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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sRoom Exclusive

기자수첩

미국은 자유를 위해 싸울 의지가 있는 나라만 돕는다

아프간 외면한 바이든처럼 시어도어 루스벨트는 대한제국 외면, 트루먼은 6.25 파병.... 그 차이는?

배진영  월간조선 기자 ironheel@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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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간군이 훌륭한 장비를 갖추고도 자기 나라를 위해서 기꺼이 죽으려 하지 않는 전쟁에 미군이 가서 싸우고 죽어서는 안 된다.” (조 바이든)
“우리는 한국인들을 위해서 일본에 간섭할 수 없다. 한국인들은 자신들을 위해 주먹 한 번 휘두르지 못했다. 한국인들이 자신을 위해서도 스스로 하지 못한 일을 자기 나라에 아무런 이익이 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한국인들을 위해서 해주겠다고 나설 국가가 있으리라고 생각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시어도어 루즈벨트)
"나는 미국의 정책이 무력을 가진 소수 혹은 외부의 압력이 자신을 종속하려는 시도에 맞서는 자유 국민을 지원해야 한다고 믿습니다." (해리 S 트루먼)
왼쪽부터 조 바이든, 시어도어 루스벨트, 해리 S트루먼

아프가니스탄의 수도 카불이 탈레반에게 함락된 후인 지난 8월 16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 사태와 관련된 대국민연설에서 “아프간군이 훌륭한 장비를 갖추고도 자기 나라를 위해서 기꺼이 죽으려 하지 않는 전쟁에 미군이 가서 싸우고 죽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2001년 미군이 아프간을 침공했던 이유는 9.11테러를 자행한 알카에다를 소탕하기 위한 것이었음을 상기시키면서 “우리의 아프간 임무는 ‘국가 재건(nation-building)’이 아니며, 통일되고 중앙집권적인 민주주의 정부를 수립하는 것이 결코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아프간에서 미국의 ‘유일한 국익’은 ‘미 본토에 대한 테러 공격을 예방하는 것’”임을 분명히 했다.

바이든 대통령의 이 연설문을 접하고 ‘어디선가 들은 적이 있는 얘기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러일전쟁 당시 시어도어 루스벨트 미국 대통령이 존 헤이 국무장관에게 한 말이었다.

 “우리는 한국인들을 위해서 일본에 간섭할 수 없다. 한국인들은 자신들을 위해 주먹 한 번 휘두르지 못했다. 한국인들이 자신을 위해서도 스스로 하지 못한 일을 자기 나라에 아무런 이익이 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한국인들을 위해서 해주겠다고 나설 국가가 있으리라고 생각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대통령의 이 한 마디에 그나마 한국(대한제국)에 동정심을 갖고 있던 헤이 장관은 입을 닫았다.

그런가 하면 다음과 같은 연설도 생각난다.

“세계사의 현 시점에서 거의 모든 국가는 두 가지 삶의 방식 중에서 택일해야 합니다. 그런데 그 선택이 자유롭지 않은 경우가 너무 많습니다. 한 가지 삶의 방식은 다수의 의사를 바탕으로 하며, 자유 제도, 대의정치, 자유선거, 개인자유의 보장, 언론 및 종교의 자유 그리고 정치적 억압으로부터의 자유를 특징으로 합니다. 또 다른 생활방식은 다수에게 강제적으로 부여된 소수의 의사를 바탕으로 합니다. 또한 공포와 억압, 언론 및 방송 통제, 선거 조작 및 개인 자유의 억압에 의존합니다.

나는 미국의 정책이 무력을 가진 소수 혹은 외부의 압력이 자신을 종속하려는 시도에 맞서는 자유 국민을 지원해야 한다고 믿습니다.... 전 세계 모든 국민이 그들의 자유를 보전하기 위하여 우리의 지원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이 말은 1947년 3월 12일 해리 S 트루먼 미국 대통령이 의회에 보낸 교서에 나오는 말이다. 공산반군과의 내전을 치르고 있던 그리스와 그 이웃 나라 터키에 대한 지원을 제안하는 이 교서는 후일 ‘트루먼 독트린’으로 알려졌다.


모두 미국 대통령이 한 말이지만, 말을 한 사람도, 시대도, 대상도 다르다. 하지만 핵심은 하나다. 미국은 자신의 자유를 지키기 위해 싸울 의지가 있는 나라와 국민만 돕는다는 얘기다.
러일전쟁 당시 대한제국이 일본에게 잡아먹히는 것을 방치했던 미국이 6.25때는 군대를 보내 피를 흘리며 싸웠다. 그 가장 큰 이유는 물론 김일성의 남침을 스탈린의 전 세계적 적화(赤化)음모의 신호탄으로 보고, 한반도에서 밀리면 유럽에서도 밀리게 될 것이라는 우려였다. 하지만 다른 이유도 있을 것이다. 바로 6.25 당시 대한민국 지도자와 국민들에게는 기습남침을 당해 전선(戰線)이 무너지는 상황 속에서도 싸우려는 의지가 있었다는 점이다. 대한민국 국군은 기습공격을 받고도 한강 이북에서 사흘을, 그리고 한강방어선에서 1주일을 버텼다. 그러는 사이에 대통령과 주미대사는 미국 요로에 지원을 호소했다. 만일 당시 국가지도부와 국군에게 싸우려는 의지가 없어서 개전(開戰) 초기에 손을 들어버렸다면, 미국이 아무리 대한민국을 돕고 싶었어도 도울 방법이 없었을 것이다. 대한민국의 지도자와 국민들은 시어도어 루스벨트의 표현대로라면 자신들을 위해 주먹을 휘둘렀다. 그리고 트루먼은 그런 한국인들을 ‘무력을 가진 소수 혹은 외부의 압력이 자신을 종속하려는 시도에 맞서는 자유 국민’으로 간주하고 기꺼이 도움을 제공했던 것이다. 지금 대한민국 국가지도자와 국민들에게는 자유를 위해 싸우려는 의지가 있는가?   


입력 : 2021.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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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진영 ‘어제 오늘 내일’

ironheel@chosun.com 어려서부터 독서를 좋아했습니다. 2000년부터 〈월간조선〉기자로 일하면서 주로 한국현대사나 우리 사회의 이념갈등에 대한 기사를 많이 써 왔습니다. 지난 70여 년 동안 대한민국이 이룩한 성취를 긍정적으로 생각하면서, 대한민국이라는 나라의 내용을 어떻게 채워나가는 것이 바람직한가를 고민하고 있습니다. 2012년 조국과 자유의 의미를 생각하게 하는 45권의 책을 소개하는 〈책으로 세상읽기〉를 펴냈습니다. 공저한 책으로 〈억지와 위선〉 〈이승만깨기; 이승만에 씌워진 7가지 누명〉 〈시간을 달리는 남자〉lt;박정희 바로보기gt; 등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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