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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낙' 행세하던 '친명' 이개호...'텃밭' 전남에서 3회 연속 단수공천

재심위가 '경선' 요구했지만, 최고위는 거부...이게 바로 '찐명'의 힘인가?

박희석  월간조선 기자 thegood@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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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뉴시스

'문재인 정부' 시절에는 '친이낙연계'를 자처했다가 지금은 '친이재명'으로 간판을 바꾼 이개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민주당 텃밭'인 전남에서 '3회 연속 단수공천'이 됐다. 

 

이개호 의원의 지역구는 이낙연 새로운미래 대표가 2014년 전남지사 선거에 출마하기 전까지 4선을 기록한 전남 함평·영광·장성·담양군이다. 2014년 보궐선거에서 '이낙연 공석'을 꿰찬, 관료 출신 이개호 의원은 지역 내 '이낙연 조직'을 물려받았다. 

 

그런 이유로 이개호 의원은 '친이낙연계'로 분류됐다. 그 덕분인지 문재인 정부에서도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자리에도 1년 정도 있었다. 그랬던 이개호 의원은 이재명 대표가 더불어민주당의 당권을 잡은 이후에도 한동안 '친낙계'를 자처했다. 작년에 미국에 체류했던 이낙연 대표가 장인상 때문에 일시 귀국했다가 돌아가기 직전에 '친낙계 의원'들과 식사를 할 때도 이개호 의원은 참석했다. 

 

그랬던 이개호 의원이 '친명'으로 입장을 바꾼 시기는 지난해 6월쯤으로 추정된다. 더불어민주당 내 비명계가 '이재명 리스크'를 얘기하며, '분당' '총선 패배' 등을 우려할 때 이개호 의원은 "이재명은 가장 경쟁력 있는 지도자" "이재명 체제로 총선 치러야"를 운운하며 '이재명 결사옹위'에 나섰다. 그해 10월, 이재명 대표는 이개호 의원을 당 중역인 정책위의장에 임명했다.  

   

그 뒤 이개호 의원은 확실하게 '친명' 행보를 했다. 이낙연 대표가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할 때, 그는 '친낙'임을 거부하고, '이낙연 탈당'을 비판했다. 최근에는 '친명'이라고 공개적으로 자처했다. 

 

2월 25일, 더불어민주당 텃밭인 전남에서 3회 연속 '단수공천'을 받은 이개호 의원은 2월 28일, 서울시 서대문구 홍제동 소재 피트니스센터에서 열린 직장인 정책간담회에 이재명 대표와 함께 참석한 뒤 현장을 떠나며 "친명 이개호는 이제 가보겠습니다"라고 했다. 그러자 이재명 대표는 크게 웃으면서 "아니, 이게 단수 공천이 되면 친명이 돼"라고 말했다.

 

그런데 그 다음날, 더불어민주당의 공직선거후보자 추천 재심위원회는 이개호 지역구에서 공천심사를 신청한 이석형 전 함평군수, 박노원 전 문재인 청와대 행정관의 재심 신청을 받아들여 '3인 경선'을 최고위원회에 요구했다.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회는 2일, "통합의 가치를 존중하고 당 기여도를 고려해 재심위 의견을 받아들이지 않기로 했다"며 '이개호 단수 공천'을 확정했다. 

 

애초 더불어민주당 공천관리위원회는 '이개호 단수공천'과 관련해서 "심사 결과 다른 후보들보다 경쟁력이 뛰어나서 30% 이상 차이가 날 경우 단수공천을 할 수 있다"고 하면서 마치 '이개호'가 해당 지역구에서 높은 지지를 받는 것처럼 주장했다. 더불어민주당 내부 조사 결과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외부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더불어민주당의 이 같은 해명은 설득력이 크지 않다.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원회에 등록된 해당 지역구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그렇다.  KBC광주방송이 리서치뷰에 의뢰해 2023년 12월 15일~16일, 해당 지역구 거주 성인남녀 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하고 19일에 공개한 여론조사(무선ARS,  95%신뢰수준 ±4.4%p,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참조) 결과 중 '22대 총선 후보 선호도'를 보면, 현역 의원 '이개호'의 경쟁력은 여타 후보들보다 월등하지 않다. 당시 선호도를 보면, 박노원 25.4%, 이석형 24%, 이개호 23.6%다. 표본오차를 감안하면, 이 3인 중 오차범위 밖에서 우위를 점한 이는 없다. 


그런데 더불어민주당 공관위는 '이개호'를 단수공천했다. 재심위가 재심 요청을 받아들여 '3인 경선'을 최고위원회에 요구했지만, 최고위원회의에서는 이를 거부했다. 그러면서 "통합의 가치를 존중하고 당 기여도를 고려했다"고 주장했다. 

 

이미 이개호 의원은 '친명'으로 입장을 바꾼 지 오래 됐고, 최근에는 거리낌 없이 '친명'을 자처하는 인물이므로 그의 공천과 관련해서 '통합'을 운운하는 것은 공감을 얻기 쉽지 않을 수 있다. 

 

'당 기여도' 역시 마찬가지다. 이개호 의원은 더불어민주당의 '험지'에서 나가 의석을 확보한 일도 없고, 더불어민주당 소속으로서 지금까지 국회의원직에 10년 동안 있었고 장관까지 했는데 '인지도'도 높지 않다. 

 

더불어민주당이 늘상 강조하는 '윤석열 정권과의 투쟁'도 그렇다. 언론 보도 내역 등을 봐도 '더불어민주당 이개호'가 대여 공세를 열심히 했고, 성과를 거뒀다는 평가를 받을 만한 대목을 찾기 쉽지 않다. 그럼에도 '이재명당'이라고 비판받는, '이재명 사천' 논란이 내부에서 이어지고 있는, 더불어민주당이 '친명'을 자처하는 이개호 의원에 대한 '단수공천'을 고수했다.  이게 바로 '친명' 또는 '찐명'의 힘인가. 

 

글=박희석 월간조선 기자

입력 : 2024.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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