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재인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이 2018년 9월 19일 밤 평양 5.1 경기장에서 열린 '빛나는 조국'을 관람한 뒤 손을 잡고 있다. 사진=뉴시스
문재인 대통령이 26일 미·북 3차 회담 가능성에 대해 언급하면서 ‘촉진자’ 역할론을 꺼내 들자 북한이 우리 정부의 개입 여지를 차단하고 나섰다.
북한은 27일 외무성 권정근 미국담당 국장 담화를 통해 "조미(미국과 북한)관계를 '중재'하는 뜻을 여론화하면서 몸값을 올려보려 하는 남조선 당국자들에게도 한마디 하고싶다"고 말했다.
권 국장은 "조미대화의 당사자는 말 그대로 우리와 미국이며 조미 적대관계의 발생 근원으로 보아도 남조선 당국이 참견할 문제가 전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우리가 미국에 연락할 것이 있으면 조미 사이에 이미 전부터 가동되고 있는 연락통로를 이용하면 되는 것이고, 협상을 해도 조미가 직접 마주앉아 하게 되는 것만큼 남조선당국을 통하는 일은 절대로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미국에 대해서도 "말로는 조미대화를 운운하면서도 실제적으로는 우리를 반대하는 적대행위들을 그 어느 때보다 가증스럽게 감행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어 "미국이 쌍방의 이해관계에 다 같이 부합되는 현실적인 방안을 마련할 생각은 하지 않고 대화 재개를 앵무새처럼 외워댄다고 하여 조미대화가 저절로 열리는 것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북한은 미국의 '셈법' 전환을 거듭 촉구하고 시한은 연말까지임을 강조한 뒤 "미국과 대화를 하자고 해도 협상자세가 제대로 돼 있어야 하고 말이 통하는 사람과 협상을 해야 하며, 온전한 대안을 가지고 나와야 협상도 열릴 수 있다"고 말했다.
이들은 전날에도 외무성 대변인 담화라는 비슷한 형태를 통해 "미국이 우리에 대한 적대행위를 더욱 노골화하는 심상치 않은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면서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을 협상라인에서 교체할 것을 요구했다.
글=정광성 월간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