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도 위 상단에 빨간색으로 표시된 곳이 니가타현 사와타리(佐渡). 사진=구글 지도
일본 경찰이 니가타현 사와타리(佐渡) 시 해안에서 북한 추정 목선에서 7구의 시신을 발견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일본 NHK 등은 지난 27일 순찰 중이던 경찰이 부서진 목선을 발견했으며, 날씨가 좋아지기를 기다렸다가 이날 오전 내부로 진입했다고 28일 보도했다. 배에는 한글로 보이는 글자가 쓰여 있었으며, 7명의 시신이 있었다.
시신은 모두 백골화돼 있었다고 NHK는 전했다. 이 중 일부는 신체 일부분이 분리되는 등 심하게 훼손된 상태였다고도 한다. 보도에 따르면, 목선은 길이 7.6m, 폭 4.3m, 높이 2m로, 측면에 빨간 페인트로 한글로 추정되는 글자와 숫자가 적혀있었다고 한다.
북한 추정 목선이 발견된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18년 1월, 일본 이시카와현(縣) 가나자와시(市) 인근 해안에서도 북한에서 표류한 것으로 추정되는 목선과 시신들이 발견됐다고 교도통신이 보도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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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간색으로 표시된 곳이 일본 이시카와현(縣) 가나자와시(市). 사진=구글 지도 |
당시 보도에 따르면 현지 경찰은 인근 해안에서 전복한 상태의 목선을 발견, 내부를 조사한 결과 남성 시신 7구를 발견했다고 한다. 경찰은 선박 안에서 북한 김일성 초상이 새겨진 배지가 발견돼 해당 선박이 북한에서 표류한 것으로 봤다. 일본 해안 주변에선 북한에서 떠 내려온 것으로 추정되는 목선이 잇따라 발견되고 있으며 2017년에만 104건이 확인됐다.
2015년 10~11월경에도 11척의 배에서 총 25구의 시신이 발견됐다. 당시 일본 ‘요미우리신문’ 보도에 따르면 2013년부터 홋카이도, 아오모리, 후쿠이현 등 일본 연안에 표류한 북한 추정 선박은 무려 175척에 이른다고 한다.
2015년 11월 20일 이시카와현(縣) 와지마시(市)의 어항에서 3km 떨어진 해상에서 1척의 목조 선박이 전복된 것을 현지 어부가 발견했다. 해상보안청 관계자들이 선내를 조사한 결과 모두 10구의 시신이 발견됐다.
사망한 지는 1~3개월이 지난 것으로 보여 장기간 해상을 표류하다 와지마시 앞바다에 다다른 것으로 보였다. 같은 해 11월 22일에는 후쿠이현 '에치젠초' 앞바다 약 100km 떨어진 해상에서 동일한 형태의 목선이 전복된 상태로 발견됐다. 이 선박에서도 시신 7구가 발견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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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11월 일본의 노토반도(能登半島)에서 발견된 괴선박. |
당시 일본 경찰과 해상보안청에 따르면 “대부분의 시체는 상당히 부패됐고 부분적으로 뼈가 드러나 있는 상태였다”며 “한 선박의 경우 두 개의 시신이 머리가 없는 상태였고, 또 다른 배에서는 6개 정도의 두개골만 있었다”고 밝혔다.
해상보안청은 이 괴선박들이 북한에서 표류해왔음을 확인했다. 이시카와현 와지마시 앞바다에서 발견된 배에는 한글로 ‘조선인민군’이라고 쓰인 잔해가 확인됐으며, 인공기로 추정되는 깃발이 찢어진 상태로 남아 있었기 때문이다.
도카이대학의 야마다 요시히코 교수는 당시 NHK와의 인터뷰에서 “배의 형태를 보면 그동안 탈북자들의 선박과 유사하다. 북한의 배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야마다 교수는 “지난(2015년) 10월 이후 일본해(한국 동해)의 바람은 시베리아에서 일본 열도를 향해 불었기 때문에 북한에서 출발한 것으로 추정되는 선박들이 강한 바람을 타고 일본 해역까지 온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북한 전문가들은 탈북자들이 중북(中北) 국경을 통한 탈북이 위험하다고 판단, 좀 더 위험한 경로인 동해를 선택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글=조성호 월간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