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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sRoom Exclusive

“해발 800m 숲속서 신선 못지않게 살아요”

영월에서 살아보니⑤ 이미순 도깨비산채농장 대표

최덕철  기자 dch@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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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지에 대한 정보를 얻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은? 인터넷 검색이나 먼저 다녀온 사람의 추천도 좋지만 가장 정확한 건 현지에 사는 이들의 생생한 경험담이다. 하물며 새로운 삶터를 찾는 일이라면 어떨까. “영월에서 살아보니 어때요?” 여기 영월군민 10인이 말하는 영월살이의 매력을 담았다. 도시를 떠나 수려한 자연환경 속 새 삶을 꿈꾼다면 귀담아 둘 만하다.
이미순 대표는 해발 800m 고지대에서 품질 좋은 산나물과 토종 다래를 재배한다. 사진 속 노란 꽃은 곰취꽃이다.

고지대 천혜의 자연이 키워낸 청정 산나물

 

산봉우리 사이로 펼쳐진 운무를 저만큼 자주 보는 사람이 있을까요? 마치 신선이 살 것 같은 신비롭고 근사한 풍경을 공짜로 누리며 살고 있습니다.”

영월군 김삿갓면의 망경대산(望景臺山)은 영월을 대표하는 명산 중 하나다. 산 이름은 단종이 수양대군에게 왕위를 빼앗겼다는 소식을 들은 충신 추익한이 산꼭대기에 올라 한양을 바라보며 눈물을 흘렸다는 고사에서 유래됐다고 전해진다. 해발 1088m의 이 망경대산 정상에서 조금 못 미친 800m 고지에 이미순(52) 대표가 운영하는 도깨비산채농장이 있다. 이 대표는 지난 2011년 남편의 고향인 영월로 귀농, 시부모님께 물려받은 지금의 농장 부지에서 다양한 산나물과 토종 다래를 재배하며 살고 있다. 귀농 전에는 경기도 안산시에서 자동차정비업체를 운영했다. 부부는 농사 경험이 전혀 없었지만 귀농하기 10여 년 전부터 농촌 생활을 꿈꿨다고 했다. 영월 망경대산은 그렇게 꿈을 이뤄준 삶의 터전이 됐다.

시작은 울릉도 여행 중에 인상 깊게 본 산마늘(명이나물)이었다. 망경대산 800m 고지에 시험 삼아 심어봤는데 쑥쑥 잘 자랐다. 지금은 66000(2만평) 규모 숲 사이사이에 산마늘을 비롯해 눈개승마, 어수리, 곰취, 땅두릅 등 다양한 산나물과 토종 다래를 재배하고 모종과 종근(種根, 처음 생긴 뿌리), 씨앗도 분양하는 선도 농가로 자리 잡았다.

 

강과 계곡 풍광 빼어난 사계절 관광 명소

 

판매는 블로그(blog.naver.com/yemil1004)SNS, 전화를 통한 직거래로만 하고 있는데 산나물 제철인 봄에는 수확량이 주문량을 못 따라가 못 팔 지경이라고. 이밖에 가을이면 맛볼 수 있는 토종 다래 생과를 비롯해 토종 다래로 만든 영월다래잼, 영월다래분말과 산마늘장아찌, 사계절 내내 맛볼 수 있도록 말린 나물도 인기 품목이다. 수확철이면 체험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4월 중순부터 5월까지는 산나물 수확 체험을, 9월에는 다래 수확 체험에 참여할 수 있다. 이 대표는 해발 800m의 고지대 숲속이 산나물을 재배하기에 최적의 장소라고 말한다. “왜 산나물이겠어요. 산에서 잘 자라는 거죠. 저지대 밭에서 키우면 병충해도 잦고 냉해를 입기도 쉬운데 고지대 숲속에선 훨씬 덜해요. 일교차가 크다보니 나물의 맛과 향은 더 짙어지고요.”

 

이미순대표2.JPG

                             이미순 대표는 농한기에도 온실에서 다양한 산나물 모종을 기르고 있다

 

귀농 12년차, 영월에 살며 느낀영월의 매력은 무엇일까. 먼저 자랑하고 싶은 건 농장주답게 농산물의 품질이다. 이 대표는 청정 자연 환경과 석회질 토양, 일교차가 큰 환경에서 자라는 과일 등 농산물은 당도며 품질이 높아 소비자에게 인기가 좋다동강과 서강, 김삿갓계곡 등 빼어난 자연 풍광은 사계절 관광지로 손색없다고 소개했다.

 

부부 함께 귀농하고 땅에 대한 공부는 필수

 

영월을 찾는 관광객에게 추천할 만한 곳으로는 역시나 망경대산 800m 고지에 자리 잡은 망경산사에서의 템플스테이를 꼽았다. 망경대산 자연휴양림과 별마로천문대, 봉래산 정상에서 날아오르는 패러글라이딩도 이 대표가 추천하는 영월의 대표적인 즐길 거리다.

영월군의 귀농·귀촌 자문위원으로도 활동 중인 이 대표는 귀농을 꿈꾸는 이들에게 해당 지역의 토양과 환경에 맞는 작물을 재배할 것을 강조했다. 이 대표는 귀농할 지역을 정했다면 그 지역의 자연 환경과 땅에 대해 공부하고 거기에 맞는 작물을 선택해야 한다자기가 원하는 작물에 땅을 맞추려고 했다가는 100% 실패하기 마련이라고 했다. 수차례 실패하며 쌓은 노하우도 아낌없이 내줄 생각이다. 이 대표는 임간(숲 사이) 재배만 해도 동서남북 방향에 따라 심어야 하는 작물이 다 다르다산에서 농사지으려는 분이 찾아와 묻는다면 노하우를 전해주고 모종도 나눠줄 생각이라고 했다.

아내는 도시 생활을 계속하고 남편만 시골에 와 생활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 대표는 이런 식의 귀농은 절대 반대다. 그는 농사를 비롯해 농촌에서의 생활은 의외로 여성의 섬세한 손길이 필요한 부분이 더 많다시골에선 암탉이 울어야 달걀이 나오는 법이라며 웃었다.

 

입력 : 2023.0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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