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8일(현지시간) 러시아 본토와 크림반도를 연결하는 크림대교(케르치해협 대교)에서 폭발이 일어나 불꽃과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사진=뉴시스
크림반도와 러시아 본토를 잇는 크림대교가 대형 폭발사고로 일부 파괴됐다. 이 다리는 러시아군의 중요한 군사보급로였던 만큼 러시아에 큰 타격이 될 전망이다.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의 테러"라며 국가안보회의를 소집하고 대책 마련에 나섰다.
외신에 따르면 8일(현지시간) 오전 6시께 크림대교의 자동차 도로 구간을 지나던 트럭에 실린 폭탄이 폭발했다. 사고 여파로 3명이 숨졌으며, 크림대교의 철도 구간에서 유조차를 싣고 크림반도로 향하던 열차에도 불이 옮겨붙어 큰 폭발이 발생했다. 다리 일부가 파괴됐지만 이날 저녁 철도 교량은 복구돼 열차 통행이 일부 재개됐으며, 도로 일부에서도 차량 운행이 시작됐다.
크림대교는 19km 길이로 2018년 개통됐다. 비용만 2280억루블(당시 약 3조9400억원)이 투입됐으며 푸틴 대통령은 개통 당시 직접 트럭을 몰고 다리를 건널 정도로 관심을 쏟았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후 크림대교는 러시아 본토로부터 물자와 병력을 수송하는 핵심 보급로가 됐다. 따라서 이번 폭발로 우크라이나 남부 전선에서 러시아군이 보급에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게 됐다.
폭발 사고의 배후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크림대교가 지닌 전략적·상징적 가치 때문에 우크라이나 측은 올해 2월 러시아 측의 침공을 받은 이래 이 다리를 파괴하겠다는 위협을 수 차례 해 왔다.
러시아는 크림대교 붕괴를 우크라이나의 테러로 간주하고 보복에 나설 전망이다. 외신에 따르면 크림대교 폭발이 일어난 지 수시간 후인 8일 밤과 9일 새벽 우크라이나 남동쪽 자포리자에 미사일이 연속으로 떨어져 최소 13명이 사망하고 87명이 부상했다고 우크라이나 관리들이 전했다. 우크라이나의 기간시설 파괴에 나설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글=권세진 월간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