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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육군·해병대 분대에 2명씩 병력을 추가하는 이유는?

창끝전투학회의 세계 최대 규모 방산 전시회 ‘AUSA 2024’ 참관기 ⑥

이경훈  월간조선 기자 liberty@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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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보병분대 편성표. 사진=static.wixstatic.com

한국 육군의 최하위 제대는 분대(Squad)이지만 미 육군은 팀(Team, 4명)이다. 팀은 연속 사격과 기동을 할 수 있도록 2명 단위로 움직인다. 미 육군은 분대장 1명과 2개 팀(알파+브라보팀)으로 편성한다. 분대원 수는 한국 육군 8명, 미 육군 9명이다.


한국 육군도 훈련을 비롯한 전술적 과업 수행 시 각각 4명으로 임시 편성된 분대장조와 부분대장으로 구분돼 운용된다. 이 두 개 조는 평소 편제 단위로 활동하는 미 육군의 팀보다 응집력과 전투기술 면에서 우위를 점하는 게 쉽지 않다. 미 육군 분대장이 한국군 분대장보다 계급도 높기에 연속된 ‘상황 판단-결심-대응’이 요구되는 전투 지휘에서도 미군이 유리하다.


한국 육군의 분대장은 분대장조의 전투원이자 조장, 부분대장조 지휘통제, 인접 분대와 협조, 소대장과 무전 소통 등 근접전투 상황에서 5개 과업을 수행한다. 반면 미 육군 분대장은 2개 팀장 지휘통제, 인접 분대와 협조, 소대장과 무전 소통 등 3개 과업을 중점적으로 수행한다.


근접전투 상황에서는 적보다 먼저 보고(先見), 먼저 결심하여(先決), 먼저 대응해야(先打)하므로 한국 육군 분대장의 과도한 임무는 ‘피 흘리지 않는 승리(全勝)’에 어긋난다.


미 육군 보병 분대에 혁신 바람이 불고 있다. 첫 번째는 지정화기사수 편성이다. 보병분대 알파팀 소총수가 7.62mm의 지정화기사수로 전환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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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보병분대에서 도입하는 지정화기 M110A1. 사진=창끝전투학회

 

 

이번 ‘AUSA 2024’ 전시장에서도 미 보병분대가 도입하는 지정화기(Designated Marksman Rifle) M110A1이 공개됐다.


사단법인 창끝전투학회(학회장 조상근) 연구진은 ‘HECKLER & KOCH’사 관계자와 지정 화기의 필요성에 대해 이야기했다. 관계자들은 이라크전과 아프가니스탄전에 참전해 실전 경험이 있었다.


창끝전투학회 연구진은 아래와 같이 정리했다.


미 보병분대에는 유효 사거리가 800m인 기관총이 편제돼 있다. 미 보병대대에는 근접전투 지역으로 가중되는 적 위협을 최대한 상쇄하기 위해 800m 이상의 표적을 무력화시키는 저격팀이 편성돼 있다. 하지만 미 육군에서 21세기 전쟁을 분석한 결과 근접전투의 대부분은 300mm 이내 거리에서 이뤄졌다.


그 이유는 전·후·좌·우가 따로 없는 근접전투가 시작되면 생존 가능성과 전투 효율성을 강화하기 위해 부대 응집력이 강해지기 때문이다. 분대의 실질적인 교전 거리가 편제화기의 유효 사거리보다 짧아진다. 지정화기는 근접전투 시 분대 화력이 미치는 300m로부터 저격팀이 담당하는 800m 이하의 표적을 무력화시킨다.


연구진은 미군에서 무인체계 편성을 확대하는 것도 또 다른 변화라고 했다.


창끝전투학회에 따르면, 미 해병분대는 무인체계를 운용할 수 있도록 분대본부에 부분대장과 ‘System Operator(SO)’를 편성했다. SO는 드론이나 로봇으로 표적을 획득하면 부분대장은 곧바로 화력 지원을 요청하는 역할을 한다. 이에 따라 미 해병분대는 13명(분대장, 4명으로 구성된 3개 팀)에서 15명(분대장+부분대장+SO)으로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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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해병분대 편성표. 사진=www.battleorder.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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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분대장(화력요청)과 SO(무인체계 운용)의 역할. 사진=www.marinecorpstimes.com


창끝전투학회 연구진은 AUSA 2024 세미나에 참석한 미 해병대 장교와 부사관에게 ‘팀이 아닌 분대본부에 부분대장과 SO를 편성한 이유’를 물었다. 해병대 간부 대부분은 “팀은 최전방에서 근접전투를 수행하는 조직이다. 팀원 중 한 명이 무인체계를 운용할 경우 근접전투에서 가장 필요한 사격과 기동이 일시적으로 중단된다”면서 “팀의 근접전투 여건을 보장하고 표적획득과 화력유도를 위해 부분대장과 SO를 분대장과 함께 행동하도록 편성했다”고 밝혔다.

 

미 육군, 드론운용병 2명 추가 편성 검토


미 육군도 보병분대에 무인체계 편성을 시도하고 있다. 하지만 현재 보병분대를 수송하는 전투장갑차, 전술 차량, 헬기 등이 기존 병력인 9명을 수용할 수 있도록 설계돼 있어 한계가 있다. 미 육군의 기동 플랫폼의 수용성 때문에 미 해병분대처럼 무인체계를 운용할 수 있는 병력을 쉽사리 추가 편성할 수 없는 것이다.


현재 미 보병학교에서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고자 다양한 전투실험을 하고 있다. 그중 하나는 기존 분대 9명에 드론 운용병 2명(Drone Operator, Assistant Drone Operator)을 추가하는 것이다. 드론 운용병들이 운용하는 타격 장비가 장착된 4족 보행 로봇이 적 측방으로 기동해 공격하는 형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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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무인 복합 미 육군 보병분대의 싸우는 방법. 사진=warontherocks.com

 

앞서 언급한 내용은 육군이 고려하는 방안 중 하나다. 연구진은 AUSA 2024에 참가한 미 육군 장교, 방산기업 관계자 등과 이와 관련된 이야기를 했다. 일부는 현재 보병분대 편성을 바꾸지 않고 인공지능(AI) 기술을 더한 소모성 무인체계를 편제화기처럼 운용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었다.


미 육군 보병분대는 혁신을 거듭하고 있다. 이미 치른 전투를 분석한 뒤 분대화력을 강화하기 위해 지정화기를 도입하고 있다.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을 목도하면서 보병분대의 유무인 복합화도 추진 중이다.


구체적으로 무인 체계를 추가하면서도 유인 체계의 화력을 최적화하는 구조 혁신이다. 드론, 로봇 등 무인화 기술이 발전했지만 여전히 근접전투를 실제로 수행하는 전투원의 수는 줄이지 않는 접근이다. 이는 기술 발전과 더불어 실전에서의 실제 상황을 고려한 균형 잡힌 접근이다.


현재 한국 육군은 국방혁신 4.0의 일환으로 유무인 복합체계인 아미타이거(ArmyTIGER)를 추진하고 있다. 한미동맹 차원에서 한미 양국 육군은 상호운용성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이 때문에 현재 미 육군이 추진하는 보병분대 혁신은 한국 육군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창끝전투학회는 “피아가 혼재된 근접전투 지역에서는 인공지능, 드론, 로봇 등과 같은 무인체계가 전투원을 대체할 수 없다. 이것이 영원불변한 근접전투의 본질”이라고 밝혔다.

 

글=이경훈 월간조선 기자

입력 : 2024.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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