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가기 메뉴
메인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특집 / 식량안보

한국 식량안보의 현실과 대응방안

식량자급률 45%는 허구… 곡물자급률은 21.8%에 불과

글 : 이철호  한국식량안보연구재단 명예이사장·고려대학교 명예교수  

  • 트위터
  • 페이스북
  • 기사목록
  • 프린트
  • 스크랩
  • 글자 크게
  • 글자 작게
⊙ 농림축산식품부, 식용곡물자급률 45% 수준을 식량자급률로 부풀려 발표
⊙ 전체 식량에너지 수요의 20%밖에 기여하지 못하는 쌀이 좀 남아돈다고 쌀 생산 억제 정책에만 몰두
⊙ 양곡 80만 톤(2개월 치) 의무 비축… 중국은 1년 치 양곡 의무 비축
⊙ 식량 낭비를 현재의 반으로 줄이면 식량(열량)자급률을 50%로 높일 수 있다

이철호
1945년생. 고려대 농화학과 졸업, 덴마크 왕립수의농과대학 대학원 박사 / 고려대 식품공학과 교수, 한국미생물생명공학회·한국식품과학회 회장, 한국식량안보연구재단 이사장 역임. 現 한국식량안보재단 명예이사장, 고려대 명예교수, 한국과학기술한림원 종신회원 / 저서 《식량전쟁》 《한국식품사연구》 등
우크라이나에서 추수가 시작되었지만, 전쟁의 여파로 세계적인 식량위기가 우려되고 있다. 사진=AP/뉴시스
  우리나라 곡물자급률이 20%대로 내려앉았다. 이 말은 만약 한반도 주변에서 전쟁이나 전염병, 경제제재 등의 상황이 발생, 한국이 봉쇄되어 외국의 화물선이 접근할 수 없는 상황이 되면 2개월 이내에 국민 대부분이 먹을 것이 없게 된다는 이야기다.
 
  곡물은 우리가 먹는 밥, 국수, 빵, 과자 등 주식(主食)을 만드는 재료이며, 고기나 우유를 생산하는 축산 사료(飼料)의 원료이다. 우리나라는 축산 사료의 거의 전량을 수입 곡물에 의존하고 있다. 따라서 위에서 언급한 국가 비상사태가 되면 우선 슈퍼의 식품이 동이 날 것이고, 가축을 도살하여 사료곡물을 식용으로 전환해야 한다. 이렇게 해서 견딜 수 있는 기간이 2~3개월이다. 만약 우크라이나 전쟁처럼 3~4개월이 경과하면 전쟁에서 승패가 나기 이전에 기아(飢餓) 문제로 모든 것을 포기해야 한다. 우크라이나는 수천만 톤의 곡물을 유럽과 아프리카로 수출하는 곡창지대에 있기 때문에 예상치 못한 장기전(長期戰)이 발생해도 선전(善戰)하고 있는 것이다.
 
 
  식량자급률 45%의 허상
 
[그림] 한국과 일본의 식량자급률 변화 추이(2000~2018)
  이렇게 엄중한 식량 문제를 우리 사회는 너무나 소홀히 다루고 있다. 우선 국민에게 식량을 안정적으로 공급할 1차적인 책임을 지고 있는 농림축산식품부가 식용곡물자급률 45% 수준을 식량자급률로 부풀려 발표하여 국민을 오도(誤導)하고 있다. 전체 수입 곡물량(1800만 톤/년)에서 사료곡물 수입량(1200만 톤/년)을 제외한 식용곡물만을 가지고 자급률을 계산한 것이다. 수입한 사료곡물이 전량 축산물 생산에 사용되는데 이 부분을 가리고 아무런 의미가 없는 식용곡물자급률을 국가 식량자급률로 둔갑시켜 국민을 안심시키고 있다. 이는 우리 사회가 식량 문제를 정확히 파악하고 적절한 대책을 세우지 못하게 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식량자급률 45%는 스위스의 식량자급률 수준이며 비교적 안정적인 선진국 수준이다. 대부분의 나라가 곡물자급률을 식량수급의 지표로 사용하고 있으며, 굳이 전체 식량자급률을 논할 때에는 열량자급률을 이용한다. 우리나라의 열량자급률은 농식품부의 양정자료에 의하면 35% 수준으로 발표되고 있다. [그림]은 일본과 한국의 식량(열량)자급률과 곡물자급률의 변화를 보여주고 있다. 우리나라는 2010년까지만 해도 일본보다 식량자급률이 높았으나 지난 10년 사이 일본보다 곡물자급률이 9%나 낮고, 전체 식량자급률이 5% 낮은 OECD 국가 중 최하위 국가로 전락해버렸다. 2018년 열량자급률은 35%, 곡물자급률은 21.8%에 불과했다.
 

  식량자급률 45%를 국회에서 말하면 식량 증산이나 비축을 위한 예산 증액을 받아내기 어렵다. 기획재정부에서도 농식품부 예산을 증액해야 할 이유를 찾지 못한다. 그렇지 않아도 식량의 부족이나 배고픔을 느끼지 못하는 대부분의 국민이 식량위기에 대비한 예산 증액을 말하면 의아하게 생각하는데 국회나 다른 정부 부처가 호들갑을 떨 이유가 없다. 지금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우리의 식량 문제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국민들에게 실상을 솔직하게 알리는 일이다. 전체 식량에너지 수요의 20%밖에 기여하지 못하는 쌀이 좀 남아돈다고 쌀 생산 억제 정책에만 몰두하는 오늘의 식량농업 정책으로는 식량위기 시대에 제대로 대비할 수 없다.
 
  식량위기에 대비하기 위해 가장 시급히 해야 할 일은 저소득 취약계층의 식량 지원과 양곡 비축량의 획기적인 확대이다. 중기계획으로는 국내 농수산 생산 증대에 의한 식량자급률 제고(提高) 노력과 해외 곡물유통 라인의 확보를 들 수 있다. 장기계획으로는 푸드테크와 생명공학기술의 활용, 해외농업 지원, 식량낭비 줄이기 국민운동 등이 될 것이다. 식량위기 대응을 위한 장단기 정책 방향을 구체적으로 나열하면 아래와 같다.
 
 
  1. 저소득 취약계층에 대한 쌀 무상지원 제도 시행
 
서울 탑골공원 인근에서 노인들이 무료배식을 받기 위해 길게 줄을 서 있다. 취약계층에 대한 쌀 무상지원이 필요하다. 사진=조선DB
  이상기후나 전염병 팬데믹, 국제분쟁 등으로 식량위기가 발생할 시 가장 먼저 굶주림에 직면하게 되는 사람은 저소득 취약계층이다. 이들에 대한 식량 지원 시스템이 마련되어 있어야 한다. 한국식량안보연구재단은 전체 인구의 6%에 해당하는 기초생활수급자와 차상위계층에게 1인당 월(月) 10kg의 쌀 또는 쌀 가공식품을 무상(無償)지원하는 복지제도를 지금부터 시행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이것은 또한 통일을 준비하는 제도이기도 하다. 통일이 되는 즉시 북한 주민에게 식량을 지원하려면 우리 사회가 먼저 취약계층에 대한 쌀 무상지원 제도를 가지고 있어야 한다. 미국의 푸드스탬프 제도와 달리 쌀과 쌀 가공식품만을 지원하는 것은 쌀의 소비를 촉진하기 위한 목적이 있다. 이 제도에 소요되는 쌀의 양은 37만 톤으로 현행 저소득층에 대한 쌀 반값 할인 판매 제도에 소요되는 약 9만 톤을 제하면 쌀 28만 톤 추가 수요가 발생한다. 이를 위한 정부예산은 6200억원으로 추산되며 우리나라 사회복지예산의 약 1%에 해당된다.
 
 
  2. 통일에 대비한 쌀 120만 톤 항시 비축 법제화
 
  식량위기에 대비하기 위한 가장 확실하고 필수적인 방안은 식량 비축량을 늘리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양곡관리법은 현재 18%의 양곡(약 80만 톤) 비축을 의무화하고 있다. 이 양은 일단 유사시에 우리 국민이 2개월간 견딜 수 있는 양이다. 중국은 국민이 1년 동안 먹을 양곡을 비축하는 것을 법으로 정하고 있다. 한국은 남북분단이라는 특수상황에서 갑작스러운 통일이 되면 100만~150만여 톤의 양곡이 부족하게 된다.
 
  따라서 통일에 대비한 쌀 120만 톤의 항시 비축을 법으로 정할 것을 촉구한다. 방법은 매년 60만 톤의 쌀을 비축하여 2년 후에 쌀 가공식품산업으로 방출하는 것이다. 비축 쌀 60만 톤 중 40만 톤은 MMA(최소시장접근물량) 수입 쌀 전량을 비축용으로 사용하며 국내 생산 쌀 20만 톤을 추가한다. 이렇게 하면 쌀 가공식품산업의 원료 공급이 안정화되어 쌀 가공산업이 활성화되고 쌀의 소비가 증가하게 된다. 또한 쌀 가격을 안정화하고 미곡 증산을 유도할 수 있다. 양곡관리법에 의한 예비율에 추가하여 통일미 120만 톤을 비축하는 데 필요한 비용은 4400억원으로 추산되며 농림수산예산의 약 4%에 해당한다.
 
 
  3. 곡물 비축시설의 확장과 식량 콤비나트 건설
 
  저소득 취약계층의 쌀 무상지원과 통일미 상시 비축을 위해 약 150만 톤의 쌀이 추가로 저장되어야 하는데 이를 위한 저장시설이 필요하다. 따라서 식량위기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대규모 곡물저장시설의 건설이 시급히 요구된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는 새로 건설되는 새만금 항만건설사업에 10만 톤급의 대형 화물선이 접안할 수 있는 부두를 건설하고 뉴매틱 운송시설로 연결되는 지점에 대규모 곡물저장사일로를 건설할 것을 구상하고 있다. 이것은 앞으로 예견되는 세계 식량위기 시대에 대비하는 중요한 국가사업으로 반드시 실현되어야 할 일이다. 정부가 이를 위한 항만시설과 곡물저장시설을 만들어놓으면 관련 식품가공기업들이 주변에 공장을 세워 대규모 식량 콤비나트가 조성될 것이며, 새만금 지역은 식량 수출입의 중심지가 되어 동북아 식량 허브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4. 민간기업의 원료 재고량 확대를 위한 정부지원 강화
 
  현재 식품산업 원료를 공급하는 제분산업, 전분당산업, 식용유제조업체들은 대략 1개월분의 원료 곡물 재고량을 보유하고 있다. 일본은 제분회사의 상시 재고량이 2.3개월분이 되도록 운영하며, 정부는 1.8개월분에 대해서 보관비용을 지원한다. 우리나라도 식품회사들이 2~3개월분의 원료 재고량을 상시 확보하도록 하고, 정부가 이를 위한 비용을 지원하고 금융혜택도 주는 적극적인 식량비축 정책을 도입해야 한다. 사료곡물의 비축도 정부의 공공비축 제도를 사료업계가 비축하고 정부로부터 비용지원과 금융혜택을 받는 체제로 운영함으로써 정부의 부담을 덜 수 있다.
 
 
  5. 식량증산 정책의 부활과 농산물 가격지지 정책의 강화
 
윤석열 정부에 쌀값 폭락 대책을 요구하는 민주당 의원들(위). 하지만 문재인 정권 시절에도 쌀값은 폭락했고, 그에 대한 농민들의 시위도 이어졌다(아래). 사진=조선DB
  우리나라는 쌀이 남아돈다는 착시(錯視)현상 때문에 그동안 ‘논 소득기반 다양화 사업’ 등 식량 생산을 억제하는 정책으로 일관해왔다. 식량위기에 대비하여 150만 톤의 식량을 추가로 비축하려면 현재 350만 톤 수준의 쌀 생산량을 400만 톤 이상으로 늘려야 한다. 이 외에도 콩, 밀, 보리의 증산(增産)계획도 세워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먼저 생산된 곡물에 대한 확실한 가격지지(支持) 정책이 뒤따라야 한다. 농민이 생산비와 수익을 보상받을 수 있는 가격을 보장해줘야 한다. 이에 대한 예산을 정부와 국회가 마련해주는 것이 식량위기에 대비하는 방법이다.
 
 
  6. 민간기업의 해외 곡물유통사업 지원 강화
 
  세계 곡물시장은 생산지에서 소비하고 남은 것을 판매하는 얕은 시장(thin market)이고 소수의 농업대국이 다수의 식량부족 국가들에 수출하는 공급자가 주도하는 시장이다. 거기에 4대 곡물 메이저(ADM, Bunge, Cargill, Dreyfus)가 전체 거래량의 70%를 장악하고 있는 폐쇄된 시장이다. 여기에 우리나라가 끼어들려고 시도했지만 크게 실패한 경험이 있다. 그러나 최근 포스코인터내셔널이 우크라이나 곡물 터미널 지분(75%)을 인수하였고, (주)하림의 팬오션이 미국 워싱턴주 롱뷰항에 있는 곡물 터미널에 벙기에 이어 2대 주주(36%) 지위를 확보했다.
 
  이러한 경험을 살려서 정부는 우리의 민간기업이 글로벌 곡물 공급망에 참여하도록 적극 지원하고 금융지원을 확대해야 한다. 우리 기업들이 세계 곡물유통 라인을 확보하는 것은 가장 효과적인 식량 확보 방법이며 식량자주율을 높이는 방책이다.
 
 
  7. 민간기업의 해외 농업 협력사업 강화
 
  해외 농업에 대한 기대감이 한동안 컸으나 점차 그 한계점을 인식하고 있다. 그동안 해외 농업에 대한 정부의 관심과 지원이 적지 않았으나 대부분 실패하였다. 정보부족, 경험부족, 정부의 일관성 결여 등이 실패요인으로 거론되고 있다. 해외 농업의 생산물은 상대국의 법에 의해 통제되므로 우리의 것이 아니다. 평상시에도 해외농장의 생산물을 국내에 반입하는 데 어려움이 큰데 위기상황에서는 무용지물(無用之物)이 될 수 있다. 최근 한국 식품기업들이 한국국제협력단(KOICA)이나 공적개발원조(ODA) 사업에 참여하여 좋은 결과를 내고 있다. CJ제일제당과 KOICA의 베트남 농촌개발사업을 통한 고추 계약재배와 오리온과 농림축산식품부의 베트남 씨감자 기술지원사업 등이 대표적인 사례이다. 이러한 국제개발협력사업을 통한 민간기업의 원료확보사업을 적극적으로 활성화할 필요가 있다.
 
 
  8. 생명공학기술의 연구지원과 활용
 
  생명공학기술은 장기적으로 세계 식량 생산 기술을 획기적으로 개선하여 기후변화와 인구증가로 인한 식량위기를 막을 수 있는 대안(代案)으로 주목받고 있다. 불행하게도 우리나라는 일부 시민단체의 반대운동으로 관련 기술 개발이 거의 중단된 상태이다. 유전자편집기술은 전 세계적으로 안전성이 인정되어 활용되고 있는데도 우리나라에서는 GMO(유전자변형생물)와 동일하게 취급되고 있다. 과학계의 말을 듣지 않고 운동권의 주장에 끌려다니는 정책으로는 식량위기를 막을 수 없다. 신기술 개발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과 육성만이 우리나라가 안정된 식량 공급 능력을 가지고 선진국의 대열에 남을 수 있는 길이다. 정부는 생명공학식품에 대한 소비자의 잘못된 불안감을 불식시키기 위한 교육 홍보에 힘을 기울여야 한다.
 
 
  9. 식품산업의 육성과 푸드테크의 선진화
 
  식품산업은 농업과 함께 우리나라의 식량 공급을 책임지고 있는 중요한 산업이다. 2017년 기준 우리나라 식품산업(식품제조업과 외식산업)의 생산액 규모는 218조원으로 농림업 생산액 50.7조원의 4배가 넘는다. 식품산업은 세계를 누비며 한국인이 필요로 하는 식품 원료를 수입하여 가공, 제조하여 식품을 공급하고 있다. 따라서 식품산업은 식량위기 상황에 가장 앞장서서 대처하는 첨병의 역할을 맡고 있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 식물성 발효식품의 건강기능성이 부각되고 곡물소비가 큰 육류 등 동물성식품을 대체할 대체육, 대체단백질 소재의 이용이 세계적인 이슈가 되면서 한국 전통 식품 기술의 수요가 크게 늘고 있다. 한국형 푸드테크의 기술개발을 통해 한국 식품산업을 세계화하고 식품 공급 능력을 키우는 것은 식량안보를 위해 대단히 중요한 일이다.
 
 
  10. 식량낭비 줄이기 국민운동
 
넘쳐나는 음식물 쓰레기들. 음식물 낭비를 반으로 줄이면 식량자급률을 50%로 높일 수 있다. 사진=조선DB
  식량의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하는 나라에서 공급되는 식품의 3분의 1을 먹지 않고 버리는 이 엄청난 낭비 풍조를 고치지 않으면 앞으로 다가올 식량위기의 고통은 극심할 것이다. 한국식량안보연구재단은 식량낭비 줄이기 국민운동 추진위원회를 구성해 식품산업을 중심으로 식량낭비 줄이기 운동을 펼치고 있다. 정부가 이 사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여 관련 부처(농식품부, 환경부, 교육부, 보건복지부, 산자부 등) 합동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식량낭비를 조장하는 각종 법령을 정비하고 음식물 쓰레기 사후처리에 집중되어 있는 현행 사업방식을 쓰레기 발생량을 줄이는 방향으로 바꿔야 한다. 식량낭비를 현재의 반으로 줄이면 식량(열량)자급률을 50%로 높일 수 있다.
 
 
  식량위기 대응 매뉴얼 필요
 
  기후변화와 인구증가, 그리고 격변하는 세계정세와 신냉전 구도에 의한 동북아 분쟁 격화가 우리의 식량안보를 지극히 위태롭게 하고 있다. 식량위기 상황에 대비하기 위한 선제적 조치(저소득 취약계층 양곡 지원, 통일미 비축 등)를 서둘러 실시해야 하며, 실질적인 장단기 계획들을 차질 없이 일관성 있게 추진해야 한다. 식량안보는 국방에 버금가는 국가안위에 관한 사항이므로 국무총리가 관장하는 컨트롤타워에서 관련 부처들을 일관성 있게 이끌어가야 한다. 또한 국회는 식량안보를 위한 예산 증액과 각종 법령 마련에 선도적으로 나서야 한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2014년 ‘국제곡물 조기경보 시스템’을 구축하고 경보단계별 ‘위기대응 매뉴얼’을 제시한 바 있다. 그러나 식량안보 위기대응 매뉴얼은 연구기관의 제안에 머물러 있고 법적 후속 조치가 마련되지 않고 있다. 일본은 2002년 ‘예측할 수 없는 사건에 대비한 식량안보 지침’을 제정하여 필요한 조치의 기본 내용, 해당 조치의 근거 법령, 해당 조치의 이행 절차 등을 법으로 규정하였다. 이 지침은 2015년에 ‘식량안보 긴급상황 지침’으로 개정 강화되었다. 우리나라도 하루속히 식량안보 긴급상황 대응지침을 마련하여 총리실에서 국가적 어젠다로 사용할 수 있어야 한다. 사실 2020년 3월의 코비드19 팬데믹이나 금년 2월의 우크라이나 전쟁 발생 시에 식량안보 긴급상황 대응이 지침에 따라 작동했어야 했다.
 

  지금 우리나라는 식량안보 위기가 발생하면 속수무책인 상황이다. 하지만 놀랍게도 아무런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 그동안 흉년이 들거나 세계 곡물파동이 일어나면 반짝 걱정을 하고 시간이 지나면 아무런 조치 없이 모두 잊어버리는 일을 반복해왔다. 이것이 한국식량안보연구재단을 설립한 이유이기도 하다. 정부나 국회가 이 문제를 일관성 있게 관리하지 않으면 민간에서라도 세계 식량 상황을 들여다보고 분석하고 평가하여 자료를 축적하고 공유하여 여론을 환기시키는 일을 해야 한다.
 
  세계 식량위기와 식량무기화 조짐이 가시적으로 전개되고 있다. 더 이상 기다릴 수 없다. 이제라도 심기일전하여 식량위기를 막으려는 노력을 제대로 해야 한다.⊙
Copyright ⓒ 조선뉴스프레스 - 월간조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NewsRoom 인기기사
Magazine 인기기사
댓글달기 0건
댓글달기는 로그인 하신 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내가 본 뉴스 맨 위로

내가 본 뉴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