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폭우가 쏟아진 21일 오후 3시54분께 전남 해남군 문내면 일대가 물에 잠겨 고립된 주민들을 소방 당국이 구조하고 있다. 사진=전남소방 제공
20일 전라권과 경상권 등 남부지방에 강하고 많은 비가 내려 크고작은 시설피해가 발생했다.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이재민이 대거 발생해 1500여명이 집을 떠나야 했다.
행정안전부는 지난 20일 오전 호우특보가 발효되면서 오전 9시30분부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1단계를 가동했다. 중대본은 21일 오전 1시부로 1단계에서 2단계로 격상하고, 오후 11시부로 비상 단계를 해제한다고 밝혔다.
전남지역은 시간 당 100㎜가 넘는 극한호우가 발생하기도 했다. 이틀간 내린 비에 인명 피해는 없었지만 전국 곳곳에서 크고 작은 시설 피해가 잇따랐다.
경남과 충북 등에서 도로 침수 107건, 경남 등에서 토사 유출 21건, 충남에서 옹벽 붕괴 등이 발생했다. 부산 사상구에서는 씽크홀(도로파손)이 발생해 현재 원인 파악과 복구 작업이 진행 중이다.
전남 등에서 주택 침수 170건이 발생했고 상가(26건), 공장(3건), 병원(1건), 전통시장(1건), 차량(2건) 등도 물에 잠겼다. 약 4116ha 면적에 달하는 농작물이 침수 피해를 입기도 했다. 이는 여의도 면적(약 290ha)의 약 14배에 달하는 크기다.
기상 악화로 항공기 16편이 결항됐고, 풍랑주의보로 여객선 55개 항로 77척이 발이 묶였다. 22개 국립공원 641구간, 지하차도 35개소, 하천변 3601개소 등도 통제됐다.
이번 호우로 7개 시도, 46개 시·군·구, 1014세대 1501명이 긴급 대피했다. 이 중 455세대 682명은 아직 집으로 돌아가지 못했다. 정부와 지자체는 405세대 595명에게 임시주거시설을 제공한 상태다.
특히 전남지역은 극한호우로 피해가 속출했다. 21일 전남도 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지난 19일부터 이날 오후 7시까지 도내 평균 189.0㎜의 강우량을 기록했고 이날 오후 3시53분 전후 진도에 시간당 112.2㎜, 오후 4시12분 전후 해남 산이면에 시간 당 101.0㎜의 물폭탄이 떨어지기도 했다.
부산에서도 21일 400㎜가 넘는 '물폭탄'이 쏟아져 도심 곳곳이 침수되고 불어난 계곡에 등산객이 고립되는 등 크고 작은 비 피해가 속출했다. 오전 8시25분께 사상구의 한 도로에서 가로 10m, 세로 5m, 깊이 8m 규모의 땅꺼짐(싱크홀)이 발생했다. 이 땅꺼짐으로 소방 배수지원차와 5t 트럭이 빠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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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오전 부산 사상구 새벽로 인근 도로에서 가로 10m·세로 5m, 깊이 8m 규모의 땅꺼짐이 발생해 차량 두 대가 빠졌다. 사진=부산소방재난본부 제공 |
사고 당시 배수지원차에 타고 있던 소방관 3명이 곧바로 빠져나와 트럭 운전자 1명을 구조해 인명 피해는 없었다고 소방은 전했다. 이밖에도 부산에서 주택가와 아파트, 건물 지하, 도로, 공항 등이 침수되고, 벽과 옹벽이 무너졌으며, 맨홀이 역류하는 등 모두 218건의 비 피해가 119에 접수됐다.
글=권세진 월간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