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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sRoom Exclusive

[현장르포] 尹 대통령 파면의 순간…울음바다 된 한남동

안국역 일대는 일제히 환호…"민주주의의 승리"

고기정  기자 yamkoki@chosun.com

백재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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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헌법재판소, 대통령 윤석열 만장일치 파면

☉ 12‧3 비상계엄 선포한 지 122일 만, 탄핵소추안 접수 된 날로부터 111일 만

☉ 탄핵 찬‧반 양측 반응 엇갈려…일부 시민 오열하기도

☉ 선고 이후 시위대 분위기 과열…물리적 충돌은 없어

☉ 조기 대선 날짜, 6월 3일 유력
자유통일당 등이 서울 한남동 대통령 관저 인근에서 시위를 연 모습. 사진=고기정 기자

피청구인 대통령 윤석열을 파면한다.”

 

 

윤석열 대통령님, 안타까워서 어떡해. 아이고.”

민주주의가 이겼다! 헌법재판소 만세!”

 

 

헌법재판소가 4일 윤석열 대통령을 파면하자, 이에 대한 찬반 양측의 반응이 극명하게 갈렸다.

 

헌법재판소(이하 헌재’)4일 윤석열 대통령을 파면하자 서울 한남동 일대는 탄핵 반대 시위에 참석한 시위대의 울음소리로 가득 찼다. 일부 참가자들은 성조기를 바닥에 내던지고 격분하며 욕설을 했지만, 우려했던 폭력 사태는 발생하지 않았다.

 

반면, 안국역에서는 탄핵을 촉구했던 시위대가 승리를 자축했다. 참가자들은 우리가 이겼다라고 외치며 샴페인을 터뜨리고 서로 부둥켜안는 등 기쁨을 표현했다.

 

헌재, 윤 대통령 탄핵소추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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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형배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이 4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기일을 열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헌법재판소는 이날 오전 1122, 재판관 전원 일치 의견(80)으로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소추를 인용했다. 이는 윤 대통령이 12·3 비상계엄을 선포한 지 122일 만, 지난해 1214일 탄핵소추안이 접수된 날로부터 111일 만이다.

 

탄핵 선고를 앞두고 자유통일당 등 보수 단체는 서울 한남동 대통령 관저 인근에서 시위를 열며 결과를 기다렸다. 경찰 비공식 추산에 따르면, 한남동 관저 인근에는 탄핵 반대 시위대 8000, 찬성 시위대 500명이 모였다. 반면, 헌법재판소 인근에서는 탄핵 찬성 시위대가 6000, 반대 시위대가 200명으로 집계됐다.

 

오전 9, 헌재 발표를 두 시간 남긴 시점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 반대를 주장하는 시민들은 일찍이 시위 현장에 나와 헌재의 발표를 기다렸다.

 

지난 3개월 간 시위에 빠짐없이 참석했다는 오현영(51)씨는 전날부터 (시위 현장에) 와서 농성했다라며 나라의 근간이 무너지고 있다. 윤 대통령을 지키기 위해 전날부터 밤을 샜다고 말했다.

 

전날부터 밤을 새 힘들지 않냐고 묻는 기자의 질문에는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한 일이기 때문에 힘들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라며 이곳에서 겸허히 헌재의 결정을 기다릴 것이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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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한남동 대통령 관저 인근에서 열린 탄핵 반대 집회에 참석한 이명원씨. 사진=고기정 기자

 

태극기를 들고 있던 이명원(78)씨는 윤 대통령께서 직무에 복귀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시위에 나오게 됐다라며 “(헌재 판결은) 44로 기각 결정이 날 것 같다고 말했다.

 

탄핵 반대 시위에 참석한 인원이 많은 것 같다고 묻는 기자의 질문에는 이곳에 모인 사람들은 모두 애국자다. 혼란스러운 게 빠르게 종식이 되고, 안정이 되어야 하는데 이 시위를 통해 자유민주주의가 다시금 대한민국에 정착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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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가 서울 한남동 대통령 관저 인근에 열린 시위에서 연설하고 있다. 사진=고기정 기자

 

탄핵 반대 시위는 무대에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가 등장하자 분위기가 고조됐다. 전광훈 목사는 헌재 재판관들 감방 갈 준비 하라며 시위대를 독려했다.

 

이날 시위 현장에는 별도의 프레스존이 마련되지 않았다. 대신 자유통일당 당원들이 펜스 앞에서 기자들의 신원을 확인한 뒤, 일부를 무대 앞 촬영 구역으로 안내하는 모습이 포착됐다일부 언론사 관계자들은 출입을 거부당하기도 했다.

 

“OOO(특정 언론사)는 입장이 불가합니다.”

너희가 여길 왜 와!”

 

몇몇 기자들은 취재를 시도하다 발길을 돌려야 했으며, 일부 시민들은 인터뷰를 요청하는 기자들을 거칠게 밀치며 공정한 보도를 요구하기도 했다.

 

안국역 일대 오늘은 윤석열 끝장나는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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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국역 6번 출구 주변 탄핵찬성집회 측의 모습. 사진=백재호 기자

 

반면 안국역 6번 출구 주변 탄핵찬성집회 측은 오늘은 윤 대통령 심판의 날이라며 헌법 재판관들은 8:0 만장일치 파면하라 는 구호가 쉴 새 없이 나왔다.

 

시위참여자 A (36)지난 123일 계엄 이후 민생은 파탄이 나고 외교·안보는 패싱 당하고 있다헌재가 정말 국민을 바라보고 헌재의 존재 가치를 확립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대통령은 반드시 파면되는 게 옳다라고 재차 항변했다.

 

10시가 지나자 탄핵찬성집회의 분위기는 점차 고조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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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국역 6번 출구 주변 탄핵찬성집회 시위자의 모습. '내란수괴 윤석열 즉각파면'이라고 써진 피켓을 들고 있다. 사진=백재호 기자

 

1020분 경이 지나고 시위 참여자와 기자들의 구분이 어렵자 주최 측은 기자증을 확인하고 기자 스티커를 나눠주기도 했다. 기자에게도 기자증을 요구했고 기자증을 바로 보여주자 스티커를 나눠줬다

 

이 과정에서 일부 시위 참여자들은 특정 언론사를 향해 내란 언론은 당장 여기를 떠나라” “자유민주주의를 부정하는 언론은 사라져야 한다며 기자들을 향해 소리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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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국역 6번 출구 주변 탄핵찬성집회에 참석한 (왼쪽부터) 최종성, 서은경 더불어민주당 성남시의원. 사진=백재호 기자


이날 탄핵찬성집회를 참여하고 있었던 더불어민주당 성남시의원인 최종성, 서은경 의원은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최 의원은 윤 대통령 탄핵은 곧 민주주의의 회복이라고 생각한다. 당연히 탄핵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기자가 '일부 탄핵 찬성지자들은 민주당이 탄핵 국면에서 다소 주춤했다는 비판도 있는데 어떻게 보는가'라고 질문하자 서 의원은 민주당은 윤 대통령 파면을 위해 항상 일치된 입장을 보였지만 탄핵국면에서 다양한 판단을 해야 했다그 과정을 주춤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라고 말했다

 

이어 “헌재가 어떤 결정을 내리든 수용해야 하지만 지금은 국론이 너무 분열되어 있어 수습까지는 시간이 좀 걸릴 것이라 전망하기도 했다.

 

 

대통령 파면의 순간엇갈린 희비

 

안국역 일대의 탄핵 찬성 집회에서는 오전 1050분경부터 헌법재판소 선고 화면이 송출됐다. 반면, 한남동 탄핵 반대 집회에서는 이보다 조금 늦은 오전 11시경부터 방송이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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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한남동 대통령 관저 인근에서 자유통일당 등이 주도한 윤석열 대통령 탄핵 반대 시위. 헌재 선고가 가까워지자 화면을 통해 방송이 송출되고 있다. 사진=고기정 기자

 

탄핵 반대 시위대는 문형배 헌법재판소장 직무대행이 주문을 낭독하기 전부터 긴장한 기색이 역력했다. 일부 시민은 심장이 아프다며 의료진을 불러달라고 호소하기도 했다. 전광훈 목사 역시 굳은 표정으로 방송을 지켜봤다.

 

문 직무대행이 주문을 낭독하기 전, 탄핵 소추가 정당하며 헌재의 심판 대상이 된다고 밝히자 반대 시위대 사이에서 앓는 소리가 새어 나왔다. 이어 윤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가 실체적 요건을 충족하지 못했다고 판시하자 긴장감이 더욱 고조됐다

 

그리고 마침내 윤 전 대통령의 헌법 위반 행위가 파면에 이를 정도로 중대하다는 판단이 내려지자, 한 참가자는 대통령님!”이라고 외치며 눈물을 쏟았다.

 

이후, 문 직무대행이 재판관 전원 일치 의견으로 대통령 파면을 선고하자 탄핵 반대 시위대의 분위기는 한층 격앙됐다. 실망과 분노가 뒤섞인 표정들이 곳곳에서 목격됐다. 한 시민은 헌재를 향해 거친 욕설을 내뱉었고, 일부는 현장 취재 기자들에게 달려드는 소동을 빚기도 했다.

 

반면 안국역 일대는 윤 대통령 파면이 선고되자 열광의 도가니로 바뀌었다. 집회 참여자들은 대부분 곧바로 자리에서 일어나 주먹을 불끈 쥐고 기자들을 향해 우리가 역사를 썼다” “잘 가라 윤석열을 연신 외쳐 됐다. 탄핵을 촉구하는 피켓을 하늘을 향해 던지는 시민들도 다수 있었다. 일부 참여자들은 눈물을 흘리며 이제는 거리로 안 나와도 된다” “이제 집 가자며 서로 부둥켜 안기도 했다.

 

이후 주최 측은 광화문까지 행진하며 윤 대통령 파면이 됐으니 김건희 여사도 함께 감옥을 가야 한다김건희 감옥 가라구호를 외치기도 했다. 국민의힘 해산을 주장하며 광화문까지 행진을 이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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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에서 한국으로 여행 온 (왼쪽부터) 줄리아, 엘제우 부부. 그들은 "이렇게 평화로운 시위를 처음 접한다"고 전했다. 사진=백재호 기자

 

한편 브라질에서 여행 온 줄리아(28) 엘제우(33)씨는 광화문 일대에서 탄핵찬성집회 참여자들을 찍으며 신기해하고 있었다.

 

기자가 현 시국에 한국여행을 결정하기 어려웠을 텐데 이유가 있는지 묻자줄리아 씨는 브라질 시위보다는 훨씬 안전한 편이라며 만약 위험하다고 생각했다면 자녀들과 이렇게 한가롭게 서 있을 수 있겠느냐며 웃기도 했다.

 

자녀들이 아직 어리지만 이게 성숙한 민주주의의 모습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자녀들 교육에도 도움이 될 것 같다고 전했다. 이어 한국이 요 근래 위험하다 얘기를 들었지만 너무 안전하다여행을 잘 즐기고 브라질로 돌아갈 것이라 했다.

 

조기 대선 일정63일 유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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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윤석열 전 대통령의 파면이 확정되면서 조기 대선 일정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정부는 늦어도 이달 14일까지 대선 날짜를 확정해야 한다.

 

헌법 제68조에 따르면, 대통령이 궐위되거나 자격을 상실한 경우 60일 이내에 후임자를 선출해야 한다. 또한, 공직선거법상 대선일은 최소 50일 전에 공고되어야 하며, 이를 고려할 때 414일이 대선일 확정 기한이 된다.

 

정치권에서는 63일이 가장 유력한 대선 날짜로 거론된다. 조기 대선의 경우 각 정당의 후보 선출 절차 등 준비해야 할 과정이 많아, 유권자들의 충분한 판단을 위해 최대한 여유 있는 일정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한편, 대선에 출마하려는 현직 광역자치단체장들은 선거일 30일 전까지 사퇴해야 한다. 만약 대선이 63일에 치러진다면, 이들은 54일까지 거취를 결정해야 한다.

 

조기 대선에서는 대통령 당선인이 당선 확정 즉시 임기를 시작한다. 따라서 별도의 대통령직 인수위원회는 구성되지 않는다.

 

글, 사진=고기정, 백재호 월간조선 기자

입력 : 2025.0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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