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김정은이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확대회의를 주재하고 ‘격동 상태’를 논의했다는 보도가 24일이 나오면서 북한의 신형 잠수함발사미사일(SLBM) 발사 도발이 임박했다는 관측이 나왔다. 김정은이 직접 당 중앙군사위 확대회의를 주재한 것은 지난해 12월 22일 이후 6개월 만이다.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조선로동당 중앙군사위원회 제7기 제4차 확대회의가 진행됐다”면서 “김정은 동지께서 회의를 지도하시었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국가무력 건설과 발전의 총적 요구에 따라 나라의 ‘핵전쟁 억제력’을 한층 강화하고 전략 무력을 고도의 ‘격동상태’에서 운영하기 위한 새로운 방침들이 제시됐다”고 전했다.
국정원 1차장을 역임한 남주홍 경기대 석좌교수는 24일 <조선일보>와의 통화에서 “이번 김정은 주재 회의 내용을 살펴보니 ‘핵전쟁 억제력’ 그리고 격발 상태를 의미하는 ‘격동 상태’라는 표현이 언급됐다”면서 “신형 잠수함 진수식 및 SLBM 발사가 임박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곽길섭 전 국가안보전략연구원 북한체제연구실장(현 원코리아센터 대표)도 이와 비슷한 전망을 내놓았었다. 곽 대표는 지난 4월 말 김정은 ‘사망설’ ‘변고설’ 등 억측이 떠돌고 있을 때, 거의 유일하게 ‘김정은이 새로운 구상을 하고 있을 것’이란 분석을 내놓았던 이다.
결과적으로 곽길섭 대표의 이 예측은 적중했다. 곽 대표는 김정은이 모습을 드러내고 있지 않던 지난 4월 28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이런 요지의 말을 했다.
<내가 북한 선전 담당자라면 이런 선전 시나리오를 쓸 수 있다. ‘(김정은이) 대북제재와 코로나가 창궐하는 이 격변의 시기에 당 정치국 회의를 주관하고 김일성을 참배하며 본인의 결심을 고(告)한 뒤 현지지도를 떠난다. 현지지도를 통해 '어떤 성과'를 낸 뒤 다시 돌아왔다’는 식으로 말이다. 이러면 최고 지도자에게 있어 근사한 한 편의 드라마가 된다.>
당시 곽 대표는 ‘김정은의 입장에서 선택할 수 있는 향후 옵션’ 5가지를 제시하기도 했다.
<첫째, SLBM, ICBM 등 신형 전략무기를 시험 발사하는 ‘최고의 강경책’
둘째, '선(先) 전략도발 후(後) 대화'를 통해 첨단무기 고도화와 경제활성화라는 ‘2마리 토끼 잡기’를 시도
셋째, 기존의 자력갱생-정면돌파전-군사력 강화 정책노선을 지속하면서, 그럭저럭 버티기를 해나가는 것
넷째, 우리 정부의 대화와 교류협력 제의에 호응, 장기간의 대북 제재와 최근 코로나 사태로 심화된 경제위기를 완화해 나가는 것. 한미간 갈등을 유발하는 부수효과도 거양(擧揚)
다섯째, 미북간 협상장에 복귀해 트럼프의 대선을 간접적으로 도와주고 비핵화 협상과 경제개발에 본격 시동을 거는 시나리오 등을 상정해 볼 수 있음.>
둘째, '선(先) 전략도발 후(後) 대화'를 통해 첨단무기 고도화와 경제활성화라는 ‘2마리 토끼 잡기’를 시도
셋째, 기존의 자력갱생-정면돌파전-군사력 강화 정책노선을 지속하면서, 그럭저럭 버티기를 해나가는 것
넷째, 우리 정부의 대화와 교류협력 제의에 호응, 장기간의 대북 제재와 최근 코로나 사태로 심화된 경제위기를 완화해 나가는 것. 한미간 갈등을 유발하는 부수효과도 거양(擧揚)
다섯째, 미북간 협상장에 복귀해 트럼프의 대선을 간접적으로 도와주고 비핵화 협상과 경제개발에 본격 시동을 거는 시나리오 등을 상정해 볼 수 있음.>
곽길섭 대표는 “5가지 가운데 제2안 ‘선(先) 전략도발 후(後) 대화의 2마리 토끼잡기’를 선택할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았다.
<△ 김정은의 대전략을 뒷받침하는 핵심수단인 핵-미사일 능력의 고도화가 이제 거의 막바지 수순에 와 있다는 점
△ 김정은의 미사일 도발이 코로나와 한국총선 등에도 불구하고 2월말 이후 계속되고 있는 점
△ 지난 4월 10일 최고인민회의를 이틀이나 순연시키며 당정치국 회의를 직접 주재한 점
△ 정치국회의에서 단순한 코로나 방역대책을 넘어 향후 코로나 장기화국면에 대비한 정치, 경제, 외교 등 각 부문 전반의 대비책을 논의한 점
△ 올해 초부터 한국총선 이후 무력도발설이 계속 나왔던 점
△코로나 국면 하에서 북한 도발에 대한 한국과 미국의 공세적 대응이 어려운 현실적인 여건
△ 김정은의 4.15 이전 금수산기념궁전 사전 단독참배 가능성 등은 ‘선 도발 후 대화’ 징후로 연관지어 보는 게 국가안보 측면에서 보다 합리적이라고 생각됨.>
△ 김정은의 미사일 도발이 코로나와 한국총선 등에도 불구하고 2월말 이후 계속되고 있는 점
△ 지난 4월 10일 최고인민회의를 이틀이나 순연시키며 당정치국 회의를 직접 주재한 점
△ 정치국회의에서 단순한 코로나 방역대책을 넘어 향후 코로나 장기화국면에 대비한 정치, 경제, 외교 등 각 부문 전반의 대비책을 논의한 점
△ 올해 초부터 한국총선 이후 무력도발설이 계속 나왔던 점
△코로나 국면 하에서 북한 도발에 대한 한국과 미국의 공세적 대응이 어려운 현실적인 여건
△ 김정은의 4.15 이전 금수산기념궁전 사전 단독참배 가능성 등은 ‘선 도발 후 대화’ 징후로 연관지어 보는 게 국가안보 측면에서 보다 합리적이라고 생각됨.>
글=조성호 월간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