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가기 메뉴
메인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NewsRoom Exclusive

정겨운 시골집 정취 담뿍 담은 유목정903

“청년 감성 레트로란 이런 것”

최덕철  기자 dch@chosun.com

사진 양수열 

  • 트위터
  • 페이스북
  • 기사목록
  • 프린트하기
  • 글자 크게
  • 글자 작게
복고풍의 꽃무늬 벽지며 아기자기한 소품들이 예스럽다. 기와지붕 아래 툇마루에 앉아 개다리소반에 놓인 차 한잔을 즐기자니 늘 꿈꾸던 시골집인 양 정겹다. 청년 사장의 젊은 감성과 옛것의 조화가 인상적인 시골 카페는 문을 열자마자 입소문을 타고 영월의 새로운 ‘핫플레이스’가 됐다.
제각각인 테이블이며 벽면을 채운 꽃무늬 벽지가 ‘레트로’를 추구하는 유목정903의 인테리어 콘셉트를 잘 드러낸다.

고교 시절부터 품어온 귀향 청년의 부푼 꿈

고즈넉한 한옥, 정겨운 옛집 감성의 카페 주인장은 뜻밖에도 앳된 얼굴의 청년이다. ‘유목정903(강원도 영월군 주천면 주천로 61-1)’은 귀향 청년인 장희정(27) 대표가 지난 2021년 연말 문을 연, 개업 1년 반차의 여전히 따끈따끈한 신상카페다. 비교적 어린 나이에 사장님이 된 사연이 궁금했는데 알고 보니 떡잎부터 남달랐다. 고교 시절 일찌감치 창업을 꿈꿨다는 장 대표는 대학에서 외식산업을 전공하고 졸업 후에는 서울의 대형 프랜차이즈 카페에서 일하며 차근차근 꿈을 향해 갔다.

 

유목2.jpg

                               처마 아래 툇마루 자리가 있는 뒷마당은 단연 유목정903의 백미로 꼽힌다.

 

커피와 음료, 디저트류를 연구하고 만드는 걸 워낙 좋아했어요. 거기에 창업이라는 꿈이 더해지니 자연스럽게 카페라는 결론이 나왔죠. 고등학생 때부터 품었던 내 가게를 갖고 싶다는 꿈을 생각보다 일찍 이루게 됐습니다.”

도시 생활은 괜찮았다. 생각보다 잘 적응했고, 라이프 스타일도 성향에 맞았다. 하지만 주거 문제며 삶을 꾸려가기 위한 현실은 녹록지 않았다. 고민이 커졌다. 마침 고향인 영월은 어느새 캠핑족과 여행자들에게 인기 있는 명소가 돼 있었다. 코로나19 사태로 도시가 잠시 멈춘 것 또한 결심을 굳히는 데 한몫을 했다. 그렇게 장 대표는 서울을 떠나 고향으로 돌아왔다.

 

고즈넉한 시골집 뒷마당에서 즐기는 커피 한잔

 

유목3.jpg

개업과 함께 영월의 새 명소로 입소문 난 카페 ‘유목정903’. 기와지붕에 화이트와 우드 톤의 산뜻한 외관이 시선을 붙든다.

 

유목정이란 카페 이름은 장 대표가 어린 시절을 보낸 마을 이름에서 따왔다. 주천면 판운리의 유목정 마을, 마을 이름도 예쁘거니와 좋은 추억이 많은 곳이라 카페 이름으로 낙점했다. 유목정만으로는 조금 심심하게 느껴져 붙인 ‘903’은 장대표의 생일인 93일을 뜻한다. 그렇게 언뜻 지번 주소 같지만 세상에 없는, ‘유목정903’이란 특색있는 이름이 탄생했다.

카페의 콘셉트는 레트로시골 감성으로 잡았다. 장 대표는 시골 동네다 보니 너무 모던하고 세련된 느낌의 카페는 어울리지 않을 것 같았다빈티지하고 레트로한 감성에 시골집 같은 마당을 콘셉트로 전체적인 구상을 직접 했다고 소개했다. 시골 감성이라고 낡은 옛집을 떠올린다면 오산이다. 세월의 흔적이 짙은 시골 읍내 상점가 사이, 기와지붕에 새하얀 벽면과 목재 출입문, 창틀이 조화된 산뜻한 외관이 단연 눈길을 사로잡는다. 문을 열고 들어서면 복고풍의 목재 가구 소품과 각기 다른 매력의 테이블이며 의자가 제각각인 듯 어우러진 묘한 매력의 공간이 펼쳐진다. 한쪽 벽면을 채운 꽃무늬 벽지도 유목정903의 콘셉트를 잘 드러내는 요소다.

카페 뒷문으로 이어지는 마당은 단연 유목정903의 백미다. 자갈 깔린 너른 마당을 빙 둘러 기와지붕 처마 밑 툇마루가 이어지고, 앙증맞은 개다리소반이며 갈대발과 전통 창살로 장식한 벽면 등이 어느 고택에 들어선 듯 실내와는 전혀 다른 정취를 자아낸다. 마당에는 4~5팀이 앉을 수 있는데 날씨가 좋으면 마당부터 자리가 채워지기 일쑤다. 마당 한편에 마련해둔 나무 그네는 꼬마 손님들에게 인기 만점이라고. 마당을 비롯해 카페에 놓인 테이블과 선반 등은 목공방을 운영하는 장 대표 아버지의 손끝에서 탄생했다. 장 대표는 아버지 덕분에 시골집 마루 콘셉트의 뒷마당을 비롯해 선반, 테이블, 카운터 등을 내가 원하는 자재와 모양으로 만들 수 있었다전체적인 인테리어가 생각한 것보다 너무 잘 나와서 수월하게 구상한 카페를 열 수 있게 됐다고 했다.

 

비밀 레시피 휘핑크림 유목정 비엔나인기몰이

 

유목4.jpg

        서울서 대학을 졸업하고 직장 생활을 했던 장희정 대표는 고향인 영월로 돌아와 오랜 꿈이었던 카페를 창업했다.

 

다양한 메뉴가 있지만 장 대표가 자신 있게 추천하는 대표 메뉴는 유목정 비엔나(HOT 4500, ICE 5000)’. 우유와 에스프레소 샷에 직접 만든 크림을 올린 커피인데 꼭 맛봐야 할 유목정903의 시그니처로 입소문을 타고 있다. 장 대표는 수많은 배합 끝에 완성한 나만의 비밀 레시피 크림이라며 젓지 않고 그대로 마시는 게 제대로 즐기는 방법이라고 소개했다. 여기에 커피가 들어가지 않는 크림 쑥 라떼(5000)’와 음료에 곁들이기 좋은 앙버터 모나카(2500)’도 인기 메뉴다. 값비싼 버터를 아낌없이 넣었다는 스콘(플레인 3000, 초코칩·레몬 3200, 앙버터 3500) 등 디저트류도 모두 직접 만든다. 이 밖에 아메리카노(3500)’ ‘바닐라라떼(4500)’ ‘꿀 미숫가루(4500)’ ‘체리콕(4500)’ ‘한라봉 얼그레이(4500)’ ‘망고 스무디(4500)’ ‘생강차(4000)’ 등 다양한 음료가 마련돼 있다.

 

유목5.jpg

                    시그니처 메뉴인 ‘유목정 비엔나’(왼쪽)를 비롯해 ‘크림 쑥 라떼’와 ‘앙버터 모나카’도 인기다.

 

평일엔 주로 동네 주민들이 찾지만 주말이면 관광객들로 북적인다. 유목정903이 있는 주천면과 인근 무릉도원면은 자연 경관이 수려하고 인기 있는 캠핑장이 많아 특히 여름 휴가철이면 눈코 뜰 새 없이 바쁘다는 게 장 대표의 귀띔이다. 최근엔 블로그나 SNS를 보고 찾아오는 손님도 부쩍 늘었다고. 앞으로의 목표를 묻자 자신은 이미 목표를 이뤘다는 대답이 돌아온다. “생각보다 이르긴 했지만 꿈이었던 내 가게를 갖게 됐잖아요. 사실 이제 거대한 야망 같은 건 없어요. 유목정903을 잘 유지하는 게 목표라면 목표죠. 찾아 주시는 모든 분에게 감사한 마음으로, 초심을 잃지 않고 열심히 꾸려가겠습니다.”

유목정903은 수요일을 제외한 매일 오전 10시 문을 연다. 문 닫는 시간은 평일은 오후 9, ·일요일과 공휴일은 오후 7시다. 문의 (033)373-6217

입력 : 2023.07.10

Copyright ⓒ 조선뉴스프레스 - 월간조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NewsRoom 인기기사
Magazine 인기기사
사진

슬기로운 지방생활

hangl71@gmail.com
댓글달기 0건
댓글달기는 로그인 하신 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내가 본 뉴스 맨 위로

내가 본 뉴스 닫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