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카 푸아사 행사에 참석한 1000여 명의 무슬림들. 말레이시아 한인회는 공식 할랄 인증을 받은 ‘스윗트리’ 한식당과 협업해 한식 뷔페를 제공하는 행사를 가졌다. 사진=말레이시아한인회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확산) 이후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가 한달살이와 유학의 새로운 성지로 주목 받고 있다. 특히 한-말레이시아 간 교류가 그 어느 때보다 활발한 가운데, K-드라마, 화장품, 패션과 함께 K-푸드가 현지에서 제2의 전성기를 누리고 있다. 하지만 인구의 60% 이상이 무슬림인 말레이시아에서 할랄(Halal)이라는 장벽은 여전히 높으며, 대다수의 무슬림 시민들은 한식의 맛을 궁금해하면서도 쉽게 다가서지 못하는 실정이다.
말레이시아 한인회에서는 무슬림 문화와 한류의 ‘콜라보(협업)’라고 할 수 있는 발상의 전환을 했다. 이른바 할랄 한식 ‘부카 푸아사(Buka Puasa)’가 그것이다. 무슬림의 5대 실천 의무 중 하나인 라마단(Ramadan) 금식월은 해가 떠 있는 주간에 일체의 금식, 금욕을 실천하는 중요한 의식이다. 해가 지고 주간의 금식을 깨는 부카 푸아사는 매일 치러지는 일일 단식 종료 행사로, 일몰 직후 시행한다. 신성한 라마단 금식 규율을 잘 견뎌냄을 함께 축하하며 음식을 베풀고 나누어 먹는 축제의 장이다.

부카 푸아사 행사에 말레이시아 한인회는 공식 할랄 인증을 받은 ‘스윗트리’ 한식당과 협업해 한식 뷔페를 제공하는 행사를 기획했다. 말레이시아 청소년체육부 장관 겸 스감붓 지역구 국회의원실 주최의 할랄 행사에, 한인회는 주말레이시아대사관과 재외동포청의 후원을 받아 1000여 명의 무슬림들에게 할랄 한식을 전달했다.

이날 행사에는 공동 주최자인 김종화 한인회장과 이한일 주말레이시아 총영사를 비롯해, 코트라 이성기 관장, 장정호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지사장과 포스코 말레이시아 선판우 법인장, 롯데케미칼 장선표 대표, 한국타이어 남오현 법인장, 이윤섭 말레이시아 한국국제학교 교장 등 주말레이시아 한인 기관장들과 교민 5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이날 현장에선 현지에서 또 다른 ‘한류 몰이’를 하는 프리미엄 셀프 스튜디오 ‘인싸필름’은 즉석 사진 부스 2기를 협찬해 현장을 찾은 무슬림들이 즉석 사진을 무료로 촬영하기 위해 장사진을 펼치는 풍경도 연출됐다. <오징어 게임>로 널리 알려진 ‘딱지치기 체험 행사’ 또한 젊은 현지인들에게 TV로만 보던 게임을 직접 즐길 수 있는 유쾌한 경험을 선사했다.
김종화(金鍾火) 말레이시아 교민회장은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이번 행사를 통해 우리 문화의 우수성을 현지에 알리고, 현지 사회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히는 기회가 됐다”며 “향후 많은 무슬림 친구들이 한국과 보다 친숙한 교류를 이어나갈 수 있도록 더 노력하겠다. 말레이시아인들도 한국 식당과 한국 제품을 변함없이 사랑해 달라”고 했다.
한편, 김종화 교민회장은 지난 한 해 세계한인사회를 빛낸 이들을 선정해 시상하는 ‘2024 월드코리안대상’ 수상자(커뮤니티 부문)로 선정됐다. 김 회장은 국제학교 여름방학 캠프, 대학입학 설명회, 플로깅(조깅+환경미화), 교민 한마음 체육대회, 월례 자선 바자회 등 한인 2세들이 참여할 수 있는 다양한 이벤트를 개최했다. 지난해부터는 말레이시아 한인사회의 여러 정보를 담은 회보(《한마음》)를 발행하고 있으며, 말레이시아 지역사회와 함께 현지 취약 계층 아동들에게 우유를 제공하는 ‘Free Milk’ 사업을 2년째 진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