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유튜브 캡처.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6일 코로나19 확산세가 주춤한다며 김정은이 주도한 국경 봉쇄와 인민군의 의약품 공급 결정이 주효했다고 자평했다.
<노동신문>은 코로나19 환자가 처음 발생했던 2019년 12월을 회고하며 "그때 우리 당은 천리 혜안의 예지로 이 비루스(바이러스)의 위험성과 그것이 유입될 경우 초래될 심각한 후과를 꿰뚫어 보았다"고 칭송했다.
이어 "김정은의 선견지명으로 코로나19 발생 초기 국경을 차단했다"며 "발전됐다고 자부하던 나라들의 보건제도를 무색하게 만들어놓은 치사율 높은 초기의 악성 비루스들이 유입됐더라면 과연 어떻게 되었겠는가. 상상만 해도 끔찍할 것"이라고 반문했다.
기관지의 김정은 우상화 내용과는 달리, 북한 오봉산 화장터에는 코로나19로 목숨을 잃은 시체들이 넘쳐난다고 한다.
한 고위 탈북자의 이야기다.
"발열과 기침 증세를 보인 한 여성이 갑작스러운 증상 악화로 사망했습니다. 공식 사인은 급성폐렴이었죠. 그런데 이 여성은 코로나19 의심 환자로 분류돼 격리 치료를 받고 있었습니다. 시체는 오봉산 화장터에서 태웠습니다. 직후 오봉산 화장터에 화장(火葬)해야 할 급성폐렴 시체가 넘쳐났다고 합니다."
북한은 ‘고난의 행군’ 당시 200만~300만명이 굶어 죽었다. 북한은 100년 만의 장마 등 자연 재해가 원인이라고 주장하지만, 김씨 왕조 체제의 한계 때문이라고 보는 분석이 많다. 이때 죽은 사람들은 대부분 대동강 남쪽인 평양시 낙랑 구역에 있는 오봉산에 묻혔다.
김정일은 “곡식 지을 땅도 모자란데, 산 전체가 무덤 터가 돼서야 쓰겠느냐”며 화장장 건설을 명령했다. 이에 1999년 오봉산봉사사업소(화장장)가 완성됐다.
이때 오봉산봉사사업소가 완성됐다는 사실은 과거 《월간조선》이 일본인 납북자 요코다 메구미 씨를 추적하는 과정에서 처음으로 밝혀졌다. 당시 북한은 메구미 씨의 남편인 김영남씨를 앞세워 메구미 씨가 1994년에 사망했다고 주장했다. 김영남씨는 “메구미를 오봉산봉사사업소에서 1997년 봄에 화장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당시 다수의 고위 탈북자는 “김영남씨가 요코다 메구미 씨를 1997년 봄에 화장했다고 주장하는데, 오봉산봉사사업소는 1999년에 건설됐다. 만들지 않은 화장터에서 어떻게 화장을 하는가”라고 증언했다.
오봉산봉사사업소는 북한의 유일한 정식 화장장이다.
한편 북한은 코로나19에 따른 사망자가 1명이 추가 발생해 누적 사망자수가 69명으로 늘었다고 밝혔다.
글=최우석 월간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