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조선일보》 보도에 따르면 빈센트 브룩스 주한미군사령관(한미연합사령관)이 최근 야당 국회의원들과 만나 "한·미 간 연합성이 우리가 원하고 필요한 수준까지 다다르지 못하고 있다"며 "한국 정부가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시기만 중요한 것처럼 얘기하고 있다"고 말한 것으로 5일 밝혀졌다.
1일 브룩스 사령관은 보수야당 국회의원 모임인 '포용과 도전'(대표 나경원 자유한국당 국회의원)과의 비공개 오찬 자리에서 "(한·미 간) 소통이 덜 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고 여러 참석자가 전했다.
당시 한국 정부의 '전작권 조기 환수' 추진에 대해 브룩스 사령관은 "전작권 전환을 위한 조건에 도달하기 위해 우리는 세 가지 협의체를 통해 논의 중"인데 "크게 두 가지 조건이 충족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 두 가지 조건이란 '한국군의 주요 군사 능력, 무기 체계 확보' '미래연합군사령부의 지휘 구조 문제 해결'이었다고 한다.
이날 모임에 속한 참석자들은 "브룩스 사령관이 대체로 전작권 전환과 관련해 우리 정부가 이양 '시기'만을 강조한 것에 불편한 모습이었다"고 술회했다.
실제로 브룩스 사령관은 "한국 정부가 마치 전작권 전환 시기만 중요한 것처럼 얘기하는데, 실질적으로는 '조건'이 더 중요하다"며 "전작권 전환을 하려면 환경이 만들어져야 하는데, '특별한 환경'에서는 어렵지 않겠느냐"고 말했다는 것이었다.
이와 관련 한 참석자는 "(브룩스 사령관이 언급한 특별한 환경이란) 지금과 같이 남북 간 긴장이 고조된 상황을 말한 것이 아니겠나"고 추측했다. 또 다른 참석자는 "북한이 사실상 핵을 보유한 것이나 마찬가지인 상황이 어떻게든 타개돼야 한다는 말로 알아들었다"고 전했다.
한편 전시작전통제권을 한국군이 이양받게 될 경우 한미연합사를 대체해 신설될 미래사는 한국군이 사령관, 미군이 부사령관을 맡는다.
이와 관련 브룩스 사령관은 "한국군이 사령관이 될 경우 미국과의 커뮤니케이션이 중요한데, 이 문제를 잘 만들어야(design) 한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사 측은 이날 브룩스 사령관의 발언에 대해 "사령관의 구체적인 워딩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겠다"면서도 "다만 당시 사령관 발언의 요지는 '전작권 전환은 한국 정부와 한국군, 주한 미군에 의해 지속적인 노력이 요구되는 매우 복잡한 이슈다. 이에 따라 양국 군은 밀접하게 협력해 일하고 있다'는 것이었다"고 밝혔다.
이날 브룩스 사령관과의 오찬에는 모임 대표인 나경원 의원 및 한국당·바른정당 소속 의원 12명이 참석했다. 이날 한미 간 대화는 연합사 측이 대동한 통역사를 통해 진행됐다.
월간조선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