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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sRoom Exclusive

[단독] “공학 논의된 적 없다”더니…“동덕여대, 3년 전부터 공학 전환 논의”

수업서 교수가 공학 전환 언급…“학교에서 ‘기밀 사항’으로 취급했다”

◉ 동덕여자대학교 재학생, 《월간조선》에 15분 길이의 녹음본 제보

◉ 동덕여대 측 "공학 논의된 바 없다" 일축했지만….

◉ A 교수 "대학이 논의 시작한 건 2~3년 전, 두 달 전부터 교수들 의견 묻더라"

◉ "12월에 학생 포함한 공청회 진행 예정…2027년부터 공학 전환"
지난 11월 12일, 동덕여대 재학생들이 본관 앞에서 공학 전환 반대 시위를 벌이고 있다. 사진=고기정

서울 4년제 대학인 동덕여자대학교(동덕여대)가 때아닌 몸살을 앓고 있다. 지난 7, 학교 측이 공학 전환을 논의 중이라는 내용이 재학생들에게 퍼지기 시작했고, 화가 난 재학생들이 학교 측의 해명을 듣기 위해 지난 11일부터 본관 점거 및 수업 거부를 시작했기 때문이다.

 

동덕여대 총학 측은 학교에 대한 불신이 학생들의 요구사항이 제대로 학사 행정에 반영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들은 2018년 한 용역업체 직원이 교내에 침입해 음란 사진을 찍은, 이른바 알몸남사건과 지난해 동덕여대생 한 명이 교내 쓰레기 수거 차량에 치여 숨지는 사고가 발생하자 교내 외부인 출입 단속, 학내 시설물 보수 등을 요구했으나 학교 측이 들어주지 않았다고 했다. 특히 학생들은 2022년 독일어과와 프랑스어과를 통폐합하는 과정에서 학생 측과 소통 없이 일방적으로 추진했다고 주장했다.

 

그리고 갈등의 최고조가 된 지난 117, 교내 회의에서 학생들의 동의 없이 공학 전환안건이 언급됐다는 것이 빠르게 퍼져나갔다. 이에 학생들은 그간 쌓인 분노와 공학 전환을 대대적으로 반대하는 시위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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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덕여대 재학생들이 공학 전환에 반대하며 과잠(과 점퍼)을 바닥에 펼쳐놓은 모습. 사진=고기정 

 

동덕여대 측은 입장문을 통해 “(공학 전환에 대해서는) 논의된 바가 없다라며 학생들의 시위를 폭력사태라고 명명했다. 이어 대학에서는 본 사안에 대해 심각하게 인지하고 있으며 이에 대해 엄중한 책임을 물을 예정이라며 우리 대학 학생들은 외부 단체와 연계돼 피해를 입지 않도록 유의하기를 강력히 당부한다라고 말했다.

 

논의된 바 없다더니교수들은 이미 알고 있었다

논의된 바가 없다’. 동덕여대 측이 학생들과의 소통을 거부한 이유다. 지금까지 남녀공학전환에 대한 아무런 논의가 없었다는 것이 대학 측의 주장이다.

 

하지만 월간조선이 단독 입수한 녹취 파일에 따르면, 대학 측이 2~3년 전부터 남녀공학 추진 계획을 세우고 있었으며, 계획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대학교수들에게 (남녀공학 전환) 의견을 묻기 시작한 것이 불과 두 달 전 일이라는 것이 밝혀졌다.

 

녹취일은 지난 11일이다. 학생들이 본격적으로 시위에 나섰을 때 녹음됐다. 해당 일자에 수업을 진행한 A교수는 공학 전환과 관련하여 입을 열었다. 녹음본의 길이는 약 15분이다.

 

 

다음은 녹취록을 텍스트화한 내용. 교수학생의 신원은 차후 불이익을 받게 될지 모르는 상황이라 A, B로 처리함. 개인정보가 드러나는 내용(재학 중인 과이름 등)이나 민감한 발언은 삭제전반적 맥락을 해치지 않는 선에서 수정함.

 

A교수: 수년 안에 여대는 세 개만 살아남고, 뭐 그런 데이터가 있더라고요. 그러니까, 학교는 약간 위기감이 있는 것 같아요. ‘전국의 한 세 개 정도의 여대만 의미가 있다이렇게 (생각하는 거지). 그래서 학교에서는 어떻게 할 거냐’ ‘돌파구를 찾아야 한다이런 걸 고민한 거지. 그런데 예대(예술대학)는 예전부터 남녀공학 얘기가 나왔었거든. 왜냐하면 연극을 해도 남자가 있어야 하는데, 여자가 남자 배역을 맡아서 연극을 할 수도 없고. 무용을 하더라도 남자 역할이 필요한데, 이게 안 되고. 실용 음악 같은 경우도 여자 보컬이 있으면 남자 보컬이 있어야 하는데, 배워가는 과정에서 애로사항이 있더라고요.

 

그래서 (예대는) 예전부터 요구했던 상황인데, 어떻게 진행될지는 모르겠어요. 학생들의 반대가 어느 정도일지는. 12월 달에 공개청문회(공청회)도 한다는 것 같던데. (공학 전환을) 학교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건 아니고. 공청회도 하고, 학생들 의견도 듣고, 교수들 의견도 듣고. 막 그렇게 하는 거죠. 내가 알기로는 12월에 전체 학생들 대상으로 공청회가 있을 겁니다. (이것만 알고 있었고) 의견을 어떻게 물을지는 나도 잘 모르겠어요. 설명회를 하고, 질의응답을 할지, 그냥 의견을 물을지, 설문조사가 이뤄질지. (학생들은) 어느 정도 찬반이 나뉘나요.

 

B학생들: 100% 반대예요.

 

A교수: 물론 여대라는 정체성이 있잖아요? 그걸 유지하는 것도 되게 중요하고. 학생들이 4년 동안에 어떤 교육을 받을 수 있느냐도 굉장히 중요하잖아요. 그런데 사회에 나가면 (남성들과) 같이 일을 해야 하니까. 나도 굉장히 조심스러워요. 학생들은 반대가 많고. 아마 내후년부터 (남녀공학 전환이) 시작될 텐데. 내년은 아니고 내후년인 거죠. 아마 교육부의 허락도 받아야 할 거고.

 

B 학생들: 교수님, (남녀공학 전환 논의에 대해) 언제부터 아셨는지 여쭤봐도 되나요?

 

A교수: 얘기는 들었지. 얘기는 들었는데, 공식적으로 얘기를 들은 건 한 두 달 전. 그전에는 (학교 측에서) 갈팡질팡하고, 방향을 못 정하고 있다가 내가 알기로는 한 두 달 전부터 본격으로 이야기가 나온 것 같아요. 그때는 (학교 측의) 얘기만 들으면서 긴가민가’ ‘(공학 전환을) 할까, 하지 않을까생각을 (했던 것 같아요). 그래서 내가 학생들에게도 물어봤잖아요. (공학 전환) 얘기가 슬슬 들리기 시작한다고. 어떻게 생각하냐고도 물어보고.

 

B학생들: (교수가 물어볼 때) 싫다고 했었는데, 갑자기 공학이 될 거라고는 생각을 안 했으니까 반대해요.

 

A교수: 내가 알기로는 학교 본부는 한 2~3년 전부터 고민했던 것 같아요.

 

B학생들: 그래서 그때 싫다고 말했는데, 교수님께 싫다고 했는데 왜.

 

A교수: (학교 본부가) 교수들에게도 오픈 안 하고. 본부 보직자들 있잖아요. 그쪽에서 얘기하다가, (두 달 전부터) 일반 교수들에게도 공개하기 시작한 것 같아요. (그전에는) 소문만 들리는 거지. 왜냐하면 이게 뭐 기밀 사항이라니까. 교수도 정확히 알 수가 없고 소문만 듣다가, 추진이 안 되는 것 같아서 이제 접었구나그렇게 생각을 했었어요. 그런데 갑자기 한두 달 전부터 본격적으로 교수들에게 의견을 묻기 시작하고.

 

B학생들: 교수님, 궁금한 게 있어요. 저번에 교수님께서 여대의 장점을 잘 이용하라고 말씀해 주셨잖아요. 보통 남녀공학에서는 회사에서 채용 기회가 생기면 남학생을 보내다 보니까, 여대 다니면서 그런 교류 같은 걸 다 여학생이 하라고 하셨는데. 교수님 생각에는 저희가 (남녀공학으로) 바뀌게 되면 기존에 다니던 여학생들에게 어떤 변화가 생길지.

 

A교수: 내가 보기에는, 학생들은 상관이 없어요. 내년에도 남녀 공학이 되는 건 아니니까요. 학생들은 졸업할 때 그냥 여대로서 졸업하는 거고, 해당 사항에 속한 애들은 2027년에 입학하게 되는 1학년 애들. 그 애들은 이제 남녀공학이 되는 거죠. 나도 남녀공학을 나왔잖아요? 그러니까 취업할 때 보면, 우선순위가 남자인 경우가 많아요. 아무래도 (기업에서) 남자를 선호하고, 그럴수록 남녀공학에 취업 요청서가 오는 거고.

 

내가 볼 때는 우리 학교가 남녀공학으로 전환된다고 하더라도 한 3~5년 정도의 과도기가 있을 거예요. 왜냐하면, ‘동덕 대학교라고 호칭을 부르는 게 혼란스러울 거라고 생각되거든요. 동덕여대가 원조(라서).

 

요즘에는 잘 보면 성적에서도 남자애들이 좀 밀리고, 그래서. (입학하는) 남자애들이 많진 않을 거예요. 이런 얘기를 해도 되나? ‘남자애들이 대학에 들어와도 여자애들에게 밀리더라’ (공학 교수들은) 이런 얘기를 하더라고. 우리 학교는 여대 이미지가 많기 때문에 남학생 비율이 10%가 될 때까지도 몇 년이 걸릴 겁니다.

 

B학생들: 그런데 왜 그런 리스크를 지면서.

 

A교수: 궁극적으로는 멀리 보는 겁니다. 세종대학교도 여대였다는 걸 다 알고 있죠? 상명대도 여대였고요. 지금은 여대라는 생각이 전혀 안 들잖아요? 과도기적인 과정이 있는데, (이 대학들도) 여대 이미지를 벗어나기까지 시간이 꽤 걸렸을 거예요.

 

B학생들: 근데 교수님, 여자보다 남자가 취업이 더 잘 되는 건 맞잖아요. 그러면 여대가 더 생겨야 하는 것 아닌가요.

 

A교수: 이건 또 다른 문제인데요. 올해 취업률이 어떻게 될까. (동덕여대 재학) 인원수도 많고, 경기도 안 좋고. 걱정이긴 한데. 그래도 우리 학교 애들은 취업하고자 하면 대부분 취업을 하는 편이니까.

 

나도 고민스러워요. 뭐가 나을지. 그런데 한 편으로는 시도해 볼만한 일이다라는 생각도 들고, 한편으로는 이건 후발 주제 아닌가하는 생각도 들고. (동덕여대가 공학으로 전환되고 난 이후) 자리가 잘 잡힐까도 잘.

 

B학생들: 시도하지 마세요. 지방대도 안 사라졌는데 너무 빠른 거 아닌가요.

 

A교수: 지방대는 내가 알기론 요새 막 미달을 달리기 시작하더라고요. 아무튼 공청회 한다고 하니까. 공청회를 만약에 하게 되면은 학생들의 의지를, 생각을 보여주면 되고. 그런데 나도 좀 고민스럽지만 학생들도 한 번 고민해 볼 필요는 있어요. 그렇다고 해서 남녀공학을 추진하는 거에 찬성한다고 무조건 잘못됐다고 판단하진 마세요. 그냥 여러 가지 발전을 위한 생각들은 틀릴 수 있고, 우리 편, 너희 편. 이렇게 생각하진 마세요.

 

월간조선은 해당 녹취록에 대한 진위여부 사실 확인을 위해 대학 본부에 연락을 취하려 했으나, 본관백주년 기념관 등 모든 건물이 학생들에 의해 점거되고 있어 연락이 닿기 어려운 상황이다. 월간조선은 차후 동덕여대 측이 반박정정 보도 요청을 보낸다면 진위여부를 살펴본 뒤 후속 기사에 반영하거나 기사 내용을 정정할 것이다.

 

=고기정 월간조선 기자

입력 : 2024.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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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선사람 (2024-11-14)

    어휴.. 다른 기사들 보니 난리더만
    이런 일이 있으니 저렇게 되지..
    뉴스 보다 댓 달아 봅니다 화이팅

  • 사람으로 태어나 (2024-11-14)

    친일파 라더니 하는 짓이 개떡같네!
    학생들이 심한 줄 알았더 니
    자기들 잘못 만 쏙 빼고 말하는 꼴 좀 봐라
    윗 대가리들 부터 바뀌어야 하네

  • 댓글 (2024-11-14)

    학생들이 화가 날 일이지 남들이 감놔라 배나라 할 일 아닌듯

  • 좋아요! (2024-11-14)

    그렇게 아니라고 하더니., 어이없게 학생들만 화살받이가 된거네요
    학과 통폐합도 학생들에게 이야기 하나 없었으니,
    윗 물부터 바꿔야할듯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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