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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 이야기

‘새살이 솔솔~’ 동국제약의 마데카솔

천연 원료와 ‘새살’이란 이미지로 승부

글 : 정혜연  월간조선 기자  hychung@chosun.com

글 : 함승민  월간조선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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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70년 프랑스에서 수입… 1984년 국산화에 성공
⊙ 연고, 분말가루, 밴드 등 여섯가지 제품 생산
  “등산을 하다가 미끄러져서 살갗이 많이 까졌다고요? 상처 부위에 마데카솔 분말가루를 뿌려 보세요. 흉터가 거의 남지 않도록 도와줄 겁니다. 진물이 날 정도로 깊은 상처에 잘 듣는 가루거든요.”
 
  구본진 동국제약 부장이 조그만 약통을 흔들었다. 살갗이 벗겨지면 으레 소독연고를 바른다고 생각해 온 기자는 ‘가루를 뿌려 보라’는 그의 제안에 어리둥절했다. 약통을 열어 보니 아기들에게 발라 줬던 ‘베이비파우더’와 같은 고운 가루였다. 손등에 뿌려 비벼 보니 약품이 금세 피부 속으로 스며들었다.
 
  ‘빨간약(머큐로크롬)’에 이어 피부 연고가 상처 치료제의 전부라고 생각하고 있다면, 당신은 트렌드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동국제약은 ‘마데카솔 연고’를 출시한 이후에 깊은 피부 상처에 뿌리는 ‘마데카솔 분말’, 새살 돋는 성분을 밴드에 함유시킨 ‘마데카솔밴드’ 등 진화된 제품을 내놓고 있다. 올해부터는 각각의 효능을 앞세워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구본진 부장은 “마데카솔은 축구를 하거나 자전거를 즐겨 타는 성인들, 등산을 즐겨 하는 노년층에 이르기까지 모든 사람에게 필요한 상비약인데, 간혹 어린이용(用) 치료제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었다”며 “다양한 제품을 고객들에게 알리고자 마케팅에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동국제약 직원들은 지난 4월에는 북한산국립공원 도봉산입구를 찾아가 등산객들에게 ‘상처 없는 세상 만들기, 마데카솔 케어’를 외치기도 했다.
 
 
  우리나라 최초의 상처 치료제
 
마데카솔의 원료인 ‘센텔라아시아티카’.
  ‘새살이 솔솔~’이라는 광고 카피로 유명한 동국제약의 ‘마데카솔’이 어느새 출시 41년째를 맞고 있다. ‘빨간약’이 상처 치료제의 전부이다시피 하던 1970년에 국내에 첫선을 보였고, 지난해에는 단일제품으로 매출 105억원을 기록했다. 제약업계의 보기 드문 ‘밀리언셀러’ 약품이다.
 
  사실 ‘마데카솔’의 역사는 동국제약의 역사라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1960년대 중반에 오퍼상(무역업)을 했던 창업주 고(故) 권동일 동국제약 회장은 미국에서 TV, 냉장고 등 가전제품을 수입해 팔았다. 전자제품을 판매하던 그는 우연한 기회에 의약품으로 눈을 돌리게 됐고, 프랑스의 라로슈 나바론사(社)가 팔고 있던 ‘마데카솔’ 연고를 눈여겨보게 됐다. 당시 프랑스 회사는 아프리카의 마다가스카르에서 나오는 ‘센텔라아시아티카’라는 식물이 피부 치료제의 원료가 된다는 점을 발견하고, 이 식물에서 약용 성분을 추출해 ‘마데카솔’ 제품을 생산하고 있었다. 이 식물은 아프리카에서 수 세기 동안 피부병이나 나병을 치료하는 민간 약품으로 사용돼 왔다. 브랜드 이름인 ‘마데카솔’은 원료 식물이 자라는 곳인 ‘마다가스카르’ 섬의 지명에서 유래된 것이다.
 
  우리나라 최초의 피부치료 연고인 ‘마데카솔’은 이렇게 1970년, 이 땅에 상륙했다. 고 권동일 회장은 4년 후에는 같은 프랑스 회사로부터 잇몸치료제인 ‘인사돌’을 수입, 판매했다. 동국제약의 쌍두마차 상품인 ‘마데카솔’과 ‘인사돌’의 초창기 얘기다.
 
  ‘마데카솔’을 프랑스에서 들여와 판매하던 고 권 회장은 몇 년 뒤에는 이 제품의 원료를 수입해 직접 생산하는 방안을 검토하기 시작했다. 당시 정부가 외화소비를 억제하기 위해 수입품에 높은 관세를 부과하고 있어 이익을 내는 데 한계가 있었다. 게다가 타사의 제품이 천원 정도였는데, 마데카솔은 5000원 정도로 너무 비쌌다. 원료인 센텔라아시아티카 추출물의 가격이 워낙 고가여서다. 소비자가 가격에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었고 동국제약 역시 얻는 이익이 미미했다.
 
  동국제약은 나바론사에 “원료가 너무 비싸니 원료제조 방법을 알려달라”고 요청했다.
 
  프랑스 회사 오너와의 친분 덕분에 일은 의외로 순조롭게 진행됐다. 프랑스 나바론사는 기술자를 6개월 동안 이곳으로 파견해 원료식물에서 원재료를 추출하는 방법을 전수했다.
 
  이를 토대로 1984년 동국제약은 센텔라아시아티카 정량추출물의 제조 허가를 받아 원료의 추출에서부터 완제품의 생산까지 전(全) 과정을 자체 기술로 처리하기 시작했다.
 
  지금도 동국제약은 마다가스카르 섬으로부터 원료 식물을 직접 수입해 마데카솔을 생산하고 있다. 먼 바다를 건너온 센텔라아시아티카는 한국에 들어오면 품질검사부터 받는다. 일정량의 유효성분을 추출해 테스트를 거친 뒤 통과된 원료만 추출작업에 들어간다.
 
  맹용호 동국제약 과장은 “이 추출과정에 유효성분이 섞이는 비율이 있는데 그게 노하우다. 설령 같은 원료가 들어간 상처 치료제라도 뽑아내는 비율이 다르기 때문에 미묘한 차이가 있다”고 말했다. 가루형태의 추출물이 만들어지는 데는 약 한 달이 걸린다. 추출된 분말은 저장되었다가 마데카솔 시리즈 생산에 쓰인다.
 
  구본진 부장의 얘기다.
 
  “의약품을 수입해 판매하는 데 그치지 않고 자체적으로 개발해야 한다는 의욕으로 결국 토종제품이 탄생했습니다. 경쟁사의 ‘후시딘’(동화약품)은 수입해 판매되고 있지만, 우리 ‘마데카솔’은 국산화에 성공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봅니다. 초창기에는 상황도 많이 열악했죠. 공장이 자동화되기 전 아닙니까. 1970년대 후반에 연고를 막 생산할 때 프랑스 회사의 사주(社主)가 우리 공장을 방문했는데, 우리 직원들이 마데카솔 분말을 일일이 체로 걸러서 제조하는 것을 보고 큰 감동을 받았다고 합니다. ‘이렇게 노력을 하니 꼭 성공할 것’이라고 격려를 아끼지 않았답니다.”
 
 
  프랑스 회사의 주인 바뀌면서 뒤늦게 상표권 분쟁
 
마데카솔 제품군.
  이후 이 제품은 입소문을 타고 서서히 매출이 늘기 시작했다. 특히 자주 다치는 어린아이를 둔 가정에서는 상비약으로 여겨졌다.
 
  아무 문제가 없는 듯 보였던 ‘마데카솔’은 1990년대 중반 들어 뜻하지 않은 난관에 봉착했다. 프랑스의 나바론사가 여러 번의 인수 과정을 거치면서 주인이 바뀌는 중에 문제가 생겼다. 이 회사를 인수한 프랑스의 로슈사는 1995년, ‘마데카솔’의 상표권을 동국제약이 그대로 사용하고 있는 것을 문제 삼았다. 당시에 동국제약은 단 한 푼의 로열티도 내지 않고, 상표를 그대로 사용하고 있었다. 나바론사의 전(前) 오너와의 긴밀한 관계 덕분이었다. 하지만 새 주인은 20년 이상을 사용해 온 ‘마데카솔’ 브랜드를 회수하겠다는 통보를 했다.
 
  구본진 부장은 “그때 브랜드를 바꿔야 하는가에 대한 고민을 심각하게 했다”고 했다.
 
  사내(社內)에서 브랜드를 지켜야 한다는 결론이 나자, 맞대응에 나섰다. 법정 공방이 이뤄지기를 몇 차례, 결국 동국제약이 이겼다. 혼인 신고를 하지 않았지만, 사실혼 관계였다는 것이 법정에서 받아들여진 셈이었다.
 
 
  ‘마데카솔’ vs. ‘후시딘’
 
  현재 ‘마데카솔’은 동국제약의 전체 매출 중 7% 정도를 책임진다. 동국제약은 지난해 매출 1400억원, 순익 168억원을 기록했다. 이 중 잇몸치료제인 ‘인사돌’과 구강 치료제 ‘오라메디’가 지난해 회사 전체 매출의 35%(526억원), 조영제가 17%(263억원)를 차지했고 ‘마데카솔’은 105억원어치가 팔렸다.
 
  국내 최초의 상처 연고치료제이고 국산화에 극적으로 성공한 ‘마데카솔’이지만 아쉬움이 있다. 경쟁사인 동화약품의 ‘후시딘’보다 시장점유율에서 밀린다는 점이다. 지난 2009년 매출을 보면, ‘후시딘’이 44%, ‘마데카솔’이 41%를 차지하고 있다. 동국제약 관계자들 스스로가 많이 아쉬워하는 부분이다.
 
  구본진 부장의 얘기다.
 
  “아쉬움이 아주 크죠. 동화약품이 우리보다 뒤늦게 제품을 들여왔지만 곧장 TV광고를 시작하는 등 공격적인 마케팅을 폈습니다. ‘빨간약’에 익숙했던 소비자들이 연고제라는 신(新)시장을 받아들이면서 자연스럽게 ‘후시딘’을 기억하게 된 겁니다. 소비자들의 뇌리에 그렇게 박히고 나니, 흡사 ‘마데카솔’이 후발 상품처럼 받아들여졌습니다. 실은 정반대인데 말입니다. 광고 선점 효과에 공부를 톡톡히 했다고나 할까요. 회사 내부에서 반성을 많이 하고, 한동안 그런 여파 때문에 고전을 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마데카솔’ 성능의 탁월함을 앞세워서 요즘은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는 구도입니다. 둘 다 거기서 거기가 아니냐는 얘기를 들을 때 좀 속상합니다.”
 
  ―‘마데카솔’과 ‘후시딘’이 다릅니까.
 
  “많이 다르다고는 할 수 없지만, ‘후시딘’은 성분이 화학적인 단순항생제이기 때문에 상처의 소독과 염증 예방을 주로 합니다. ‘마데카솔’은 여기에다가 식물 성분으로 새살이 돋는 데 도움을 줍니다. ‘새살이 솔솔~’이라는 광고 카피 그대로 입니다. ‘마데카솔’의 원료 식물인 ‘센텔라아시아티카’가 신체의 재생 능력을 높이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우리 제품을 바르면 단순히 소독하고 2차 감염을 막는 것 이외에 상처 회복 속도를 빠르게 합니다.”
 
  동석(同席)한 맹용호 과장이 말을 덧붙였다.
 
  “‘센텔라아시아티카’는 상처의 치유과정에서 정상 피부와 유사한 콜라겐을 합성하도록 도와 새살을 빠르게 재생시켜 줄 뿐만 아니라 상처 치유 후에도 흉터가 남지 않도록 도와주는 작용을 합니다. 이런 효과 때문에 인터넷에서 ‘마데카솔로 항문에 새살을 돋게 해서 사람을 죽이는 법’이라는 유머가 돌기도 했습니다. 황당한 소리긴 하지만 그만큼 새살 돋는 데 탁월하다는 거죠.”
 
 
 
진물을 계속 씻어 내면 흉터 크게 남아

 
‘마데카솔로 사람 죽이는법’. 마데카솔의 ‘새살 촉진’이라는 특징 때문에 인터넷에서 화제가 됐었다.
  동국제약 관계자들로부터 ‘마데카솔’을 제대로 사용하는 법을 들었다.
 
  우선 피부 질환이 심각한 경우에는 ‘마데카솔 분말’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 병상에 오래 누워 있는 환자들에게 많이 나타나는 욕창 치료제로도 사용되는 약품이다.
 
  동국제약 관계자들은 “자전거를 타다 넘어지거나, 산에서 넘어져 살갗이 심하게 벗겨진 경우에는 분말 가루를 하루에 1~2회 나눠서 뿌리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라고 설명했다.
 
  간혹 피부 상처로 인해 진물이 날 때 계속 씻어 내는 사람들에게는 ‘마데카솔 플러스밴드’를 추천했다.
 
  이 관계자는 “상처에서 진물이 날 경우 계속 씻어 내는 것은 상처 회복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고 오히려 흉터를 유발한다. 이럴 때는 습윤 밴드를 붙여서 진물이 마르지 않게 보호하는 것이 좋다”고 설명했다.
 
  ‘마데카솔 플러스밴드’가 기존의 습윤밴드와 다른 점은 마데카솔 성분이 함유돼 있어, 별도로 상처에 약을 바를 필요가 없다는 점이라고 한다. 방수기능이 있어 물에 닿거나 땀이 나도 쉽게 떨어지지 않고, 투명하기 때문에 붙인 티가 거의 나지 않는다.
 
  큰형님뻘인 ‘마데카솔’ 연고는 식물 단일 성분 100%로 만들어진 제품으로, 염증 및 2차 감염 우려가 없는 상처에 새살을 잘 돋게 하는 제품이다. 아이들의 작은 상처에는 식물 성분에 세균 및 염증 방지를 위해 항균, 소염 성분이 복합된 ‘복합마데카솔’이 가장 좋다.
 
 
  상처 없는 세상 만들기 운동
 
  동국제약은 요즘 적극적으로 사회공익활동에 나서고 있다. 아웃도어 스포츠를 즐기는 성인들이 많다는 점에 착안해, 전국 19개의 국립공원 등산로 600여 개의 구급함에 ‘마데카솔’을 기증했다. 만일 산행 중에 다쳤다면, 국립공원 관리센터로 전화를 하면 가까운 구급함에서 이 제품을 항시 사용할 수 있다. 동국제약은 이외에도 지난 2009년부터 기아대책 기금마련과 백혈병 어린이들을 돕기 위한 자선공연, 소아암 어린이들의 봄소풍 지원 등을 후원하고 있다. 이들이 내건 캐치프레이즈는 ‘마데카솔의 상처 없는 세상 만들기’이다.
 
  올해는 또 다른 변화가 예고되는 해이다. ‘마데카솔’이 보건복지부가 정기국회에 제출할 약사법 개정안에 포함될 가능성이 있어서다. 현재 약사법상 의약품은 전문의약품, 일반의약품, 의약외품 3가지로 나뉘어 있다. 의약외품은 약국 외에서 팔 수 있지만, 전문·일반의약품은 약국 또는 약사들이 지정한 대리인이 특수장소에서만 팔 수 있다. 현재 ‘마데카솔’은 약국에서만 살 수 있지만, 법 개정이 이뤄질 경우 일반 마트에서 찾을 수 있는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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