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가기 메뉴
메인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NewsRoom Exclusive

[현장에서] 폭염 속 "정청래는 사과하라" 시위하는 전 해병대원들

임성근 전 사단장 모욕한 정 의원에 항의…"사과 할 때까지 집회 계속할 것"

 

21, 서울 서대문구 남가좌동 경의중앙선 가좌역 2번 출구 앞에 빨간 모자와 해병대 조끼를 입은 사람들이 속속 모이기 시작했다.

 

거센 빗물도 이들을 막지 못했다. 30여명의 시위대는 해병대 깃발을 들고 곧장 어딘가로 발걸음을 옮겼다. 이들의 목적지는 정청래(鄭淸來) 국회법제사법위원장(59·더불어민주당)이 살고 있는 아파트 앞 공원이었다.

 

전 해병대원인 이들이 모인 것은 지난 721일 정청래 의원이 국회에서 열린 '해병대원 특검법' 입법청문회에 참석한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에게 모욕적인 발언을 한 데 대해 항의하기 위해서였다. 이날 정 의원은 임 전 사단장에게 "가훈은 정직하지 말자, 이건 아니잖아요" "부끄럽고 비굴한 군인일 뿐" "토 달지 말고 사과하세요" 등의 발언을 하여 입길에 올랐다.

 

demonstration 1.jpg

       21일 서울 가좌역 앞에서 해병대 전우회 회원들이 '정청래 사퇴'를 요구하고 있다. 사진=고기정 기자 

 

30도가 넘는 폭염 속에서 이들은 '정청래는 사퇴하라'라는 구호를 외치며 묵묵히 언덕을 올랐다. 취재를 나온 기자와 유튜버들은 온몸이 땀으로 젖은 상태였지만 70~80대로 보이는 시위대는 지친 기색도 보이지 않고 구호를 외쳤다

 

이날 시위에 참석한 이들은 사는 곳도 다양했다. 천안, 안양, 경기도 광주, 인천, 심지어는 제주도에서 시위에 참여하기 위해 올라온 사람도 있었다. 이들은 시위장에 도착해서 일사불란하게 자리를 잡고 깃발을 내걸었다. '해병대를 능멸한 정청래 國害의원(국회의원을 낮잡아 이르는 말) 사퇴하고 사과하라!'는 내용의 현수막을 필두로 시위가 시작되었고, 앰프에서는 해병대 군가가 흘러나왔다.

 

81일부터 시작된 해당 시위는 월금요일에는 해병대 전우회가 주도하고, 화요일에는 고교 연합이, 목요일에는 전국구국동지회가 이끈다. 이날 시위에 참석한 강신길 전 해병대 예비역 장군(79)은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을 맡고 있는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규탄하기 위해 시위를 주도하게 됐다"고 밝혔다.

 

demonstration 2.jpg

       21일 해병대 전우회 회원들이 민주당 정청래 의원이 거주중인 아파트 앞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고기정 기자

 

강 전 장군은 정 의원의 발언에 참을 수 없는 분노를 느꼈다고 했다. 그는 "군 미필자(軍未畢者)인 정 의원이 군대에 대해 무지하기 때문에 한 얘기"라며 "군 지휘관들에게 모욕을 주고 죄인 취급을 하면 지금 현직에 있는 군 장교나 우리 군인의 사기가 떨어지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정 의원의 발언을 용서할 수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시위에 참석한 박재광(77, 해병대 221) 씨는 "어떻게 해병대 1사단장에게 막말을 할 수 있느냐""해병대는 명예로 사는 거다. 여기 모인 사람들 모두 굵직한 훈련을 해낸 정예 용사다. 해병대를 모욕하는 것은 전군을 욕보인 것"이라고 주장했다. ROTC 출신인 김병태(72, ROTC 15) 씨는 "정청래 같은 인물이 지도자가 되어서는 안 된다""나라를 지키는 군인들을 모욕을 주는 것은 참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군인 모욕을 하면 군의 사기가 떨어진다"라며 "해병대의 사기가 떨어지면 우리나라의 국력이 약해지는 것이나 다름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참석자들은 "해병대를 더 이상 정치적으로 이용하지 말라" "정청래는 즉각 무릎 꿇고 사과하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첫 번째 연설자로 나온 박문열 목사는 "중국 주사파 세력들이 우리 해병대를 비롯한 국군을 능멸하고 있다""일본과 미국은 군인에게 예우를 갖춘다. 비행기에 앉아 있으면 1등석에 앉을 것을 권유한다. 군인을 존경하기 때문에 세계 최강국이 될 수 있었다. 그런데 대한민국은 군인에 대한 예우를 갖추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이날 시위에는 총 3명의 연설자가 마이크를 들었다. 경찰에 확인한 결과, 이날 최고 소음은 70.4dB(데시벨), 등가 소음 58.9dB로 규정된 기준 이하였. 202310월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시행령 개정안에 따르면, 집회, 시위 소음의 기준은 주거지, 학교, 종합병원 인근은 최고 소음 85dB 이하, 10분간 평균 소음 65dB 이하로 규정하고 있다.

 

demonstration 3.jpg

      21일 '정청래 사퇴' 시위에 참여한 전 해병대원들이 사진촬영을 위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고기정 기자 

 

시위는 정 의원의 사과가 있을 때까지 계속될 예정이다. 주말을 제외한 월~금요일 가좌역 2번 출구에서 집결하여 정 의원의 집 앞 놀이터에서 시위를 진행한다. 시위에 참석한 이자현(76, 해병대 221) 씨는 "날씨가 더운데도 해병대 명예를 위해 집회에 참여하는 것"이라며 "정 의원이 사과하면 자연스럽게 집회는 끝난다. 그런데 사과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당분간 집회를 계속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글=고기정 월간조선 기자 

입력 : 2024.08.22

Copyright ⓒ 조선뉴스프레스 - 월간조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NewsRoom 인기기사
Magazine 인기기사
사진

고기정의 特別靑春

yamkoki@chosun.com 안녕하세요. 월간조선 고기정 기자입니다. 젊은 시각으로 바르게 쓰겠습니다.
댓글달기 0건
댓글달기는 로그인 하신 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내가 본 뉴스 맨 위로

내가 본 뉴스 닫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