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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운의 황태자' YS 장남 김은철씨 별세

YS의 37년 그림자 金基洙 前 수행실장이 밝힌 YS의 가족 이야기, 은철씨는 왜 미국으로 갔나

권세진  월간조선 기자 sjkwon@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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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철씨(오른쪽에서 두 번째 선글라스 낀 사람)가 지난 3월 11일 오전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 현충관에서 열린 고 김영삼 전 대통령의 부인 고 손명순 여사의 영결식에서 눈물을 훔치고 있다. 사진=뉴시스

고(故) 김영삼 전 대통령의 장남 김은철씨가 7일 별세했다. 향년 68세.

경찰 등에 따르면 김씨는 이날 오전 6시57분께 김 전 대통령의 동작구 상도동 사저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김씨는 최근 폐렴 등의 증상이 있었고, 과거 뇌출혈 증세도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의 빈소는 서울성모병원에 마련될 예정이다. 김영삼 전 대통령의 장님인 김은철씨는 지난 2015년 11월26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에서 거행된 김 전 대통령의 국가장 영결식에 모습을 드러낸 바 있다. 올해 3월11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서 열린 고(故) 손명순 여사의 발인식에도 참석했다.

그는  동생인 김현철씨와 달리 외부에 거의 노출되지 않아 '비운의 황태자'로 불렸다.  <월간조선>은 지난 2016년 1월호에서 'YS의 37년 그림자' 김기수 전 수행질장을 만나 김영삼 전 대통령의 가족 이야기를 들었다. 아래는 당시 기사 내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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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YS와 손 여사는 장녀 혜영씨, 차녀 혜정씨, 장남 은철씨, 차남 현철씨, 3녀 혜숙씨 등 2남 3녀를 뒀다. 현철씨를 제외한 나머지 가족은 외부 활동은 하지 않은 채 생업에만 전념했다. 노출이 없다 보니 이들을 두고 확인되지 않은 이야기들이 나왔다. 특히 2015년 11월 26일 YS 영결식에 중절모에 검은색 선글라스 차림으로 참석한 장남 은철씨에 대해서는 ‘아버지인 YS와 불화가 심하다’ ‘술값도 지불하지 못할 만큼 어렵게 살고 있다’ 등의 소문이 나돌았다. 진실은 무엇일까.

 
  ―김홍조 옹께서 외아들인 YS를 경제적으로 굉장히 많이 지원했지요.
 
  “8대 국회의원을 할 때까지만 해도 아버님께서 각하의 정치자금을 대주셨습니다. 김홍조 옹께서 각하에게 이런 말씀을 하셨답니다. ‘자네한테 들어간 돈이 마산 무악산 높이 두 배만큼이네.’”
 
  YS는 최연소·최다선(3·5·6·7·8·9· 10·13·14대 의원, 9선) 기록을 가지고 있다. 참고로 김홍조 옹은 거제에서 큰 멸치어장을 운영했다.
 
  ―세간에 YS와 장남 은철씨의 사이가 아주 좋지 않다는 소문이 돌고 있습니다.
 
  “어떤 이유로 사이가 좋지 않다고 소문이 났던가요.”
 
  ―아버지인 YS가 정치하느라 할아버지의 큰 재산을 많이 사용한 것에 대해 은철씨 불만이 컸다는 이야기가 돌더라고요.
 
  “소설 같은 이야기입니다. 여기 가족 중에 그렇게 이야기하는 사람은 하나도 없습니다.”
 
  ―은철씨는 왜 갑자기 미국으로 간 것입니까.
 
  “은철씨가 삼영화학이라는 중소기업에 취직했어요. 사장이 승진을 시켜줬는데, 중앙정보부 요원들이 사장한테 왜 승진시켜 줬느냐고 물었대요. 일종의 압박이었죠. 그리고 수위실에서 자리를 잡고 장남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했어요. 회사 입장에서 얼마나 불편했겠습니까. 그래서 어쩔 수 없이 회사를 그만뒀는데, 이후 한국에서 취직이 어려웠죠. 중앙정보부가 계속 감시하는데 누가 뽑아주겠어요. 그래서 미국으로 간 것입니다. (장남이) 미국에서 고생 많이 했습니다.”
 
  ―YS가 많이 못 도와줬나 봅니다.
 
  “그때 각하께서 수입이 하나도 없었어요. 연금 상태니 돈을 벌 수가 있습니까. 각하도 끼니를 겨우 때울 시기였습니다.”
 
  ―은철씨가 지금은 한국에 있지요.
 
  “네.”
 
  ―술값도 못 낼 만큼 어렵게 살았다는 전언도 있습니다.
 
  “그건 아니었습니다. 상식적으로 은철씨에게 접근이 어려운 분이 인터뷰했던데요.”
 
  이상휘(李尙徽) 전 청와대 홍보기획비서관은 지난 2015년 11월 23일 YTN 라디오 〈신율의 출발 새 아침〉에서 “김은철씨는 비운의 황태자다. 96년도에 허름한 술집에서 술집 외상값을 대신 갚아줬던 적이 있다. 물론 술집 주인은 그가 대통령의 아들인지도 모르고 있었다. 당시에 김은철씨는 기가 많이 눌린 느낌이었고 본인의 처지에 비관적인 면이 많아 보였다”고 말했다.
 
  ―지금 생활은 어떤가요.
 
  “첫째 며느리(은철씨 부인)가 착하고 생활력이 있습니다. 장손도 똑똑하고요. 생전 각하가 장손을 얼마나 예뻐했는지 모릅니다. 장손이 연대 정치외교학과에 들어갔는데, 각하가 당신이 나온 서울대학보다 연세대학교를 더 좋아했어요.”
 
  은철씨는 경동교회 장로이며 농장을 경영하던 고 황철씨의 딸 경미씨와 1982년 결혼했다.
 
  당시 상도동에 가택 연금돼 있던 YS는 결혼식에 참석하지 않았다. 신군부는 “결혼식에는 가도 된다”고 했지만, YS는 “그러면 국민이 내가 자유로운 몸이라고 잘못 알게 될 것 아니냐”며 거부했다.
 
  ―YS 영결식에 중절모에 검은색 선글라스 차림으로 참석한 것이 건강이 안 좋아서라고 하던데요.
 
  “썩 좋진 않습니다.”
 
 
  YS, 딸들에게 ‘사랑한데이’ 자주 말해
 
  ―딸들도 모두 외국에서 생활했는데요.
 
  “우선 큰사위는 경기고, 연세대 나온 인재로 기업체에 다니고 있었는데, 회사 회장이 묻더래요. ‘자네 장인이 YS야?’라고요. 어떤 뉘앙스였겠어요. 그래서 (회사를) 그만두고 미국으로 간 것입니다.”
 
  큰사위 이창해씨는 1992년 대선 때 잠시 귀국해 장인의 대통령 당선을 위해 드러나지 않게 헌신했다. 그러나 그는 어떤 ‘논공행상’도 바라지 않고 선거 뒤 조용히 다시 미국으로 떠났다고 한다.
 
  ―둘째, 셋째 딸도 비슷한 경우였나요.
 
  “그렇진 않고요. 둘째 사위는 재미교포고, 셋째 사위는 미국에서 대학교를 나왔습니다.”
 
  과거 자료를 찾아보니 둘째 딸 혜경씨는 하와이대 건축과를 다닌 재미교포 송영석씨와 셋째 딸 혜숙씨는 미 코넬대를 졸업한 이병로 변호사와 결혼했다.
 
  ―YS와 딸들의 관계는 어땠나요.
 
  “각하께서는 딸들에게 특히 자상했습니다. 퇴임 이후에도 이름을 부르며 ‘사랑한데이’라고 스스럼없이 말씀하셨죠. 아마 미안한 마음 때문에 더 그랬을 겁니다.”
 
  ―딸들에게 어떤 점이 미안했을까요.
 
  “상도동 좁은 집에 수많은 사람, 주로 남자가 드나들었습니다. 딸들이 제대로 된 생활을 할 수 있었겠습니까. 특히 막내딸은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어요. 각하가 연금당할 때 사춘기였는데, 하교하고 집에 올 때마다 지키는 경찰들이 가방 검사하고 그랬어요. 일부러 더 짓궂게 했어요. 얼마나 기분이 상했는지 집에 들어오면 책가방을 던지고 그랬어요.”
 
  YS는 회고록에서 가족, 특히 막내딸에 대한 미안함을 이같이 밝혔다.
 
  〈연금은 나뿐만 아니라 가족 전체에 큰 고통을 안겨주었다. 대학에 갓 들어갔던 사춘기의 막내딸 혜숙이도 우울한 시절을 보내야 했다. 연금 중에는 내 집안에 정보형사가 상주했을 뿐 아니라, 큰길에서 내 집에 이르는 길고 구불구불한 골목길에는 전투경찰들이 24시간 감시하며 늘어서 있었다. 이제 막 소녀티를 벗은 그 아이에게 전투경찰들이 보내는 시선은 상당한 스트레스가 되었다. 혜숙에게는 학교와 집만 왕복하는 것이 생활의 전부였다. 친구를 집으로 초대할 수도 없고, 친구의 집에 가도 환영을 못 받은 딸의 심정, 아내에게 쏟아낸 딸아이의 아픔을 전해들은 아버지의 심정이 얼마나 괴로웠는지… 유난히 영리하고 똑똑했던 그 아이는 나중에 재미교포 신랑에게 시집을 갔다.〉
 
  ―5남매가 서로 사이는 좋은가요.
 
  “기본적으로 좋죠. 같이 밥도 먹고 합니다.”
 
  ―차남 현철씨만 나서는 것에 대한 불만은 없습니까.
 
  “김 소장(현철씨) 제외하고 나머지 분들은 본인이 드러나는 것을 불편해하고 싫어합니다. 학생 시절에 많이 당했으니까요. 영결식 때도 드러나지 않는 곳에 앉으려 했습니다.”
 
  ―아까 셋째 따님이랑 같이 계시던데요. 여사님 건강은 어떻습니까.
 
  “괜찮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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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4.0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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