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수내동 아파트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자택(왼쪽)과 옆집 2402호. 사진=TV조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 아파트(사택)의 ‘옆집(2402호)’ 의혹이 확산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2402호 소유주 가족인 A씨가 근무하는 성남문화재단(재단)이 이재명 후보 경호를 맡았던 업체 대표가 운영하는 회사와 수의계약을 맺었음을 보여주는 자료를 《월간조선》이 입수했다.
재단과 계약을 맺은 업체는 이 후보가 2017년과 2021년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을 치를 당시 계약을 맺었던 경호업체 대표와 사내이사를 지낸 B씨의 회사로 드러났다. A씨는 현재 재단 공연 담당 부서장(부장)으로 근무중이다.
B씨와 B씨 회사 직원은 2019년 6월 27일 재단과의 수의계약과 관련해 전화통화를 나눴다. 본지가 입수한 통화 녹음파일에 따르면, B씨는 ▲‘원래 부장님(A씨)은 우리 식구인 줄 아니까’ ▲‘A는 얼마 남았는지 보고할 거고’ ▲‘A가 예산을 내려주는 입장이잖아’라고 말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B씨는 이날 회사 직원에게 이런 취지의 지시도 했다.
<원가(원가표) 넣어. 넣지? 그럼 A가 얼마 이익금 남을 거라고…(중략) 그럼 거기서 우리랑 나눠 먹기를 하든, 그렇게 가야되지 않겠냐? A는 얼마 남았는지 보고할 거고. 얼마 올려줬다고. 그렇게 하려고 하겠지. 어차피 생색내려고 하는 거.>
B씨의 말로 보아 B씨와 A씨는 서로 안면이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그럼 B씨는 재단과 어떤 계약을 맺으려고 했던 걸까.
B씨가 실질적으로 운영하는 가온씨엔에스는 2019년 8월 21일~8월 31일까지 성남시 소재 위례중앙광장과 모란 다목적 공용주차장에서 열린 ‘피크닉 콘서트’를 주관하는 재단과 수의계약을 맺고 필요물품을 납품했다. 계약서에 따르면, 가온씨엔에스는 ‘몽골텐트 등 필요물품 임차’에 관한 사항을 계약하며 물품 임차 조건으로 총 1275만3400원(부가세 포함)을 재단으로부터 받았다. 가온씨엔에스 대표자는 B씨의 지인 이모씨다.

재단은 ‘피크닉 콘서트’와 관련해 채송이란 업체와 콘서트 장내(場內) 질서유지를 위한 ‘경호 및 안내 용역 계약’도 맺었다. 이 역시 수의계약 형태로 진행됐다. 채송이란 회사는 등기상 B씨와 직접적인 관련은 없다.
B씨 회사에 몸담았던 직원은 “채송은 수의계약에 따른 상한 금액(2200만원 이하)을 맞추기 위해 B씨 측이 동원한 회사”라고 주장했다. 수의계약을 맺을 경우, 한 업체에 지급되는 금액이 2200만원을 초과할 수 없어 이른바 ‘쪼개기 계약’을 통해 B씨 측이 동원한 회사가 채송이라는 설명이다. 재단은 채송과 1161만6000원(부가세 포함)의 용역계약을 맺었다.

B씨는 이재명 후보 측이 계약한 사설 경호업체와 관련이 있다. 《월간조선》(2022년 2월호)은 <이재명 후보 측이 계약한 경호업체의 ‘비밀’>이란 단독 기사에서 이 후보 측이 계약한 사설 경호업체의 실체를 파헤쳤다.
(관련 기사 https://monthly.chosun.com/client/news/viw.asp?ctcd=A&nNewsNumb=202202100014&page=1)
기사에 따르면 이재명 후보 측은 2017년 대선 경선 기간 중 ‘대영네트웍스’란 업체에 경호 비용 명목으로 총 5874만원을 지출했다. 2021년 경선에서는 ‘위드씨엔에스’란 업체에 경호를 맡겼다. 이 후보 측은 이 업체에 경호 비용 명목으로 총 1억6368만원을 지급했다. B씨는 대영네트웍스 사내이사와 위드씨엔에스 대표이사라는 두 개의 직함을 갖고 있었다.
즉 B씨는 자신과 관련 있는 회사들을 앞세워 재단과 수의계약을 맺고, 이재명 후보 측과 경호계약 등을 해온 셈이다. 이를 두고 일종의 ‘일감 몰아주기’로 볼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B씨 회사 직원과 재단 공연 담당 직원 C씨와 통화한 녹음파일도 있다. 2019년 7월 23일, C씨는 B씨 회사 직원에게 ‘(모 가수가 소속된) 기획사에 900만원을 더 줄 것이다. 거기서 900만원을 더 받으시면 된다’고 말했다. C씨는 또 '모란 (공연 관련해) 계약하는 회사에서 부가세 포함해 1900만원을 쏴 드릴 거다'라며 '그렇게 해서 총 받으실 게 2800인가요'라고 되묻기도 한다.
이 900만원과 1900만원은 기존 계약금과는 별도라는 게 B씨 회사 직원의 주장이다. 결국 A씨가 몸담고 있는 재단은 B씨 업체와 계약을 진행하면서 2800만원의 웃돈을 얹어주려고 한 셈이다. 이 돈이 실제 지급됐는지 여부는 확인되지 않는다.
A씨는 어떤 인물일까. 원희룡 국민의힘 선대위 정책본부장 측이 최근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A씨는 2011년 10월 4일 재단 사업운영부장으로 특채됐다. A씨가 재단 측에 제출한 경력은 ▲삼성생명보험 ▲○○인력시스템 대표였다.
실제로 2402호 등기부등본을 확인해보면 2011년 8월 24일, 이 아파트에 ○○인력시스템 명의로 근저당권이 설정된 적이 있다(채권 최고액 2억4000만원). 이 근저당권은 경기주택도시공사(GH)가 2402호에 전세권(9억5000만원)을 설정한 2020년 8월 21일 해지됐다. 경기주택도시공사는 이 2402호를 '합숙소'로 썼다고 해 논란이 일고 있다. 이밖에도 A씨는 2004년과 2008년에도 본인 명의로 2402호에 근저당권을 설정했다가 각각 2008년과 2019년에 해지한 바 있다.
본지는 이와 관련해 A씨와 B씨의 입장을 들어보기 위해 지난 21일, 두 사람에게 문자 메시지를 보냈으나 답변을 하지 않았다. 이튿날 전화를 걸었지만, 이 역시 받지 않았다.
한편, 이재명 후보 측은 2021년 11월 30일, 《월간조선》에 “해당 경호업체(위드씨엔에스)와 이재명 후보나 캠프는 어떤 관계도 없다”며 “아울러 대표자인 B씨는 전혀 모르는 분”이라고 해명한 바 있다.
글=조성호 월간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