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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된장·간장·고추장을 기반으로 하는 한식이 세계적으로 가장 맛있는 장수 식품이다

김석규  한반도안보전략연구원 고문·행정학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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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뉴시스

오는 122~7일간 파라과이 아순시온에서 개최되는 유네스코 제19차 무형유산보호 정부간위원회에서 한국의 장 담그기가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으로 등재될 것을 권고한다.”

 

유네스코 무형유산위원회 산하 평가기구는 최근 이같이 밝혔다. 예로부터 우리 민족의 활동 영역은 한반도와 고구려, 부여, 옥저의 강역(疆域)인 만주 일대이다. 사계절이 뚜렷하며, 위로는 대륙에 이어지고 아래로는 삼면이 바다라서 산, 바다, 육지에서 나는 곡물, 채소, 육류, 수산물이 풍부하고, 다양한 조리법이 발달하였다.

 

또한 기후와 풍토가 농사에 적합하여 신석기시대 후 잡곡 농사로 농업이 시작되었고, 이후 벼농사가 전파되었다. 따라서 곡물은 한국 음식문화의 중심이 되었고, 삼국시대 후기부터 밥과 반찬으로 주식과 부식을 분리한 한국 고유의 일상 식사가 형성되었다.

 

무미(無味)의 밥을 먹으면서 맛을 부여하고 영양의 조화를 이룬 국과 찌개 그리고 반찬의 한상차림으로 정착되었던 것이다. 국과 찌개를 포함하는 반찬의 바탕은 두장(豆醬·된장, 간장, 고추장), 어장(魚醬·젓갈류), 침채류(沈菜類·김치)로 대표되는 발효식품이다. 그중에서도 콩을 원료로 하는 된장, 간장, 고추장이 우리 한식의 기본이다. 간장으로 국과 반찬의 간을 조절하고 조림과 무침에도 기본적으로 된장, 고추장, 간장이 동원된다. 즉 발효식품 그중에서도 장이 우리 한식의 밑바탕이 되어진 것이다.

 

발효는 미생물에 의한 복합 유기물의 분해 과정으로 화학적 기능으로는 부패와 동일하다. 다만 분해 과정의 생산물이 전적으로 인간의 관점에서 인간에게 유익한가, 해로운가라는 판단에 따라 발효와 부패로 분류될 뿐이다. 화학적으로는 동일하나 인간에게 유불리 여부라는 사회적 가치판단으로 구분하게 되는 것이다. 극단적인 예를 들면 음식물 쓰레기를 분해하여 바이오 가스를 생산하는데 이것은 사실상 부패 과정이지만 인간에게 유익하기 때문에 발효라고 호칭한다.

 

세계 도처에 악취로 명성을 날리는 음식들이 많은데 대부분 발효 식품이다. 세계 7대 악취 식품 중에서도 최고는 청어를 발효시켜 통조림한 스웨덴의 수르스트뢰밍이고 그다음으로 두부를 염장하고 발효시킨 중국의 취두부이다. 세 번째로 유일하게 발효식품이 아닌 과일인 두리안이 있다. 그다음으로 생선을 발효시킨 일본의 쿠사야’, 노르웨이의 루테피스크’, 아이슬란드의 하우카르틀이며 마지막 일곱 번째가 한국의 홍어이다. 두리안을 제외하고 모두 콩이나 생선 단백질을 발효시킨 음식이다. 이 모두가 발효 과정에서 발생하는 황화수소, 암모니아. 아민 등으로 인한 악취로 초심자들이 접근하기 어려운 식품이다.

 

발효와 부패의 중간 정도에 위치한 음식도 있는데 이탈리아 사르데니아 지방의 카스마르주이른바 구더기 치즈이다. 양젖 치즈에 파리가 알을 까서 구더기가 치즈를 먹고 배출한 점액질과 구더기 사체를 함께 먹는 괴식怪食인데 자칫 독성으로 질환에 걸리기도 하여 유럽연합(EU)와 이태리에서는 거래를 불법화했다. 썩은 치즈라고도 부른다. 하지만 사르데니아 지방에서는 토속식품으로 즐기고 있다.

 

이와 같은 발효과정은 고분자 유기화합물인 탄수화물과 단백질을 저분자 화합물인 당류와 아미노산으로 변화시킨다. 그로 인해 우리 몸에서 당류는 에너지로 사용되고 아미노산은 신체 각 부위, 호르몬, 효소 성분으로 사용되는 질소를 공급할 수 있도록 해준다. 거기에다 이러한 미생물의 분해 과정에서 생성되는 당류와 아미노산은 음식의 감칠맛을 내게 하고 소화도 쉽게 해준다. 하지만 아무리 풍미와 감칠맛을 나게 하는 발효 과정이지만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쿰쿰한 냄새, 즉 발효 특유의 냄새는 피할 수가 없다. 그것이 오랫동안 장()으로 조미하는 한식의 불리한 측면의 한 부분이기도 하였다.

 

그런데 요즈음 상황이 달라지고 있다. K, K드라마, K영화, K방산, K푸드 등 이른바 한류 바람을 타고 한식에 대한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경제력을 중심으로 한 국력과 문화영향력은 상호 선순환적 영향을 미치면서 성장한다. 전자제품, 조선, 자동차, 철강, 화장품 등 여러 분야의 탁월한 성장과 세계 10위권의 경제력은 한류의 성장과 궤를 같이한다. 한식도 마찬가지이다. 된장, 심지어 청국장같은 심각한(?) 냄새까지도 한류 붐을 타고 즐기려 도전하는 외국인들이 많아지고 있다.

 

거기에다 한식은 건강에 좋다. 쌀을 중심으로 한 주식과 콩 발효 식품인 장류로 조미한 반찬과 찌개는 과도하지 않은 기름끼와 채소, 육류의 조화로 건강에 좋을 수밖에 없다.

 

하얀 쌀밥에 소고기국, 미역국, 시레기국 중 1, 고등어, 가자미, 이면수 등에서 선택된 생선구이 1, , 김치, 나물무침, 상추쌈 그리고 간혹 돼지불고기, 소불고기를 포함하는 전형적 집밥 한식이 얼마나 맛있고 건강에 좋은지 우리는 경험으로 안다. 해외 체류나 출장을 다녀온 후 모두 느껴본 일일 것이다. 이러한 국, 반찬, 찌개를 대표하는 한식의 조미는 모두 된장, 간장, 고추장이 맡고 있다.

 

이러한 한식의 우수성이 이제 곧 세계를 휩쓸게 될 것으로 확신한다. 과거 화장실을 비롯한 주거문화의 낙후, 낮은 국민 보건위생 상태 등 1960~1970년대 우리 여건으로 우리 음식이 세계에서 빛을 볼 수 없는 것이 당연하다. 일단 비위생적이라는 후진적 국가 이미지를 갖고서는 그 나라 음식 자랑을 할 수 없다.

 

하지만 지금은 경천동지(驚天動地)할 만큼 세상이 바뀌었다. 세계 최고의 공중화장실 위생 상태, 우리나라 입국 시 처음 마주하는 유례를 찾기 어려운 첨단 인천국제공항의 위용, 교통을 비롯한 기가 막히는 각종 사회 인프라, 곳곳이 아름다운 환경과 주거시설 등 세계 최고라고 말하지 않을 수 없다. 또한 부정적 견해도 있지만 좋든 싫든 70%에 이르러는 아파트와 같은 공동주택이라는 주거환경은 위생적 측면에서는 탁월한 경쟁력을 갖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청국장 냄새조차도 바로 매력이 될 수 있는 것이다.

 

일본이 현재는 최장수 국가이다. 하지만 2030년에는 한국이 최장수 국가가 된다고 영국 임페리얼 칼지지 연구소가 발표했다. 건강에 좋은 전형적인 한식을 먹고 현재 우리나라의 각종 인프라와 제도 속에서 최장수를 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전술한 바와 같이 전형적인 한식의 밑바탕에는 발효식품이 있고 그중에서 된장, 고추장, 간장이 핵심이다.

 

오는 12월 초 우리의 장류문화의 핵심인 장() 담그기가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으로 등재될 것으로 확실시 된다. 바로 그 장의 주재료인 콩의 원산지가 우리나라이다. 이 콩이 중국 대륙으로 전파되어 유럽으로 퍼졌고 이것이 19세기 중국에서 런던을 거쳐 미국으로 전파되었다. 콩은 상고시대부터 숙() 또는 시()라고 불려졌는데 콩을 영어로 soy, 불어로 soja라는 발음하는데서 그 흔적을 찾기도 한다. 일본의 된장, ‘미소라는 이름 역시 고구려·고려시대 고대어 미조에서 유래되었다. 삼국지 위지동이전에 고구려인은 발효음식을 잘 만든다라고 중국 사람들은 기술했다. 그 콩과 된장·간장이 우리 한식의 밑바탕이고 그 콩으로 만드는 장 담그기가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으로 등재되는 것이다.

 

이제 장()이라는 발효음식을 근저로 하는 한식이 맛과 건강·장수식품으로서 세계적 평가를 받는 시대가 올 것이다. 자랑스러울 따름이다.

 

=김석규 한반도안보전략연구원 고문·행정학 박사

입력 : 2024.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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