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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죽음학자 최준식 교수

“죽음은 인생의 마지막 성장기회”

글 : 함영준  마음건강 길 대표  jmedia2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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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인, 죽음 다가오는데 준비 안 하다가 당황”
⊙ “사람이 무섭지, 귀신이 무섭겠어요?”
⊙ “幻生은 자신의 카르마를 풀 수 있는 절호의 기회”
⊙ “직전 생은 동학, 강증산과 관련이 있었던 것 같고, 아주 예전 생에선 이집트 사제라는 이야기 들어”

崔俊植
1956년생. 경기중·고, 서강대 사학과, 미국 템플대 대학원 석사, 同 대학원 종교학 박사 / 이화여대 대학원 한국학과 교수, 국제아시아철학종교학회장, 국제한국학회 회장, 한국죽음학회 회장 역임
죽음학자 이화여대 최준식 전 교수. 사진=최준식
  30년 전 필자가 잠시 공부하던 미 워싱턴 D.C. 조지타운대 캠퍼스 한복판에는 19세기 이 대학을 세우고 일한 예수회 신부들의 묘지가 있다. 학생들은 하루에도 몇 번씩 깔깔거리며 이 주변을 지나다닌다.
 
  동북부 보스턴 도심 한복판에 있는 그래너리 공동묘지는 보스턴의 대표적인 관광명소이자 공원이다. 독립전쟁 당시 영웅부터 18세기 후반 보스턴 학살 사건 희생자들도 묻혀 있다.
 
  프랑스 파리의 페르 라셰즈(Pere Lachaise) 묘지는 파리 최초의 대규모 정원식 공동묘지이지만 그 이상의 상징성이 있는 곳이다. 음산한 분위기가 전혀 아니고 관광명소요, 공원에 가깝다. 녹지도 많고 산책로도 잘 닦여 있어 자연과 예술이 보기 좋은 조화를 이루는 장소이다.
 
  이 묘지에는 작곡가 쇼팽, 로시니, 비제, 작가로는 알퐁스 도데, 몰리에르, 오스카 와일드, 프루스트, 영화배우 이브 몽탕, 오페라 가수 마리아 칼라스, 무용가 이사도라 던컨, 록그룹 도어스의 싱어 짐 모리슨 등 수많은 유명인사가 묻혀 있다.
 
  이처럼 미국을 비롯 서구에 가면 집 근처, 교회, 학교, 공원 등지에서 공동묘지를 흔히 발견할 수 있다. 서구인들에게 죽음은 멀리 있지 않고 가까이 있다. 그들의 종교관답게 죽음은 단절된 것이 아니라 내세와 이어져 있다.
 
 
  내세보다 현세 중시
 
미국 보스턴 시내 한복판에 있는 그래너리 공동묘지 모습이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다르다. 옛날부터 무덤이나 공동묘지는 일반 사람들의 생활과 멀리 떨어진 곳에 있었다. 과거 유교 풍습으로 죽은 조상들에 대한 예(禮)는 극진히 갖추면서도 대체로 한국인들은 죽음을 ‘소멸’로 여겨왔다.
 
  ‘개똥으로 굴러도 이승이 낫다’ ‘죽은 정승이 산 개보다 못하다’는 속담이 말해주듯 죽음에 대한 한국인의 부정적인 인식은 매우 강하다. 지난 수천 년 동안 내세(來世)보다 현세(現世)를 중시하는 의식세계 속에 살아온 탓이다.
 
  그러다 보니 한국인들은 유달리 생에 대한 집착과 함께 죽음에 대한 거부감이 강하다. 때문에 ‘마지막 가시는 길인데…’ 하면서 엄청난 장례비를 들이고, 말기암 환자는 온갖 연명치료를 받으며 혼수상태에서 죽음을 맞이한다. 그리고 수백, 수천, 수억 원 하는 의료비와 장례비 부담은 모두 살아남은 가족들이 떠안게 된다.
 
  이런 임종과 장례문화, 나아가 죽음관을 바꾸자는 사람들이 있다. 바로 죽음을 연구하는 사람들이다. 그 대표적인 사람이 국내 죽음학 연구의 선구자이자 종교학자인 최준식 전 이화여대 교수(한국학). 서강대학교에서 역사학을 전공하고 미국 템플대학교 대학원에서 종교학을 전공했다.
 
  1992년에 이화여대 국제대학원 한국학과 교수로 부임하면서 한국 문화와 함께 한국의 고유 종교들을 연구해 종교학의 저변을 넓혔고, 지난 2005년 죽음학의 불모지였던 국내에 한국죽음학회를 발족하여 많은 연구 성과를 내놓았다. 이를 통해 인간의 죽음과 무의식, 초의식, 전생, 사후세계 등과 같은 주제를 학문적으로 연구할 수 있는 기반을 다졌다.
 
  그는 죽음을 주제로 하는 책들을 참으로 많이 썼다. 최신 순으로만 살펴봐도 ▲《죽음 가이드북》(2022) ▲《너무 늦기 전에 들어야 할 카르마 강의》(2021) ▲《임종학 강의》(2020) ▲《죽음학강의》(2020) ▲《사자와의 통신: 빌 구겐하임의 사후통신》(2018) ▲《한국 사자의 서: 영계가이드북》(2017) ▲《인간은 분명 환생한다》(2017) ▲《사후생 이야기》(2013) ▲《전생이야기》(2013) ▲《죽음학개론》(2013) ▲《임종준비》(2013) ▲《최준식의 한국종교사》(2007) ▲《죽음 또 하나의 세계》(2006) ▲《한국의 풍속 민간신앙》(2005) 등등…. 본인의 전공인 한국학과 종교학 분야를 합쳐 줄잡아 150여 권의 책을 썼다고 한다.
 
 
  《임종학 강의:아름다운 삶을 위한 죽음 공부》
 
  ― 죽음을 연구하게 된 계기는?
 
  “한국인들은 죽음에 대해 생각하기 싫어해요. 그러다 막상 죽음이 닥치면 죽는 사람이나 주변 사람이나 놀라고 당황해하죠. 준비가 없었으니까. 제가 1981년 유학 가서 보니 대학에 ‘인간의 죽음과 죽어감(on Human death and dying)’에 대한 강의가 개설돼 있더라고요. 그러나 국내 대학에는 지금도 이런 강의는 없습니다.
 
  2005년 불교와 죽음에 대한 연구로 유명한 일본 교토대 칼 베커 교수가 방한했을 때 우리나라에 죽음에 대한 전문가나 변변한 자료조차 없더군요. 그래서 제가 스스로 해보겠다고 그해 죽음학회를 만들었죠.”
 

  ― 최근 관심사는 웰 다잉(Well-dying), 즉 ‘잘 죽는 것’에 쏠려 있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임종학 강의: 아름다운 삶을 위한 죽음 공부》란 책도 펴낸 것이지요?
 
  “죽음은 갑자기 닥쳐오는데 한국인들은 준비 잘 안 하고 있잖아요. 사랑하는 부모, 배우자, 가족이 갑자기 그런 상태가 됐을 때 어떻게 해야 하는지 잘 모릅니다. 그래서 말기 질환에 들어가면서부터 임종 직전, 임종 후, 장례, 사별 후 슬픔 치유 문제 등에 대한 상황과 가이드를 자세하게 설명해놓았습니다. 한마디로 잘 정리하고 가자는 것이죠. 그런데 안 팔리더라고요. 재판도 못 찍었죠. 아, 아직 사람들의 관심이 없구나를 실감했습니다.”
 
  그는 특히 사전 유언장과 사전 연명의료의향서가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책에는 사전 유언장 서식까지 포함시켜놓았다.
 
 
  近死체험의 7단계
 
프랑스 파리의 대표적 공원이자 관광명소가 된 페르 라셰즈 묘지 모습이다.
  ― 이제 본격적으로 죽음에 대한 얘기를 해볼까요? 우선 죽음 문턱에 갔다가 돌아온 사람들, 근사(近死)체험(Near Death Experience·임사체험)자들의 이야기가 많지 않습니까.
 
  “20세기 후반 들어오면서 인류 역사상 최초로 죽음 뒤의 세계에 대한 과학적 연구가 시작되었습니다. 바로 근사체험에 대한 연구죠. 근사체험이란 의학적으로 죽음을 선고받은 사람들이 영혼 상태가 되었을 때 겪는 체험을 말합니다. 이들은 한결같이 인간이 죽으면(몸을 벗으면) 영혼 상태가 되어 영계로 가고 그곳에서 잠시 머문 다음 다시 지상으로 내려온다고 증언했습니다.”
 
  전 세계적으로 이런 경험이 보고된 사례는 수십만 건에 이른다. 이를 분석해보면 총 7단계를 거치는 공통적 패턴이 있다고 최 교수는 말했다.
 
  첫 단계는 체외 이탈. 영혼이 몸 밖으로 빠져나와 자신의 몸이나 주변 사람들을 허공에서 바라보는 것이다. 미 하버드대 신경외과 의사인 이븐 알렉산더는 뇌사 상태서 겪은 경험을 바탕으로 임사체험 보고서 〈나는 천국을 보았다〉를 작성했다.
 
  두 번째는 터널 체험. 몸을 빠져나온 영혼은 캄캄한 어둠 속으로 들어간다. 터널은 이승에서 저승으로 가는 일종의 통로이다.
 
  세 번째는 저승 도착. 영혼이 터널을 지나면 매우 밝고, 영롱한, 새로운 세계에 도착한다. 저승 문턱에 다다른 것이다. 죽음 연구로 유명한 정신의학자 엘리자베스 퀴블러 로스는 본인의 체외 이탈 경험에서 ‘아름다운 꽃밭을 보았다’고 했다.
 
  네 번째는 빛과의 만남. 영적 안내자인 따뜻한 빛의 존재와 만나면서 많은 근사체험자가 안온한 사랑을 느꼈다고 고백한다. 이 빛은 인간의 형상이나 부처, 예수, 마리아, 보살, 먼저 죽은 조상의 모습으로 다채롭게 나타난다.
 
  다섯 번째는 지나온 삶에 대한 반성적 회고. 아주 짧은 시간 삶의 단편들이 생생하게 떠오른다. ‘라이프 리뷰(life review)’ 과정을 통해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며 인생의 교훈과 지혜를 얻는다.
 
  여섯 번째는 장벽과의 만남. 이승과 저승이 완전히 갈리는 단계다. 강이나 사막, 바다 앞에서 “당신은 아직 이곳에 올 때가 아니다”는 통지를 받는다.
 
  일곱 번째는 육체로의 회귀. 통지를 받은 영혼은 다시 육체로 돌아와 삶을 누리게 된다. 이것이 바로 근사체험자들의 공통된 경험 패턴이다.
 
 
  “세계적 종교가 다 死後세계 인정”
 
  ― 죽음의 세계, 사후(死後)세계를 알 수 있는 방법은 또 무엇이 있을까요.
 
  “첫 번째가 이미 말씀드린 근사체험자들의 증언입니다.
 
  두 번째는 최면을 통해서입니다. 사실 우리 영혼의 무의식 세계에는 현생을 포함, 수많은 전생 기록이 저장돼 있다고 합니다. 《영혼들의 여행》이란 책을 쓴 마이클 뉴턴 같은 이는 내담자들을 상대로 최면을 걸어 그 사람의 전생을 봅니다.
 
  20세기 미국 최고의 신비가 에드가 케이시 같은 이는 스스로 최면 상태로 들어가 상대방의 과거 생을 들여다봅니다. 그의 영적 능력이 워낙 탁월해 당시 미 윌슨 대통령의 건강과 정치적 이슈에 대해 제언을 했다고 하죠.
 
  네 번째는 죽은 영들을 볼 수 있고, 대화할 수 있는 신비한 능력을 가진 영매(靈媒)들을 통해서입니다. 한국의 무당과는 다른데 미국에선 TV를 통해 시연하기도 하죠. 이들의 이야기를 통해 죽음이 죽음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이어지는 것임을 알 수 있죠.
 
  다섯 번째는 기독교, 이슬람교, 불교 등 세계적 종교가 다 사후세계를 인정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 사후세계를 보다 구체적으로 말씀해주신다면.
 
  “죽으면 나비(영혼)가 고치(몸)를 벗고 훌훌 날아가듯 자기가 원래 있던 곳으로 돌아갑니다. 종교에서 말하는 천국이나 지옥은 없고 각자 자기 영적 수준, 파동(진동)수에 맞는 영혼들끼리 유유상종하며 사는 것이죠. 착한 사람은 착한 사람끼리, 욕심 많은 사람은 또 그런 사람끼리….
 
  영계(靈界)와 물질계는 차원이 다릅니다. 물질계는 아주 느린 파동의 고체들로 이뤄져 있고, 영계는 매우 빠른 에너지로 이뤄져 있습니다. 영(靈)들이 인간과 접촉하려면 진동수를 낮춰야 하는데 그것이 쉽지 않죠.”
 
  ― 그렇다면 지상의 사람은 영과 어떻게 소통합니까.
 
  “영매 같은 중개자들을 통해서겠죠. 그러나 영혼들이 간혹 직접 소식을 전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미국의 구겐하임이라는 사람이 쓴 《천국의 소식(Hello From Heaven)》이라는 책을 보면 12가지 방법이 소개돼 있습니다. 희미한 영상이나 꿈, 촉각이나 후각으로, 또는 직감적으로 말입니다. 우리도 돌아가신 분들과 이런 식의 접촉을 한 경험들이 있을 겁니다.”
 
 
  “영혼들은 에너지가 없기 때문에 전혀 두려워할 존재가 아냐”
 

  ― 죽은 사람이 직접 나타나는 경우도 있지 않습니까.
 
  “설은 많지만 과학적으로 입증된 것은 없습니다. 그러나 스위스 태생의 유명한 정신과 의사이자 죽음학 연구가인 엘리자베스 퀴블러 로스 박사는 자신의 책 《사후생(On Life After Death)》을 통해 열 달 전에 죽은 환자가 나타나 2분간 대화를 하고 자신의 부탁으로 그가 쓴 글을 직접 받았다고 기술했습니다. 아마도 그 망자는 우리 같은 육신을 가진 것이 아니라 영(에너지)으로 나타난 것이겠죠.”
 
  ― 귀신이나 유령의 존재는?
 
  “무슨 업(業)인지 자기가 죽은 줄 모르는 영혼들이 의외로 많다고 하네요. 예컨대 갑자기 사고로 죽은 사람들, 자동차를 타고 가다가 트럭에 치여 즉사한 사람들, 이런 사람 중에는 너무 상황 전환이 빨라 스스로 죽었다는 인식을 못 하는 경우가 있다고 합니다. 하늘로 올라가지 못하고 떠도는 귀신들이죠.”
 
  ― 귀신이 인간에 대해 해코지할 수 있나요?
 
  “영혼들은 에너지가 없기 때문에 전혀 두려워할 존재가 아니에요. 인간계에 영향을 미치고 싶어도 미칠 힘이 없어요. 그게 우주의 법칙입니다.”
 
  ― 그럼 악귀의 존재는?
 
  “그건 인간이 스스로 부른 것이지요.”
 
  최 교수는 사후세계에 대해 쓴 책으로 18세기 유럽 사상가 스웨덴보그의 체험기 《나는 영계를 보고 왔다》를 최고로 꼽았다.
 
  “인류 역사상 그 책만큼 영계에 대해 자세히 기록한 책은 없어요. 그 책을 읽은 괴테, 칸트, 헬렌 켈러, 윌리엄 블레이크, 랄프 왈도 에머슨, 토머스 칼라일, 링컨 등이 매우 감동을 받았다고 합니다.”
 
  ― 카르마 법칙에 대해서 얘기해보겠습니다. 힌두교나 불교에서 나오는 사상인데 ‘지금 내가 겪는 경험은 과거 내 행동의 결과이고, 지금 내 행동이 미래 내 경험이 된다’, 이는 우리 삶과 우주의 준엄한 법칙이자 질서라고 말씀하셨습니다.
 
  “네, 카르마 법칙은 인과응보(因果應報)입니다. 작용과 반작용, 원인과 결과죠, ‘눈에는 눈, 이에는 이’입니다. 나쁜 짓을 하는 등 우주운행 질서를 거스르면 카르마는 예외 없이 작용하죠.
 
  우리가 죽어서 영계에 들어가면 자신이 생전에 이해 못 했던 사건들을 이해할 수 있게 됩니다. 모두 자신이 풀어야 할 카르마들이었죠. 만약 제대로 풀었다면 그것은 소멸되는 것이고, 제대로 풀지 못한다면 다시 환생해 풀어야 합니다.”
 
  ― 우리가 뭘 조심해야죠?
 
  “우리의 생각이나 말, 행동입니다. 모두 영혼 속에 저장됩니다. 따라서 살면서 나쁜 카르마를 만들지 않아야 합니다.”
 
  ― 카르마 법칙은 누가 주재합니까.
 
  “흔히들 브라만, 신(神)이란 표현을 쓰지만 저는 최고 지성(Supreme Intelligence), 최고 의식에 의해 움직인다고 봅니다.”
 
  ― 환생은 어떻게 결정되나요.
 
  “마스터라고 불리는 고급 영들이 상의해 환생을 결정한다고 합니다. 환생은 자신의 카르마를 풀 수 있는 절호의 기회죠. 제가 보기에 보통 사람들은 그냥 자기의 업보에 따라 밀려 내려오는 것 같아요.”
 
 
  박정희와 김일성, 김정은의 영혼은…
 
  ― 다시 태어나서 카르마는 어떻게 해소하죠?
 
  “인간은 자유의지가 있기 때문에 그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결과도 바뀝니다. 예컨대 전생(前生)에 살인을 저질러 그 업을 소멸하기 위해 이 생에 태어났다고 반드시 살인 같은 비극을 당하는 것은 아니죠. 만약 그가 철저히 회개하고 다른 선업을 쌓았다면 이미 카르마는 소멸됐을 수 있습니다. 제일 안 좋은 것이 운명예정론이에요. 그런 결정론은 카르마 법칙의 본질이 아닙니다.”
 
  ― 박정희 전 대통령 같은 이의 영혼은 어떤가요.
 
  “별로 안 좋겠죠. 여러 사람을 힘들게 했으니까.”
 
  ― 북한 김일성은?
 
  “아이고, 그 과보(果報)는 엄청나죠. 제가 안 봐도 알아요.”
 
  ― 그 손자 김정은은?
 
  “그놈은 도대체 무슨 과보를 어떻게 받을 건지, 뭐 수백 생을 그냥 살아가면서 고생해야지. 저렇게 안 살아도 되는데 바보같이….”
 
  ― 카르마 법칙에 따르면 지혜로운 사람은?
 
  “사실 카르마 법칙은 항상 우리를 돕기 위해 존재합니다. 바로 지금 이 순간에도 해소할 수 있는 상황을 항상 만들어주죠. 혹시 지금 갑자기 엄청난 비극, 고통, 병이 찾아온다고 해도 이는 내가 지은 카르마를 해소할 수 있는 기회라고 적극적으로 받아들여야 합니다. 사실 그렇고요.
 
  하늘은 지금 아무리 고통스럽더라도 각자 견딜 수 있을 만큼의 고통만 줍니다. 기독교나 맹자 책에도 나와 있지 않나요? 때문에 지혜가 밝은 사람은 자신의 인연이나 카르마가 어떤 것인지 잘 살피고 그 카르마의 법칙을 거스르지 않고 같이 흘러가는 사람입니다.”
 
  ― 그렇다면 자살은 정말 안 좋은 것이네요.
 
  “정말 안 좋죠. 법칙에 따라 가야 하는데 옆으로 빠진 것 아닙니까. 결국은 다시 가야 합니다. 그렇게 되기까지 얼마나 힘들겠어요. 자살을 저지르고 살아난 사람이나, 꿈에 자살자가 나타나 얘기하는 것을 종합해보면 영혼이 굉장히 어둡고, 너무 절망적이며 음침한 곳에 있다고 합니다. 정말 있기 싫다고 하는데 아무도 돌보지 않고, 끝도 모르는 기약할 수 없는 시간에 계속 있어야 한다니 얼마나 큰 형벌입니까.”
 
 
  “직전 生은 동학, 강증산과 관련이 있었던 것 같고…”
 
  최 교수는 1956년 서울 중구 신당동에서 태어났다. 5남 2녀 중 하나로 단칸방에서 어려운 시절을 보냈다. 자연히 사춘기 때 내향적이고 염세적(厭世的)인 성격이 됐다. 당시 최고 명문 경기중·고를 마치고 서강대에서 사학을 공부하면서 불교와 강증산 사상에 빠졌다. 결국 종교학을 공부하기 위해 미국 유학을 갔다. 박사 학위를 받고 귀국해 교수가 됐다.
 
  ― 신비체험을 한 적이 있습니까.
 
  “없습니다.”
 
  ― 본인의 전생은 어떤가요.
 
  “종교와 정치 쪽을 왔다 갔다 한 것 같습니다. 직전 생은 동학, 강증산과 관련이 있었던 것 같고, 아주 예전 생에선 이집트 사제라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대학을 정년퇴직한 후 생활은 이렇다. 새벽 5시 반에 일어나 남산으로 간다. 차를 안중근 기념관 밑에 주차해두고, 남산순환도로를 한 바퀴 돌고 남산타워까지 올라갔다가 내려오면 대략 1시간30분 정도 걸린다. 자연 속의 명상 생활이랄까.
 
  ― 걸을 때 어떤 생각을 하세요.
 
  “잡생각이 늘 나죠. 그냥 내버려 둬요. 이전에 뭐 당했던 일이 생각나 울화가 치밀 때도 있고, 또 섭섭한 것도 생각나고, 어떤 날은 또 다른 생각이 나고…. 하여간 생각이 안 없어지더군요. 그래서 그냥 생각나면 나는구나 내버려 둡니다.”
 
  ― 이후 일상은?
 
  “오전에 책 쓰고 점심 먹고 돌아다니다 저녁때 소주나 막걸리 등 술 마시고, 집에 들어와 잡니다.”
 

  ― 돌아보는 인생은 어떻습니까.
 
  “지금은 좋아요. 카르마니 뭐니 생각 좀 안 하고, 아무 생각 안 하고 사는 게 최고죠. 노력해봐야 되는 게 아니니까. 어떻게 하면 아무것도 안 하고 아무 생각도 안 하고 있을 수 있을까….”
 
  ― 지금 어느 정도 행복하다고 생각하십니까?
 
  “우울하진 않죠.”
 
  ― 이번 생에 카르마 많이 극복하셨나요.
 
  “아유, 참 카르마 많이 또 만들었구나. 후회 막급하죠.”
 
  ― 어떤 거로?
 
  “인간관계에서 미숙한 것이 많죠. 제가 자폐증 같은 게 있어요. 난 모르는 사람 거의 안 만나거든요. 이제 와서 극복하겠다는 마음은 없어요. 노력해도 안 되더라고요.”
 
 
  “죽음은 해방의 날이자 방학식”
 
  어쩌면 이런 순응이 카르마라는 인생의 강을 거슬러 올라가는 게 아니라 함께 흘러가는 지혜로운 방법일지도 모르겠다.
 
  ― 지금 21세기 상황, 영적으로 어떻게 보십니까.
 
  “세계적으로 볼 때 19세기 말과는 비교도 안 될 정도로 사람들의 의식이 깨어 있죠. 그런데 환경문제로 거꾸러질 것 같아요. 굉장히 비관적입니다. 큰 환란들이 올 수 있습니다. 인간이 너무 욕심을 부려가지고.”
 
  ― 한국은 어떻습니까.
 
  “영적 에너지는 굉장히 풍부한데 높지는 않습니다. 한국 교회만 봐도 외형상 세계 10대 교회 중 네 개가 있다고 하는데 거기 목사나 설교 수준은 어떤가요.”
 
  ― 칠순을 앞둔 지금 죽음을 어떻게 보시나요? 새로운 여행이나 원래 있던 곳으로 되돌아가는, 그런 긍정적으로 보시나요?
 
  “네, 죽음은 해방의 날이죠. 방학식입니다. 지구학교 다니다가 학기 끝나고 쉬러 가는 것으로 생각합니다. 늘 학생들에게 말했듯이 ‘죽음은 인생 마지막 성장기회다’ ‘깊은 삶을 위해 죽음을 공부하라’고 생각합니다.”
 
  ― 만약 내일 죽는다면 지금 뭐하시겠어요?
 
  “똑같죠. 더 살겠다 뭐다 이런 마음 하나도 없습니다.”
 
  ― 안락사(安樂死)는 어떻게 보세요. 그것도 자살인데.
 
  “늙어서 하는 것인데 일반 자살과는 다르지 않겠어요? 카르마가 그다지 쌓인다고 보지 않습니다. 다만 스위스까지 갈 필요가 있나요? 여기서도 밥 안 먹고 그러면 되는데.”
 
  ― 고승들이 자신이 죽는 때를 알게 되면 곡기를 끊는다는데.
 
  “근데 밥 끊을 수 있는 장소가 마땅히 없죠. 집에서 그렇게 하면 좋은데 가족들이 놔두지 않을 테니. 훈련이 필요합니다.”
 
  ― 일반 사람들에게 바람직한 죽음에 대해 말씀해주신다면.
 
  “늙으면 자연과 가깝게 지내다 가는 것이 좋은 것 같아요. 그래야 마음도 순화되고 몸도 깨끗해지죠. 또 중환자실에서 죽음을 맞는 것은 피하라, 연명치료도 피하라고 말씀드리고 싶네요. 가장 좋은 임종의 모습은 영혼이 몸에서 벗어나기 전까지 의식을 갖고 가족들과 좋은 대화를 나누는 것이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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