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석열 대통령(오른쪽)과 김건희 여사(왼쪽). 사진=페이스북 건희사랑
보험사들이 반려동물 보험 가입 상품 출시를 늘리고 있다.
9일 보험업계 등에 따르면 삼성화재가 지난달 출시한 펫보험(반려동물 보험)은 출시 일주일 만에 판매 건수 1300여 건(약 1억1000만원)이었다. 이러한 호응에는 가입 가능한 반려동물 나이를 만 10세까지 늘린 것이 배경이라는 분석이 있다.
국민의힘 안병길 의원이 국내 주요 보험사들과 농식품부로부터 제출받아 지난 4일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반려동물의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는 데 반해 국내 펫보험의 가입 연령은 최고 만 8세로 제한됐고 이는 가입을 가로막는 장애 요소로 작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펫보험 가입률은 ▲2017년 0.03%(2781건) ▲2018년 0.12%(8025건) ▲2019년 0.28%(2만4322건) ▲2020년 0.39%(3만3652건) ▲2021년 0.67%(4만9766건) 등으로 1%를 넘지 못하고 있다.
이에 반해 국내 9년 이상된 반려견은 ▲2019년 78만7705마리(37.7%) ▲2020년 96만829마리(41.4%) ▲2021년 114만6241(41.4%)마리이다. 이에 따르면 반려견 10마리 중 4마리는 펫보험 가입 제한 대상이다.
이 외에도 삼성화재의 새 펫보험은 보험 기간을 최장 20세까지 늘렸다. 의료비 보장 비율을 실제 치료비의 50·70·80% 중 고객의 상황에 따라 선택할 수 있도록 했고 최고 250만원까지 연 2회 수술비를 보장한다. 갱신 주기도 최장 5년이다.
현대해상도 최근 펫보험을 개정 출시했다. 이 상품도 보장 기간을 최장 20살로 확대했고 기존 펫보험들이 보장하지 않던 피부·구강질환, 슬관절·고관절 탈구 질환 치료비까지 담보한다.
윤석열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 대선 공약집에서 반려동물 표준수가제 도입을 약속했다. 지난 8월 농림축산식품부는 표준수가제 도입을 추진한다는 방침을 재확인했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펫보험 가입 연령·보장 기간 제한이 가입을 망설이게 하는 가장 큰 이유였다. 보험사들은 펫보험 활성화를 위해 반려동물 진료비 표준수가제 도입이 가장 필요하다는 입장을 보였다.
보험업계는 반려동물 진료비가 표준화돼 있지 않아 보험상품 개발에 한계가 있다고 지적해 왔다. 동물병원마다 진료비 결정 방식이 다르고 과잉진료 가능성이 존재해 진료비 예측이 어렵기 때문이다.
한국소비자연맹이 2019년 진행한 동물병원 진료비 실태조사에 따르면 동일한 진료 행위인 발치(송곳니) 진료비가 최저 5000원에서 최고 40만원으로 80배 차이를 보이는 경우도 있었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펫보험 가입률이 1% 이하로 저조한 것은 비싼 보험료 때문이다. 그만큼 진료비 표준수가제 도입을 통해 과잉청구를 예방해야 한다. 그러면 보험사들은 보다 저렴한 보험료 산정이 가능해지고 가입자는 자연스럽게 늘 것”이라고 말했다.
글=이경훈 월간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