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학기(대령) 국방부유해발굴감식단장(좌)이 고(故) 한진홍 일병의 아들 한윤식 씨(우)에게 신원확인 통지서를 전달하고 있다. 사진=육군39사단 제공
6·25 전쟁 당시 강원도 인제군에서 북한 빨치산을 토벌하다 전사한 국군 병사 유해가 66년 만에 가족 품으로 돌아왔다고 20일 《조선일보》가 보도했다. 19일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은 6·25 전쟁에 참전했다 전사한 고(故) 한진홍(당시 21세) 일병의 유족에게 전사자 신원 확인 통지서와 국방부 장관 위로패, 유해 수습 때 관을 덮었던 태극기, 발굴 유품(遺品) 등을 전달하는 '호국 영웅 귀환 행사'를 열었다고 전했다.
빨치산 토벌전(討伐戰)의 영웅 한 일병은 1930년 경북 경주에서 2남 4녀 중 장남으로 태어나 1950년 결혼한 뒤 아들 하나를 두었고 이듬해 1월쯤 징집됐다. 결사유격대 13연대로 배치된 한 일병은 1951년 2월 부산에서 상륙 작전용 함정을 타고 삼척 묵호항에 도착, 대원들과 함께 강원도 어은산을 향해 침투하던 중 인제군 쪽으로 들어갔다.
1951년 2월 15일 한 일병은 인제군 설악산 저항령 일대에서 야간 작전 당시 빨치산을 격퇴하던 중 적병(敵兵)의 총탄에 전사한 것으로 추정된다. 1951년 1월 육군본부는 대구 육군 보충대 예비 병력 중 일부를 체력·사상·학력 등을 기준으로 뽑아 육군 직할 '결사유격대'를 창설했다.
고인의 유해는 지난해 11월 8일 인제군 북면 용대리 저항령에서 수습됐다. 안경과 만년필, 구둣주걱이 달린 열쇠고리, 탄피, 단추 등 유품도 함께 출토됐다. 발굴단은 한 등산객이 저항령 정상부에서 유해를 목격했다고 블로그에 게재한 게시물을 토대로 발굴에 착수했다. 마침 한 일병의 아들 한윤식(68) 씨가 2014년 유전자 시료를 채취해둔 덕에 신원 확인도 빨리 이뤄졌다.
6·25 전사자 신원 확인은 2000년 유해 발굴 작업을 시작한 이래 122번째로, 결사유격대로 참전한 전사자 신원이 확인된 것은 처음이다. 한 일병의 유해는 유가족과 협의해 국립현충원에 안장할 예정이다.
월간조선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