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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밀검증

‘쥴리’ ‘요양병원’ 등 윤석열 처가 의혹 집중해부 (1)

갑자기 등장한 ‘쥴리 작가’는 어떻게 ‘A급 호스티스’가 됐나?

글 : 조성호  월간조선 기자  chosh760@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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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씨가 만든 파일에 없던 ‘쥴리’가 최초로 등장한 곳?
⊙ 당초 ‘가난한 대학생’쯤으로 묘사된 김건희 대표… 이유는?
⊙ 정씨에게 ‘쥴리’ 나온 경위 묻자 화내며 “확인해줄 게 없다”
⊙ 쥴리가 일했다는 ‘볼케이노’는 나이트클럽… “2차는 과장”
⊙ 정씨와 의기투합했던 E씨가 정씨를 고소한 사연
⊙ E씨와 장모 최씨가 나눈 메시지에서 엿본 정씨의 ‘속내’
⊙ ‘동거설’ 등 양모 검사 관련된 각종 주장들의 신빙성 검증
⊙ 최씨는 양 검사 부부와 친분… ‘동거설’ 성립할 수 없어
⊙ 기본적인 사실관계조차 틀린 최씨 작은아버지 탄원서의 ‘진실’
⊙ 라마다 르네상스 호텔 조 회장 일가, 각종 의혹에 대해 ‘부인’
⊙ 요양병원 사건 관련해 알려지지 않은 새로운 증거들
⊙ “병원 실제 운영했던 이는 최씨 아닌 주씨 부부”
⊙ 최씨 사위가 병원 운영에 관여하지 않았다는 증언들
⊙ “책임면제각서, 私人 간 작성된 각서일 뿐 법적 효력 없다”
⊙ 윤석열이 요양병원 사건에 관여? “당시 尹 좌천됐을 때였다”
2019년 7월 25일, 검찰총장 임명장 수여식에서 미소 짓고 있는 윤석열 당시 검찰총장과 부인 김건희 코바나컨텐츠 대표. 사진=뉴시스
  이른바 ‘윤석열 X파일’이 정치권 쟁점으로 떠오른 가운데, 윤석열 전 검찰총장 장모 최인경(75·가명)씨가 법정구속되자 야권 차기 대권 주자인 윤석열 전 총장 처가(妻家)를 둘러싼 의혹이 좀처럼 가라앉지 않고 있다.
 
  ‘윤석열 X파일’과 관련해 확인되지 않은 설(說)이 난무하고 있지만, 안타깝게도 이에 대해 시시비비를 가리는 언론은 거의 없는 실정이다. 일부 언론은 ‘X파일’이란 자극적인 부분에만 초점을 맞춘 채, 검증 없이 그 내용을 일방적으로 전달하고 있다. 그러는 사이 독자들은 부정확한 정보에 오염되는 한편, 그 설은 무차별적으로 확대 재생산되고 있다. 독자들을 오도(誤導)하고 있는 셈이다.
 

  《월간조선》이 ‘윤석열 X파일’을 집중분석하려는 이유는 그 때문이다. 일간지와 방송이 손대지 않은 ‘X파일’을 객관적으로 검증해야, 독자들이 옳은 판단을 할 수 있다는 생각에서다. 본지(本誌)는 소위 ‘X파일’ 중 가장 쟁점이 되는 핵심 사항들을 뽑아 연재 형식으로 다루려고 한다.
 
  이번에 다룰 내용은 세인의 이목이 집중된 이른바 ‘쥴리’ 의혹과 최인경씨 동업자 ‘정모씨’ 관련 내용, 그리고 ‘요양병원 사건’이다. 이 세 가지 사안을 언론에 보도되지 않은 내용을 바탕으로 각종 자료와 관련 인사들 접촉을 통해 입체적으로 들여다봤다.
 
 
  上下로 된 파일
 
윤석열 전 총장의 장모 최인경씨와 정진수씨가 틀어진 계기가 된 서울 송파구 스포츠센터 건물. 현재 이 자리엔 교회가 들어서 있다.
  먼저 X파일의 진원지를 알아볼 필요가 있다. 정치권 인사들의 말을 종합하면, 그 발단은 윤석열 전 검찰총장 장모 최인경씨와 동업했던 정진수(72·가명)씨라는 게 정설(定說)이다. 윤석열 전 총장이 서울중앙지검장으로 부임한 직후인 2017년 말에서 2018년 초, 171페이지에 달하는 파일 2개가 정치권에 떠돌았다.
 
  상하(上下)로 된 파일의 제목은 ‘윤석열은 묻고 정○○(이하 정진수)은 답한다’(상)와 ‘윤석열 누가 죄인인가’(하)였다(편의상 ‘파일 上下’로 통칭). 상권이 A4용지 89페이지, 하권이 82페이지 분량으로, 정진수씨가 쓴 일종의 진정서 형식의 글이다. 기자도 비슷한 시기에 이 자료를 손에 넣을 수 있었다.
 
  정진수씨는 이 자료에 최인경씨와 벌였던 금전 갈등과 법정 공방을 상세히 기록해놓았다. 최씨의 딸이자 윤 전 총장의 아내인 김건희 코바나컨텐츠 대표에 관한 내용도 포함돼 있다. 한마디로 이 자료는 정씨가 최인경씨와 김건희 대표로부터 받았다는 피해를 열거해놓은 것이다.
 
  처음 유포되던 당시 이 파일은 별다른 주목을 받지 못했다. 진위 여부도 불투명했고, 내용 자체가 난삽했기 때문이다. 그러다가 최근 X파일 중 하나로 부각돼 이슈의 초점이 됐다. 지금 거론되는 X파일 내용 중 상당수가 이 자료에서 파생됐다고 봐도 무방하다.
 
  우선 정진수씨와 최인경씨가 갈등에 빠진 계기부터 간략히 살펴보자. 정씨와 최씨 간의 분쟁은 외환위기로 파산한 서울 송파구 스포츠센터 건물 채권을 둘러싸고 시작됐다. 최씨는 2003년 정씨를 통해 알게 된 이 건물 채권을 계약금 10억원을 내고 인수했다.
 
  정씨는 당시 “투자 수익을 절반씩 나누기로 약정서를 썼다”고 주장했다. 최씨가 채권 양수로 얻은 53억원을 모두 챙기자 정진수씨는 2003년 11월 최씨를 상대로 26억5000여만원에 대한 배당금 가압류 소송을 제기해 승소했다.
 
  한 달 뒤 최씨는 ‘정진수의 협박으로 약정서를 작성했다’며 정씨를 검찰에 고소했다. 정진수씨는 이듬해 4월 ‘강요’ 혐의로 기소됐다. 정진수씨는 ‘최씨가 도장을 지우는 방식으로 약정서를 위조했다’ ‘(약정서 체결 시 입회했던) 법무사 백모씨에게 위증을 시켰다’며 최씨 등을 맞고소했다.
 
  그러나 검찰과 법원은 정씨의 이러한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정씨는 2004년 11월 29일 강요 혐의가 인정돼 1심에서 징역 1년, 집행유예 3년을 선고받았다. 1심 재판부는 “100억원 상당의 거액을 투자한 최인경이 별다른 기여가 없는 피고인(정진수)에게 수익금의 절반을 줄 특별한 이유가 없다”고 판시했다.
 
 
  입장을 바꾼 법무사 백씨
 
  이후 변수가 발생했다. 법무사 백씨의 입장이 바뀐 것이다. 백씨는 2005년 9월 22일 정씨의 강요죄 항소심 7차 공판에서 “약정서는 내 입회 아래 자발적 동의로 작성됐고 그 이전에는 (내가) 위증을 했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2005년 9월 29일 백씨를 ‘위증’이 아닌 ‘변호사법 위반’으로 구속 기소했다. 백씨가 대리·법률상담·법률관계 문서 작성 등 변호사 업무를 하고 그 대가(代價) 및 성공사례금 명목으로 최인경씨에게서 2억원을 교부받았다는 이유로 변호사법 위반 혐의가 적용된 것이다.
 
  항소심 재판부는 백씨가 최씨에게서 받은 2억원에 대해 ‘법률사무 취급 대가’라고 했다가 ‘위증의 대가’라고 번복하고 다시 ‘동업이익 배분’이라고 말을 자주 바꿈에 있어 백씨 진술의 불량함을 지적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백씨의 진술을 배격하고, 정진수씨에 대해선 강요 혐의를 유죄로 판단했다. 결국 정씨는 법정 구속됐다. 백씨도 징역 2년의 실형을 선고받았다(백씨는 2012년 사망했다).
 
  정진수씨는 무고, 모해위증 등 혐의로 수차례 최씨 측을 고소했지만 최인경씨는 불기소 처분을 받았다. 정씨는 2011년에는 재심(再審)도 신청하지만 기각됐다. 2017년에는 최씨에 대한 무고죄로 다시 법정 구속돼 1년을 복역했다. 최인경씨와 정진수씨의 관계는 돌이킬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논란의 핵심은 김건희 대표 과거사 관련 의혹이다. 김 대표는 지난 6월 29일, 인터넷 매체 ‘뉴스버스’와 통화를 가져 자신을 둘러싼 ‘설’에 대해 적극 해명했다.
 
  김 대표는 “제가 쥴리니 어디 호텔의 호스티스니 별 얘기 다 나오는데 기가 막힌 얘기다. (소문에는) 제가 거기서 몇 년 동안 일을 했고 거기서 에이스(최고)였다고 하더라. 저는 그런 미인파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제가 쥴리를 해야 될 아무런 이유가 없는 사람”이라고도 했다.
 
  그동안 시중엔 김 대표가 1990년대 후반에서 2000년대 초반경, 서울 라마다 르네상스 호텔(현재 철거)에 있던 ‘볼케이노’라는 유흥업소에서 ‘쥴리’라는 예명으로 일했다는 소문이 돌았다. 확인되지 않은 이 설은 좌파 성향 매체와 유튜브 등을 통해 급속히 확산됐다. 이른바 X파일에서 가장 큰 부분이자 자극적인 게 바로 이 설이다. 워낙 민감한 의혹이라 그간 언론도 섣불리 기사화할 수 없던 부분이었다. 그것을 김건희씨가 직접 해명한 것이다.
 
  기자는 ‘김건희=호스티스 쥴리’라는 설이 어떤 경로로 유통됐는지 그 전말과 진위 여부를 추적해봤다. 우선 앞서 언급한 정진수씨가 만든 2개 파일에 김건희 대표 관련 내용이 등장한다. 알려진 자료 중 김건희 대표의 (확인되지 않은) 개인사가 최초로 언급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파일 上) 김명신(김건희 대표 개명 전 이름)은 처음부터 의도적으로 검찰 권력을 이용하기 위하여 양○○과 윤석열에게 접근한 것이며, 라마다 르네상스 호텔 회장 조○○의 시중을 들다 조○○이 개최하는 연회에 참석하며 기회를 잡은 것이라는 ‘제보’이며….
 
  (파일 下) 정○○은 라마다 르네상스 호텔 회장 조○○에게 내용증명 발송(2013년 11월 1일)
 
  정진수는 강남 소재 라마다 르네상스 호텔 회장 조○○이 김명신의 후견인이라는 ‘소문’과 최인경의 검찰 진술이 일치하여 조○○에게 김명신과 어떤 관계였으며 양○○과 윤석열을 남녀관계로 소개해준 사실이 있는가와….〉
 
  여기서 주목할 것은 2개의 단어다. 하나는 파일 上의 ‘제보’라는 것과 파일 下의 ‘소문’이라는 것이다. 말 그대로 ‘소문을 제보받았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쥴리라는 예명은 이 두 자료엔 나오지도 않는다. 파일 下의 ‘양○○’은 김건희 대표와 동거설이 나돌았던 검사 출신 변호사다. 양○○ 검사에 대해선 뒤에서 다루도록 하겠다.
 
 
  ‘가난한 고학생’쯤으로 묘사된 김건희 대표
 
유튜브 채널 ‘열린공감TV’는 2020년 7월 24일 올린 ‘윤석열의 처 김건희, 그녀는 누구일까?(수정본)’란 영상에서 김건희 대표를 사실과 다르게 묘사했다. 사진=‘열린공감TV’ 캡처
  그럼 쥴리가 처음 등장하는 건 언제일까. 본지가 확인한 바로는 이 자료가 만들어진 지 3년 후인 2020년 10월 1일 유튜브 채널 ‘열린공감TV’를 통해서였다. 이는 인터넷 뉴스와 유튜브 채널을 모두 확인한 결과다. ‘열린공감TV’는 시중에 떠도는 여러 버전의 ‘윤석열 X파일’ 중 하나를 만든 것인데 알려진 친문(親文) 성향 유튜브 채널이다.
 
  ‘쥴리’라는 명시적인 언급이 나오는 건 10월 1일 자 영상이지만, ‘열린공감TV’는 같은 해 7월 24일 올린 ‘윤석열의 처 김건희, 그녀는 누구일까?(수정본)’란 영상에서 김건희 대표 개인사에 대해 군불을 떼기 시작했다.
 
  7월 24일 자 영상에서 ‘열린공감TV’는 내레이션 방송을 통해 김건희 대표를 이렇게 묘사했다. 해당 방송의 녹취록이다.
 
  〈(4분27초)명일여고 출신의 한 여성, 그리고 단국대학교 천안캠퍼스에 특정과는 알 수 없고 근방 원룸에 기거하며 생활하다 졸업을 했는지조차 명확지 않고 미술학원을 다니면서 아버지를 일찍 여의고 여관 숙박업을 하던 자신의 엄마로부터 경제적인 도움을 받던 그녀….〉
 
  여기서 두 가지 특징을 발견할 수 있다. 하나는 김건희 대표를 아버지를 일찍 여의고 혼자 어렵게 공부하는 ‘가난한 고학생’쯤으로 묘사했다는 점이다.
 
  이것은 사실과 차이가 있다. 김건희 대표가 15세이던 1987년 아버지를 여읜 건 맞다. 하지만 그의 모친 최인경씨가 사업을 통해 나름의 부(富)를 일궜다는 건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다. 또 하나는 김건희 대표의 학력이다. 김 대표는 단국대 천안캠퍼스를 다닌 적이 없다. 그는 경기대 미술학과를 졸업했다. 이 방송을 통해 김 대표는 졸지에 ‘지방 원룸에 기거하며 대학에 다니는 집안이 어려운 대학생’이라는, 사실과 다른 인물로 그려졌다.
 
  김 대표를 이런 뉘앙스로 묘사한 이유는 무엇일까. 김건희 대표를 오랫동안 취재해온 기자 A씨는 “쥴리 의혹이 그럴듯하게 보이려면, 김건희 대표 집안이 가난해야 한다는 전제가 깔려야 자연스럽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A씨는 “부잣집 여성이 유흥업소에서 일한다는 건 누가 봐도 비상식적이다. 그래서 김 대표와 그 집안을 가난하게 보일 필요성을 느꼈던 것 같다”고 했다.
 
 
  정씨 파일에선 등장하지 않던 ‘쥴리’가 처음 등장하다!
 
2020년 10월 1일 ‘열린공감TV’가 올린 ‘단독 특종! 라마다 르네상스 호텔 쥴리!- 추석특집! 그녀들의 과거’라는 제목의 영상에서 정진수씨는 ‘쥴리’라는 예명을 최초로 언급했다. 사진=‘열린공감TV’ 캡처
  2020년 10월 1일, ‘열린공감TV’는 마침내 ‘단독 특종! 라마다 르네상스 호텔 쥴리!- 추석특집! 그녀들의 과거’라는 33분58초짜리 영상을 공개했다. 이 영상에서 ‘쥴리’라는 말이 처음 등장한다. 그것은 뜻밖에도 정진수씨의 육성을 통해서였다. 정씨 육성을 영상에서 그대로 옮긴다.
 
  〈정○○: 아 쥴리 이름이 그 윤석열 처 개명하기 전 이름이 김명신이었잖아요. 그 김명신 이름을 안 쓰고 쥴리라고 썼대요. 쥴리 작가. 쥴리. 뭐 작가로 쥴리라고 썼대요.
 
  열린공감TV: 아 그 이름이 같은 이름일 수도 있네요.
 
  정○○: 아 네. 쥴리라고 불렸다고.〉
 
  정진수씨는 그간 자신이 작성해온 많은 자료에서 전혀 언급조차 하지 않았던 ‘쥴리’를, 3년이 지난 2020년 특정 유튜브 채널에서 처음으로 공개한 것이다.
 
  정씨의 말을 자세히 보면 눈에 띄는 대목이 있다. 정씨가 김건희 대표를 ‘쥴리 작가’라고 표현한 부분이다. 그동안 대다수는 쥴리를 유흥업소 호스티스로 알고 있었지만 정작 정진수씨는 쥴리 작가라고 한 것이다.
 
 
  ‘쥴리 작가’가 ‘A급 여성 쥴리’로…
 
‘열린공감TV’는 쥴리라고 언급하는 정진수씨 육성이 나오기 전, 쥴리가 어떤 인물인지 길게 언급했다. 쥴리가 술집 여성, 즉 호스티스였다는 뉘앙스를 풍기는 내용이 주를 이뤘다. 사진=‘열린공감TV’ 캡처
  이에 ‘열린공감TV’ 관계자는 영상에서 정진수씨에게 ‘그 이름이 같은 이름일 수도 있겠다’라고 한다. 이렇게 말한 이유는 따로 있다. 쥴리를 언급한 정씨의 육성이 나오기 직전, 이 영상의 내레이션 녹취는 다음과 같다.
 
  〈(22분14초) 라마다 르네상스 호텔 지하에는 당시 막강한 재력가들이 들락거렸다는 나이트클럽이 있었다. 그곳에는 많게는 100여명에 이르는 호스티스들이 근무했는데 그녀들의 직업도 다양했다고 한다. 라마다 르네상스 호텔 나이트클럽은 홀만 해도 약 200여 평에 이르는 매우 큰 클럽이었으며, 양쪽으로 5~6평 정도의 룸들이 있었고, 그 룸은 호황일 때는 예약조차 힘들 정도였다고 한다. 당시 강남권 대형 나이트들은 엇비슷한 구조로 운영되었는데 남자 고객들이 룸을 잡으면 입구에서 예약을 한 남성 종업원을 통해 룸으로 안내된다. 룸에 들어온 남자들은 남성 종업원으로부터 자신들이 원하는 이미 그전부터 지정되어 있는 속칭 ‘아가씨’들을 호출한다. 처음 온 남성 고객의 경우, 그 아가씨들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교체할 수도 있었다고 한다. 그렇게 불려온 아가씨들과 남성 고객들은 매우 진한 술파티를 벌이고 그 후 자연스럽게 속칭 ‘2차’를 나간다고 한다…. 그들이 각각 쌍쌍으로 2차를 나가 어디서 무엇을 하는지는 상상에 맡기겠다. 라마다 르네상스 호텔은 엄청난 객실을 보유하고 있었으며 그 주변이 모텔업이 매우 성황했었다고 하니 어떤 일들이 벌어졌을지 짐작 갈 듯싶다. 당시 그 클럽은 특히 연예계, 체육계, 정치, 판검사 등이 애용했는데….〉
 
  이후 라마다 르네상스 호텔 사주 조○○ 회장 이야기가 나온다. 조 회장의 약력과 그와 친분이 있다는 법조계 충청 출신 법조인들, 특히 문제의 양○○ 검사와 윤석열 전 총장이 등장한다. ‘열린공감TV’는 조 회장이 충청 출신인 양 검사와 윤 전 총장을 ‘특별 관리 했다’는 취지의 주장도 했다. 이 밖에도 조 회장이 이 호텔 5층에 자신만의 공간(하우스)을 마련해놓고 여성들을 그곳으로 불렀다는 식의 내용도 담겨 있다. 이어지는 녹취록이다.
 
  〈(26분06초) 그 소위 클럽에서 올라온 ‘A급 여성’들 중 조 회장의 마음(?)을 사로잡은 여성이 있었다고 한다. 그녀가 당시 클럽에서 사용했던 이름은 ‘쥴리’였다 한다. 쥴리는 조 회장이 베푸는 연회 및 각종 모임에 참석했다고 하는데 그 모임이 어떤 모임이었는지는 또한 여러분의 상상에 맡기겠다. 여하간 쥴리는 조 회장을 사로잡아(?) 그녀가 정말 하고 싶었던 전시 관련 일들을 시작하게 된다. 라마다 르네상스 호텔 로비 및 2층 전시 공간을 이용하여 조금씩 자신이 하고 싶었던 전시 관련 일을 시작하게 되는 계기가 된다.〉
 
 
  ‘쥴리’에 대해 묻자 언성 높이고 화낸 정씨
 
기자가 정진수(사진)씨에게 ‘쥴리 작가’가 ‘술집 호스티스 쥴리’로 변질된 경위를 묻자, 그는 “나는 쥴리라는 얘기만 했다 이 말이에요”라며 화를 냈다. 사진=뉴시스
  그 직후 문제의 정진수씨 육성이 나온다. 즉 정씨는 ‘쥴리 작가’라고 했는데, ‘열린공감TV’는 그 직전 ‘A급 여성 쥴리’에 대해 길게 언급한 것이다. 지난 7월 11일 정씨에게 전화를 걸어 쥴리가 나오게 된 경위를 물었다.
 
  〈― ‘열린공감TV’에 육성으로 출연해 ‘쥴리 작가’라고만 언급했는데, 그게 어떻게 ‘호스티스 쥴리’가 됐는지 궁금하다.
 
  “뭔 말씀을 하든지 쥴리는 맞아요. 김건희가 쥴리 행세를 한 건 맞아요.”
 
  ― 당신 육성을 들어보면 작가로서의 쥴리 얘기만 하지 ‘호스티스 쥴리’ 얘기는 안 하더라.
 
  “나는 쥴리만 말할게요. 딴 얘기는 확인해줄 수 없고, 거기까지만 얘기할게요. 다른 거 물어보시든가요.”
 
  ― 어떻게 ‘쥴리 작가’가 ‘호스티스 쥴리’가 될 수 있었는지 그 경위가 궁금할 뿐이다.
 
  “예명으로 쥴리를 쓴 건 분명합니다.”
 
  ― 그건 어디까지나 작가로서 아닌가.
 
  “(목소리를 높이며) 그건 묻지 마시라고요. 그건 듣는 사람에 따라 다른 거니까요. 작가로 했든지 뭐라고 했든지 (김건희 대표가) 쥴리라는 예명을 쓴 건 확실하니까 그거 가지고 나에게 뭘 더 알려고 하지 마세요.”
 
  ― ‘호스티스 쥴리’라는 건 본인 얘기가 아니라 다른 누군가의 말 아닌가.
 
  “(화를 내며) 아, 그런 얘기도 하지 말라고요. 나는 쥴리라는 얘기만 했다 이 말이에요.”
 
  ― 그건 쥴리 작가라는 얘기만 했다 이 말인가.
 
  “그 얘기도 묻지 말라고요. 워딩대로 그대로 판단하세요. 나는 더 이상 확인해줄 게 없으니까요.”〉
 
  정씨가 말한 ‘쥴리 작가’는 ‘열린공감TV’ 영상으로 가공되면서 ‘쥴리=호스티스 예명=김건희’라는 구도로 굳어졌다는 결론을 내릴 수 있었다. 그러나 정씨와 ‘열린공감TV’ 양측 모두 명시적으로 ‘쥴리=호스티스 예명=김건희’라고 단정하진 않았다. ‘쥴리 작가’가 영상 내용과 결부되면서 ‘술집 호스티스 쥴리’로 변모하는 과정은 한편으론 극적이기까지 하다.
 
 
  ‘쥴리’ ‘양모 검사’ 이야기하다가 돌연 “이 이야기는 허위일 수 있다”
 
‘열린공감TV’는 ‘쥴리’ ‘양모 검사’를 언급하다가 돌연 “이 이야기는 허위일 수 있다”며 한발짝 물러서는 입장을 취한다. 사진=‘열린공감TV’ 캡처
  영상을 자세히 보면, ‘추측’과 ‘추정’의 의미가 담긴 용어가 자주 나온다. 그것은 다음과 같다.
 
  〈“(22분10초) 그녀(최인경씨)의 꿈은 고스란히 김명신에게 전달되었을 것으로 보인다.
 
  “(23분23초) 제보자에 의하면 당시 2차 금액이 1인당 30여만원이었다고 하니 지금 돈으로 따지면 꽤 큰돈이 오고 간 것으로 추정된다.
 
  “(25분29초) 2003년 말부터 2004년경으로 추정된다. 르네상스 호텔 GRO(Guest Relations Officer)로 근무했던 한 제보자에 의하면….”
 
  “(27분13초) 당시 한 여대생이었던 사람은 처음 ‘쥴리’의 파트너는 다른 검사였다고 한다. 통상 파트터를 잘 교체하지 않는 업계 룰(?)상 이상하게 다음부터 남자 파트너가 바뀌었는데 그가 양모 검사였다고 한다. 이 이야기는 허위일 수 있다.”〉
 
  앞서 녹취록에 등장하는 “어디서 무엇을 하는지는 상상에 맡기겠다” “어떤 일들이 벌어졌을지 짐작 갈 듯싶다” “그 모임이 어떤 모임이었는지는 또한 여러분의 상상에 맡기겠다”는 말 역시 묘한 상상력을 불러일으킨다.
 
  ‘열린공감TV’는 지난 5월 15일부터 ‘쥴리! 딱 30분간 털어놓는 풍문!(1)’이란 제목으로 3편에 걸쳐 이른바 ‘쥴리’에 관해 다뤘다. 제목을 ‘풍문’이라고 단 것부터 ‘열린공감TV’가 확인되지 않은 소문을 다루고 있음을 보여준다.
 
‘열린공감TV’는 “줄리아나 나이트클럽 출신이라고 해서 쥴리라는 이름이 붙었다는 설이 또 있어요”라며 설이란 점을 강조하기도 했다. 사진=‘열린공감TV’ 캡처
  1편 영상은 내레이션으로만 이뤄졌지만, 2편에선 3명의 출연자가 나온다. 이 영상에서 ‘열린공감TV’는 그간의 소문을 더욱 구체화해나갔다.
 
  〈출연자1: 서울 강남권에서 쌍두마차로 알려져 있던 줄리아나 나이트클럽 있지 않습니까. 거기서 굉장히 잘나가던 웨이터 한명이 볼케이노로 옵니다. 줄리아나 나이트에 있던 웨이터가 볼케이노로 와서 자기 VIP 손님들을 김명신과 연결을 해줍니다. 그렇게 해서 줄리아나 나이트클럽 출신이라고 해서 쥴리라는 이름이 붙었다는 설이 또 있어요.
 
  출연자2: 쥴리의 탄생이 거기서 비롯됐군요.
 
  출연자3: 줄리아나에서 가장 잘나갔던 웨이터….
 
  출연자1: 네. (웨이터가) 관리하는 아가씨 중의 하나다.
 
  출연자3: 르네상스에서 과거 한때 에이스로 통하던 김명신이?
 
  출연자1: 네. 그런 설이 있고, 두 번째 설은 뭐냐면 본인이 두 번째 나갈 때부터 예명을 ‘쥴리 작가’라고 얘기했다고 해요. 해외에 잘나가는 작가 중에 에스더 줄리(Esther Jullie)라고 있어요. 쥴리 작가라고 해서 실제 활동을 했다는 얘기도 있었어요. 어떤 게 정확한지는 모르겠으나, 아무튼 김명신은 본명을 쓰지 않고 쥴리라는 예명으로 통했던 거 같습니다.〉
 
  이 동영상에도 ‘설이 있다’ ‘어떤 게 정확한지는 모른다’는 표현이 나온다. 이런 ‘추측’ ‘추정’의 표현들은 훗날 있을지도 모르는 명예훼손 등에 관한 법적인 책임 소재를 따지는 상황이 왔을 때, 거기에서 벗어나기 위한 방편으로 쓰는 표현들이다. ‘열린공감TV’는 이런 설, 다시 말해 소문을 전하면서 빠져나갈 구멍도 함께 만들어 놓은 것이다. 물론 ‘열린공감TV’는 자체 취재를 통해 영상을 제작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그렇다면 ‘열린공감TV’는 이런 민감한 내용을 방송하면서 김건희 대표 측에 반론을 구했을까. 김건희 대표 측은 “전화는커녕 아무런 확인 절차 없이 일방적으로 방송했다”고 말했다.
 
 
  “볼케이노는 물 좋은 나이트클럽… ‘2차’는 과장”
 
  이쯤에서 김건희 대표가 일했다는 ‘볼케이노’라는 업소가 어떤 곳인지 궁금증이 인다. 1990년대 후반에서 2000년대 초반 유흥업계에 종사하며 룸살롱을 운영했던 B씨는 서울 강남권에 성행한 유흥업소에 대해 잘 알고 있다. B씨에게 볼케이노를 묻자 “거긴 그냥 요새의 클럽 같은 젊은이들을 위한 나이트클럽이지, 성매매(속칭 2차) 업소가 아니었다”고 단언했다. 그의 말이다.
 
  “볼케이노를 성매매 업소라고 하는 건 ‘밤문화(유흥문화)’를 모르는 사람들이 하는 말이에요. 거긴 젊은 남녀들이 와서 술 먹고 춤추며 노는 곳이었어요. 말 그대로 ‘물 좋은’ 나이트클럽이었죠. 젊은 남녀들이 와서 춤추며 노는 곳에 무슨 2차가 있어요? 자기들끼리 마음 맞으면 또 모를까…. 룸은 몇 개 있었던 걸로 아는데, 그런 룸은 나이트클럽이면 다 있었어요. 지금도 마찬가지고요. 돈 좀 있는 남성들은 일반 테이블이 아닌 룸을 잡죠. 그럼 웨이터들은 그 남자 손님들에게 팁 받아가며 룸 밖에서 놀고 있는 여성들과 부킹(여성과 남성을 합석시켜주는 것)을 좀 더 자주 해주죠. 부킹이 이뤄지면 자기들끼리 룸 안에서 노는 겁니다. 그게 무슨 성매매입니까? 말도 안 됩니다.”
 
  서울 강남의 유흥문화를 집중취재했던 전직 기자 C씨도 “1990년대 후반에서 2000년대 초반까지 서울 강남에서 가장 유명했던 나이트클럽은 줄리아나와 보스였고, 그다음이 볼케이노였다”고 말했다.
 
  C씨는 “볼케이노는 2차까지 이어지는 룸살롱이 아니라 나이트클럽”이라며 “젊은 남녀들이 놀러 와 눈이 맞아 호텔이나 모텔까지 가는 경우는 있어도 볼케이노가 아가씨를 두고 조직적인 2차를 알선했다는 건 지나친 과장”이라고 했다.
 
  그는 쥴리 의혹에 대해 “전제 자체가 잘못됐다”며 “차라리 쥴리가 룸살롱에서 일했다고 하면 모를까 나이트클럽(볼케이노) 호스티스였다고 하는 건 누가 봐도 말이 안 된다”고 강조했다.
 

  지금은 운영을 중단한 국내 관광 안내 인터넷 홈페이지 중 ‘왓츠 온 뉴스(What’s on news)’란 곳이 있다. 이 인터넷 사이트가 2002년 11월 28일 올린 글은 볼케이노를 다음과 같이 소개하고 있다.
 
  〈2002년 11월에 새롭게 오픈한 정통 나이트클럽이다. 국내 최고의 사운드를 자랑하고 있으며, 송년회, 동창회 등 단체모임을 위한 장소도 마련되어 있다.〉
 
  C씨는 이를 근거로 “최고의 사운드를 자랑하고, 송년회와 동창회 장소도 마련돼 있는 볼케이노가 어떻게 성매매 업소로 둔갑했는지 의아하다”고 말했다.
 
  기자는 취재 과정에서 볼케이노에서 일했던 웨이터들의 예명이 새겨진 공중전화카드를 인터넷상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대략 1990년대 초중반에 만들어진 것으로 보이는 공중전화카드였다. 웨이터들이 업소(볼케이노)를 홍보하고 자신을 알리기 위해 당시 필수품 중 하나던 공중전화카드에 업소명과 예명을 새긴 것이다. 여기에도 볼케이노는 나이트클럽이라고 명시돼 있다.
 
  ‘열린공감TV’도 볼케이노를 나이트클럽이라고 소개하고 있다. 이들은 거기서 한걸음 더 나아갔다. 쥴리라는 소재를 조금 더 자극적으로 만들기 위해 나이트클럽 볼케이노에 상상력을 보탠 건 아닐까. 핵심은 김건희 대표에 대해 가장 잘 안다고 할 수 있는 정진수씨가 쥴리라는 예명을 최근에 와서야 언급했다는 점이다. 이것이 무엇을 의미하는 걸까.
 
 
  ‘동거설’ 반박한 최씨… 그의 진술조서가 묻힌 까닭
 
  지난 5월 22일 올라온 ‘쥴리! 딱 30분간 털어놓는 풍문!(2)’에서는 앞서 언급한 양모 검사와 김건희 대표 이야기를 다뤘다.
 
  〈(2004년 6월) 양○○과 쥴리가 ○○○○○○에서 동거에 들어가게 됩니다. 정○○씨와 (최인경씨 간에) 소송이 있었잖아요. 소송이 진행되면서 양○○ 검사가 뒤를 봐줄 수밖에 없었던 여러 가지 정황들이 벌어지기 시작하는데…. 양○○ 검사 모친은 양평에 살고 있었나 봐요. 거기에 쥴리가 찾아가서 ‘어머니 어머니’ 할 정도로 친근하게 했다고 합니다.〉
 
  이 대목도 검증이 필요하다. 윤석열 전 총장의 장모 최인경씨는 양○○ 검사와 친분이 없다고 부인한 적이 없다. 최인경씨와 김건희 대표는 양 검사 부부와 친분이 제법 두터웠다. 최인경씨는 2011년 5월 25일, 서울동부지검 221호 검사실에서 조사를 받으며 양 검사와 친분을 쌓은 경위를 이렇게 설명했다.
 
  〈최○○이라는 사람이 저희 집에서 막내아들인 김○○의 가정교사를 했는데 최○○이 아는 사람이 양○○이라고 김명신이 저에게 말했습니다. 또 양○○이 조○○ 라마다 르네상스 호텔 회장과 잘 아는 사이이고 저도 조○○ 회장을 잘 알아 저희 가족과 양○○씨 가족이 자연스럽게 만나는 관계입니다.〉
 
  최인경씨는 정진수씨 등이 주장하는 ‘김건희-양○○ 검사 동거설’에 대해 이렇게 반박하기도 했다.
 
  〈저는 양○○씨 부인과도 잘 알고 그 가족 전체와도 잘 압니다. 양○○은 부인이 있고, 자식이 둘이나 있는데 정상적인 가정생활을 하는 사람이고 우리 딸(김건희)은 박사 학위를 받은 교수인데 부인이 있는 남자와 결혼을 한다고 말할 사람이 아닙니다.〉
 
  정진수씨가 작성한 파일에도 이 진술조서가 첨부돼 있지만, 최인경씨의 이 같은 진술은 동거설에 묻혀 거의 알려지지 않았다. 이 부분이 부각되지 않은 이유는 양 검사 부부와 최씨(김건희 대표 포함) 집안이 친분이 있다는 게 확인되면, 그간 소문으로만 떠돌던 동거설이 성립하는 데 어려움이 따르기 때문이다.
 
  최인경씨 설명에 따르면, 최씨 모녀는 양 검사뿐 아니라 그의 부인까지도 잘 아는 사이다(최인경씨는 지난 7월 2일 구속 수감되기 직전까지도 양 검사 내외와 교류했다). 그런 상황에서 ‘김건희-양○○ 검사 동거설’이 설득력을 얻기란 쉽지 않다.
 
 
  김건희씨가 ‘양 검사네 살림한다’는 말의 신빙성
 
최인경씨 작은아버지가 최인경씨를 비난하는 내용의 탄원서. 탄원서를 보면 기본적인 사실관계조차 틀려 누군가에 의해 대리 작성됐다는 의심을 갖게 만든다. 사진=유튜브 캡처
  두 사람의 동거설이 나돈 데에는 두 가지 이유가 있다. 하나는 최씨 측이 미국에 있는 양 검사 가족에게 미화(美貨) 8880달러를 송금했기 때문이다(최씨 측이 송금한 총액은 1만8880달러라고 알려짐). 최씨는 검찰에서 ‘양○○ 검사와는 오랜 지인 관계로, 그의 아들이 대학에서 유학 중이다. 외환으로 송금할 수 있는 금원(金員)이 제한적이다 보니 이를 부탁받아 대신 송금한 것이다’라는 취지의 주장을 했다. 이때 김건희(당시 김명신) 대표가 작은할머니 명의로 양 검사 가족에게 입금한 것으로 검찰 수사 자료에 적시돼 있다.
 
  두 번째는 김씨의 작은할머니 녹취록이다. 김건희 대표가 미국에 있는 양 검사 가족에게 송금할 때 명의를 빌렸던 작은할머니는 2008년 자신의 지인에게 “양 검사네 엄마네 집까지 명신이가 다 살림해. 쥐락펴락하니까”라는 말을 했다. 이에 대해 최인경씨와 김건희 대표를 잘 아는 D씨는 이렇게 말했다.
 
  “최인경씨 작은아버지(1934년생)는 본부인과 사별을 했어요. 그러곤 두 번째 부인을 얻습니다. 작은아버지는 새로 얻은 부인과 이혼을 했는데 이 과정에서 정씨의 역할이 있었습니다.”
 
  D씨는 법정에 제출된 자료를 기자에게 보여주며 정진수씨가 두 사람 사이에서 어떤 역할을 했는지 설명해줬다. 가족사와 관련된 부분이라 이 기사에서 다 밝히긴 어렵지만 이 자료에 의하면, 두 사람 사이에 정씨가 끼어든 정황만큼은 사실로 보였다. 이 사실을 안 최인경씨의 작은아버지는 정진수씨와 자신의 두 번째 부인을 형사고소한 바 있다.
 
  D씨는 “그때부터 정씨와 작은어머니가 서로 합세해 최인경씨와 김건희 대표를 모함하기 시작했다”며 “김건희 대표가 ‘양 검사네 살림을 한다’ ‘양 검사를 쥐락펴락한다’는 최씨 작은어머니의 녹취록은 그런 배경 속에서 나온 것이라 신뢰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이와는 별개로 최인경씨 작은아버지가 최인경씨를 비난하는 내용의 탄원서가 시중에 떠돌고 있다. 이 탄원서의 배경에도 정씨가 있다고 D씨는 주장하고 있다. 탄원서는 “조카딸인 최인경이… 정진수를 모함하여 누명을 씌워 억울하게 징역살이 시킨 사실에 대하여 아래와 같이 진실을 밝혀 드리오니…”라는 내용으로 시작된다. 이어 그간 알려진 최씨 모녀에 대한 갖가지 의혹을 열거한 뒤 “위 사실을 확인하시어 위 사건의 피고인 정진수에 대한 억울한 누명을 벗겨주시기 바랍니다”라고 끝맺고 있다. 사실상 정진수씨를 옹호하는 내용이다.
 
  최인경씨 모녀에 대해 의혹을 제기하는 이들은 이 탄원서를 근거로 최씨 모녀에게 문제가 많다는 식의 주장을 펼치고 있다. 동시에 정진수씨가 최씨 모녀로부터 피해를 입은 피해자라는 점을 은연 중 강조하고 있다. D씨는 “탄원서는 기본적인 사실관계조차 틀렸다”며 이렇게 말했다.
 
  “탄원서에는 ‘최인경은 탄원인(최씨 작은아버지) 형님 슬하의 2남 1녀 중 장녀’라고 돼 있습니다. 그런데 최인경씨는 3남 2녀 중 막내입니다. 작은아버지라는 사람이 이런 기본적인 사실관계를 틀릴 수가 있습니까? 그렇다면 누군가가 탄원서를 대신 썼다는 명백한 증거입니다.”
 
 
  “정씨의 말, 곧이곧대로 믿어선 안 돼”
 
2020년 10월 26일 ‘열린공감TV’는 ‘룸살롱 그리고 쥴리를 찾아서’란 영상에서 윤석열 전 총장과 김건희 대표 결혼사진을 올리면서 “훗날 그녀가 결혼할 때 유일하게 참석한 친구가 ‘쥴리’가 맞다라 확인해주었다”는 자막을 달기도 했다. 여기서 ‘그녀’는 문맥상 김건희 대표로 해석된다. 사진=‘열린공감TV’ 캡처
  지난해 10월 26일 ‘열린공감TV’에 올라온 ‘룸살롱 그리고 쥴리를 찾아서’에서는 (단정하지는 않았지만) 김건희 대표의 존재를 안다고 주장하는 이들이 음성변조를 한 채 등장한다.
 
  한 사람은 라마다 르네상스 호텔에서 매장을 운영했던 이, 또 다른 사람은 김건희 대표와 대학원을 함께 다녔던 이. 이 영상에서 유의미한 것은 결혼식에 참석했던 지인과 관련한 부분이다.
 
  〈(내레이션) 끝으로 가장 결정적인 것은 그녀와 함께 같이 라마다 르네상스 호텔 조○○ 회장이 베푼 연회장에 참석했던 여성들 중 한 명으로 가장 절친이었고 훗날 그녀(쥴리)가 결혼할 때 유일하게 참석한 친구가 ‘쥴리’가 맞다라 확인해주었다.〉
 
  그 직후 다시 정진수씨 육성이 나온다.
 
  “나는 확실히 같이 활동했던 애가 쥴리라고 했단 것은 들었고 하여튼 그 저기 쥴리는 맞아. 쥴리는… 같이 다녔던 애야. 결혼식에도 참석해. 유일하게. 여성으로 결혼식에도 참석하고 했던 애야.”
 
  요약하면 쥴리와 라마다 르네상스 호텔에서 같이 일했던 여성이 친구로서 유일하게 쥴리의 결혼식에도 참석했다는 것이다. 영상 속에 윤석열 전 총장과 김건희 대표 결혼식 사진이 첨부돼 있는 것으로 보아, ‘열린공감TV’가 전한 ‘결혼식’은 두 사람 결혼식을 의미하는 듯하다. 정진수씨는 그 여성으로부터 김건희 대표가 쥴리라는 것을 들었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이는 사실일까. D씨는 “윤 전 총장과 김 대표 결혼식 풍경을 《월간조선》이 상세히 보도하지 않았었나”라고 반문했다.
 
  《월간조선》은 2019년 11월호에서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 청사에서 열린 윤 전 총장 결혼식에 하객이 너무 많이 참석해 서초경찰서 직원들이 교통 정리에 나서야 했을 정도라고 전한 바 있다.
 
  D씨는 “《월간조선》은 ‘윤석열 총장 하객’이라고 표현했지만, 김건희 대표 측 하객도 만만치 않았다”며 “김 대표는 미술 전시회를 기획하는 사업가다. 그가 아는 지인이 한둘이겠나”라고 되물었다. 그러면서 “정진수씨의 말을 곧이곧대로 믿어서는 안 된다”고 당부하기도 했다.
 
 
  정씨에게 우호적이었다가 돌아선 E씨는 누구?
 
  정진수씨에 대해 의심을 갖는 이는 또 있다. 정씨에게 호감을 가졌다가 그의 실체를 알고서 정씨를 고소한 이가 있다. E씨가 그 주인공이다. E씨는 2019년 10월쯤 서울 여의도에 있는 더불어민주당 당사 앞에서 정씨를 처음 만났다. 두 사람은 형님 동생 하는 사이로 발전했고, 그 과정에서 E씨는 정진수씨에게서 최인경씨 모녀에 관한 이야기를 듣게 됐다. E씨 역시 억울한 민형사 사건에 연루돼 고초를 겪고 있던 터라 정씨에게 동질감을 느꼈다. 정씨는 그런 E씨에게 한 가지 제안을 했다. E씨의 말이다.
 
  “정진수씨는 제게 ‘윤석열 검찰총장과 그의 처, 그리고 장모로 인해 26억원 상당의 막대한 피해를 보고 감옥 생활까지 했다’는 이야기를 했고, 저도 거기에 공분(公憤)을 느꼈습니다. 정씨는 ‘최인경씨로부터 돈을 받아내면 당신(E씨) 사건을 철저하게 수사할 수 있도록 최씨에게 부탁해보겠다’는 취지의 제안을 했어요. 제 억울한 부분을 해결하는 동시에 제 사건을 이용해 정씨 역시 최인경씨로부터 돈을 받아내자는 아이디어였죠. 정씨와 ‘윤석열 총장에게 진정서와 탄원서를 넣자’는 합의도 했어요.”
 
  그 과정에서 정진수씨와 E씨는 ‘가압류채권양수도약정서’를 작성했다. 약정서는 ‘정진수는 2003년 11월 25일 채무자 최인경과 제3채무자 대한민국을 상대로 승소한 금액 26억5000만원을 아래와 같이 일금 30억원에 양도하기로 하고 아래와 같이 약정한다’로 시작한다.
 
  E씨는 “나중에 보니 정씨와 체결한 약정서는 황당하기 그지없었다”고 했다. 정씨가 약정서 조건으로 내건 것 중 하나가 최인경씨를 상대로 낸 26억원 상당의 채권 가압류 결정문(2003년 11월 25일, 서울동부지방법원 민사11부, 2003카합XXXX)이었기 때문이다. 이는 앞서 언급한 서울 송파구 스포츠센터와 관련해 최씨와 정씨 간에 벌였던 소송 과정에서 정씨가 최씨를 상대로 제기한 가압류 신청이었다. 본안 소송에서 정씨가 최씨에게 패소했기에 이 가압류 결정문은 아무 효력이 없는 것이었다. 정진수씨는 사실상 휴지 조각과 다를 바 없는 가압류 결정문을 앞세워 E씨와 약정을 맺은 셈이다.
 
 
  E씨와 최씨의 카카오톡 대화
  “본인(정씨)도 끄덕끄덕하면서…”

 
E씨가 최인경씨에게 보낸 카카오톡 메시지. 이 메시지에서 최씨와 합의하고 싶어 하는 정진수씨의 속마음을 읽을 수 있다.
  E씨는 약정 이행 보증금조로 5000만원을 정씨에게 지급하기로 했으나, 자금 조달이 어려워 200만원가량만 줬다. 2020년 6월 서울 잠실의 한 커피숍에서 E씨는 최인경씨와 첫 대면했다. E씨는 이 자리에서 정씨의 실체를 최씨 측으로부터 처음 들었다고 한다. E씨의 말이다.
 
  “알고 보니 정진수씨는 최인경씨 일가로부터 피해를 본 게 없었어요. 오히려 정씨가 최씨 모녀에게 피해를 준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정씨가 2003년 7월 28일 ○○상호저축은행 대표이사 이○○에게 내용증명을 보내 최인경씨의 대출금 152억2000만원 중 50%인 76억1000만원 상당을 정씨 동의 없이 지급돼선 안 되도록 방해한 자입니다. 그 바람에 최씨는 큰 손해를 보았죠. 정진수씨는 지금 자신이 피해를 당했다고 주장하는데, 정씨는 최씨 일가로부터 피해를 본 게 정말 하나도 없어요.”
 
  E씨는 최인경씨와 접촉한 이유에 대해 “정씨와의 합의를 종용하기 위해 만났다”고 했다. 그는 “정씨도 내심 최인경씨와 합의를 원하는 눈치라 내가 최씨를 만난 것”이라고 했다. 실제로 E씨는 최씨와 여러 차례 카카오톡 대화도 나눴다. 기자는 그 내용을 입수했다. 지난해 1월 2일 카카오톡 상에서 두 사람이 나눈 대화다.
 
  〈E씨: 정○○ 회장님이 구정 전에 윤 총장님께 진심으로 사과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시간이 걸리고 오해를 받더라도 (정진수씨를) 설득시키겠습니다…. 이번 기회에 지나간 악연과 문제들은 깨끗하게 청소해야 할 것입니다.
 
  최인경씨: 정○○과의 문제는 더 이상 접어두셨으면 합니다. 덧붙이자면 후환이 두렵습니다.〉
 
  같은 해 1월 5일 자에서 E씨는 정씨를 만나 ‘최인경씨와의 갈등을 해결하기 위한 방법을 논의했다’며 다음과 같은 내용의 메시지를 최씨에게 보냈다.
 
  〈E씨: 지난 번 통화 시 정 회장(정진수-기자 주) 입장에서 정리를 한 후 만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판단하여 저는 좋은 의견이라 생각하고 엊그제 저녁 정 회장을 만나 3장의 메모를 했답니다…. 제가 엊그제 정 회장한테 운명으로 생각하라고 하였습니다. 본인(정씨)도 끄덕끄덕하면서 ‘그래요 운명인 것 같습니다^^’ 그러더라고요.〉
 
  대화의 내용상 정진수씨도 내심 최인경씨와의 합의를 바라는 것으로 읽힌다. 최씨는 E씨의 이러한 제안을 일언지하에 거절했다. 최씨는 E씨에게 ‘죄송합니다. 정진수 관련은 더 이상 생각하기도 싫습니다. 이 세상에서 없는 사실을 만들어서 남을 중상모략하며 이익을 볼려 함은 하늘의 심판과 재앙이 따를 것이라 확신합니다’라고 답했다.
 
  E씨는 “최인경씨를 만나보니 그는 순진한 사람이었다”며 “세상은 최씨를 돈만 아는 사람인 것처럼 알고 있지만 그와 달리 경우가 밝은 사람이었다”고 평가했다. 이어 “(최인경씨는) 정씨와 얽혀 지난 17년간 공연한 피해를 입었다는 게 내가 내린 결론”이라고도 했다.
 
  D씨도 최인경씨에 대해 비슷한 평가를 내렸다. D씨는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요양병원 사건, 사문서 위조 혐의를 받고 있는 사건 등에 있어 최씨는 사실상 피해자”라고 주장했다. D씨의 말이다.
 
  “최씨는 돈이 많은 사람이라 그런지 주변에서 그걸 노리고 (최씨에게) 접근하는 사람들이 많았어요. 최씨의 잘못이라면 그들을 뿌리치지 못한 것이죠. 그런 사람들을 도와준답시고 아무런 의심 없이 금전을 건네고 허위 계약이나 맺고…. 그러면서 손해는 오롯이 최씨가 봤죠. 재밌는 건 그들이 (최씨를 상대로) 사기를 벌인다는 사실을 최씨에게 얘기해줘도 그는 그들의 정체를 믿으려 하지 않았어요. 그걸 인정하면 자기 부정이 되니까 그랬던 거 같아요.”
 
  D씨는 “지금 논란이 되는 정진수씨와 최인경씨 관련 의혹은 과거 법정에서 최씨가 다 승소했던 건(件)들”이라며 “최근 언론에 나오는 녹음 파일, 각종 자료 모두 그 당시 법정에 제출돼 법의 판단을 받았던 것들인데 마치 새로운 것인 양 보도되고 있다”며 혀를 찼다. 이른바 ‘쥴리’ 의혹에 대해 D씨는 “최인경씨가 보유했던 재산이 수백억원에 달하는데, 그런 사람이 자기 딸을 술집에 내보내고 유부남과 동거하게 놔두겠느냐”고 반문했다.
 
 
  조 회장 일가, 각종 의혹 관련해 “사실과 다르다”
 
  지난 6월 29일, 6년 전 법원이 김건희 대표 관련 의혹을 ‘허위사실’로 판단했다는 보도가 뒤늦게 나왔다. 이를 주장해온 정진수씨는 2012년 서울동부지법에서 허위사실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벌금 1000만원을 선고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판결문에 따르면, 정씨는 2010~ 2011년 16차례에 걸쳐 인터넷과 잡지 등에 최인경씨를 비방하는 글을 올렸다. 정진수씨가 올린 글 중에는 김 대표가 검찰 고위층과 부적절한 관계를 유지했다는 내용도 있었다.
 
  법원은 이 같은 주장이 허위라고 판단했다. 법원은 판결문에서 “정씨는 법원과 검찰에서 자신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자 소송 과정에서 작성한 준비서면 등을 실명으로 공개해 최씨의 명예를 훼손하기로 마음먹었다”며 “최씨가 딸을 검찰 고위층에 접근시키고 돈으로 매수했다는 등 총 16차례에 걸쳐 허위사실을 인터넷 사이트 등에 게재했다”고 적었다. 2015년 12월 대법원에서 확정됐다.
 
  한편 라마다 르네상스 호텔을 운영했던 조 회장 일가는 이번 일에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 기자는 조 회장 일가 중 한 사람에게 여러 차례 문자메시지와 전화를 했지만 아무런 회신이 없었다. 그의 지인을 통해 간접적으로 확인한 바에 따르면, 조 회장 일가는 이른바 쥴리 의혹에 대해 “전혀 사실과 다르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한다.
 
 
  尹 좌천됐던 朴 정권하에서도 잘나간 코바나컨텐츠
 
  김건희 대표에 대해 조금 알아보자. 김 대표는 1972년생으로 서울 명일여고와 경기대 서양학과, 숙명여대 대학원 미술학과를 졸업했다. 그가 운영하고 있는 코바나컨텐츠는 미술 전시기획 업체로 2007년 설립됐다. 김 대표는 2009년 이 회사 대표이사에 취임했다.
 
  김건희 대표가 대표이사에 취임한 직후 코바나컨텐츠는 성장을 거듭했다. ‘오마이뉴스’ 보도에 따르면, 코바나컨텐츠는 2009년 ‘앤디 워홀전’과 2010년 ‘샤갈전’, 2013년 ‘폴 고갱전’에 제작투자사와 특별후원사로, 2011년과 2012년에는 ‘뮤지컬 미스 사이공’과 ‘반 고흐전’에 주최사로 이름을 올렸다.
 
  특히 앤디 워홀전에는 《동아일보》와 MBC, 샤갈전에는 《한국일보》, ‘뮤지컬 미스 사이공’은 SBS와 《매일경제》, ‘반 고흐전’과 ‘폴 고갱전’에는 《한국일보》(문화사업단) 등 언론사가 주관사나 주최사로 참여했다. 이에 대해 김 대표는 “처음에는 언론사와 일을 많이 한 것도 긍정적이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코바나컨텐츠 성장 배경에 윤석열 전 총장이 있다고 의심하는 시각이 있다. 그러나 박근혜 정부 시절, 윤 전 총장이 국정원 댓글사건으로 정권의 미움을 사서 좌천됐을 때에도 코바나컨텐츠는 말 그대로 잘나갔다.
 
  2013년에 열린 ‘필립 할스만 사진전’(12월)과 ‘피영전(Shaow Play)’(4월)이 대표적인 예다. 코바나컨텐츠가 주관한 ‘필립 할스만 사진전’에서는 KBS미디어와 ‘위키트리’가 주최사로 나섰다.
 
  2015년 열린 ‘마크 로스코전’도 마찬가지다. ‘오마이뉴스’는 “‘마크 로스코전’은 한국에 들여온 그의 작품 가치만 2조5000억원에 이르는 ‘블록버스터 전시’였다”며 “3개월 동안 25만명의 관람객을 동원한 ‘마크 로스코전’은 지난 2015년 예술의전당 예술대상에서 ‘최다관람객상’ ‘최우수작품상’ ‘기자상’ 등을 받을 정도로 큰 성공을 거두었다”고 평가했다.
 
 
  김건희 “나는 언제나 ‘을’이었다”
 
  윤석열 전 총장 부부를 잘 아는 F씨는 “내 강의에 김건희 대표가 몇 번 참석해 청강한 적이 있었다”며 김 대표를 이렇게 평가했다.
 
  “윤석열 전 총장도 박식한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김건희 대표는 다른 측면으로 아는 게 많은 사람입니다. 미술을 전공해서 그런지 인문·철학에 관한 이해가 깊었습니다. 그 부분에 있어서만큼은 윤 전 총장을 뛰어넘을 겁니다. 김건희 대표가 경기대를 졸업한 것을 두고도 이런저런 말이 나오던데, 사실 미술계에서 경기대 서양학과는 홍익대 다음으로 평가를 해줍니다. 다만 국내 현실상 서울대나 홍익대 미대 출신이 아니면 개인전을 여는 게 쉽지 않습니다. 그 바람에 김 대표는 혼자서 뛰어야 했습니다.”
 
  F씨는 “김건희 대표는 언제나 바쁘게 돌아다녔다. 내가 김 대표에게 ‘왜 그렇게 바쁘게 사냐’고 물었더니 의외의 답이 돌아왔다”고 했다. F씨가 기자에게 한 말이다.
 
  “제 남편이나 선생님(F씨)처럼 평생 ‘갑’으로만 사신 분들은 모르실 거예요. 저는 언제나 ‘을’이기 때문에 이 사람 저 사람 만나면서 바쁘게 뛰지 않으면 사업을 할 수가 없어요.”
 
  이제 요양병원 사건에 대해 알아볼 차례다. 의정부지방법원 형사합의 13부(판사 정성균)는 지난 7월 2일 의료법 위반과 특정경제가중처벌법 등에 관한 사기 혐의로 기소된 최인경씨에게 징역 3년을 선고했다. 재판부의 판단에 따라 최씨는 이날 법정구속이 됐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편취한 금액이 약 22억원에 이르는 등 범행 규모가 크다”며 “국민건강보험의 재정 악화를 초래하고 성실한 국민건강보험 가입자들의 경제적 부담을 가중시키는 결과를 초래한다는 점에서 그 죄책이 가볍지 않다”고 양형 사유를 밝혔다.
 
  재판부는 또 “(최인경씨가) 범행을 중단시키거나 피해 확산을 막기 위한 어떠한 노력도 하지 않았으며 오히려 책임면제각서를 받는 등 자신의 책임을 은폐·축소하는 데만 관심을 기울였다”고 지적했다. 이어 “피해자(국민건강보험공단)의 피해 회복을 위한 별다른 노력을 기울이지 않았다”고도 했다.
 
  현행 의료법 33조는 ‘의사, 한의사, 치과의사, 조산사, 국가, 지방자치단체, 의료법인, 비영리법인 등이 아니면 의료기관을 개설할 수 없다’고 못 박고 있다. 최씨가 요양병원 설립에 관여한 것은 의료법 위반이며, 그 과정에서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요양급여를 수급한 것 역시 부정한 편취에 해당한다는 게 재판부의 입장이다.
 
 
  최강욱·황희석의 고발로 재조사 착수
 
2020년 4월 7일, 최강욱 당시 열린민주당 비례대표 후보와 황희석 전 법무부 인권국장, 조대진 변호사가 윤석열 당시 검찰총장의 부인 김건희 대표와 장모 최인경씨 등을 고발하기 위해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 민원실로 향하며 입장을 밝히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 사건의 공소사실을 요약하면 최씨는 주○○, 한○○, 구○○과 공모해, ▲형식상 비영리 의료재단을 설립한 것 같은 외관을 만들어 요양병원을 설립하고(의료법 위반) ▲요양병원을 운영하면서 2년 동안(2013년 5월 26일~2015년 5월 16일)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요양급여비용 약 22억원을 편취(특경법상 사기)했다는 것이다. 여기서 주씨와 한씨는 부부 사이며 구씨는 요양병원에 돈을 댄 투자자이다.
 
  사실 요양병원 사건은 이미 수년 전 한 차례 법원의 판단이 이뤄졌다. 이 사건은 2014년 10월 16일 파주경찰서의 인지로 처음 수사가 개시됐다. 이듬해 7월 13일 고양지청 검사가 공소제기를 했고, 2016년 6월 3일 고양지방법원 1심 선고 공판에서 주○○, 한○○, 구○○ 세 사람에게 유죄가 선고됐다. 2017년 대법원은 주씨에게 징역 4년을, 한씨와 구씨에게 각각 징역 2년 6월에 집행유예 4년을 확정판결했다. 이 과정에서 최씨는 불입건 됐다. 혐의가 인정될 만한 부분이 아예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다가 2020년 4월 7일 최강욱 열린민주당 대표와 황희석 열린민주당 최고위원 등이 서울중앙지검에 고발장을 제출함에 따라 요양병원 사건 재수사가 이뤄졌고, 지난 7월 2일 최씨에게 실형이 선고됐다.
 
  사건의 내막을 구체적으로 들여다보면, 몇 가지 쟁점이 될 만한 부분이 있다. 우선 최씨가 요양병원 운영에 관여했는지 여부다. 이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문제의 요양병원(정확히는 ○○의료재단 명의의 △△△△△요양병원)의 설립 과정부터 알아봐야 한다. 의정부지법이 작성한 판결문에는 요양병원 설립 과정이 다음과 같이 적시돼 있다.
 
  〈주○○은 2012. 9.경 배우자 한○○과 함께 파주시 문산읍 선유리 ○○○-○○ 소재 지상 건물 1, 3, 4층을 손○○부터 매수하여 의료법인을 설립하고 의료법인 명의로 요양병원을 개설·운영하기로 마음먹었으나 건물 인수자금이 부족하자, 피고인(최씨)과 구○○을 동업자로 끌어들이기로 계획하였다. 이에 주○○은 2012. 9.경 피고인에게 ‘병원 사업을 하는데 2억원을 투자하면 병원을 운영하여 기존에 변제하지 못한 3억원까지 더해 5억원을 지급하겠다’는 취지로, 구○○에게 ‘10억원을 투자하면 의료법인 이사장 직함을 주고 병원을 운영하여 월 4억원의 매출을 창출한 뒤 그 수익금으로 투자금을 모두 변제해주겠다’는 취지로 각 제안하였고, 피고인과 구○○은 위 제안을 받아들여 의료법인을 개설해 요양병원을 운영하기로 공모하였다.〉
 
  해당 건물을 매입하는 과정에서 최씨는 2억원을, 구○○은 3억원 등 총 5억원을 손○○에게 지급했다. 이러한 과정을 거쳐 2013년 2월 6일경 ○○의료재단 명의로 파주시 문산읍 선유리 ○○○-○○에 △△△△△요양병원이 설립됐다. 최씨는 구씨와 공동 이사장에 선임됐다.
 
 
  최씨가 건넨 2억원, ‘투자’인가 ‘대여’인가?
 
  재판부는 최씨가 요양병원 설립 과정에 지급한 2억원을 ‘투자’ 개념으로 봤다. 최씨가 차후 요양병원의 수익을 공유할 의사가 있었다고 판단한 것이다. 최씨 측 입장은 다르다. 최씨 측 손경식 변호사의 말이다.
 
  “당초 최씨는 주○○에게 3억원을 빌려주곤 돌려받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주씨는 최씨에게 ‘2억원을 더 빌려주면 종전 채무 3억원을 포함한 5억원의 채무에 관하여 확실한 담보책을 제공하겠다’는 요지로 간청했다고 합니다. 최씨는 2012년 9월 20일 2억원을 소지하고 주씨를 만나러 갔다가 손○○씨로부터 병원 건물을 매입하는 계약현장에 동석하게 됐습니다. 그 자리에서 처음 보는 구○○이 손○○에게 3억원을 지급(투자)하는 상황에서 최씨도 손씨에게 얼떨결에 2억원을 지급했던 것입니다. 문제의 2억원은 결과적으로 의료법인 ○○의료재단이 손씨로부터 건물을 매입하는 자금으로 사용된 것이므로 최씨는 의료법인에 2억원을 대여한 셈입니다.”
 
  2016년 원 사건 판결문에는 주씨와 한씨 부부는 최씨에게 “2억원을 투자하면 5억원을 보장하여 주겠다”는 식으로 말했다는 대목이 있다. 손 변호사는 “이 표현은 부정확하다”며 “‘2억원을 빌려주면 기존의 채무금 3억원을 합하여 총 5억원의 채무에 관한 담보책 내지 보장책을 주겠다’는 취지로 해석하는 게 정확하다”고 설명했다.
 
  손 변호사의 이 같은 설명은 주씨와 한씨, 구씨도 인정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세 사람의 피의자 신문조서(요지)에는 손 변호사의 설명을 뒷받침하는 대목이 여럿 존재한다.
 
  〈주○○: 최인경이 낸 돈은 빌려준 돈이다.
 
  주○○: 최초 병원 사업을 구상하고 법인을 설립한 이는 주○○ 자신과 구○○이다.
 
  한○○: 최인경 회장이 낸 돈은 빌린 돈이다.
 
  한○○: 의료법인 이사 선임은 구○○이 주○○과 상의해서 했다.
 
  구○○: 최초에 병원을 하자고 한 사람은 주○○이고 최인경은 병원 건물 매매계약일 처음 보았다.
 
  구○○: 건물 구입에 관하여 계약 주도는 주○○이 했고, 대출은행 협상도 주○○이 했고, 구○○ 본인은 한 일 없이 가서 서명했다.〉
 
  주씨와 한씨 모두 최씨가 지급한 2억원을 ‘빌린 돈’, 즉 ‘대여금’으로 인식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최씨가 내놓은 2억원이 설령 투자금이라고 해도 이는 전체 투자자 중 가장 적은 금액이다.
 
  실제로 엄○○와 조○○은 10억원 이상, 서○○는 6억원, 구○○은 3억원을 투자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 중 구씨를 제외한 나머지 세 사람은 기소되지 않았다(최씨는 불입건됐다가 작년 재수사를 통해 재판에 넘겨져 이번에 구속수감).
 
 
  최씨 아닌 주씨 부부가 실제 병원 운영한 정황
 
  법인 설립과 이사 선임, 계약 등 병원 설립과 운영에 있어서도 주씨가 주도하고, 투자자 구씨의 조력(助力)이 있었음이 본인들의 진술을 통해 확인된다. 주씨의 아내 한씨 역시 병원 운영에 개입한 정황이 있다. 구씨와 마찬가지로 요양병원에 6억원을 투자했던 서○○씨의 진술조서에는 이런 내용이 적혀 있다.
 
  〈주○○이 의사도 면접 보아 뽑았고 직원들도 모두 면접하고 고용하였으며, 병원 돈 관리를 부인 한○○이 했는데 주○○의 말이 없으면 10원도 보내주지 않았다… 자금 사용에 대하여는 한○○이 일을 하고 있고, 한○○은 주○○ 외에는 일체 열람을 허용하지 않는다.〉
 
  요양병원 의사와 간호사들도 한씨가 병원 경영에 관여하고 있다는 취지의 진술을 했다. 의사 오○○씨는 “2014년 11월경 주○○ 이사장과 한○○ 이사의 면접을 보았다”고 말했다. 간호사 김○○씨도 “2013년 5월 말경 이사장 주○○으로부터 면접을 보고 채용되었고, 이사장 부인 한○○이 근무하고 있었다”고 했다.
 
  간호사 정○○씨는 “자신은 간호부장의 면접으로 입사했고 간호부장은 한○○의 지시를 받는다, 의사는 전적으로 주○○이 고용을 결정했다”고 기억했다. 심지어 물리치료사 원○○씨는 “○○의료재단에서는 한○○이 모든 일을 다 했다”고 진술하기도 했다.
 
  주씨와 한씨는 횡령 혐의도 받았다. 2015년 파주경찰서는 주○○과 의료법인 관련 전체 계좌를 압수수색해 자금의 행방을 추적했다. 그 과정에서 주씨와 한씨가 돌려막기식으로 자금을 차입한 정황을 발견했다. 특히 상당 금액을 주씨의 장모이자 한씨의 모친인 이○○ 명의의 ‘국제□□’ 계좌로 이체한 사실을 확인했다.
 
  이에 대해 주씨는 “세금 문제 때문에 부득이 이○○ 명의의 구좌에 송금하였던 적이 있지만 모두 회수해 직원 급여 등으로 사용했다”는 취지로 해명했다. 한씨는 검찰 조사에서 모친 명의의 국제□□ 계좌를 “자신이 관리했다”는 요지로 진술하기도 했다.
 
  손 변호사는 이러한 내용을 근거로 “요양병원의 설립과 운영을 주도한 건 주씨와 한씨 부부였다”며 “최씨는 요양병원 설립·운영에 공모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이어 “결과적으로 최씨는 주씨 말에 속아 2억원을 대여한 게 전부”라고 주장했다.
 
 
  최씨가 공동 이사장에 취임한 까닭
 
  그렇다면 최씨는 왜 요양병원 공동 이사장 직위에 올랐던 걸까. 손경식 변호사는 “최씨가 이사장으로 등재된 것은 피고인을 속여 2억원을 추가 대여받기 위한 주○○의 요청에 의한 것이었다”고 말했다. 앞서 손경식 변호사가 설명했듯이, 최씨는 당초 병원 계약 단계(최씨가 손씨에게 2억원을 지급하던 단계)에서 요양병원 설립·운영 등의 계획을 사전에 인지하지 못했던 것으로 보인다.
 
  최씨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이사장으로 등재된 사실을 뒤늦게 알았다. 병원 사정을 잘 아는 이들에 의하면, 주씨는 최씨에게 ‘회장님이 이사장으로 등재돼야 내가 병원 경영을 마음대로 못 할 것 아니냐’는 식으로 말했다고 한다. 주씨는 관련 민사소송에 증인으로 출석해 “최○○은 의료법인 이사장으로 등기된 사실을 알고서 얼마 지나지 않아 이사장을 하지 않을 테니 이름을 빼달라고 요구했다”고 증언했다.
 
  손 변호사는 “‘최씨가 운영에 관여하지 않았고 계속 이사장 명의를 빼달라’고 요구한 사실이 담긴 주씨의 증언 녹취록도 있다”고 말했다. 최씨의 이러한 부탁에도 불구하고 주씨는 한동안 최씨의 이사장직을 유지시켰다. 2014년 5월 19일에서야 최씨를 이사장직에서 사임처리했다.
 
  병원 의사와 간호사들의 진술을 통해 드러났듯이 주씨가 실질적인 이사장 행세를 했다는 증언도 존재한다. 투자자 서○○씨도 “주○○은 의료법인 이사장, 병원장 명함을 모두 사용했다”고 진술했다. 재판부에는 주씨의 명함도 제출됐는데, 명함에 적힌 주씨의 직함은 ‘이사장’이었다.
 
  최씨가 요양병원 경영에 관여했다면, 그에 따른 수익이 있어야 하는 게 상식이다. 그러나 최씨 측은 오히려 금전적인 손해를 봤다는 입장이다.
 
  최씨는 대여금 2억원을 포함해 요양병원 측에 총 4억2800만원을 빌려줬다. 이 중 1억5000만원은 주씨가 최씨에게 “병원 간호사 등의 월급을 지급할 돈이 부족하니 빌려 달라”는 부탁을 받고 빌려준 것이다. 이때 최씨는 자신의 이름으로 빌려주면 주씨 등이 변제 노력을 성실히 기울이지 않을 것을 우려해 타인(他人) 명의로 대여해줬다고 진술한다.
 
  최씨는 요양병원 측에 대여한 4억2800만원 중 3억9700만원만 돌려받을 수 있었다. 주○○씨에게 최초 대여한 3억원은 변제받지 못했다.
 
  손 변호사는 이를 근거로 “피고인 최씨는 주○○에게 돈을 대여(또는 투자)하고도 변제를 받지 못한 피해자일 뿐, 급여나 이자 등 어떤 명목으로도 수익이나 이익을 얻은 바가 없다”고 강조했다.
 
 
  “최씨 사위 유모씨, 행정원장 역할 하려 했지만…”
 
  또 하나의 쟁점은 최씨의 사위 유○○씨가 요양병원 행정원장으로 근무했던 사실이다. 이는 최씨가 병원 운영에 관여했다는 하나의 정황 증거로 여겨졌다.
 
  2016년 법원 판단에 따르면, 최씨 사위가 서류상 2013년 2월 6일부터 6월 1일까지 행정원장으로 근무한 사실은 인정된다. 이때 유씨가 영양사와 서무 직원 등 3인의 채용과정에서 면접을 봤기 때문이다. 하지만 앞서 보았듯이 다수의 의사와 간호사 등 핵심 인력은 주씨와 한씨 부부가 직접 면접을 통해 선발했다.
 
  유씨가 요양병원에 근무한 것 역시 주○○씨 요청에 따른 것이었다. 주씨의 요청에 따라 최인경씨는 대여자 입장에서 요양병원 돌아가는 사정을 알고자 사위 유씨를 (병원에) 보냈고, 유씨는 그곳에서 2개월 정도 근무한 게 전부라는 것이다. 서류상으로는 약 4개월 근무했다고 하나, 실제 근무 기간은 2개월에 불과했다고 한다. 투자자 구○○씨의 친족 최모씨의 진술을 보자.
 
  〈“유○○가 행정원장이기는 하나 경리, 회계, 구매업무 등 돈이 집행되어야 하는 일에 한○○, 주○○에게 실권이 있었다.”
 
  “유○○는 행정원장으로서 보유하여야 할 권한을 제대로 행사하지 못하여 불만이 있었고 월급도 제대로 받지 못하였다.”
 
  “최인경을 직접 보거나 통화한 적은 없고, 유○○도 처음에는 행정원장으로 역할을 하려 하였으나 주○○, 한○○의 견제로 실권을 못 얻고 요양병원이 수익을 얻는 것이 어렵다는 것을 알게 되자 나간 것으로 생각한다.”〉
 
  물리치료사 원○○씨도 “행정원장들에 관하여 기억나지 않는다”며 “○○의료재단에서는 행정원장이 특별히 없었고 한○○이 모든 일을 다했다”고 진술했다.
 
 
  “책임면제각서, 私人 간 작성된 각서일 뿐 법적 효력 없다”
 
  최인경씨가 서명한 ‘책임면제각서’도 쟁점 중 하나다. 최강욱 의원과 황희석 최고위원이 최씨를 고발하며 ‘책임면제각서를 근거로 (최씨를) 기소하지 않은 것은 기소권 남용이며, 당시 대검 중수부 과장이던 검찰총장이 최씨의 사위라는 사실이 재량의 남용에 영향을 미친 게 아닌가 의심스럽다’는 취지의 주장을 했다. 손경식 변호사는 “문제의 책임면제각서는 사인(私人) 간에 작성된 각서에 불과할 뿐 법적 효력이 전혀 없다”고 강조했다. 손 변호사의 말이다.
 
  “피고인(최인경)이 (2014~2015년) 원 사건 수사와 기소 과정에서 피의자로 입건되지 않았던 이유는 의료법인 설립 시 자금을 빌려준 사실은 있으나 병원 운영에 전혀 관여하지 않은 점이 수사를 통해 드러났기 때문입니다. 또 피고인은 빌려준 돈의 상당 부분을 순차적으로 변제받았을 뿐 병원 운영자금의 조달이나 회계 처리에 관여하지 않은 점도 밝혀졌습니다.”
 
  문제의 각서 내용은 ‘주○○은 의료법인 인수 시부터 피고인 이사장 사임 시까지 본인이 운영·결재를 하였으며 본인이 행사한 문제에 대해서는 사임하신 이사장님에게 민형사상 일이 발생 시 책임질 것을 각서합니다’이다.
 
  손 변호사는 “책임면제각서는 피고인이 운영에 관여하지 않았다는 확인차 받은 것”이라며 “병원 운영 관여를 인정하거나 그로 인한 법적 책임을 질 염려 때문에 받은 게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어지는 그의 설명이다.
 
  “각서는 주○○이 피고인이 이사장으로 등재되어 있는 기간 동안 모든 운영과 관련 결재를 주○○이 했고 피고인은 명의만 등재돼 있었음을 ‘확인’하는 내용일 뿐, 어떤 책임이 발생했을 때 이를 ‘면제’해준다는 내용이 전혀 아닙니다. 사인 간 작성한 책임면제각서로 법적 책임을 면피받을 수 있겠습니까. 더구나 2016년 원 사건 재판 과정에서 이 각서는 쟁점사항이 아니었습니다. 말 그대로 사인 간에 작성한 각서가 ‘무슨 의미가 있느냐’며 재판부도 큰 비중을 두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이제 와 무슨 큰 의미가 있는 것처럼 비치고 있으니 황당합니다.”
 
 
  최씨가 요양급여 편취한 금액이 22억원?
 
  이번에 1심 재판부(의정부지법)가 주된 양형 사유로 밝힌 요양급여 편취 금액(약 22억원)도 문제가 있다는 게 변호인의 입장이다.
 
  손 변호사는 “1심 재판부의 판단에 따르더라도, 주○○이 요양급여 비용을 최초로 지급받은 2013년 5월 26일부터 2개월 뒤인 같은 해 7월 31일까지”라며 “요양급여 비용 최초 지급일을 기준으로 하면 (피고인 최씨가) 병원 운영에 관여했다고 볼 수 있는 기간은 고작 2개월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병원 운영이 시작된 2013년 2월을 기준으로 하더라도 피고인이 관여할 수 있는 기간은 수개월에 불과하다”고도 했다. 같은 해 7월 31일 이후엔 최씨가 병원 운영에 관여했다고 볼 정황이 없기 때문이다.
 
  손 변호사는 “그럼에도 1심 재판부는 2013년 5월 26일부터 2015년 5월 16일까지 약 2년간 받은 요양급여 비용 전체에 대해 피고인의 책임을 인정했다”고 비판했다.
 
  손경식 변호사는 “최강욱 의원과 황희석 최고위원은 요양병원 원 사건 수사 당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개입해 최인경씨가 불기소됐다는 취지의 주장을 했지만 당시 윤석열 전 총장은 국정원 댓글사건으로 인해 좌천된 상태였다”고 말했다.
 
  “요양병원 원 사건 수사가 이뤄지기 약 1년 전인 2013년 10월 21일,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국정감사장에서의 직설적 발언으로 직위해제되어 같은 해 12월 19일 정직 1개월 징계처분을 받았습니다. 정직기간이 도과된 직후인 2014년 1월엔 대구고검 검사, 2016년 1월엔 대전고검 검사로 인사발령을 받아 좌천된 상태였고, 사표 제출을 종용받고 있었습니다. 그런 시기에 윤 전 총장이 사건에 개입했다는 건 말도 안 됩니다.”
 
  이상에서 살펴본 것들은 소위 ‘윤석열 X파일’로 알려진 부분 중 일부분에 해당한다. 그 외의 것들은 아직도 ‘현재진행형’이다. 또다시 어떤 형태로, 누군가에 의해 다시금 수면 위로 떠오를지 모른다.
 
  그렇다고 이 기사를 통해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그 처가를 두둔할 생각은 없다. 《월간조선》이 가장 중시하는 건 ‘사실’이다. 독자들이 고개를 끄덕일 수 있도록 다음 호에도 사실 그대로를 다룰 것이다. 사실 앞에서는 ‘친(親)윤석열’도 ‘반(反)윤석열’도 고개를 숙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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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8valley@gmail.com    (2021-07-19) 찬성 : 6   반대 : 9
김건희 씨를 쥴리라고 하는 소문에 과거 화랑을 경영하던 지인 왈:우리 화랑에서 큐레이터로 활동하였었는데 왜 뜬금없이 쥴리 소동이냐며,아무리 정치판이 썩었어도 한 여인의 인생을 이런 식으로 모욕하냐며 분개하던네?도대체 이런 루머 만드는 사람들은 그 머리속에 무엇이 들어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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