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레젭 타입 에르도안 대통령의 지지자들이 7일(현지시각) 튀르키예 이스탄불에서 열린 그의 선거 유세에 참석해 환호하고 있다. 사진=AP/뉴시스
튀르키예 대선과 총선이 14일(현지시간) 실시된다. <뉴욕타임스> 등 세계 주요 언론들은 이번 튀르키예 대선을 '올해 전세계 가장 중요한 선거'로 꼽고 있다.
2003년 이후 20년 넘게 집권하고 있는 레젭 타입 에르도안 대통령이 3번째 집권에 성공할 경우, 최장 2033년까지 집권하는 사실상 '종신 집권'의 문을 열게 된다. 그렇게 되면 이슬람주의로 대표되는 '반(反)세속주의' 노선과 미국과 러시아 사이의 '기회주의 외교'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이번 선거를 앞두고 "국민의 지지로 '새로운 튀르키예 100년'을 건설하는 것이 목표"라고 역설해왔다. 다만 지난 2월 발생한 대지진의 여파와 심각한 경제 위기는 에르도안 대통령의 발목을 잡고 있다.
이 때문에 6개 야당 단일 후보인 공화인민당(CHP) 케말 클르츠다로을루 대표가 강력한 대항마로 떠올랐다.
13일 현재 유럽의 여론조사 기관 '폴릿프로'에 따르면 클르츠다로을루 후보 48.9%, 에르도안 후보 43.2%, 인제 후보 4.8%, 시난 오간 후보 3.1% 순의 지지율을 보이고 있다.
케말 클르츠다로을루 대표는 '의회 민주주의 복구'와 '서방과의 관계 개선 모색'을 기치로 내걸었다. 클르츠다로을루 대표는 13일 앙카라에 있는 아타튀르크 초대 대통령의 묘소를 찾아 "평화와 민주주의를 복구하겠다"고 밝혔다.
클르츠다로을루 대표가 당선되면 튀르키예는 유럽연합(EU) 가입을 재추진하고 반체제 인사들의 석방을 요구한 유럽인권재판소 결정도 따를 것으로 보인다.
한편, 클르츠다로을루 대표가 당선되면 '친한(親韓) 외교'도 강조될 가능성이 있다. 클르츠다로을루 대표의 아들 케렘 클르츠다로을루가 2017년 고려대에서 국제 관계학 박사 학위를 받았기 때문이다.
이번 선거 결과는 한국시간 15일 아침께 가닥이 잡힐 것으로 보인다. 이번 투표에서 과반 득표자가 나올 경우 선거는 한번으로 끝이 난다. 다만, 어느 후보도 과반을 득표하지 못할 경우 2주 뒤인 오는 28일 1, 2위 후보를 대상으로 결선 투표가 실시된다. 총선에선 의원 600명을 선출한다.
김종일 아신대학교 중동연구 교수는 "이번 선거 결과에 따라 향후 중동과 유럽에서 튀르키예의 역할과 위치가 결정될 것"이라면서 "이번 선거는 현 정권의 '반세속주의' 노선의 연장이냐, 새 정부의 '세속주의' 노선, 이른바 '아타튀르크 정신'의 계승이냐를 두고 벌이는 선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글=김세윤 월간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