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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옹플뢰르에서 ③] 가장 오래된 목조 성당의 영성

김태완  월간조선 기자 kimchi@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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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 주] 태어나 처음으로 유럽에 갔습니다. 1월 18일부터 29일까지 프랑스 파리와 노르망디, 스웨덴 마드리드, 톨레도, 꼬르도바, 세비야, 론다, 그라나다, 발렌시아, 바르셀로나, 몬세라트 등지를 주마간산으로 돌아 다녔습니다. 그곳에서 자연과 사람, 예술 작품을 만났습니다. 독자 여러분과 여행의 몇 장면을 공유합니다. 많은 성원과 관심, 부탁드립니다.
프랑스 옹플뢰르에 위치한 성 카트린 성당의 모습이다. 프랑스에서 가장 오래된 목조 성당이다.

프랑스 센 강 하구에 위치한 작은 항구 옹플뢰르를 굳이 찾은 것은 낡고 오래된 목조 성당을 보기 위해서였다. 유명한 백년전쟁 당시 프랑스는 이 영토를 지키지 못했다. 1357년과 1419~1450년 당시 영국 땅이었다.

 

화면 캡처 2024-02-02 032203.jpg

 

이후 프랑스 노예무역의 5대 항구로 발전할 정도로 번성했다. 이 마을에서 초라한 인물상을 보았는데 주인공은 사무엘 드 샹플랭(Samuel De Champlain). 프랑스보다 캐나다에서 더 유명한 인물로 캐나다 퀘백을 처음 발견해 개척한 항해인이자 탐험가다. 퀘백은 아직도 불어를 쓰고 있단다. 혹자는 옹플뢰르와 퀘백의 도시 분위기가 비슷하다고 하니....

 

화면 캡처 2024-02-02 022353.jpg

옹플뢰르 항구에 있는 사무엘 드 샹플랭 기념물


12세기에 처음 지어졌다가 파괴되어 다시 짓고 증축하기를 반복하다 1887년 지금의 모습으로 완공된, 아마도 목조로 지은 성당 중 프랑스에서 가장 오래된 교회인 성 카트린 성당(L’église Sainte Catherine)을 찾아갔다. 우리나라로 치면 프랑스의 국가지정문화재다.

 

성당은 5일장이 열리는 마을 광장 앞에 있었다. 실제로 기자가 찾은 이날 5일장이 열리고 있었다. 옷들이나 과일, 소시지 같은 가공육, 푸드 트럭에서 우리나라 감자탕 같은 음식을 팔았다. 양고기로 만든 감자탕을 먹어 보았다.

 

겸손한 고딕 양식의 성당 내부는 특이했다. 성당 천장이 배의 선체를 거꾸로 뒤집어놓은 내부와 같았다. 실지로 조선소에서 만든 배를 가져다 성당 지붕으로 얹었다고 한다. 옛 바이킹의 후손들답게 배를 멋지게 만들던 노르망 조상들의 흔적이 느껴졌다. 톱을 전혀 사용하지 않고 이 아름다운 구조를 만들었다고 하니.

 

나무로 만든 우아한 타원형 곡선이 성당 천장을 가득 매우고 있었다. 뒤집어 생각하면 성당의 배를 타고 먼 항해를 떠날 것만 같았다. 종착지가 먼 하늘나라일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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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의 선체를 거꾸로 뒤집어 놓은 듯한 성당 천장의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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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당 내부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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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당 앞 광장에서 5일장이 열렸다. 푸드 트럭에서 파는, 우리나라 감자탕과 비슷한 양고기와 삶은 닭, 야채 등을 넣은 걸죽한 음식을 맛있게 먹었다. 날씨가 제법 쌀쌀했는데 음식을 먹는 내내 콧물이 줄줄 흘렀다.


성당 외부와 달리 내부는 어두웠고 넓었으며 아득했다.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가 이 성당을 찾았다는 표시가 보였다. 세련된 양복을 입은 프랑스인이 성당에 들어와 기꺼이 바닥에 무릎을 끓고 기도하는 모습을 보았다.

성녀 소화 데레사를 추모하는 공간 앞에 다가갔다. 시공을 초월한 성녀의 눈빛이 오늘 따라 간절하게 느껴졌다. 성당 신자석에 앉았다. 한 눈을 감았다. 다른 한 눈을 실눈처럼 떴다. 배를 타고 먼 항해를 떠나는 환상에 사로잡혔다.

 

성당 벽에 걸려있는 현자(賢者)들이 나타나 자신의 구멍 난 양말을 보여줄 것만 같이 성당 안은 겸손하되 정적이고 우아해 보였다. 이른 새벽 성무일도를 바치러 몰려온 시골 사람들로 성당 안이 가득할 것만 같은 상상을 해보았다.

입력 : 2024.0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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