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전 세계에서 핵물질 도난과 유출 위험이 가장 큰 국가라는 분석이 나왔다. 미국의 비영리기관인 핵위협방지구상(NTI)은 7월 22일 발표한 ‘2020 NTI 핵안보지수(2020 Nuclear Security Index)’에 의하면, 북한은 무기화가 가능한 핵물질을 보유한 국가 22개국 중 ‘핵물질 안전에 대한 도난(Theft: Secure materials)’ 부문에서 100점 만점에 19점을 받아 최하위를 차지했다. 이번 발표 이전에 있었던 NTI의 2018년 보고에서도 북한은 18점을 받아 최하위를 차지했었다.
NTI 핵안보 지수는 ▲ 핵물질 보유량과 시설 ▲ 핵물질 보안 및 통제 ▲ 국제규정 준수 ▲국내 관련 규정 ▲ 국내 정세 등 크게 5가지 항목의 점수를 평균으로 산출하며, 2012년부터 공표되어 왔다. 북한은 이 중에서 국제규정 준수 항목 및 핵물질 보안에 대한 북한 내부규정 항목에서 0점을 받았습니다. 사만다 니크레이스 NTI 핵물질위협관리 담당 국장(director)은 7월 22일 자유아시아방송(RFA)와의 인터뷰에서 “국제규정을 따르는 데 있어 북한은 관련 조약에 가입하거나 자발적 행동을 취하지 않기 때문에 이 두 가지 항목에 0점을 부여했다”고 밝혔다.
북한이 비교적 높은 항목을 받은 항목도 있다. ‘외국인에 대한 불법 행위’ 항목에서 북한은 80점으로 가장 높은 평가를 받았는데, 이는 폐쇄적이고 통제가 심한 북한 사회의 특성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대응 능력(63점), 시설 현장 보안 (40점) 등에서도 비교적 좋은 점수를 받았다. 니크레이스 국장은 “공개된 투명한 정보가 부족한 북한이 가장 평가하기 어렵다”면서 “다만 북한이나 이란, 이스라엘과 같은 군대 중심의 국가들의 보안이 강하다는 가정 아래 관련 항목을 좀 더 높게 평가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북한은 방사능 유출과 건강 위험성을 평가하는 ‘사보타주(Sabotage)’ 부문에서도 17점으로 조사 대상 47개 국가 중 최하위를 차지했다. 이 조사는 핵물질을 보유한 국가를 대상으로 하는 도난 위험 지수와는 달리 핵시설이 있는 모든 나라가 포함된다.
핵물질 도난과 유출 부문에서 모두 높은 점수를 받은 나라는 호주였다. 미국은 핵물질 도난 부문에서 22개국 중 9위, 유출 부문에서 47개국 중 7위를 차지했다. 일본은 도난 부문 8위, 유출 부문 9위를, 중국은 도난 부문 14위, 유출 부문 22위, 러시아는 도난 부문 16위, 유출 부문 30위를 기록했다. 핵무기 개발 의혹을 받고 있는 이란은 도난 부문 21위, 유출 부문 46위에 올랐다. 한국은 핵 물질이 없어 도난 부문은 평가 대상이 아니었고, 유출 부문에서는 47개국 중 18위를 차지했다.
샘 넌 전 미국 상원의원과 테드 터너 CNN회장이 2001년 설립한 NTI는 영국 경제정보평가기관인 ‘이코노미스트 인텔리전스 유닛(EIU)’과 공동으로 2012년부터 2년마다 핵안보지수 보고서를 발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