하던 중에야 의사가 되고 싶다는 꿈을 갖게 된 것 같아요. 학부를 졸업한 뒤 의학전문대학원에 입학해 의사의 길을 걷고 있습니다.”
 
  ― 필수 의료와 지방 의료 붕괴를 막기 위해 의대 증원이 결정됐는데요.
 
  “의사 증원은 초고령 사회에 접어드는 지금, 필요한 일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저희 역시 의사를 고용해 운영하고 있지만, 소아청소년과나 응급의학과 등 필수 진료과 의료인을 구하기가 매우 어렵습니다. 증원 과정에서 정부와 의료 대표성을 띠는 단체 등이 충분히 협의해 점진적으로 해결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지방은 의료인이 계속해서 빠져나가고 있는 상황입니다. 다들 서울로 올라오고 싶어 하지요. 지방 의대 시설 역시 한정적인 상황이고요. 국민을 위해 정부와 의료계가 하루빨리 의정 갈등을 정리하고 화합해야 합니다.”
 
  최근 국민 85.6%는 전공의와 의대 교수들이 의대 증원에 반대하며 벌이는 집단행동을 멈춰야 한다고 생각한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보건의료노조)은 지난 5월 28~29일 여론조사 전문기관 서던포스트에 의뢰해 국민 1000명을 대상으로 유무선 임의전화걸기(RDD) 방식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를 6월 3일 발표했다.
 
  조사 결과 ‘전공의와 의대 교수 등의 진료 거부, 집단 사직, 휴진 등 집단행동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응답자 85.6%가 “의대 증원에 반대해 진료 거부, 집단 사직, 휴진 등 집단행동을 하는 전공의와 의대 교수들이 집단행동을 중단하고 환자 곁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답했다.
 
  “의사들의 집단행동을 존중하고 지지한다”는 대답은 12.0%였고, “잘 모르겠다”는 응답은 2.4%였다.
 
 
  “배우 최수종씨 진국이더라”
 
  조 이사장은 최근 한국방송연기자협회와 업무협약 체결을 한 것에 대해 설명하면서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한국방송연기자협회장이 유명 배우 최수종씨입니다. 지난 2021년 최수종 이사장이 축구 경기 도중 팔을 다쳐 엘 병원을 찾아온 적이 있었습니다. 그때 저희가 긴급 수술을 해줬지요. 그때 인연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는데, 최수종씨, 정말 대단한 사람입니다. 정말 인품이 훌륭하지요. 우리 병원 모든 직원에게 존대하시고…. 배우자(하희라)도 마찬가지더군요.”
 
  조 이사장의 인터뷰를 진행한 이사장실은 10㎡(3평) 남짓했다. 그는 “누추해서 죄송하다”고 했다. 셔츠도 넥타이도 연식이 꽤 돼 보였다. 대형병원의 주인장치고는 검소한 모습이었다.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묵묵히 실천하는 인상 좋은 할아버지로 기억되길 바라는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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