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정인 특보(좌)와 정의용 안보실장.
한 일간지가 최종건 청와대 평화군비통제비서관이 최근 청와대 민정수석실로부터 강도 높은 조사를 받았다고 보도하자, 청와대가 이를 부인하고 나섰다.
13일 자 석간 <문화일보>는 이 같은 사실을 전하며 최종건 비서관이 조사를 받은 배경에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 특별보좌관 간의 갈등이 자리 잡고 있다는 취지의 분석을 내놨다.
신문은 최 비서관이 “남북관계 안보 관련 정보를 외부 유출한 혐의로 조사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고 보도했다. 이어 “관심은 그가 ‘연정’(연세대 정외과 학생·교수 출신) 라인의 핵심이라는 점이다. 연정 라인의 좌장은 문 대통령의 통일외교안보특보인 문정인 연세대 특임교수”라고 전했다.
신문에 따르면, 최 비서관은 연세대 대학원에서 외교학 석사 과정을 밟았고 미국 박사 취득 후 연세대 교수로 임명돼 문 특보와 두터운 관계를 형성해 왔다고 한다. 최 비서관 외에 강경화 외교부 장관, 조현 외교부 2차관, 청와대 안보실 2차장 발탁 직후 낙마했던 김기정 연세대 교수도 이 연정 라인에 해당한다는 게 신문의 설명이다.
신문은 “청와대 안팎에서는 최 비서관에 대한 조사가 문 특보를 견제하는 정의용 국가안보실장과 관련 있을 것이라는 추론이 나돈다”고 했다. 연정 라인 인맥이 문 특보에게 안보 관련 정보를 흘리고 있다는 풍문(風聞)이 돌자 안보실에서 청와대 민정에 전격 조사를 의뢰했다는 것이다. 신문은 안보 분야의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최 비서관이 문정인-최종건 커넥션에 걸려 휴대전화 통화와 문자 수수 내역까지 모두 털린 것으로 전해졌다”고도 했다.
신문은 “안보 노선을 둘러싸고 정 실장과 문 특보가 대결 구도를 이어왔다는 관측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고 했다. 이어지는 기사의 일부다.
<최종건에 대한 민정수석실의 조사는 문재인 정부 안보 라인의 내부 균열이 커지고 있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경제정책에 이어 대북·안보정책에서도 이념을 앞세우는 그룹과 전문성을 중시하는 그룹 간에 ‘홍(紅) vs 전(專)’의 갈등이 일어나고 있는 셈이다. 국가안전보장회의(NSC)의 한 자문교수는 이에 대해 “대한민국 안보 노선과 정책을 누가 디자인할 것인가를 놓고 관료·전문가 집단과 원로참모·진보운동권 그룹이 세게 부딪친 사건”이라고 해석했다.>
이 기사에 대해 권혁기 청와대 춘추관장은 13일 오후 기자들에게 보낸 문자에서 "모 신문이 보도한 민정수석실의 최종건 비서관 조사 기사는 사실이 아니다"라며 "허위사실 보도이기에 해당 신문은 정정보도를 해주기 바란다"고 요청했다.
글=조성호 월간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