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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sRoom Exclusive

[현장] "尹 체포 위해 경찰이 매봉산 오른다"는 소식에 매봉산으로 향한 기자들

유영숙 김포시의원 "국가의 대통령을 경찰이 체포하러 들어간 상황은 이해 불가"

15일 오전 5시, 기자가 바라본 매봉산의 풍경. 해당 길목은 체포영장이 집행될 시 윤석열 대통령이 타고 내려오는 차량을 볼 수 있는 중요한 지점이었다. 사진=고기정

매봉산으로

 

15일 새벽 5,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 2차 집행에 나선 경찰이 별도의 통로를 이용해 우회 진입을 시도하고 있다는 속보가 전해졌다.

 

서울경찰청 형사기동대 소속 일부 경찰이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뒤편에 있는 매봉산 등산로를 통해 관저 쪽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소식이었다.

이 소식을 들은 기자들은 즉시 카메라와 노트북을 챙겨 매봉산 등산로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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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둠으로 뒤덮인 매봉산 초입. 사진=고기정


매봉산은 새벽의 어둠 속에서 고요한 침묵을 품고 있었다. 가로등의 희미한 불빛은 마치 산의 숨결처럼 부드럽게 그 길을 감쌌다. 그러나 그 어둠은 쉽게 물러서지 않았다. 가파른 경사와 짙은 어둠은 마치 기자들의 의지를 시험하는 듯했다. 몇몇 타 매체 기자들은 곧 발길을 돌렸다. “경사가 높아 못 간다라며 다른 기자들을 만류하는 기자도 있었다.


그러나 월간조선기자들은 그 자리에 멈추지 않았다. 대통령 관저의 상황을 사진과 글로 생생히 담아내겠다는 열망이 매봉산 자락으로 걸음을 옮기게 만들었다.


경찰관이 기자들 출입 저지(沮止)

 

이날 새벽 3시부터 현장에 나와 있었기 때문에 이미 몸도 마음도 지친 상태였다. 불안정한 발걸음을 내디디며 가파른 계단을 올랐다. 차갑고 축축한 새벽 공기가 숨을 가쁘게 만들었지만, 계속 전진할 수밖에 없었다. 관저 근처에 도착해야 한다는 목표가 피로를 덮었다.


계단을 오르던 중간, 짧은 평지가 한숨을 돌릴 기회를 주었다. 헐떡이는 숨을 가다듬으며 카메라를 켜고 상황을 기록하기 시작했다. 이 길목은 체포영장이 집행될 경우 윤 대통령이 타고 내려오는 차량을 볼 수 있는 중요한 지점이었다. 그러나 더 멀리, 더 깊이 나아가기로 결심했다. 지도 앱에 관저 위치를 입력하자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라는 표시가 떴다. 열정이 더욱 솟구쳤다.

 

한 걸음, 한 걸음 조심스럽게 발을 내디디며 어둠 속을 뚫고 나아갔다. 몇 번이나 발이 미끄러지고 넘어지기도 했지만, 다시 일어나 산을 올랐다. 피로와 긴장감 속에서도 오직 그 순간을 기록하려는 열망이 발걸음을 옮기게 만들었다.

 

10분 정도 더 오르자, 경찰이 진입을 막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한 경찰관이 정중하게 기자들의 출입을 막고 있다고 안내했다. 그러나 일부 타사 기자들은 이를 무시하고 계속 걸어갔다. 경찰관이 그들을 만류하기 위해 자리를 잠깐 비운 사이, 핸드폰 플래시를 끄고 조심스럽게 어둠 속을 이동했다


다행히 경찰은 월간조선기자들의 부재를 눈치채지 못한 것 같았다. 불법은 아니었다. 경찰관들은 오직 기자들의 출입만을 막고 있었고, 산책하는 시민들의 통행은 제지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도봉산 꼭대기에서 잠시 숨을 돌리던 중, 강아지를 데리고 새벽 산책을 나온 주민이 말을 걸어왔다. 그는 단번에 기자라는 것을 알아보고 어디 소속이냐고 물었다. 기자는 관저 쪽 등산로에 출입할 수 없다고 이야기하자 그런 줄 알았으면 미리 사진을 찍어둘 걸.”이라고 안타까워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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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봉산을 등반하여 윤석열 대통령 관저 근처에 도착한 모습. 빨간색 마크는 대통령의 관저 위치(모자이크)이며, 파랑색 원은 당시 기자들의 위치다. 그래픽=네이버 지도


국민들끼리 대치하는 상황 안타까워


스마트폰으로 지도를 살피니 관저에 거의 다다랐다는 표시가 떴다. 그러나 결국 경찰에게 발각되고 말았다. 타사 기자들은 경찰과 마찰을 빚으며 "일반 주민은 되는데 왜 우리는 안 되느냐"고 항의했다.

 

경찰은 "주민들의 통행을 막을 수 없지만, 기자들은 취재를 위해 들어가려는 것이므로 제지하는 것"이라고 답했다. 실랑이는 길어졌고, 결국 발걸음을 돌릴 수밖에 없었다.


아쉬운 마음을 뒤로하고 매봉산을 내려오던 중, 유영숙 김포시의원을 만났다. 그는 윤석열 대통령 탄핵체포 반대의 선봉에 서 있는 인물이다

 

유 의원은 “123일 계엄령은 온 국민이 받아들이기 힘든 상황이었다라면서도 국회의원도 불체포특권이 있는데 국가의 대통령을 경찰이 체포하러 들어간 상황은 이해가 가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이어 “(시위 현장만 봐도) 국민들끼리 대치하고 있는 상황이 자칫 폭동으로 이어질까 봐 우려된다대한민국에서 이런 일이 벌어질 수 있다는 것이 놀랍다. 계엄령에 대한 불법 여부만으로 다투고 있다면 다행인데, (윤 대통령 탄핵을 찬성하는 사람들의 배경에) 더 위험한 세력이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혹이 확신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 아이들은 자유민주주의에서 살아야 하는데, 자칫 공산사회주의 사회에서 살게 될까 걱정된다라고 덧붙였다.


=고기정 월간조선 기자

입력 : 2025.0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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