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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책] ‘90년생이 사무실에 들어오셨습니다’ (김현정 지음, 12,800원, 166쪽, 자음과모음, 2020)

밀레니얼 세대와 일하는 법

하주희  월간조선 기자 everhope@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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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에 만화가 이현세 씨 인터뷰를 하며, 오랜만에 예전 그의 만화들을 보았다. 엄지를 향한 까치의 사랑은 당시 기준엔 순애보였지만, 요즘의 눈으로 보면 어떤 행동은 스토킹이라 볼 수 있을 것도 같다. 지금의 사고방식도 훗날엔 이해해줄 수 없는 사고방식으로 여겨질 날이 올지 모른다.


X세대(1960년대 후반~1970년대 출생)와 Y세대(밀레니얼 세대, 1980년~1990년대 중반)의 차이를 다룬 책 ‘90년생이 사무실에 들어오셨습니다’를 다시 꺼내봤다. 2020년에 출간됐지만 세대론을 다뤄서인지, 풍화가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


저자인 김현정은 리더십 개발, 코칭 전문가다. 국내 기업 현장에서 관리자와 사원들을 만나며 그들의 갈등을 지켜보고 소통을 중재해 왔다. 대한민국 최초로 부모보다 가난한 세대가 될 Y세대를 애정을 갖고 분석했다. 그가 X세대 및 기성세대에게 당부하는 글 한토막을 보자. X세대와 Y세대의 특징을 단박에 알 수 있다.


<모든 성공에는 이유가 있다. 자신의 노력이 바탕이겠지만, 그것이 전부는 아니다. 베이비부머 세대에게는 시대적 운도 있었다. X세대는 비옥한 토양에 날씨마저 좋은 시기에 농사를 지은 셈이니 계속 풍년이 들었다. 심기만 하면 열매가 열리다 보니 일하면서도 신났다. 기운 좋을 때 농사를 많이 지어서 곡간을 가득 채웠던 사람들이다. 인심이 좋아서 어려운 이웃이 있으면 돕기도 잘한다.

반면에 밀레니얼이 딛고 서 있는 땅은 양분이 다 빠지고 매해 병충해에 대홍수, 극심한 가뭄이 반복되었다. 아무리 열심히 해도 거두어들이는 것이 별로 없다. 그러니 일하는 재미도 없다. 다 같이 가난하기 때문에 누가 누구를 도아줄 수도 없다. 자신의 부모처럼 살기는 싫은데 그만큼 되기도 쉽지 않은 세대다.

X세대는 죽을 때까지 대세에서 소외받을 일이 없을 것이다. 정치적으로 선거권을 가장 많이 가진 세대이기도 하다. 전 세대를 통틀어 대한민국에서 경제적, 문화적 세례를 가장 많이 받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정치판엔 아직도 586들이 주인 행세를 하고 있다. 네이버, 카카오 같은 신흥 재벌 역시 X세대가 일궜다. Y 세대는 이들 기업에 경력직으로라도 입사하기 위해 스펙을 쌓을 뿐이다. 심지어 Y세대는 톱스타도 배출해내지 못하고 있다. Y세대는 ‘연대’, ‘항쟁’도 못한다. 그들은 학창시절 내내 학생종합생활부와 수시 전형으로 인한 만성적 경쟁에 시달려왔다. 친구들과 연대해, 하다못해 야간 자율학습 ‘집단 땡땡이’도 해본 적 없다.


Y세대가 이전 세대에 비해 돈을 헛되이 쓴다는 말은 이 책을 읽은 후엔 할 수 없게 된다. 회사 생활에 30년 충성해서 서울 아파트 살 수 있는 세대와, 회사 생활에 충성해도 서울 외곽에 빌라 한 채 살까 말까한 세대를 비교하면 안된다. 어떤 관점에선 티끌모아 좀더 큰 티끌이라면, 차라리 오늘 번 돈으로 여행가고, 오마카세 가는게 나을 수도 있다.


저자는 X세대에게 Y세대를 애정을 갖고 지켜봐주길 주문한다. 그들에게 일하면서 살아나갈 의지를 불어넣어주라고 말한다. 회사 조직 내에선 어떤 방법이 있을까. 바로 ‘비전’과 ‘애정’이다. 왜 일해야 하는지 비전을 심어주고, 존재에 대해 긍정해주는 일이다.


구체적으로는 개인 시간 보장해주기, 즉각적 피드백과 작은 보상(모바일 기프티콘 같은), 교육의 기회 제공, 명확한 프로세스, 잡담이 섞인 소통 등이다. 이 중 가장 중요한 건 역시, 비전을 찾아주는 일일 것 같다. 입으로는 저출산을 걱정하며, 막상 같은 조직 내의 부하, 후배들에겐 어떻게 대하고 있는걸까. 얇은 책인데, 읽고 나니 생각이 많아진다.


글=하주희 기자

입력 : 2023.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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