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병돈
1935년 출생. 육사 제15기 졸업 / 제20사단장, 육군본부 정보참모부장, 특전사령관, 육사 교장, 예비역 육군중장
1935년 출생. 육사 제15기 졸업 / 제20사단장, 육군본부 정보참모부장, 특전사령관, 육사 교장, 예비역 육군중장
- 키 리졸브 훈련에 참가한 미군들. 전시작전통제권 문제는 미국이 가진 전략자산을 최대한 활용하기 위한 것으로 민족적 자존심의 문제가 아니다.
최근 문재인 대통령은 국군의날 경축사에서 “우리가 전시작전권을 가져야 북한이 우리를 더 두려워한다”고 말했다. 문정인 청와대 통일외교안보특보는 “많은 분들이 한미동맹이 깨진다 하더라도 전쟁은 안 된다고 한다”면서 “동맹하는 목적이 전쟁하지 말라는 건데 동맹이 전쟁하는 기제가 된다면 찬성하는 사람 별로 없을 것”이라고 했다. 이런 얘기들은 한미동맹의 가치를 가볍게 보는 것 같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방어작전에서 지뢰는 매우 효과적인 수동적 공격무기이다. 적 병력이나 장비가 이를 직접 밟거나, 지뢰의 폭발장치에 연결한 (눈에 잘 보이지 않을 만큼 가느다란) ‘인계철선’을 건드리는 순간에 폭발하여 그와 그 주변의 적을 죽이고 적 전투원들의 사기를 떨어지게 한다. 이러한 지뢰들이 우리의 휴전선 일대에 매설되어 있음으로써 적의 대·소부대들의 침투 내지 공격을 주저하게 하는 억제 효과를 보이고 있다.
전술적 차원에서의 이러한 (지뢰의) ‘인계철선효과’를 대전략(국가전략)의 차원에서 본다면 바로 한미동맹이다. 이 동맹의 구체적 산물인 한미연합사령부 예하의 미군 부대들이 한국에 배치되어 있음으로써 실질적 대북(對北) ‘현장억제력(On Site Deterrence)’을, 그리고 오키나와(일본)와 태평양 일원에 배치되어 있는 막강한 미군 및 지상군 부대와 최첨단 무기들은 강력한 대북 ‘원격억제력(Remote Deterrence)’을 제공하고 있다. 고맙고 다행스러운 일이다.
전작권이 민족적 자존심의 문제?
일부 정치인들과 젊은이들은 전시작전통제권을 놓고 민족적(국민적) 자존심을 내세우며, 전시 한미연합군의 작전통제권을 그 사령관인 ‘미군 대장’이 행사함으로써 그 부사령관(한국군 대장) 이하 한국군 전투부대들이 ‘미군 대장’의 지휘하에 있게 된 것을 마땅치 않게 생각하며 반대해 왔다. 이들은 더 나아가 주한미군 철수까지 주장한다.
그러한 ‘자존심’은 누구에게나 있다. 이는 외국인도 마찬가지다. 선진국이라고 하는 유럽의 영국, 독일, 이탈리아 등 서유럽 사람들은 이른바 냉전시대 이래 동유럽(공산권) 국가들의 바르샤바조약기구에 대항하여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를 만들고 이에 소속된 군대를 편성했는데 그 연합군(NATO군)의 사령관은 계속해서 미군 대장이 맡아왔다. 그 나라들의 국민들에게도 (민족적·국민적) 자존심이 있었을 터인데….
흔히 미국 사람들을 (문화의 측면에서는) 내려다보는, 콧대 높은 유럽 사람들이 왜 이럴까? 그것은, 그것이 소련(러시아)의 위협에 대처하는 최선의 방책이고 그들의 국익에 부합하기 때문이다.
서유럽 사람들이나 일본 사람들이 그들의 자존심을 내세우지 않고 미국과 손을 굳게 잡고 그들의 안보(안전보장)를 굳건히 하는 모습을 우리가 눈여겨보아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지금 우리나라가 처해 있는 상황은 안전하지 못하다. 북의 위협 때문이다. 이는 뉴스를 통해서 온 국민이 알고 있지 않은가. 우리가 이해할 수 없고 받아들일 수 없는 일부 사람들의 전작권 전환(환수) 주장이나 주한미군 철수 주장은 오래전부터 북한 당국이 주장하는 바와 놀랍도록 일치한다.
‘지휘통일의 원칙’에 부합
우리가 겪은 6·25 때를 돌이켜보자. 그 일요일 새벽, 북한의 기습남침을 당하여 삽시간에 38선이 무너지고 전선의 우리 부대들은 지리멸렬하여 3일 만인 28일(6월)에 수도 서울을 적에게 빼앗겼다.
천만다행으로 UN의 한국지원 결의에 따라 UN군의 선봉부대로 미 제24사단이 6일 만에 사단장 딘(William F.Dean) 소장 지휘하에 부산에 도착했다. 7월 5일 아침 경기도 오산 북방 죽미령(竹美嶺)에서 첫 전투를 시작하였지만 참패하고 지연전을 하며 후퇴하다가 8일 아침 천안 방어전에서 제34연대장 마틴(R.R.Martin) 대령이 분전하던 중 전사했다. 그 후 사단장 딘 소장은 대전 방어전에서 사단을 지휘하며 잘 싸웠지만 적에게 포로가 되고 말았다.
이러한 위기상황에서 7월 17일 우리 정부는 UN군 사령관 맥아더(Douglas MacArthur) 원수에게 한국군의 작전지휘권을 위임하였고 UN군사령관은 17일 그 권한을 다시 미 제8군사령관과 미 극동 해·공군사령관에게 위임하였다. 이는 군대의 지휘에서 매우 중요시하는 ‘지휘통일의 원칙’에 부합하는 적절한 조치였다. 그 지휘체계로 이 전쟁을 지도하여 남침한 적을 북으로 몰아냈던 것이다.
아직도 심각하게 북한의 위협을 당하고 있는 우리나라에서 미군 대장인 한미연합군 사령관이 6·25 때 우리 정부가 위임했던 전시 한국군 지휘권을 갖는 것은 타당하고도 정당하다. 지금까지 북한이 수많은 대남 국지(局地) 도발을 자행하면서도 전면전쟁을 감행하지 못한 이유가 바로 이 땅에 미 육군대장이 지휘하는 한미연합군사령부(연합사)가 건재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정부는 일부 사람들의 ‘전시작전통제권 전환(환수)’ 주장에 휘둘려서는 안 된다. 국가 안전보장(안보)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방어작전에서 지뢰는 매우 효과적인 수동적 공격무기이다. 적 병력이나 장비가 이를 직접 밟거나, 지뢰의 폭발장치에 연결한 (눈에 잘 보이지 않을 만큼 가느다란) ‘인계철선’을 건드리는 순간에 폭발하여 그와 그 주변의 적을 죽이고 적 전투원들의 사기를 떨어지게 한다. 이러한 지뢰들이 우리의 휴전선 일대에 매설되어 있음으로써 적의 대·소부대들의 침투 내지 공격을 주저하게 하는 억제 효과를 보이고 있다.
전술적 차원에서의 이러한 (지뢰의) ‘인계철선효과’를 대전략(국가전략)의 차원에서 본다면 바로 한미동맹이다. 이 동맹의 구체적 산물인 한미연합사령부 예하의 미군 부대들이 한국에 배치되어 있음으로써 실질적 대북(對北) ‘현장억제력(On Site Deterrence)’을, 그리고 오키나와(일본)와 태평양 일원에 배치되어 있는 막강한 미군 및 지상군 부대와 최첨단 무기들은 강력한 대북 ‘원격억제력(Remote Deterrence)’을 제공하고 있다. 고맙고 다행스러운 일이다.
전작권이 민족적 자존심의 문제?
일부 정치인들과 젊은이들은 전시작전통제권을 놓고 민족적(국민적) 자존심을 내세우며, 전시 한미연합군의 작전통제권을 그 사령관인 ‘미군 대장’이 행사함으로써 그 부사령관(한국군 대장) 이하 한국군 전투부대들이 ‘미군 대장’의 지휘하에 있게 된 것을 마땅치 않게 생각하며 반대해 왔다. 이들은 더 나아가 주한미군 철수까지 주장한다.
그러한 ‘자존심’은 누구에게나 있다. 이는 외국인도 마찬가지다. 선진국이라고 하는 유럽의 영국, 독일, 이탈리아 등 서유럽 사람들은 이른바 냉전시대 이래 동유럽(공산권) 국가들의 바르샤바조약기구에 대항하여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를 만들고 이에 소속된 군대를 편성했는데 그 연합군(NATO군)의 사령관은 계속해서 미군 대장이 맡아왔다. 그 나라들의 국민들에게도 (민족적·국민적) 자존심이 있었을 터인데….
흔히 미국 사람들을 (문화의 측면에서는) 내려다보는, 콧대 높은 유럽 사람들이 왜 이럴까? 그것은, 그것이 소련(러시아)의 위협에 대처하는 최선의 방책이고 그들의 국익에 부합하기 때문이다.
서유럽 사람들이나 일본 사람들이 그들의 자존심을 내세우지 않고 미국과 손을 굳게 잡고 그들의 안보(안전보장)를 굳건히 하는 모습을 우리가 눈여겨보아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지금 우리나라가 처해 있는 상황은 안전하지 못하다. 북의 위협 때문이다. 이는 뉴스를 통해서 온 국민이 알고 있지 않은가. 우리가 이해할 수 없고 받아들일 수 없는 일부 사람들의 전작권 전환(환수) 주장이나 주한미군 철수 주장은 오래전부터 북한 당국이 주장하는 바와 놀랍도록 일치한다.
‘지휘통일의 원칙’에 부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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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육군대장인 커티스 스캐퍼로티 나토최고사령관. 나토는 창설 이래 미군 대장이 최고사령관을 맡아왔다. 사진=나토 홈페이지 |
천만다행으로 UN의 한국지원 결의에 따라 UN군의 선봉부대로 미 제24사단이 6일 만에 사단장 딘(William F.Dean) 소장 지휘하에 부산에 도착했다. 7월 5일 아침 경기도 오산 북방 죽미령(竹美嶺)에서 첫 전투를 시작하였지만 참패하고 지연전을 하며 후퇴하다가 8일 아침 천안 방어전에서 제34연대장 마틴(R.R.Martin) 대령이 분전하던 중 전사했다. 그 후 사단장 딘 소장은 대전 방어전에서 사단을 지휘하며 잘 싸웠지만 적에게 포로가 되고 말았다.
이러한 위기상황에서 7월 17일 우리 정부는 UN군 사령관 맥아더(Douglas MacArthur) 원수에게 한국군의 작전지휘권을 위임하였고 UN군사령관은 17일 그 권한을 다시 미 제8군사령관과 미 극동 해·공군사령관에게 위임하였다. 이는 군대의 지휘에서 매우 중요시하는 ‘지휘통일의 원칙’에 부합하는 적절한 조치였다. 그 지휘체계로 이 전쟁을 지도하여 남침한 적을 북으로 몰아냈던 것이다.
아직도 심각하게 북한의 위협을 당하고 있는 우리나라에서 미군 대장인 한미연합군 사령관이 6·25 때 우리 정부가 위임했던 전시 한국군 지휘권을 갖는 것은 타당하고도 정당하다. 지금까지 북한이 수많은 대남 국지(局地) 도발을 자행하면서도 전면전쟁을 감행하지 못한 이유가 바로 이 땅에 미 육군대장이 지휘하는 한미연합군사령부(연합사)가 건재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정부는 일부 사람들의 ‘전시작전통제권 전환(환수)’ 주장에 휘둘려서는 안 된다. 국가 안전보장(안보)이 무엇보다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