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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 美北정상회담 결렬 그 후

美北회담 결렬 이후 대두하는 북한 경제 붕괴 가능성

對北제재로 김정은의 잔고가 바닥나고 있다!

글 : 박희석  월간조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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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정은, ‘최고 국가이익’ 운운하며 대북제재 해제 끈질기게 주장
⊙ 대북제재 기대 효과는 북한 외화 수입 25억 달러 차단… 실제로는 10억~15억 달러
⊙ 북한은 이미 개방된 ‘무역 국가’… 대북제재로 막대한 타격 불가피
⊙ 제재 이후 북한의 수출은 궤멸… 지난해 對中 무역 적자만 20억 달러
⊙ 대북제재 유지하면 2020년 안으로 북한 외화보유액 바닥 드러낸다?
⊙ 핵·미사일 개발 등으로 ‘김정은 비자금’도 얼마 남지 않았다는 주장
⊙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효과 나타나는데 문재인은 ‘남북경협’ 강조
사진=뉴시스
  북한은 ‘제2의 고난의 행군’을 겪을까. 지난 2월 말, 미국 트럼프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의 이른바 ‘제2차 미북(美北)정상회담’이 결렬된 후 북한이 ‘경제위기’를 맞는 게 아니냐는 예측에 힘이 실리고 있다.
 
  2년 전부터, 국제사회는 핵·미사일 개발로 세계 평화를 위협하는 북한의 ‘돈줄’을 차단하기 위해 이전과는 차원이 다른 대북제재 공조를 해왔다. 2016년과 2017년, 국제연합 안전보장이사회는 회원국들에 북한의 외화 수입 차단을 위한 대북제재 결의안 5건을 연달아 내놨다. 미국 정부는 독자적으로 북한과 거래하는 국가와 기업, 개인을 제재했다.
 
  올해 국내 연구기관들이 내놓은 북한 경제 지표들을 보면 국제사회의 대북 압박 공조는 유효했다. 북한 교역 규모는 2년 만에 많이 축소됐다. 외화 수입도 대폭 감소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 따라 누적 무역적자로 인해 외화보유액이 바닥을 드러내는 게 아니냐는 추측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비핵화 전 대북제재 해제’ 거절한 트럼프… ‘의욕 상실’ 김정은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이 2월 28일, 베트남 하노이 메트로폴 호텔에서 단독 회담을 마치고 나와 함께 걸으며 얘기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지난해 말, 아산정책연구원은 〈아산 국제정세 전망 2019〉를 통해 “싱가포르 미북정상회담 이후 평화협정 체결을 먼저 요구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던 북한은 9월 이후 대북제재 완화를 강력하게 주장했다”며 “북한이 정치적 목표인 평화협정에서 멀어지고 제재 완화에 집착하는 모습에서 북한 경제의 외화 수급 상황이 나빠지고 있음을 짐작할 수 있다”고 했다.
 
  실제 체제 유지를 위한 ‘잔고’가 부족하다는 현실에 직면한 김정은은 지난해 평양을 방문한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부 장관에게 ‘핵실험장 사찰’이란 조건을 걸고 대북제재 해제를 요구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를 거절했다.
 
  그러자 김정은은 올해 신년사에서 “미국이 제재와 압박을 계속한다면, 국가 최고이익을 수호하기 위해 새로운 길을 모색할 수도 있다”고 엄포를 놨다. 대북제재를 해제하지 않으면 핵 공격 능력 강화를 계속하겠다는 ‘협박’이었지만, 이는 통하지 않았다.
 
  2월 28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의 이른바 ‘미북정상회담’에서도 북한은 앞서 언급한 대북제재 5건에 대해 해제를 요구했다. 이는 사실상 ‘제재 전면 해제’를 요구한 것과 같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거부했다. 요구에 상응하는 ‘비핵화 조치’를 김정은이 내놓지 않았기 때문이다.
 
  북한 외무성 부상 최선희에 따르면 회담 결렬 이후 김정은은 ‘의욕’을 잃었다. 절대 포기할 수 없는 핵을 가진 한 대북제재는 풀릴 수 없다는 걸 그제야 알았기 때문이다. 이와 달리 국제사회는 대북제재가 김정은을 압박할 수 있는 효과적인 무기란 사실을 재확인했다.
 
  김정은은 미국이 입장을 바꾸기를 기다리겠지만, ‘시간과의 싸움’에서 그가 이길 가능성은 크지 않다.
 
  각종 지표를 보면 북한 경제는 이미 한계에 다다랐다. 가까운 미래에 ‘외환위기’를 맞을 가능성도 있다. 그 근거를 국내 기관들이 내놓은 북한 경제 분석 보고서를 바탕으로 분석했다.
 
 
  북한 돈줄 차단하는 2016·2017년의 안보리 대북제재 5건
 
  현재 북한의 경제 상황을 분석하기 위해서는 국제사회가 북한을 압박하기 위해 내놓은 대북제재 내용부터 살펴야 한다. 2016~2017년, 국제연합(UN) 안전보장이사회는 북한이 핵·미사일 도발을 강행할 때마다 김정은이 핵·미사일 개발과 독재 체제 유지에 쓰는 자금의 유입을 차단하는 대북제재 결의안(2270호, 2321호, 2371호, 2375호, 2397호)을 연달아 내놨다. 각 결의안의 골자는 다음과 같다.
 
  〈1. 안보리 결의안 2270호
  결의: 2016년 3월 2일
  원인: 북한의 4차 핵실험(2016년 1월 6일)과 ‘광명성 로켓’ 발사(2016년 2월 7일)
  내용: ▲광물 및 원유 거래 제재 ▲무기 거래 전방위 봉쇄 ▲금융제재 및 운송 봉쇄 ▲핵무기 자금 조달에 관여한 기관 및 개인의 해외 활동 제재
  기대 효과: 북한 외화 수입 2억 달러 감소
 
  2. 안보리 결의안 2321호
  결의: 2016년 11월 30일
  원인: 북한의 5차 핵실험(2016년 9월 9일)
  내용: ▲북한 석탄 수출 상한제 도입 ▲북한의 수출 금지 광물 추가 및 조형물 수출 금지 ▲북한 공관 임대사업 금지 ▲북한 소유·운영·통제 선박에 대한 보험·재보험 금지 ▲회원국 금융기관의 북한 내 활동 금지 ▲대북 무역 관련 공적·사적 금융지원 금지
  기대 효과: 북한 외화 수입 8억 달러 감소
 
  3. 안보리 결의안 2371호
  결의: 2017년 8월 5일(2017년 7월 4일)
  원인: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화성-14호) 발사
  내용: ▲북한의 석탄·철·납·해산물 수출 금지
  기대 효과: 북한 외화 수입 10억 달러 감소
 
  4. 안보리 결의안 2375호
  결의: 2017년 9월 12일
  원인: 북한의 6차 핵실험(2017년 9월 3일)
  내용: ▲북한의 섬유류 수출 금지 ▲북한 유류 수입량 제한(원유는 400만 배럴, 정제유는 200만 배럴)
  기대 효과: 북한 외화 수입 2억5000만 달러 감소
 
  5. 안보리 결의안 2397호
  결의: 2017년 12월 23일
  원인: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 화성 15호 발사(2017년 11월 29일)
  내용: ▲북한의 유류 수입 제한 강화(정제유 수입 한도를 200만 배럴에서 50만 배럴로 감축) ▲해외 파견 북한 노동자 24개월 이내 송환 ▲북한의 식품, 농산물, 기계류, 전자기기, 목재류, 선박 수출 금지 ▲해상 차단 강화
  기대 효과: 북한 외화 수입 2억5000만 달러 감소〉
 
 
  북한은 이미 개방된 ‘무역 국가’… 대북제재로 막대한 타격 불가피
 
존 볼턴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3월 3일, ‘비핵화’를 거부한 북한에 대해 최고 수준의 압박과 제재를 가하겠다고 밝히면서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 진짜 충격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뉴시스
  북한 경제 전문가들은 안보리의 강력한 대북제재 시행 이전, 북한이 한 해에 벌어들인 외화 수입 규모를 40억~50억 달러라고 추정한다. 상기한 안보리 대북제재 5건의 총 기대 효과는 북한의 연간 외화 수입 중 25억 달러가량을 차단하는 것이다. 북한 외화 수입의 절반 이상을 틀어막는 셈이지만, 실제 그 효과는 15억 달러가량인 것으로 추산된다.
 
  ‘달러’가 김정은 독재 정권의 ‘경제적 토대’란 점을 감안하면, ‘달러 가뭄’은 단순한 유동성 위기가 아니다. 정권의 사활적 이익이 걸린 중대 사안이다. 김정은이 신년사에서 ‘국가 최고이익’을 운운하며 ‘대북제재 해제’를 요구한 것도 이와 같은 맥락이라고 할 수 있다.
 
  일각에서는 북한은 ‘폐쇄경제’이기 때문에 무역 의존도가 낮아 ‘무역제재’는 효과가 없다고 주장하지만, 이는 사실과 다르다. 북한은 세계 여느 국가와 비슷한 ‘무역 의존도’를 보인다. 2000년에 20%였던 북한의 무역 의존도가 지금은 세계 평균(60%)에 약간 못 미치는 50%가 됐다. 한마디로 북한도 무역으로 먹고사는 체제인 셈이다. 그 무역을 규제하면 북한은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
 
  안보리 대북제재에 따라 북한의 외화 수입은 실제로 대폭 감소했다. 올해 초, ‘미국의소리’의 분석에 따르면 14개 주요 교역국(중국 제외)에 대한 북한의 수출 실적은 2016년에 2억3532만 달러였지만, 2017년엔 9465만 달러, 2018년엔 2000만 달러(추산)로 줄었다. 약 85% 감소한 셈이다.
 
중국 단둥에서 북한으로 갈 화물차들이 대기하고 있다. 대북제재 시행 이후 사실상 북한 무역의 전부인 대중(對中) 무역은 크게 위축됐다. 북한의 수출은 궤멸적 타격을 입었고, 수입도 급감했다. 사진=뉴시스
  북한의 무역 의존도가 90%에 달하는 중국과의 교역도 크게 줄었다. 정형곤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의 〈2018년 북한의 대외무역 평가와 전망〉에 따르면, 2018년 북한의 대중(對中) 무역액은 24억6000만 달러로 2017년 49억8000만 달러에 비해 51% 감소했다. 안보리의 강력한 대북제재가 본격화되기 이전인 2016년 당시 58억 달러와 비교하면 58% 줄었다.
 
  북한의 대중 수출은 궤멸 수준이라고 할 수 있다. 2018년 대중 수출액은 2억2000만 달러다. 전년 16억5000만 달러 대비 87% 감소한 셈이다. 같은 해, 수입은 2017년 33억3000만 달러에서 33% 줄어 22억4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지난해 대중 무역에서 북한의 손익은 ‘마이너스(-) 20억 달러’란 얘기다.
 
  정 선임연구위원은 “2018년도 북한의 대중 수입 감소는 북한의 구매력 감소에 따른 수입 감소로 해석할 수도 있다”면서 “북한의 무역적자 역시 2017년 16억 달러로 급증한 상황에서 2018년에도 20억 달러에 이르는 등 북한의 경제적 여건은 더욱더 악화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북한 경제 질적 하락과 잠재력 감소는 2018년에 이미 시작”
 
김정은 집권 이후 2012년부터 북한 경제는 미미하게나마 성장세를 이어왔다. 2016년엔 경제성장률이 3.6%를 기록했지만, 본격적인 대북제재가 시행된 2017년엔 ‘-3.5%’로 내려앉았다. 2018년의 경우엔 성장률 감소세가 더 심화됐을 것으로 추정된다. 자료=한국은행
  무역 부문의 ‘궤멸적 타격’은 북한 경제에 어떤 영향을 줬을까. 지난 1월, 국회입법조사처의 이승열 외교안보팀 입법조사관의 보고서 〈북한 경제의 현황과 2019년 전망〉에 따르면 대북제재로 북한 경제는 ‘작지 않은 충격’을 받았다.
 
  김정은이 집권한 이후 북한은 매년 지속적인 성장세를 기록했다. 특히 2016년의 경우엔 성장률이 3.9%였지만, 본격적인 대북제재 시행에 따라 2017년 경제성장률은 ‘-3.5%’를 기록했다. 이 입법조사관은 “북한 광업 등 산업 생산 전반에 걸친 생산성 하락으로 인한 것으로, 그 결과 북한 경제에 상당한 물가상승 압력이 있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풀이했다.
 
  이석기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지난 2월, 〈2018년 북한 산업 및 실물경제 동향〉이란 제목의 보고서에서 “연중 지속된 강력한 대북 경제제재로 대외경제 부문이 북한의 산업 및 실물 부문에 상당한 타격을 준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다음은 이 선임연구위원의 분석이다.
 
  〈대북 경제제재가 수출광업에 심대한 타격을 주고, 자본재 수입에 크게 의존하는 기계공업을 둔화시켰다. 경공업에서도 섬유·의류업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던 의류 임가공 수출이 중단되고, 소득 감소에 따른 시장거래의 위축으로 식품가공업을 비롯한 소비재 부문 전반이 부정적인 영향을 받은 것으로 추정된다. 이에 따라 광업이 가장 크게 후퇴하였고, 제조업도 전반적으로 소폭 후퇴한 것으로 추정된다. (중략) 자본재 수입 감소에 따른 북한 경제 전반의 질적 하락과 잠재력 감소는 2018년에 이미 시작되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이 선임연구위원은 ‘제2차 미북정상회담’이 ‘가시적 성과’를 거두지 못할 경우 “돈주(북한 신흥 자본가)나 엘리트의 미래 전망이 악화되어 북한 경제를 지탱하는 한 축인 시장경제가 위축될 가능성이 있고, (북한 정권은) 시장 우호적인 정책 기조를 바꿔 극단적인 자력갱생 정책을 추구할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평양 집값 폭락은 ‘돈주’들의 ‘외화 유동성 위기’가 원인
 
  북한은 지표상 ‘경제 위기’ 국면에 접어들었다고 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북한 내부의 동요가 외부에서는 포착되지 않는다. 김석진 통일연구원 연구위원은 지난 2월, 〈2018년 북한 시장 동향과 2019년 전망〉이란 보고서에 그 까닭을 다음과 같이 적었다.
 
  〈지난 몇 년 동안 UN 차원의 강력한 대북제재가 실시되어 왔지만, 북한의 시장과 사경제는 큰 변화 없이 기존 발전 추세를 유지한 것으로 보인다. 제재는 주로 국영경제를 겨냥하고 있지만, 간접적으로 시장과 사경제에 피해를 줄 수 있는 조치들을 포함하고 있다. 그럼에도 주택가격이 크게 떨어진 것 외에는 제재 효과가 뚜렷이 드러나지 않고 있는데, 이는 북한이 외화보유액을 사용해 상당한 수준의 상품 수입을 계속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북한의 경제 구조가 의외로 견고하다”고 긍정적인 평가를 하기도 하지만, 이는 ‘대북제재 무용론’을 주장하기 위한 ‘믿음’에 불과하다. 1990년대 중반, 북한이 이른바 ‘고난의 행군’을 겪을 당시 아사자가 속출했는데도, 외부 세계에서는 이를 뒤늦게 알았던 점을 감안했을 때 이미 시작된 북한 내부의 경제 붕괴를 우리가 감지하지 못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
 
  앞서 언급된 평양 등 북한 대도시 집값 폭락은 우리가 주목해야 할 ‘이상징후’라는 게 북한 경제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북한 전문 매체 ‘데일리NK’에 따르면 지난해 6월 당시 20만~30만 달러(면적 230m2)였던 평양 중구역과 대동강 주변 아파트 가격이 두 달 만에 5만 달러나 하락했다. 평안남도 평성시 아파트의 경우엔 10만 달러에서 7만 달러로 떨어졌다. 이 같은 부동산 가격 폭락은 대북제재에 따른 ‘돈주’들의 매출 감소와 ‘외화 유동성 위기’일 가능성이 있다.
 
 
  “주택가격 하락은 대북제재 효과 드러내는 신호탄”
 
지난해 평양을 비롯한 북한 대도시 아파트의 가격이 폭락했다. 이는 ‘돈주(북한 신흥 자본가)의 수입 감소’와 ‘외화 유동성 경색’에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북한 경제 붕괴의 ‘신호탄’인 셈이다. 사진=뉴시스
  이와 관련, 김석진 통일연구원 연구위원은 “주택가격 하락은 대북제재로 인한 피해 또는 피해에 대한 예상이 가장 중요한 요인일 가능성이 크다”며 “주택가격 하락은 제재 효과를 드러내는 신호탄일 가능성이 있으므로 특히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김 연구위원은 평양 등 북한 대도시 집값 폭락의 주요 원인으로 ‘북한의 외화 수입 감소’를 꼽았다. 다음은 그의 보고서에 기술된 내용이다.
 
  〈평양 등 주요 도시의 주택가격은 왜 떨어졌을까? 정확히 알긴 어려우나 제재로 인해 외화소득이 크게 줄어든 것이 가장 중요한 원인일 가능성이 커 보인다. 신규 아파트를 비롯한 고급 주택을 구매할 수 있는 계층은 외화벌이 및 이와 연관된 사업을 하는 신흥 부유층과 권력층이고, 고급 주택 매매는 외화로 결제되는 것이 일반적이기 때문이다.〉
 
  평양을 비롯한 북한 지역의 ‘주택 사업’을 추진하는 데는 돈주들의 역할이 컸다. 주택뿐 아니라 각종 정권 홍보용 치적 사업에도 돈주들의 자금이 들어갔다. 이들은 돈을 대고 나중에 생산품으로 돌려받는 식으로 사업해 왔다. 이런 상황에서 ‘부동산 가격 폭락’은 돈주들에게 막대한 타격을 줄 수밖에 없다. 이는 그들의 불만 폭발로 이어질 수 있다. ‘돈주’ 상당수가 사실은 북한 노동당의 간부나 그 자제들이란 점을 감안하면, ‘집값 폭락’은 김정은의 정권 기반을 흔드는 ‘초대형 악재’다.
 
 
  대북제재 유지하면 2020년 안으로 북한 외화보유액 고갈
 
  현재 상태로서는 북한이 핵을 포기하지 않는 한 국제사회의 대북제재는 해제될 가능성이 없다. 김정은이 위기에서 탈출할 수 있는 방법은 단 한 가지뿐이다. 핵을 비롯한 모든 대량살상무기(WMD)를 포기하는 것이다. 하지만 김정은은 그럴 생각이 없다. 그는 “서두르지 않겠다”고 한 트럼프 대통령과 ‘시간 싸움’을 해야 한다. ‘돈줄’이 막힌 상태에서 ‘버티기’를 하려면 쌓아놓은 ‘외화’가 많아야 한다. 북한은 장기간 체제를 유지할 수 있는 ‘달러’를 충분히 갖고 있을까.
 
  2017년 10월, 임수호 대외경제정책연구원 통일국제협력팀장이 내놓은 〈김정은 시대의 대외경제: 외화수급을 중심으로〉에 따르면 1991년부터 2016년까지 북한은 220억 달러에 달하는 상품수지 적자를 기록했다. 남북경협 및 비상품 수지에서는 250억 달러 흑자를 본 것으로 추정됐다. 여기에 2000년 이후 대외교역 시 ‘리베이트’ 명목으로 들어온 외화 수입을 감안하면, 1991년 이후 북한은 130억 달러에 달하는 순이익을 얻었다는 결론이 나온다.
 
  북한이 1990년대 중반 ‘고난의 행군’을 겪었고, 계속되는 경제난과 대북제재 속에서도 핵·미사일 개발을 지속해 왔다는 점을 감안하면 현재 북한의 외화보유액은 이보다 적을 것으로 추정된다. 국내 북한 경제 전문가들은 북한의 외화보유액을 50억 달러 안팎으로 보고 있다.
 
  이 중 김병연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북한의 외화보유고를 30억~70억 달러라고 추산한다. 그는 올해 초 “최근 대북제재 여파로 북한은 1년에 10억~15억 달러를 소진하고 있다. 내년 안으로 외화보유고가 모두 사라질 수 있다”고 예상한 바 있다.
 
 
  30억~50억 달러에 이르는 ‘김정은 비자금’도 바닥 보였나?
 
  북한은 또 다른 ‘달러 금고’를 갖고 있다. 김정은의 비자금이다. 김일성-김정일-김정은으로 이어진 천문학적인 비자금은 북한 김씨 정권을 지키는 ‘최후의 보루’다. 김정은의 ‘검은돈’은 약 30억~5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지만, 지난해에는 이마저도 고갈되고 있다는 보도가 나온 바 있다.
 
  미국 의회가 설립한 ‘자유아시아방송’은 지난해 1월 24일, 중국의 대북 소식통을 인용해 이와 같은 내용을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김정은은 김일성과 김정일이 각종 범죄와 인권 유린 등으로 그러모았던 비자금을 집권 7년 동안 ▲핵·미사일 개발 ▲평양 ‘여명 거리’ 조성 ▲마식령 스키장 건설 등에 탕진했다. 이와 함께 국제사회의 대북제재로 외화 수입이 막히면서 비자금이 바닥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김정은 비자금’을 관리하는 북한 노동당 39호실 간부들은 현재 ‘자금 부족’을 걱정하고 있다.
 
  송봉선 전 국가정보원 북한조사단장도 유사한 주장을 2014년에 제기했었다. 그는 당시 대북제재 강화,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 전시성 사업들로 인해 북한 외화 지출 규모가 김정일 때보다 늘었다고 분석했다. 송 전 단장에 따르면 김정일의 연간 외화 지출 규모는 3억 달러였지만, 김정은은 매해 6억 달러가 넘는 외화를 썼다. 이에 따라 김정일이 물려준 비자금은 2014년 당시에 절반 이하로 감소했다고 추정했다.
 
  김정은이 2014년 이후에도 예년과 비슷한 수준으로 비자금을 써댔다면, 대북제재가 더 심한 지금은 ‘자유아시아방송’이 보도한 것처럼 ‘김정은 비자금’ 규모가 대폭 감소해 말 그대로 ‘바닥’을 보였을 가능성도 있다. 남은 비자금이 별로 없고, 외화보유액마저 완전히 소진된다면, 그간 ‘달러’로 당(黨)과 군(軍)을 장악해왔던 김정은의 리더십은 위기를 맞을 수밖에 없다.
 
 
  북한, 외화수급 한계 직면… ‘경제 위기’ 가능성 고조
 
국제사회 대북제재의 견고함을 실감한 김정은은 ‘조건 없는 금강산 관광과 개성공단 재개’ 등을 제안했다. 이는 사실상 ‘대북 퍼주기’에 불과한 ‘남북경제교류협력’으로 북한이 직면한 외환위기를 타개하겠다는 속셈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사진=뉴시스
  트럼프가 ‘경제 성장’을 약속하며 제시한 ‘빅딜’을 거부한 김정은의 북한은 올해 경제적으로 어떤 상황을 맞을까. 아산정책연구원은 〈아산 국제정세 전망 2019〉를 통해 “북한은 2019년에도 거시경제와 생활경제 안정을 위해 예년 수준의 석유와 생필품을 수입할 것으로 보이나 이를 지탱할 외화 수급 한계에 부딪힐 것”이라고 비관적으로 예측했다.
 
  김석진 통일연구원 연구위원은 “외화보유액이 소진되어가고 상품 수입이 더 줄어들면 시장과 사(私)경제 활동도 위축되고, 이에 따라 전반적 생활수준도 하락할 가능성이 크다”며 “국영경제 참가자 중 일부가 사경제 부문으로 이동해 제재 피해를 상쇄하는 완충 효과가 나타날 수도 있으나, 피해를 충분히 만회하기에는 역부족일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정형곤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2019년도의 북한 경제는 더욱더 힘든 고난의 행군을 하게 될 것으로 예상되며, 북한의 수입에서도 외화보유액 감소에 따라 2018년 대비 더욱 감소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다음은 그의 보고서 내용이다.
 
  〈특히 대북 경제제재가 지속된다고 하면, 현재 북한의 대중수출에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섬유류에 대한 위탁가공 합작도 금지되어 있어 이들 교역액 역시 2018년 수준이나 그 이하로 감소할 것으로 예상한다. 매우 가시적인 비핵화 조치가 선행되지 않는다면 대북제재는 지속될 것이고 이에 따른 북한의 고통도 더 커져만 갈 것으로 예상한다. 결론적으로, 제재 효과가 더 가시화될 2019년 북한의 대외경제 여건은 2018년보다 더 악화될 것이 분명하다.〉
 
  이승열 국회입법조사처 입법조사관은 “2017년 이후 북한의 경제지표를 고려할 때 북한 경제의 위기 가능성은 점차 커지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대북제재의 영향이 수입량의 급감으로 나타나면서 시장가격에 대한 압력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했다. 물가 상승은 북한 주민 민생 악화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 북한이 ‘친시장 기조’를 버리고 시장을 통제하려고 하면, 20년 동안 자생적으로 성장한 북한의 자본·상품 시장은 극심한 혼란을 겪을 수밖에 없다.
 
 
  줄기차게 ‘남북경협’ 강조하는 文대통령은 왜?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이 지난해 5월 26일, 판문점에서 헤어지며 서로 껴안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줄기차게 대북제재 완화 또는 해제, ‘남북경협’을 외치고 있다. 사진=뉴시스
  김정은은 북한 경제 붕괴를 막기 위해 대북제재 해제를 강조했다. 문재인(文在寅) 대통령도 지난해 유럽 순방을 가서 줄기차게 ‘대북제재 해제’를 주장했다. 김정은은 또 금강산 관광과 개성공단 재개 등 남북경협을 위기 타개 방안으로 택했다. 그는 올해 신년사에서 “개성공업지구에 진출했던 남측 기업인들의 어려운 사정과 민족의 명산을 찾아보고 싶어 하는 남녘 동포들의 소망”을 언급하면서 “아무런 전제조건이나 대가 없이 재개할 용의가 있다”고 주장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1월 7일, “(북한이) 신년사에서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을 ‘조건·대가 없이’ 재개하겠다는 것은 환영할 만하다”고 밝혔다. 금강산 관광이 중단되고, 개성공단이 폐쇄된 원인에 대해 북한이 지금까지 시정 조치와 사과를 하지 않는 상황에서 “환영한다”고 화답한 셈이다.
 
  문 대통령은 또 3·1절 100주년 기념사에서 “금강산 관광과 개성공단의 재개 방안을 미국과 협의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문재인 정부의 통일부는 3월 12일, ‘대통령 업무보고’ 내용을 공개하면서 “남북공동체 추진 기반을 조성하겠다” “개성공단·금강산 관광 재개에 대비해 대북제재 틀 내에서 사전준비와 환경조성을 하겠다”고 주장했다. 왜 문재인 정부는 국제사회가 강력한 대북제재로 북한의 돈줄을 차단한 결과 위기에 직면한 김정은을 회생시키려는 것일까. 왜 국제사회의 오해와 대북 압박 공조 균열을 초래할 수도 있는 발언들을 북핵의 가장 큰 피해자인 대한민국의 대통령이 하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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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달기 2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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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whatcha    (2019-03-26) 찬성 : 20   반대 : 1
적와대에 한놈이 있는한 트럼프 작전은 물거품이 될 것이다.
  촌철살인    (2019-03-26) 찬성 : 0   반대 :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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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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