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 나포됐다 풀려난 ‘391 흥진호’는 10월 28일 오후 12시30분쯤 경북 울진군 후포면 후포항에 접안했다. 당시 ‘391 흥진호’ 선원들은 대기 중이던 정부합동조사단의 소형 버스에 승차하기 위해 배에서 내릴 때 모자와 마스크를 썼다. 이들을 반기는 가족, 지인도 없었다. 과거 북한에 억류됐다가 돌아온 선원들의 상황과는 달랐다.
선원 A씨, “가족들 피해 볼까 봐 마스크와 모자 써”
여느 어선 선원들과 다른 외모와 옷차림, 이와 함께 신분을 밝히길 꺼리는 태도 등으로 인해 다수의 의혹이 제기됐다. 이들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방한 때 테러를 하기 위해 내려온 북한 공작원 아니냐” “울진 원자력발전소를 파괴하려고 온 것 아니냐”는 등 각종 주장이 나왔다.
선원 A씨는 11월 1일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울진 후포항 도착 후 배에서 내릴 때 마스크를 쓴 이유에 대해 “얼굴이 알려지면 가족들이 시달리고 피해를 볼 것 같아 쓴 것”이라고 강조했다. 해당 기사 작성자는 “자신들이 공작원, 간첩으로 오해받는 상황에서 가족들이 겪을 고통을 걱정한 차원이었다”고 부연했다. 하지만 이는 사실과 다르다.
'흥진호 의혹'은 선원들이 신분 노출 피하면서 제기됐다!
‘391 흥진호’와 관련해서 각종 의혹이 제기된 시점은 이들이 마스크와 모자를 쓰고 배에서 내리면서부터다. 그전엔 이와 관련해서 별다른 기사가 나오지 않았다. 네이버에서 ‘흥진호 간첩’ ‘흥진호 공작원’ ‘흥진호 테러’ ‘흥진호 의혹’ 등으로 관련 기사를 검색해 봤지만, ‘391 흥진호’ 선원들이 배에서 내리기 전까지는 의혹을 제기한 기사가 없었다.
대표적인 ‘반북(反北) 온라인 커뮤니티’라고 할 수 있는 ‘일간베스트 저장소’에서조차 10월 28일 전까지 ‘흥진호’와 관련해 의혹을 제기한 글은 없다. 그런데도 선원 A씨는 자신을 비롯한 선원들의 얼굴이 알려지면 가족들이 시달리고 피해를 볼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주장했다. 왜 그는 아무런 의혹도 제기되지 않은 상황에서 이 같은 걱정을 했던 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