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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군, 박격포 없애고 드론으로 대체? 알고 보니 사실은…

창끝전투학회의 세계 최대 규모 방산 전시회 ‘AUSA 2024’ 참관기 ⑤

이경훈  월간조선 기자 liberty@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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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아디펜스인더스트리(KDI)가 개발해 공개한 각종 무인 전투 체계.

현재 진행 중인 전쟁과 분쟁에서 다양한 드론이 활약하고 있다. 드론이 여러 분야에서 두각을 보이자 기존 무기 체계에 대한 무용론(無用論)이 제기됐다.


전쟁 초기 우크라이나군의 대전차 공격에 러시아군이 자랑하는 대대전술단(Battalion Tactical Group)의 전차와 장갑차들이 힘을 쓰지 못하자 ‘전차 무용론’이 등장했다.


이후 양국 모두 상대 종심 지역까지 정밀 타격할 수 있는 다양한 자폭드론이 등장하고 방공망 또한 강화되자 이번에는 ‘헬기 무용론’이 나왔다. 미 육군은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의 교훈을 반영해 개발에 이미 2조원 이상을 투자한 미래 유인 공격·정찰 헬기 사업인 ‘FARA(Future Attack Reconnaissance Aircraft)’ 프로젝트를 중단했다.


소부대 전투와 관련해서는 또 다른 무용론이 등장했다. 바로 ‘박격포 무용론’이다. 우크라이나군이 FPV(First Person View)형 자폭드론으로 전술적 종심지역인 10km 지점까지 정밀 타격할 수 있는 능력을 보이자 박격포에 대한 문제가 제기됐다. FPV형 자폭드론이 ‘가성비(비용 대비 효율)’, 정밀 타격 능력, 전투 하중 등을 따질 때 박격포보다 더 효과적이라는 주장이다.


세계 최대 규모 방산 전시회로 알려진 ‘미 육군협회(AUSA) 2024 방산 전시회(지난 10월 14~16일)’에 참가한 창끝전투학회(학회장 조상근) 연구진은 ‘박격포 무용론’에 대한 실체를 분석했다.


창끝전투학회는 “AUSA 2024에서 미국, 영국, 이스라엘 등 여러 나라의 현역 군인, 국방 연구개발 기관, 방산 기업 관계자 등과 이야기를 나눴다”며 “이들 대부분은 ‘드론이 혁신을 거듭해도 드론과는 별개로 유인 박격포의 역할은 건재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미래 전장에서는 전술적 타격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드론과 박격포의 협업, 즉 유무인 복합체계(Manned&Unmanned Teaming)가 보편화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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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콜피온사가 전시한 81mm 차륜형 자주박격포 사진=AU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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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E시스템즈가 전시한 120mm 궤도형 자주박격포.

 

 

창끝전투학회 연구진은 스콜피온이 전시한 81mm 차륜형 자주박격포를 살펴본 뒤 “소형 전술 차량에 탑재돼 자동화된 사격통제 체계를 바탕으로 실시간 진지 변환과 함께 소수 병력으로 사격 지원이 가능하다”며 “소부대 전투에서 강점을 보인다”고 평가했다.


BAE시스템즈가 전시한 120mm 궤도형 자주 박격포에 대해서는 “장갑차를 기반으로 박격포를 장착한 덕분에 기갑‧기계화부대와 실시간 협조할 수 있는 전술적 이점이 있다”고 했다.


스콜피온‧BAE시스템즈 관계자는 창끝전투학회 연구진에게 “최근 전쟁과 분쟁에서 볼 수 있듯 싸움이 길어지면 소모전 양상을 띤다”며 “소모전은 결국 재래식 무기 체계를 기반으로 싸우는 것을 말한다. 근접 전투에서 화력을 지원하는 박격포는 그 유용성을 잃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최근 전쟁과 분쟁에서 실시간 정밀 화력 지원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기에 박격포 운용을 기동화하고 사격통제 체계를 지능화하고 있다”며 “실시간 타격 효과를 강화하기 위해 미 육군의 포병대대처럼 박격포반에 정찰 드론을 편성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전술적으로 지역 사격이 필요하기에 박격포는 여전히 중요하다. 드론은 지역사격이 제한된다. 전장의 화력 요구는 대부분 지역 사격 상황에서 이뤄진다”고 지적한다. 


K-방산 대표 기업 코리아디펜스인더스트리, 박격포 드론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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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아디펜스인더스트리가 개발한 일명 박격포 드론이 스마트지능탄을 투하하고 있다. 스마트지능탄으로 적 기동로를 차단한다. 사진=KDI

 

 

한국 방산기업인 ㈜코리아디펜스인더스트리(KDI)는 일명 ‘박격포 드론’을 선보였다. 부대 규모에 따라 모듈화된 포탄 투하 장치를 선택적으로 탈부착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대대급 화력지원 드론에는 포탄 투하 장치 18개, 중대급에는 9개, 소대급은 4개를 장착해 운용하는 방식이다.


KDI 관계자는 ‘박격포 드론’은 기존 유인 박격포와 상호보완적으로 운용한다고 설명했다. 기상 악화로 드론 운용이 제한되면 유인 박격포를 운용하고, 전술적으로 유리한 시점에는 ‘박격포 드론’으로 실시간 근접 화력지원을 한다는 의미다. 박격포 드론은 유인 박격포의 사거리 밖에서도 정밀 타격을 할 수 있다.


미국, 영국, 이스라엘, 독일, 사우디아라비아, 중남미, 동남아에서 온 군 관계자들은 KDI가 준비한 전투 영상을 보며 KDI 관계자들과 의견을 주고받았다.


한국 육군도 박격포의 혁신을 추구하고 있다. 지난 17일 국회 국방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박안수 육군참모총장은 육군 소부대에서 운용하는 박격포에 드론을 편성해 전투 효율성을 극대화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앞서 소개한 사례처럼 기존 박격포반에 정찰‧타격 능력을 갖춘 드론을 편성하는 형태로 부대 구조를 혁신해 소부대 전투에 필요한 전천후 근접화력 지원체계를 구축하겠다는 의미다.


창끝전투학회는 “우리 육군이 구상하는 박격포 발전상도 AUSA 2024에서 등장한 흐름과 다르지 않다”며 “육군도 박격포와 드론을 결합한, 유무인 복합 형태의 전투 체계를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육군은 2022년 120mm 유무인 자주박격포에 대한 연구를 진행했고 현재 이에 대한 소요제기를 준비 중이다. 지난 10월 초에 개최된 ‘KADEX 2024’에서도 육군은 인구 절벽에 따른 병력 감축과 최근 벌어진 전·분쟁 양상을 고려해 기존 재래식 전력에 대한 성능 개선과 함께 드론이나 로봇과 같은 무인 체계를 도입하는 ‘부대 구조의 유무인 복합화’를 제시했다.


창끝전투학회는 “현재 나타나는 전쟁 양상은 장기전이자 소모전”이라며 “첨단 전력 개발에 노력을 집중했던 군사 강국들도 기존 재래식 전력에 대한 성능 개선에 관심을 두게 됐다”고 했다.


이어 “특정 무기 체계에 대한 섣부른 무용론은 위험하다. 기존의 유인 체계와 무인 체계를 결합한 유무인 복합 체계로 보완‧발전하는 방향을 염두에 둬야 한다”고 했다.

 

글=이경훈 월간조선 기자

입력 : 2024.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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