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3일 화성 삼성전자에서 일어난 '거꾸로 현수막' 사건.
23일 경기도 화성 삼성전자에서 벌어진 ‘거꾸로 현수막 사태’ 후폭풍에 네티즌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담당 직원은 물론 그 직원 뽑은 인사팀장까지 잘렸다”는 소문이 파다하다. 특히 각 기업의 홍보 담당 직원들은 남의 일이 아니라는 듯 가슴을 쓸어내리며 담당 직원의 안위에 대해 걱정하고 있다.
23일 오전 삼성전자의 화성캠퍼스에서 모바일과 서버에 투입되는 최첨단 반도체를 생산하는 ‘EUV(극자외선) 라인’ 기공식이 열렸는데, 식순에서 대형 현수막이 흘러내려와야 하는 순간 현수막이 거꾸로 뒤집어진 채 흘러내렸다.
행사에 참가한 VIP 귀빈들이 동시에 버튼을 누르면 무대 상단에서 ‘화성 EUV라인 기공식’이라고 쓰여 있는 대형 현수막이 내려와야 하는데 현수막이 위아래 거꾸로 걸려 있었던 것이다. 현수막을 보는 순간 행사에 참석한 김기남 삼성전자 반도체 담당 사장과 국회의원, 마을주민들의 표정은 순간 ‘얼음’이 됐고, 일부 주민들은 웃음을 터뜨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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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기공식은 김기남 사장을 비롯해 강인엽 삼성전자 시스템LSI사업부 사장, 정은승 파운드리 사업부 사장, 권칠승 국회의원(화성시병), 황성태 화성시 부시장을 비롯해 지역 주민 등 약 300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전체 참가자 중 90% 이상은 인근 지역 주민들이었다.
이날 사고는 소셜미디어와 인터넷 커뮤니티 등 현장을 촬영한 동영상과 사진이 올라오면서 알려지게 됐다. 네티즌들은 ‘삼성도 이런 실수를 하나’ ‘대참사’ 등의 반응을 보였다.
특히 각 기업의 PR담당자들은 이 동영상을 보고 사색이 됐다. 한 대기업 PR팀 관계자는 “상식적으로 있을 수 없는 실수지만 행사를 위해 눈코 뜰 새 없이 일하다 보면 상상할 수 없는 실수가 벌어지기도 한다”며 “현수막은 용역 측이 설치했을 가능성이 높지만 현장 담당자가 걱정돼 눈물이 날 지경”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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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를 중심으로 돌고 있는 삼성전자 관련 '지라시'. |
이와 관련해 담당 직원이 해고됐다는 설이 인터넷과 모바일 메신저를 중심으로 나돌고 있다. SNS를 중심으로 ‘삼성 담당 직원 잘림, 그 직원 뽑은 인사팀장까지 잘림. 책상 창문 밖으로 집어 던지라고 하는 중’이라는 내용이 돌고 있는 것이다. 삼성전자 측은 “상식적으로 말이 되느냐”고 반문하며 “그런 일(해고) 없다. 사실이 아니다”고 잘라 말했다.
한 국내 대기업의 PR담당자는 “물론 해고까지 갈 일은 아니고 사건 자체는 시말서나 경징계로 마무리될 가능성이 크지만 ‘관리의 삼성’이라는 이미지에 누를 끼쳤다는 윗사람들의 시선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글=권세진 월간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