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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김정은이 핵무기 원료가 되는 고농축 우라늄(HEU) 생산시설을 찾아 '비약적 성과'를 강조한 사실이 공개됐다. 북한이 김정은의 우라늄 농축시설 시찰 사실을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우라늄 농축시설은 원심분리기에 우라늄을 넣고 고속회전해 고농축 우라늄을 생산하는 시설이다. 고농축 우라늄은 핵탄두 제조에 사용된다. 플루토늄의 경우와 달리 대규모 재처리 시설과 냉각탑 등이 필요하지 않다. 추출 과정도 복잡하지 않다. 지하에서 원심분리기를 가동해 추출하기 때문에 정찰위성 등 국제사회 감시망에 포착될 가능성이 적어 외부에 발각되지 않은 채 은밀하게 핵물질 생산을 이어갈 수 있다.
2018년 2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베트남 하노이에서 만난 북한 김정은에게 '우라늄 농축 시설' 등을 포함한 일체의 핵 생산 시설 등을 포기하면 '대규모 경제 지원'을 할 것이라는 소위 '빅딜' 제안을 할 때 김정은은 이를 거부했다.
이미 외부에 알려진, 북한 핵 생산 시설 중 그 비중이 크지 않은 '영변 핵 시설'만 포기하는 식으로 미국과 국제연합(UN)의 대북제재를 풀고, 미국과 ▲종전선언 ▲수교 등을 통해 미군의 '한반도 개입' 차단, 한국에 대한 미국의 핵우산 제거 등을 노렸던 김정은은 '하노이 빅딜'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북한의 관영 매체인 '조선중앙통신'은 13일, 김정은이 핵무기연구소와 핵물질 생산시설을 '현지 지도'하고 무기급 핵물질 생산에 총력을 집중해 비약적인 성과를 낼 것을 지시했다고 밝혔다.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김정은은 우라늄 농축 공정 관련 보고를 받고 "정말 이곳은 보기만 해도 힘이 난다"고 말했다. 이어서 "지금 이룩한 성과에 자만하지 말고 원심분리기 대수를 더 많이 늘이는 것과 함께 원심분리기의 개별 분리능을 더욱 높이며, 이미 완성단계에 이른 새형의 원심분리기 도입사업도 계획대로 내밀어 무기급 핵물질 생산 토대를 더 한층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내외 안보 전문가들은 북한이 우라늄 농축시설 현장과 김정은의 방문 내용을 공개한 데 대해 50여일 뒤로 예정된 미국 대선을 앞두고 핵능력 과시해 대미 협상력을 올리려는 속셈이라고 분석한다.
글=박희석 월간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