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한인권시민연합 요안나 호사냑 부국장(왼쪽)이 안제이 두다 대통령 내외와 이야기하고 있다. 사진=북한인권시민연합
국빈 방한한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이 지난 23일 북한인권시민연합(NKHR) 요안나 호사냑(Joanna Hosaniak) 부국장에게 폴란드 재건국 훈장(Krzyż Kawalerski Orderu Odrodzenia Polski) 기사십자(Krzyż Kawalerski)를 수여했다. 폴란드 정부가 인권 증진과 민주주의 가치를 지키기 위해 21년 동안 활동한 요안나 호사냑 부국장의 공로를 인정한 것이다.
호사냑 부국장은 폴란드에서 태어났다. 1999년 바르샤바 대학교에서 한국학을 전공한 뒤 폴란드주재 한국대사관에서 4년 동안 일했다. 인권 문제에 관심을 가진 뒤 2004년 한국에 왔다.
2016년에는 서강대학교에서 국제학 박사학위(동유럽 구 공산권 국가의 전환기 정의 제도 비교)를 취득했다.
2021년 유엔 북한결의안에 국군포로 및 그 후손의 인권 침해 문제가 최초 적시되는 데 기여해 물망초인(人)상 제1회 수상자로 선정된 바 있다.
북한인권시민연합에 따르면, 두다 대통령은 훈장 수여와 함께 호사냑 부국장에게 이렇게 말했다.
“제 평생 동안 저는, 어쩌면 1950년대 시기 폴란드인들이 경험했을 법한, 북한 주민들이 매일 겪어야 하는 비극을 경험한 적은 없다. 하지만 우리 역시 역사를 통해, 얼마 지나지 않은 과거에, 진정한 자유를 누리지 못했던 시절을 알고 있다. 우리는 권력에 의해 억압받았고, 완전한 자유를 누릴 수 없었으며, 권리를 온전히 행사할 수 없었다. 다방면에서 우리의 자유는 박탈됐으나, 오늘날 북한에서 벌어지는 일처럼 심각하지는 않았다. 북한에서는 사람들이 그야말로 목숨을 구하기 위해 탈출한다. 이것은 단순히 생활 수준의 문제가 아니다. 이것은 그들이 자유로워질 것인지, 노동 수용소나 감옥에 갈 것인지, 살아남을지 또는 죽을지에 대한 문제다.
매일 이곳 한국에서뿐만 아니라 국제기구에서도, 유엔에서, (국제)형사재판소에서, 북한 주민을 위해 목소리를 내어 주고, 그들을 공격하는 자들에 대한 정의 실현을 촉구해주어 감사하다. 또한 한국에 있는 북한 청년들에게 폴란드에 대해 가르치고, 우리가 어떻게 변화를 겪어 왔는지 알려주시는 것에 대해 감사한다. 당신은 그들에게 그 과정에서 무엇을 피해야 하는지 가르치며, 바라건대 민주적인 방법으로, 가능하다면 피를 흘리지 않고, 그날이 오면 사람들이 자유를 되찾고 다시 스스로 선택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질 것이라는 깊은 믿음을 가지고 있다.”
요안나 호사냑 부국장은 “폴란드 재건국 훈장은 폴란드가 어렵게 되찾은 자유를 상징한다”며 “훈장에 담긴 고귀한 자유의 가치를 북한의 사람들과 함께 누릴 수 있는 날이 오기를 고대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폴란드 재건국 훈장은 제1차 세계대전 이후 폴란드가 외세의 지배를 벗어나 독립을 회복한 것을 기념하기 위해 1921년에 제정됐다. 폴란드의 최고 영예 중 하나인 이 훈장은 독립과 자유를 위해 기여한 인물들을 기리며, 사회‧문화‧외교 분야에서 탁월한 공로가 있는 이들에게 수여된다.
요안나 호사냑 부국장은 북한의 인권 문제를 국제사회에 알리고, 북한 주민들의 인권 증진을 위해 활발한 조사와 인권 옹호 활동을 해오고 있다. 북한 인권에 관한 유엔 결의안 통과, 유엔 북한인권특별보고관 임명, 유엔 북한인권조사위원회(COI) 설립을 위한 국제적 지지 기반을 마련하는 데 역할을 했다.
호사냑 부국장은 “인권에 대한 요구 없이 남북이 교류만 하면 독재 정권 체제만을 강화해줄 뿐”이라면서 “인권은 독재를 허무는 결정적 수단”이라고 말한다.
글=이경훈 월간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