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정은, “우리 인민이 당한 고통과 억제된 발전의 대가를 받아내기 위한 충격적인 실제 행동으로 넘어갈 것”
⊙ “러시아 통해 원자로 소형화 습득… 2025년경 핵추진 잠수함 완성할 것”(잠수함 전문가 문근식)
⊙ 국과연 현무-4 발사실험… SLBM 시험발사했을 수도
⊙ 김정은, 6월 중 SLBM 발사로 충격적 정면돌파 가능성
⊙ “러시아 통해 원자로 소형화 습득… 2025년경 핵추진 잠수함 완성할 것”(잠수함 전문가 문근식)
⊙ 국과연 현무-4 발사실험… SLBM 시험발사했을 수도
⊙ 김정은, 6월 중 SLBM 발사로 충격적 정면돌파 가능성
- 신형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북극성-3호. 사진=《로동신문》 홈페이지 캡처
북한의 SLBM(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 발사와 3000t급 신형 잠수함 진수(進水)가 ‘초읽기’에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 김정은이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확대회의를 주재하고 ‘전략 무력을 고도의 격동 상태에서 운영하기 위한 새로운 방침들이 제시됐다’는 조선중앙통신 보도가 지난 5월 24일 나오면서부터다.
미국 전직 한미연합사령관과 국제기구도 잇따라 경고신호를 내고 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산하 대북(對北)제재위원회 전문가 패널 최종 보고서는 “북한은 지난해 말 신포조선소 인근에 대규모 잠수함 훈련센터와 신형 잠수함 수리용 셸터(엄폐시설)도 건설했다”고 밝혔다.
지난 6월 2일 한미연합사령관을 지낸 월터 샤프 장군은 탄도미사일을 탑재한 북한 잠수함이 곧 등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주한미군전우회(KDVA) 회장인 샤프 전 사령관은 이날 이 단체가 주최한 화상 세미나에서 “탄도미사일 능력을 갖춘 잠수함을 곧 보게 될 것이라고 계속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김정은은 지난해 12월 31일까지 나흘간 진행된 당 중앙위 제7기 5차 전원회의에서 “우리 인민이 당한 고통과 억제된 발전의 대가를 받아내기 위한 충격적인 실제 행동으로 넘어갈 것”이라며 “세상은 멀지 않아 공화국이 보유하게 될 새로운 전략무기를 목격하게 될 것”이라며 대북 옵션이 고갈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향해 협박했다. 당시 ‘새로운 전략무기’란 다탄두를 장착하는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이나 신형 SLBM 등으로 추정됐다.
“6월 말 SLBM 발사할 듯”
미국이 5월 들어 전략폭격기 B1B ‘랜서’와 해군 정찰기 ‘EP3E’를 한반도 상공에서 전개한 것도 북한의 도발 징후와 관련된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미국 공군의 리벳조인트(RC-135W) 정찰기와 주한 미군의 가드레일(RC-12X) 정찰기는 지난 5월 20일 한반도 상공에 동시에 전개됐다. 북한의 미사일 발사 준비신호와 통신·교신 감청을 통해 미사일 도발 징후 등을 추적하기 위해 리벳조인트와 가드레일을 투입한 것이다.
국정원 1차장을 지낸 남주홍 경기대 석좌교수는 “최근 북한 동향에 대해 국정원은 SLBM 발사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국회 정보위에 공식 보고한 상태”라면서 “북한의 3000t급 신형 잠수함에 대해 한·미가 정보자산을 총동원해 진수식 및 SLBM 발사 징후 파악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했다.
남 교수는 “김정은이 작년 연말 ‘새로운 전략무기를 목격하게 할 것’이라는 말처럼, 3000t급 잠수함을 진수시킨 다음 SLBM을 발사하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라며 “문제는 타이밍이고, 그 시기는 6·15남북공동선언과 6·25전쟁 발발 70주년이 되는 시점이 유력하다”고 했다.
북한은 2016년 8월 SLBM인 북극성-1형 발사 성공에 이어 2017년 2월 북극성-1형을 개조한 북극성-2형 시험발사에 성공함으로써 미국·러시아·영국·프랑스·중국·인도에 이어 일곱 번째 SLBM 보유국이 됐다. 이어 북한은 2019년 10월 북극성-3형 시험발사에 성공하면서 SLBM을 완성해나갔다. 군 당국은 북극성-1·2형의 사거리가 1300여km, 북극성-3형은 2100km에 이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北, SLBM 7번째 보유국
잠수함 전문가인 문근식 한국국방안보포럼 대외협력국장은 “북한은 2016년 2000t급 신포급 잠수함에서 고각(高角) 발사해 500km 비행에 성공한 북극성-1형에 이어 새 모델인 북극성-3형의 개발을 완료했다”며 “북극성-3형을 신형 잠수함에 탑재하기 위해 바지선을 이용한 ‘콜드 론치(cold launch)’ 방식 사출시험도 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북한이 현재 보유하고 있는 SLBM 탑재 잠수함은 발사관이 1개뿐인 신포급(2000t급) 잠수함 1척뿐이다. 하지만 고래급으로도 불리는 이 신포급은 수심이 얕은 해역에서 운용에 한계가 있고, 수직발사관 1개로는 정상적 잠수함으로 기능할 수 없다. 북한이 신형 잠수함에 장착할 엔진은 평안북도 용천의 북중기계공장에서 개발·제조했으며, 동력 시스템은 부상(浮上)하지 않고 연속적으로 항행이 가능한 AIP(공기불요체계)를 갖췄다는 첩보도 나온다.
북한 잠수함 전력은 로미오급 23척과 상어급 38척, 유고급 23척 등 80여 척에 이른다. 한국의 18척에 비해 수적 측면에서 압도적으로 우세하다. 규모 면에서는 세계 5위다. 북한은 제2차 세계대전 때 독일이 개발한 잠수함을 러시아와 중국을 통해 들여오거나, 1990년대 중반까지 자체 건조해 23척을 보유하는 등 비대칭 전력인 잠수함 개발에 주력해왔다.
북한 잠수함은 소음이 심하고 속도가 느려 원양(遠洋)작전은 불가능하다. 순전히 대남(對南) 공격용이다. 특히 북한의 로미오급 잠수함은 한번 잠항(潛航)하면 수중에서 최대 13시간 작전을 할 수 있지만, 우리 손원일급(214급) 잠수함은 2주 동안 수중작전이 가능하다.
문근식 대외협력국장은 “북한이 ICBM과 함께 SLBM을 핵심 전략무기로 본격 개발·배치하려는 것으로 해석된다”며 “핵연료를 이미 확보하고 있는 북한은 필연적으로 러시아를 통해 원자로 소형화를 습득해 2025년경 핵추진 잠수함을 완성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한국, L-SAM 해상형 개발 중
해군은 2020년부터 장보고Ⅲ 9척을 전력화해 1992년부터 투입한 209급 잠수함을 대체할 계획이다. 장보고Ⅲ 잠수함의 첫 번째 버전에 해당하는 배치1은 2020~2023년까지 총 3척이 건조된다. 이 잠수함에는 탄도미사일(SLBM)을 발사할 수 있는 6개의 수직발사관이 장착된다. 사거리 500km 이상의 현무2-B 탄도미사일이 탑재된다. 배치2는 수직발사관이 10개로 늘어난다. 당초 잠수함 발사 순항미사일(SLCM)을 장착할 예정이었으나, 북한의 2017년 북극성-2형 SLBM 발사 성공과 3000t급 잠수함 개발 추진 등으로 SLBM 발사가 가능한 수직발사관을 탑재했다.
해군은 그동안 214급 잠수함에는 국산 해성-3 잠대지 미사일, 미국제 하푼 대함미사일을 탑재해왔다. 최근 들어 ADD를 통해 L-SAM(장거리 지대공 유도무기) 해상형을 개발하고 있다. L-SAM 해상형은 사거리가 최소 160km 이상으로, 항공기는 물론 전술탄도미사일 요격도 가능하다.
군 관계자는 “도산안창호급은 잠수함 발사 단거리 탄도미사일 발사대 6기를 보유하고 있다”며 “북한 신포급(고래급) 잠수함은 북극성-3 탄도미사일 발사관을 1개만 보유하고 있어 발사관을 늘린 3000t급 잠수함 건조에 매달리고 있는 것 같다”고 했다.
“한국 탄도미사일 개발, 사거리보다 탄두 중량”
지난 3월 24일 충남 태안군 소재 국방과학연구소(ADD) 안흥시험장 앞바다의 해상 임시 발사장에서 현무-4 탄도미사일이 시험발사됐다. 당시 시험발사에는 김유근 청와대 국가안보실 1차장, 남세규 국방과학연구소(ADD) 소장 등이 참석했다. 이 미사일 중 1발은 목표 수역인 이어도 북쪽 60km 해상에 떨어졌다. 당시 2발의 미사일 중 1발만 성공한 것으로 전해졌다. ADD가 현재 실패 원인을 분석 중이라는 이야기가 흘러나왔으나, 미사일의 특성상 이 역시 확인할 수 없는 첩보다.
현무-4는 2017년 9월 한미 정상 간 전화통화에서 한미 미사일 지침(missile guideline)의 탄두 중량 제한을 풀기로 합의하면서 탄생했다. 같은 해 7월 북한의 ICBM급 화성-14형 발사 위협에 따라 대응이 불가피하다는 점에 공감하며 군 당국의 탄도미사일 개발의 사거리 제한을 부분 완화한 것이다.
현무-4는 사거리가 800km이면서도 탄두 중량은 2t이다. 그동안 미사일 지침에 따라 한국은 최대 사거리가 800km를 넘고 탄두 중량이 500kg 이상인 탄도미사일을 보유할 수 없었다. 최대 사거리 500km와 300km의 탄도미사일은 각각 1t과 2t까지의 탄두를 탑재할 수 있다. 사거리를 줄이면 탄두 중량을 늘릴 수 있도록 하는 트레이드 오프(trade-off) 원칙에 따른 것이었다. 군 당국은 실전 배치돼 있는 탄도미사일 현무-2A(사거리 300km 이상)와 현무-2B(500km 이상)에 이어 800km급 현무-2C를 문재인 정부 출범 직후인 2017년 6월 23일 시험발사한 바 있다.
한국군이 현재 보유한 현무-2C만 해도 남부 지방에서 발사하면 북한 전역을 사거리 안에 둔다. 하지만 문제는 탄두 중량이다. 500kg짜리 탄두는 위력에 한계가 있다. 미사일 전문가인 신영순 전 합참 무기체계조정관은 “이제 우리는 미사일기술통제체제(MTCR)의 사거리와 중량 문제 규제가 사실상 사라졌다”며 “다만 한국은 중국 등 주변국 고려 때문에 사거리를 800km 이상으로 늘리기는 어렵고 폭발력을 극대화하는 탄두 중량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현무-4 미사일은 SLBM 아닐까
탄도미사일 탄두 중량을 늘리려는 이유는 유사시 북한 지휘부가 머물 6000개 이상의 지하 벙커를 파괴하기 위해서다. 이번 현무-4 첫 시험발사의 난관은 사거리였다고 한다. 국내에서 쏜 미사일이 800km를 날려면 중국이나 일본의 방공식별구역을 진입해야 한다. 군 당국과 ADD는 지난 3월 발사 때 정상각도(30~45도)보다 높은 각도로 현무-4를 발사했다. 군 관계자는 “현무-4는 외기권(고도 500~1000km)까지 올라간 뒤 2t의 탄두가 운동에너지를 이용해 마하10 이상의 속도로 하강하도록 설계했다”며 “이 미사일이 지상에 떨어지는 순간 위력이 전술핵 수준인 TNT 1kt(1000t의 TNT를 터뜨릴 때 위력) 정도”라고 했다.
군 안팎에선 이미 미사일 고도화에 성공한 북한과 비교하기도 한다. 북한의 ICBM인 화성-15형은 탄두 중량 1t에 최대 사거리 1만3000km다. 북한은 2017년 11월 29일 첫 시험발사에서 바로 성공을 거둔 후 ‘국가 핵무력 완성’을 선언했다.
안승범 《디펜스타임스》 편집장은 “2017년 8월 군 당국이 쏜 사거리 800km, 탄두 중량 500kg의 현무-2C 탄도미사일을 주목해야 한다”면서 “당시 현무-2C 탄도미사일은 해상에서 선박을 이용해 발사했는데, ADD가 해상발사 탄도미사일 개발도 병행하고 있다는 느낌을 강하게 받았다”고 했다.
이어 “우리는 장보고Ⅲ 배치2에서부터 SLBM 발사용 수직발사관을 탑재하는데, 그동안 수중 발사 탄도탄을 개발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혀 없었다”며 “예를 들어 2017년 현무-3C 탄도미사일을 배에서 시험발사한 것을 볼 때, 이번에 현무-4의 2발 중 1발에는 SLBM에 맞는 데이터를 입력한 개조형으로 개발하려 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잠수함 전력 꾸준히 증가
한편 전략부대인 해군 잠수함사령부(잠수함사)가 창설 30주년을 맞아 지난 6월 1일 대대적인 행사를 치렀다. 잠수함사가 전력을 차근차근 쌓아가는 것도 재래식 군비경쟁에 혈안이 된 북한을 초조하게 하는 것으로 보인다. 현재 18척의 잠수함을 보유하고 있는 잠수함의 시작은 1990년 6월 1일로 거슬러올라간다. 해군은 당시 독일에서 1200t급 장보고함(SS-061)을 들여오면서 제57잠수함 전대를 창설했다. 이후 잠수함 보유 척수가 늘어나면서 1995년 10월 1일 제9잠수함전단으로 몸집을 키웠다.
2007년엔 아시아 최초로 공기불요추진체계(AIP)를 탑재한 1800t급 손원일함(SS-072)을 인수했다. 착실하게 전력을 키운 잠수함사는 2015년 2월 1일 세계에서 여섯 번째로 사령부로 격상했다. 2018년 9월 설계부터 건조까지 우리 기술로 만든 3000t급 도산안창호함(SS-083)을 진수했다.
남주홍 경기대 석좌교수는 “아버지 김일성으로부터 20년 후계수업을 받은 김정일과 달리, 김정은은 2년 만에 권력을 잡는 바람에 권력 기반이 불안정하다”며 “좌충우돌하는 김정은이 3000t급 신형 잠수함을 조만간 진수하고, SLBM 발사 타이밍을 봐가며 충격적 정면돌파를 시도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미국 전직 한미연합사령관과 국제기구도 잇따라 경고신호를 내고 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산하 대북(對北)제재위원회 전문가 패널 최종 보고서는 “북한은 지난해 말 신포조선소 인근에 대규모 잠수함 훈련센터와 신형 잠수함 수리용 셸터(엄폐시설)도 건설했다”고 밝혔다.
지난 6월 2일 한미연합사령관을 지낸 월터 샤프 장군은 탄도미사일을 탑재한 북한 잠수함이 곧 등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주한미군전우회(KDVA) 회장인 샤프 전 사령관은 이날 이 단체가 주최한 화상 세미나에서 “탄도미사일 능력을 갖춘 잠수함을 곧 보게 될 것이라고 계속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김정은은 지난해 12월 31일까지 나흘간 진행된 당 중앙위 제7기 5차 전원회의에서 “우리 인민이 당한 고통과 억제된 발전의 대가를 받아내기 위한 충격적인 실제 행동으로 넘어갈 것”이라며 “세상은 멀지 않아 공화국이 보유하게 될 새로운 전략무기를 목격하게 될 것”이라며 대북 옵션이 고갈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향해 협박했다. 당시 ‘새로운 전략무기’란 다탄두를 장착하는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이나 신형 SLBM 등으로 추정됐다.
“6월 말 SLBM 발사할 듯”
미국이 5월 들어 전략폭격기 B1B ‘랜서’와 해군 정찰기 ‘EP3E’를 한반도 상공에서 전개한 것도 북한의 도발 징후와 관련된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미국 공군의 리벳조인트(RC-135W) 정찰기와 주한 미군의 가드레일(RC-12X) 정찰기는 지난 5월 20일 한반도 상공에 동시에 전개됐다. 북한의 미사일 발사 준비신호와 통신·교신 감청을 통해 미사일 도발 징후 등을 추적하기 위해 리벳조인트와 가드레일을 투입한 것이다.
국정원 1차장을 지낸 남주홍 경기대 석좌교수는 “최근 북한 동향에 대해 국정원은 SLBM 발사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국회 정보위에 공식 보고한 상태”라면서 “북한의 3000t급 신형 잠수함에 대해 한·미가 정보자산을 총동원해 진수식 및 SLBM 발사 징후 파악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했다.
남 교수는 “김정은이 작년 연말 ‘새로운 전략무기를 목격하게 할 것’이라는 말처럼, 3000t급 잠수함을 진수시킨 다음 SLBM을 발사하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라며 “문제는 타이밍이고, 그 시기는 6·15남북공동선언과 6·25전쟁 발발 70주년이 되는 시점이 유력하다”고 했다.
북한은 2016년 8월 SLBM인 북극성-1형 발사 성공에 이어 2017년 2월 북극성-1형을 개조한 북극성-2형 시험발사에 성공함으로써 미국·러시아·영국·프랑스·중국·인도에 이어 일곱 번째 SLBM 보유국이 됐다. 이어 북한은 2019년 10월 북극성-3형 시험발사에 성공하면서 SLBM을 완성해나갔다. 군 당국은 북극성-1·2형의 사거리가 1300여km, 북극성-3형은 2100km에 이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北, SLBM 7번째 보유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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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7월 23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새로 건조한 잠수함을 시찰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사진=조선중앙통신 |
북한이 현재 보유하고 있는 SLBM 탑재 잠수함은 발사관이 1개뿐인 신포급(2000t급) 잠수함 1척뿐이다. 하지만 고래급으로도 불리는 이 신포급은 수심이 얕은 해역에서 운용에 한계가 있고, 수직발사관 1개로는 정상적 잠수함으로 기능할 수 없다. 북한이 신형 잠수함에 장착할 엔진은 평안북도 용천의 북중기계공장에서 개발·제조했으며, 동력 시스템은 부상(浮上)하지 않고 연속적으로 항행이 가능한 AIP(공기불요체계)를 갖췄다는 첩보도 나온다.
북한 잠수함 전력은 로미오급 23척과 상어급 38척, 유고급 23척 등 80여 척에 이른다. 한국의 18척에 비해 수적 측면에서 압도적으로 우세하다. 규모 면에서는 세계 5위다. 북한은 제2차 세계대전 때 독일이 개발한 잠수함을 러시아와 중국을 통해 들여오거나, 1990년대 중반까지 자체 건조해 23척을 보유하는 등 비대칭 전력인 잠수함 개발에 주력해왔다.
북한 잠수함은 소음이 심하고 속도가 느려 원양(遠洋)작전은 불가능하다. 순전히 대남(對南) 공격용이다. 특히 북한의 로미오급 잠수함은 한번 잠항(潛航)하면 수중에서 최대 13시간 작전을 할 수 있지만, 우리 손원일급(214급) 잠수함은 2주 동안 수중작전이 가능하다.
문근식 대외협력국장은 “북한이 ICBM과 함께 SLBM을 핵심 전략무기로 본격 개발·배치하려는 것으로 해석된다”며 “핵연료를 이미 확보하고 있는 북한은 필연적으로 러시아를 통해 원자로 소형화를 습득해 2025년경 핵추진 잠수함을 완성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한국, L-SAM 해상형 개발 중
해군은 2020년부터 장보고Ⅲ 9척을 전력화해 1992년부터 투입한 209급 잠수함을 대체할 계획이다. 장보고Ⅲ 잠수함의 첫 번째 버전에 해당하는 배치1은 2020~2023년까지 총 3척이 건조된다. 이 잠수함에는 탄도미사일(SLBM)을 발사할 수 있는 6개의 수직발사관이 장착된다. 사거리 500km 이상의 현무2-B 탄도미사일이 탑재된다. 배치2는 수직발사관이 10개로 늘어난다. 당초 잠수함 발사 순항미사일(SLCM)을 장착할 예정이었으나, 북한의 2017년 북극성-2형 SLBM 발사 성공과 3000t급 잠수함 개발 추진 등으로 SLBM 발사가 가능한 수직발사관을 탑재했다.
해군은 그동안 214급 잠수함에는 국산 해성-3 잠대지 미사일, 미국제 하푼 대함미사일을 탑재해왔다. 최근 들어 ADD를 통해 L-SAM(장거리 지대공 유도무기) 해상형을 개발하고 있다. L-SAM 해상형은 사거리가 최소 160km 이상으로, 항공기는 물론 전술탄도미사일 요격도 가능하다.
군 관계자는 “도산안창호급은 잠수함 발사 단거리 탄도미사일 발사대 6기를 보유하고 있다”며 “북한 신포급(고래급) 잠수함은 북극성-3 탄도미사일 발사관을 1개만 보유하고 있어 발사관을 늘린 3000t급 잠수함 건조에 매달리고 있는 것 같다”고 했다.
지난 3월 24일 충남 태안군 소재 국방과학연구소(ADD) 안흥시험장 앞바다의 해상 임시 발사장에서 현무-4 탄도미사일이 시험발사됐다. 당시 시험발사에는 김유근 청와대 국가안보실 1차장, 남세규 국방과학연구소(ADD) 소장 등이 참석했다. 이 미사일 중 1발은 목표 수역인 이어도 북쪽 60km 해상에 떨어졌다. 당시 2발의 미사일 중 1발만 성공한 것으로 전해졌다. ADD가 현재 실패 원인을 분석 중이라는 이야기가 흘러나왔으나, 미사일의 특성상 이 역시 확인할 수 없는 첩보다.
현무-4는 2017년 9월 한미 정상 간 전화통화에서 한미 미사일 지침(missile guideline)의 탄두 중량 제한을 풀기로 합의하면서 탄생했다. 같은 해 7월 북한의 ICBM급 화성-14형 발사 위협에 따라 대응이 불가피하다는 점에 공감하며 군 당국의 탄도미사일 개발의 사거리 제한을 부분 완화한 것이다.
현무-4는 사거리가 800km이면서도 탄두 중량은 2t이다. 그동안 미사일 지침에 따라 한국은 최대 사거리가 800km를 넘고 탄두 중량이 500kg 이상인 탄도미사일을 보유할 수 없었다. 최대 사거리 500km와 300km의 탄도미사일은 각각 1t과 2t까지의 탄두를 탑재할 수 있다. 사거리를 줄이면 탄두 중량을 늘릴 수 있도록 하는 트레이드 오프(trade-off) 원칙에 따른 것이었다. 군 당국은 실전 배치돼 있는 탄도미사일 현무-2A(사거리 300km 이상)와 현무-2B(500km 이상)에 이어 800km급 현무-2C를 문재인 정부 출범 직후인 2017년 6월 23일 시험발사한 바 있다.
한국군이 현재 보유한 현무-2C만 해도 남부 지방에서 발사하면 북한 전역을 사거리 안에 둔다. 하지만 문제는 탄두 중량이다. 500kg짜리 탄두는 위력에 한계가 있다. 미사일 전문가인 신영순 전 합참 무기체계조정관은 “이제 우리는 미사일기술통제체제(MTCR)의 사거리와 중량 문제 규제가 사실상 사라졌다”며 “다만 한국은 중국 등 주변국 고려 때문에 사거리를 800km 이상으로 늘리기는 어렵고 폭발력을 극대화하는 탄두 중량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현무-4 미사일은 SLBM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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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8월 국방과학연구소가 발사한 현무-2C 탄도미사일. 이 미사일의 탄두 중량은 500kg이다. 지난 3월 시험 발사한 현무-4는 사거리가 현무-2C와 똑같은 800km지만 탄두 중량은 2t으로 늘어났다. 사진=국방부 |
군 안팎에선 이미 미사일 고도화에 성공한 북한과 비교하기도 한다. 북한의 ICBM인 화성-15형은 탄두 중량 1t에 최대 사거리 1만3000km다. 북한은 2017년 11월 29일 첫 시험발사에서 바로 성공을 거둔 후 ‘국가 핵무력 완성’을 선언했다.
안승범 《디펜스타임스》 편집장은 “2017년 8월 군 당국이 쏜 사거리 800km, 탄두 중량 500kg의 현무-2C 탄도미사일을 주목해야 한다”면서 “당시 현무-2C 탄도미사일은 해상에서 선박을 이용해 발사했는데, ADD가 해상발사 탄도미사일 개발도 병행하고 있다는 느낌을 강하게 받았다”고 했다.
이어 “우리는 장보고Ⅲ 배치2에서부터 SLBM 발사용 수직발사관을 탑재하는데, 그동안 수중 발사 탄도탄을 개발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혀 없었다”며 “예를 들어 2017년 현무-3C 탄도미사일을 배에서 시험발사한 것을 볼 때, 이번에 현무-4의 2발 중 1발에는 SLBM에 맞는 데이터를 입력한 개조형으로 개발하려 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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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국산 3000t급 잠수함인 ‘도산안창호함’이 2018년 9월 14일 경남 거제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에서 진수됐다. 도산안창호함은 SLBM을 장착할 수 있는 발사관 6개를 갖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2007년엔 아시아 최초로 공기불요추진체계(AIP)를 탑재한 1800t급 손원일함(SS-072)을 인수했다. 착실하게 전력을 키운 잠수함사는 2015년 2월 1일 세계에서 여섯 번째로 사령부로 격상했다. 2018년 9월 설계부터 건조까지 우리 기술로 만든 3000t급 도산안창호함(SS-083)을 진수했다.
남주홍 경기대 석좌교수는 “아버지 김일성으로부터 20년 후계수업을 받은 김정일과 달리, 김정은은 2년 만에 권력을 잡는 바람에 권력 기반이 불안정하다”며 “좌충우돌하는 김정은이 3000t급 신형 잠수함을 조만간 진수하고, SLBM 발사 타이밍을 봐가며 충격적 정면돌파를 시도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