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네 번째 수필집 《날아라 부겐빌리아 Ⅱ》(월드코리안신문사)를 비롯해 《레몬향기처럼》(2007년), 《샌디에고 암탉》(2010년), 《날아라 부겐빌리아 꽃잎아》(2014년) 등 4권의 수필집을 펴냈다.
전남여중고와 경북대 사범대학을 나와 한국에서 교사로 재직했던 그는 1987년 미국 남가주 샌디에이고로 이민을 갔다. 미국에서는 중학교와 특수학교 등에서 보조교사로 일했고, 현재 미주중앙일보, 월드코리안신문 등지에서 칼럼니스트로 활동하고 있다.
- 영화 <건국전쟁>이 상영된 미국 샌디에이고 리딩 시네마(Reading Cinemas) 극장 안의 모습이다. 사진=최미자
매일 받아보는 한국 종이 신문의 광고란에서 기다리던 영화 <건국전쟁(The Birth of Korea)>의 상영소식을 보았다. 토요일엔 남편과 일요일엔 딸과 함께, 두 번 보았다. 백황기(현 한미동맹미국재단 샌디에이고 지부장)씨가 상영장소를 찾아 뛰어다녔다는 극장(Reading Cinemas)을 찾아갔다. 한인타운에서 자동차로 약 10분 거리에 있는 서쪽 동네에 위치하고 있었다.
걱정과 달리 165석의 극장이 이틀 동안 매진되었다. 한인교회의 목사님들이 홍보를 하고, 이승만 대통령 기념사업 재단 샌디에이고지부(김일진 회장)와 샌디에이고 노인회에서도 협찬했단다. 늘 좋은 일에 후원을 하신다는 어느 장로님의 큰 기부금이 영화를 상영할 수 있도록 시동을 걸어주었다.
둘째 날에도 사람들은 숨을 죽이며 영화를 진지하게 보는 분위기였다. 영화가 끝나고 주최 측에서 나누어준 태극기를 들고 만세를 부른 후에도 한참동안 모두 자리에서 뜨지 않았다. 천으로 만들어준 태극기를 기념으로 하나씩 선물을 받았으면 더욱 좋으련만 우리는 회수해야 했다. 또 광고가 부족한 탓도 있고 미국의 분주한 생활 탓도 있겠지만, 자녀를 동반하는 젊은 가족이 거의 안 보여 매우 안타까웠다. 이승만 대통령은 생전에 나라를 위해 교육을 중요시한 분이었기 때문이다. 우리가 전혀 모르던 부분의 초대 대통령의 업적을 많은 증거와 함께 전문가의 인터뷰를 통해 부각시킨 영화였다.
휴지를 돌돌 공처럼 말아 울던 딸
영화를 보던 필자의 딸은 휴지를 돌돌 공처럼 말면서 조용히 콧물을 닦았다. 언젠가 직장생활을 하다 역(逆)유학을 가 한국역사를 배우며 나라를 지켜야할 사람들이 당파싸움하던 선조들처럼, 또 역사학회의 세미나에서 교과서에 자유를 넣느냐 빼느냐하면서 학자끼리 민주주의 문제로 다투는 걸 보고 전화로 울면서 슬퍼하던 대학원생, 필자의 딸이었다. 미국에 살며 어느 날 나는, 수년간 한국역사를 영어로 강의 준비하는 딸에게 어떻게 반공정신을 갖게 되었느냐고 물어 본 적이 있었다.
초등학교를 다녔던 대한민국에서 어릴 적 태극기에 대한 맹세를 하며 나라를 생각했고, 종종 책상 밑에 들어가는 반공훈련을 받았노라고 딸은 기억했다. 또 내가 사다 준 이승복 어린이의 이야기책을 읽었고 학교에서도 반공정신을 배웠다고 말했다.
필자는 어릴 적에 순천에서 살았던 부모님이 여순 사건을 목격했던 생생한 이야기를 들려주셨기에 공산주의가 얼마나 무서운 줄을 알았다. 북한체제의 거짓말과 선동, 잔인함 그리고 당원이 되어야만 잘 살수 있다는 사실을 부모님과 친척들의 증언으로 들었다. 공산주의를 찬양하며 북으로 넘어간 친척도 있었다.
그런데 지금 모국은 어떤가. 영화에서 보듯이 1960년에 대통령직을 떠난 분을 북한에서는 사십년이 된 후에도 ‘이승만 괴뢰정권을 타도하자’는 현수막을 북한에 가서 보고 온 목사님의 이야기. 김덕영 감독은 광화문 사무실에서 출퇴근하며 잔인한 촛불집회 광경을 보면서 깊은 의문을 갖기 시작했다고 한다. 그는 3년 동안 이승만에 대한 책을 다 수집하여 읽었다고 했다.
샌디에이고 교포에게 상영된 <건국전쟁> 화면이다.
역사를 왜곡시킨 사람들이 만든 교과서…
필자가 미국으로 이민 와서 사는 동안, 고국에서는 햇볕정책으로 퍼부어 주었던 막대한 투자의 결과는 지금 무엇인가. ‘헬조선’이라며 나라를 비하하고, 이념이 어떻든 통일만을 외치는 종북파 정치인들의 국가관은 어떤가. 부정부패를 일삼는 일부의 좌파 정치인들은 자기 명예만 위해 달려온 작금의 현실…. 신나게 목소리를 높이며 역사를 왜곡시킨 사람들이 만든 교과서의 내용들. 옳고 그름을 분별 못하고 우왕좌왕하는 국민들이 개인의 부귀영화만을 누리려는 무관심을 틈타 부끄럽게 변해버린 나라. 우리 국민, 젊은이와 아이들을 생각 없는 사람으로 쇠뇌 시켜온 그들은 도대체 누구인가.
영화 속의 청년 이승만은 일찍이 성경을 읽고, 서양의 선교사들을 만나며 영어 실력을 갖추고 미국에 유학하면서 서방에 우리나라의 어려움을 알리며 독립을 외치던 분이었다. 그런데 나라를 세운 초대 대통령과 또 경제를 일으켜 가난으로 허덕이던 한국을 부강하게 만든 박정희 대통령을 마치 역적(逆賊)으로 몰며 교육시킨 사람들. 초중 고등학교에서는 전교조가, 대학교에서는 주사파가 앞장을 서 외치는 왜곡된 현대사가 아닌가.
개인의 역사관은 각각 의견이 다를 수 있고 물론 객관적이라고 생각된다. 영화를 감상하고 느끼는 것도 각각의 몫이다. 3·15 부정선거와 4·19 혁명의 아픔에만 가리어져 소련의 지배하의 공산주의가 아닌, 자유로운 지금의 대한민국이 어떻게 만들어졌는지를 다시금 깨우쳐준 소중한 영화였다.
김덕영 감독의 정성에 놀라
영화를 보고 온 후 ‘김덕영 감독’이 누구인지 인터넷을 열어 보았다. 철학과를 석사까지 나온 학력에 또 한 번 놀랐다. 아마 당시 감독의 부모님은 취직도 안 되는 과에 들어간다며 꾸짖으시지는 않으셨을까. 타락한 세상인데도, 인간의 삶과 가치를 늘 탐구한다는 김 감독. 그처럼 필자도 정의로운 삶을 고민하면서 수필을 쓴지 50년이 지났다. 첫 번째 다큐영화 <김일성의 아이들>을 만들며 거의 전 재산을 다 써버린 후에도, 아내와 함께 <건국전쟁>을 만들었다고 한다. 나라를 위해 싸워야 했던 이승만 대통령처럼, 사실에 근거한 영화 한 편을 만들려고 얼마나 힘든 고행의 정진이었을까.
다행히 최근 모기업 회장님이 사회에 공헌한 사람에게 주는 5000만원의 상금 소식이 인터넷에 있었다. 또 영화를 보고 나온 어린이들이 초대 대통령의 공적에 감사하며 자신이 자라고 있는 나라를 자랑스럽게 여기면서 열심히 살아가겠다던 이야기들이 필자의 한숨을 놓게 한다. 또 전쟁의 폐허가 된 작은 나라의 대통령이 1954년 뉴욕의 맨해튼과 대도시에서 미국시민들의 뜨거운 환영을 받으며 카퍼레이드를 하던 영화의 장면도 정말 감동적이었다.
신의 축복이여, 대한민국을 지켜주소서!
과연 우리 역사에 존경받을 대한민국의 대통령은 누구일까. 후세를 이어갈 정의로운 국민들은 진실을 밝히고 기억하면서 사람들에게 전해주리라. 미국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는 1달러의 종이돈 복판에 버섯머리 모양을 하고 있는 미국의 초대 대통령, 워싱턴. 우리는 언제쯤 우리의 부모님 같은 건국대통령을 우리나라 화폐에 모시는 날이 올까나. 신의 축복이여, 대한민국을 지켜주소서!
재미작가 최미자씨와 딸 김수연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