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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 리뷰] 나운영 피아노 독주작품 전곡 연주회

김태완  월간조선 기자 kimchi@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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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니스트 박미정. 사진=영음예술기획 제공

오늘(1021)은 한국 음악의 1세대 개척자인 나운영(羅運榮, 1922~1993) 선생의 30주기다.

 

한국적 음악이론의 완성, 전통음악과 서양음악의 조화, 대학에 최초로 국악과를 만들었으며 무엇보다 기독교 찬송가를 무려 1105곡이나 작곡한 인물이 나운영이다. 교향곡 13곡을 포함해 협주곡, 관현악곡 등 20곡이나 작곡한 여명기 한국 음악을 빛냈던 천재적 작곡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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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니스트 박미정. 사진=영음예술기획 제공


기자는 지난 1019일 저녁 730분부터 서울 을지로4가 푸르지오 아트홀에서 열린 피아니스트 박미정의 <나운영 피아노 독주작품 전곡 연주회>에 다녀왔다. 동덕여대 피아노과 교수인 박미정은 난곡(難曲) 중의 난곡인 나운영의 피아노 곡들을 정성들여 연주했다. 이 자리엔 나운영 선생의 장녀 나효선 동덕여대 명예교수와 아들 나건 나운영기념사업회 대표가 참석했다.

 

전체적으로 곡이 까다로웠다. 필요하다면 문학적 상상력과 탁 트인 시야를 갖춰야 좀 더 많이 들릴 수 있겠다 싶었다. 드뷔시나 바르톡 음악을 들었을 때 가졌던 낯섦, 생경함, 긴장감, 무의미의 의미 같은 복잡한 느낌을 두 배, 세 배 증폭시킨 것 같았다. 당시 위력을 떨치던 현대 음악의 창작 방식을 한국적으로접목시키기 위한 작곡자의 고뇌와 실험정신, 열정이 느껴졌다. 그가 그린 오선지는 한국과 서양 음악이론의 경련장 내지 전쟁터였으리라. “내 손의 피가 마를 때까지를 외치던 선생은 광활한 오선지 벌판에 우뚝 선 야전 사령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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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故) 나운영 선생(1922~1993)


찬송가 여호와는 나의 목자시니나 동요 금강산’ ‘구두 발자국을 떠올리면 왜 그리 난곡을 만들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박미정 교수가 중간 중간에 마이크를 잡고 곡을 설명하지 않았더라면 나운영 선생의 속마음이랄까 작곡 행간을 지나쳤을지 모른다.

 

우리나라 최초의 12음 기법 작품[<6개의 전주곡>(1955)], 민요인 새야 새야 파랑새야의 선율이 담겨 있거나[<12개의 전주곡 제1>(1973)], 사물놀이나 꽹과리의 울림을 담으며 가야금 산조와 장고의 리듬을 연상[<12개의 전주곡 제1>(1973)]시킨 작품을 흥미롭게 들었다.

 

19살 때 작곡했다는 <어린이를 위한 이국적조곡>(1942)을 놀랍게 들었다. 나운영 선생은 각 악장을 다소 그로테스크한 프롤로그, 일본풍의 차르메라, 아라비아풍의 원시적인 무곡, 프랑스풍의 정적이며 우아한 멜로디, 야성적인 코사크풍의 무곡이라고 묘사했다고 전한다. 곡을 만들 때 얼마나 머리가 분주하고 즐거웠을까 상상해보았다.

 

가장 귀를 편안하게 한 대목은 <6개의 전주곡>의 제5곡이었다. 이 파트를 찬미라고 이름 붙인 것처럼 8분의 6박자의 느리고 부드러운 화음이 마치 뱃노래를 흥얼거리게 만들었다.


피아니스트 박미정은 그 어려운 곡을 혼신을 다해 연주했다. 그는 나운영의 음악세계를 ()토착화 후()현대화의 관점에서 이해해야 한다모국어인 한국의 민속음악 언어의 토대 위에, 학습을 통해서 익힌 서양음악 언어로 시대성에 맞는 창조적이고 현대적인 감각의 음악을 만들어야 한다는 굳은 신념으로 주옥 같은 작품을 만들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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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나운영 선생의 아들인 나건 대표, 박미정 교수, 선생의 장녀인 나효선 교수.  진=영음예술기획 제공

 

선생의 장녀인 나효선 교수와 아들인 나건 나운영기념사업회 대표는 전곡 연주회 뒤에 이런 감상평을 기자에게 보내왔다.

 

논문 발표하듯 곡 하나 하나를 분석해가며 학구적으로, 성실하게 준비한 훌륭한 연주였어요.

자칫 지루하기 쉬운 생소한 곡들을, 더군다나 음악회 전체를 한 연주자가 연주한 특별한 연주였는데, 마이크를 잡고서 작곡가와 작품에 대한 설명도 곁들여가며 설득력 있게 감동적인 연주를 해주었어요.”(나효선)

 

그리 익숙하지 않은 4도 화성과 국악적인 리듬을 많이 사용한 곡이라 서양음악에 익숙한 피아니스트들에게는 까다롭게 여겨졌을 텐데도 불구하고 박미정 교수가 잘 연주해 주셔서 정말 감사를 드립니다.”(나건)

 

이날 연주한 피아노곡들은 이렇다. 모두 나운영 선생의 작품이다.


1. Rhapsody(광시곡, 1942)

 

2. Suite « Exotic » for Children(어린이를 위한 이국적" 조곡, 1942)

Prologue 프롤로그

Charmera 차르메라

Arabian Dance 아라비아 무곡

Melody 선율

Kosak Dance 코사크 무곡

 

3. 12 Preludes Vol. 2(12개의 전주곡 제2, 1989)

Prologue 프롤로그

[무제]

[무제]

Episode 에피소드 I

[무제]

[무제]

Intermezzo 간주곡

[무제]

[무제]

Episode 에피소드 II

[무제]

Epilogue 에필로그


화면 캡처 2023-10-21 091841.jpg


4. Theme & 12 Variations written in the 12 Tone Technique (12음기법에 의한 주제와 12개의 변주, 1955)

 

5. 6 Preludes(6개의 전주곡, 1955)

 

Patrol 순라병

Ta-Ryung 타령(打令)

Enigma: Theme & 6 Variations 수수께끼: 주제와 6개의 변주

Moto Perpetuo 무궁동

Hymn 찬미

Dance

 

6. 12 Preludes Vol. 1(12개의 전주곡 제1, 1973, 1986 수정)

 

Hymn 찬미

Triton 3온음 I

Fantasy 환상곡 I

Moment musical 음악의 순간 I

Charumera 차루메라

Moment musical 음악의 순간

Fantasy 환상곡

Moment musical 음악의 순간 II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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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ch 행진곡

입력 : 2023.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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