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료=한경협 제공.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이 내년 경제성장률을 코로나19 발생 이전 수준에 근접한 2.0%로 전망했다. 한경협은 ‘경제동향과 전망: 2023~2024’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경제성장률은 1.3%로, 외환위기 이후 사실상 최저치다. 원인으로는 통화(通貨) 긴축의 누적 효과로 인한 내수(소비, 투자 포함)부진이 꼽힌다. 금융 시장의 불안이 커진 요인도 있다.
한경협은 내년 전망에 대해 “올해 저성장에 대한 기저 효과가 작용하는 가운데 글로벌 경기의 완만한 개선에 따른 수출 실적의 호전에 힘입어 2.0% 수준을 회복하게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한경협은 긴축 종료 시점이 실질적으로 내년 하반기에 이뤄질 것 같다고 내다봤다. 내수 회복 시점도 이에 따라 달라진다고 예측했다. 또 이미 장기간 긴축 정책을 펴온 그 여파로 경제 여건이 부실해졌고 정책적 지원 여력이 약화돼 신속한 경기 회복은 기대하기 힘들다고도 전망했다. 무엇보다 민간 부채가 다시 빠르게 증가하고 있어 금융 시장의 위기로 이어지면 2% 수준의 낮은 성장률마저 달성하지 못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분석했다.
이처럼 올해 정성장의 주요 원인으로 꼽힌 내수 부문은 내년에도 크게 개선되진 않을 듯하다. 한경협은 내수 부문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민간 소비에 대해 내년에도 2.0% 성장에 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물가가 점진적으로 안정되고 실질 소득이 증가하는 등 소비 여건은 개선됐다. 하지만 이미 장기간 소득 기반이 부실해진 데다가 가계 부채 원리금 상환 부담이 폭증해 기대치에 미치지 못하는 회복세를 보일 거란 분석이다.
다만 내수 부문에서도 설비 투자는 내년도 하반기 이후에 회복 흐름이 확대돼 3.0%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봤다. 전 세계적으로 IT 경기가 살아나면서 금리 피크 아웃(peak out·고점 국면)이 현실화되고 재고 부담이 완화될 것이기 때문이다.
부진을 이어온 내수 부문 건설 투자는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할 전망이다. 정부는 SOC(도로, 수도, 통신, 등 사회간접자본) 예산을 확대했다. 하지만 올해 건설 수주 및 인허가가 급감하면서 -0.5% 성장률을 기록할 전망이다.
소비자 물가 상승률은 2.5%까지 하향 안정화될 전망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소비자 물가 상승률은 5.1%다. 국제 유가를 비록한 원자재 가격이 점차 안정되고 강(强)달러 현상도 완화된 게 작용했다.
주요 변수는 중국 경제 리스크다. 중국에선 기업 구조조정이 지연되고 있다. 부동산 불황으로 부진이 심화되고 있다. 이에 대한 원활한 대처 여부가 내년 성장 흐름을 바꿔놓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내년도 수출 성장률은 3.5%까지 확대될 전망이다. 경상 수지는 상품 수지의 흑자폭이 확대된 영향으로 430억달러 수준을 회복할 것으로 내다봤다.
글=김광주 월간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