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일 헌법재판소 앞에 모인 윤석열 대통령 지지자들. 사진=고기정 기자
“윤석열 대통령님, 힘내세요.”
“윤석열 대통령을 파면하라~”
윤석열 대통령 탄핵 심판 선고일이 이틀 앞으로 다가온 2일, 경찰은 헌법재판소(이하 ‘헌재’) 인근 100m 이내 접근을 차단하고 ‘진공 상태’를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탄핵 찬성 측과 반대 측은 마지막까지 목소리를 높이며 여론전에 나서는 모습이다.
2일 서울 종로구 안국역 5번 출구와 6번 출구에서는 각각 탄핵 반대 집회, 찬성 집회가 열렸다. 현재 안국역 1~4번 출입구는 폐쇄된 상태며, 선고 당일인 4일은 무정차로 운영 예정이다.
헌재 주변은 삼엄한 경비 태세가 갖춰지면서 만일에 대비하는 모습이다. 서울경찰청은 윤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 당일 발생할 수 있는 만일의 사태에 24시간 대비할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2일 안국역 6번 출구 인근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탄핵 찬성 집회. 사진=고기정 기자
서울경찰청은 ▲ 헌법재판소 시설·업무 및 재판관 신변 보호 ▲ 찬반 단체 간 충돌·마찰 방지 ▲ 다수 인원 집결에 따른 인파·안전사고 예방과 신속 대응 등 3개 분야에 초점을 맞추겠다며 이 같은 치안유지 대책을 발표했다.
선고일에는 경찰력 100% 동원이 가능한 가장 높은 단계의 비상근무 체제인 ‘갑호비상’ 발령을 검토한다. 갑호비상은 가용 가능한 경찰력이 총 동원되는 것을 의미한다. 또한 전국의 210개 기동대 약 1만4000명과 형사기동대, 대화경찰 등 가용 인원을 최대한 동원한다. 헌재 주변에는 경찰특공대도 대기한다.
교통도 통제된다. 경찰과 서울지하철 당국에 따르면 선고 당일 안국역 무정차 통과 외에도 인근 지하철 역인 광화문역과 경복궁역, 종로3가역, 종각역, 시청역, 대통령 관저 인근 한강진역도 역장 판단에 따라 무정차 통과시키기로 했다.
이날 찬성 집회에 참석한 이나영(32)씨는 “헌재가 결정을 내려야 할 때”라며 “대통령이 복귀한다면 더 많은 혼란이 야기될 것”이라고 말했다.
반대 집회에 참석한 고은영(48)씨는 “(저는) 정치에 관심이 없었던 사람이지만, 김계리 변호사처럼 계엄령 이후 계몽됐다”라며 “편향적이고 납득 불가능한 판결이 나오지 않길 바란다”고 말했다.
선고 당일 양측 시위대간 마찰이 생기는 것에 대한 우려를 묻는 질문에는 “양측 모두 평화적인 시위를 이어가고 싶을 것”이라며 “폭력적인 사태가 일어나는 것은 원치 않는다. 마찰이 일어나는 것은 윤 대통령도 원치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2일 안국역 5번출구 인근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 참가자들이 행진하는 모습. 사진=고기정 기자
헌재 인근 경복궁, 덕수궁, 창덕궁, 국립고궁박물관은 선고 당일 문을 닫는다. 궁에서 열리는 문화 행사도 순연되거나 일부 취소됐다. 경복궁 흥례문 일대에서 열리는 수문장 교대 의식은 오는 4일에는 하지 않는다.
창덕궁에서 4일 열릴 예정이던 '오얏꽃등 밝힌 창덕궁의 밤'은 취소됐다. 경복궁과 광화문 일대 주요 박물관, 미술관도 4일 휴관한다. 서울공예박물관도 홈페이지에 4일 휴관을 공지했다. 헌재에서 300m 정도 떨어진 운현궁도 4일 관람을 중지하기로 했다.
헌재 인근 6개 학교도 2일부터 임시휴업에 들어갔다. 재동초·재동초병설유치원·운현초·운현유치원·교동초·경운학교 등이 먼저 휴업에 들어갔고, 덕성여자중·고등학교는 오후 1시까지 단축 수업을 한다.
3일부터는 덕성여중·고까지 8곳이 임시휴업하고 중앙중·고, 대동세무고 등 3곳은 단축 수업을 한다. 윤 대통령 탄핵 선고 당일인 오는 4일에는 헌재 인근의 11개 학교가 모두 문을 닫는다. 이 밖에 대통령 관저 인근의 한남초와 한남초병설유치원도 임시 휴업을 한다.
2일 안국역 인근에서 열린 탄핵찬반집회에 각 시위자들 간 마찰을 최소화하기 위해 폴리스라인이 세워졌다. 사진=고기정 기자
탄핵찬반집회는 점차 과열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경찰은 두 집회 간 사이에 폴리스 라인을 설치하여 접촉을 최대한 줄였다. 그럼에도 일부 시민들이 마찰을 빚어 경찰이 중재에 나서기도 했다.
윤석열즉각퇴진·사회대개혁 비상행동이 주축이 된 탄핵 찬성 측은 1일 밤부터 안국역 6번 출구 앞에서 철야 농성에 돌입했고, 자유통일당이 이끄는 탄핵 반대 측도 안국역 5번 출구 앞에서 철야 농성에 들어갔다.
글=고기정 월간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