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素月 시로 만든 한국 대중가요들…

가장 많이 부른 소월 시는? 〈부모〉 〈엄마야 누나야〉 〈못잊어〉 順

글 : 김태완  월간조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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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중가요로 작곡되어 불린 소월 시는 모두 59편
⊙ 소월 시로 노래한 가수는 원곡 + 리메이크 가수를 포함해 325명
⊙ 소월 시를 대중가요로 처음 작곡한 이는 작곡가 손석우… 가수 박재란이 부른 〈진달래꽃〉(1958)이 첫 곡
⊙ 소월 시를 재료로 곡을 가장 많이 만든 이는 작곡가 서영은… 소월 시를 가장 많이 부른 가수는 최희준
대중가요 속에 스며든 소월 시를 연구한 시인 구자룡씨. 소월 시를 담은 음반을 들고 활짝 웃고 있다.
  한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시인 김소월(金素月·1902~1934). 그의 시가 얼마나 대중가요의 노랫말이 됐을까.
 
  마야의 〈진달래꽃〉과 민지의 〈초혼〉은 근래에 들었던 소월의 노래다. ‘낙엽이 우수수 떨어질 때~’로 시작하는 〈부모〉, 장은숙의 〈못잊어〉, 정미조의 〈개여울〉, 그리고 〈엄마야 누나야〉가 알려진 소월의 시다.
 
  문학평론가이자 시인인 소월 전문가 구자룡(具滋龍)·구미리내 부녀가 대중가요로 불린 소월의 시를 조사했다. “트로트에서 팝, 발라드, 재즈, 록에 이르기까지 생각보다 많은 소월의 시가 대중가요로 작곡됐다”고 한다. 구자룡씨는 “소월 시는 한국 대중가요의 큰 축을 이루고 있더라”고 했다.
 
  “대중가요로 작곡돼 불린 소월의 시가 59편이에요. 부른 가수도 원곡 가수와 리메이크 가수를 포함해 320여 명에 이릅니다. 대단하지 않습니까.”
 
  소월 시를 대중가요로 처음 작곡한 이는 손석우로 1958년 박재란이 부른 〈진달래꽃〉이었다. 손석우(孫夕友·1920~)는 1960년대에 〈진달래꽃〉 〈먼 후일〉 〈혼〉 〈가시나무〉 〈산 위에〉 〈옛이야기〉 〈못잊어〉 〈임의 노래〉 〈가는 길〉 등 9편의 곡을 썼다.
 
  소월 시를 재료로 가장 작곡을 많이 한 이는 서영은(徐永恩·1927~1989)이다. 〈부모〉 외 39편을 작곡했다. 서영은은 원로 코미디언 서영춘(徐永春)의 친형. 〈고향무정〉 〈뜨거운 안녕〉 등 우리 가요 1000여 곡을 작곡한 인물이다.
 
  소월 시를 노래로 가장 많이 부른 가수는 누굴까. 바로 〈하숙생〉으로 유명한 최희준(崔喜準·1936~)이다. 최희준은 서영은 작곡의 〈바다〉 〈잊었던 맘〉 〈꿈〉 〈어버이〉 〈팔베개〉를 비롯해 김광섭 작곡의 〈엄마야 누나야〉 등 6곡을 불렀다. 그것도 리메이크가 아닌 원곡으로 불렀다.
 
  이색 가수도 있다. 조영남과 정은숙은 대중가요가 아닌 가곡으로 작곡된 소월 시를 노래했고, 강권순(무형문화재 제30호 여창가곡 이수자)은 시조로, 전상우는 스페인어로 불렀다. 고려가요 복원 연구가인 문숙희(숭실대 한국문예연구소 박사)는 고려가요에다 소월 시를 붙였다.
 
 
  정비석의 소설 〈산유화〉와 영화 〈산유화〉
 
  한국전쟁이 휴전으로 마무리된 1954년, 학생잡지 《학원》으로 유명한 대양출판사의 김익달(金益達· 1916~1985) 사장이 젊은 여성을 위한 전문잡지 《여원》을 창간했다. 《여원》은 창간과 함께 장편 《자유부인》으로 세상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정비석(鄭飛石·1911~1991)의 소설 〈산유화〉를 연재하기 시작했다. 이 소설은 특이하게도 시를 소재로 썼는데 바로 소월의 시였다.
 
  소설 〈산유화〉의 줄거리는 간단하다. 서울 어느 여대의 두 여학생이 한 명의 교수를 두고 삼각관계를 이룬다는 얘기다. 소설 〈산유화〉에는 〈예전엔 미처 몰랐어요〉 등 주옥같은 소월의 시가 20여 편 등장한다. 여대생과 교수 등 주인공들이 편지를 쓰거나 데이트를 할 때마다 소월의 시를 읊고 주고받는다.
 
  산에는 꽃 피네/ 꽃이 피네
  갈 봄 여름 없이/ 꽃이 피네//
  산에/ 산에/ 피는 꽃은
  저만치 혼자서 피어 있네
  -〈산유화〉 1, 2연

 
  소설이 베스트셀러가 되어 22판까지 찍자 ‘아시아 영화사’에서 영화로 만들겠다고 나섰다. 1년 만에 촬영을 마치고 서울 을지로에 위치한 중앙극장에서 개봉을 기다리고 있을 무렵, 문제가 생겼다. 상영불가 판정을 받은 것이다. 내용인즉, 교수가 어떻게 제자를 사랑할 수 있느냐, 윤리도덕에 어긋나는 일이라는 주장이 교육계 일각에서 제기됐다.
 
  신문마다 이 문제를 대서특필했는데 다행스럽게도 ‘사제 간 자연발생적 애정심리를 잘 표현한 작품’으로 결론이 나 개봉됐다. 구자룡씨는 “영화 〈산유화〉가 삼각관계의 애정 영화를 예술작품으로 끌어올리는 데는 이 영화 속에 등장하는 소월의 시 20편이 한몫하지 않았을까”라며 “‘시’라는 문학예술이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영화를 질 높은 예술로 승화시켜 주었던 것”이라고 평가했다. 한때 상영을 반대했던 문교부는 영화 〈산유화〉에 ‘우수영화상’을, 한국영화평론가협회에서는 이용민 감독에게 감독상까지 수여했다. 그리고 영화는 대만에 수출까지 됐다. 어쩌면 영화 〈산유화〉는 이후 소월 시가 국민 시로 확산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으리라.
 
 
  작곡가 손석우, 소월을 처음 만나다
 
국민이 가장 사랑하는 시인 김소월과 소월 시로 노래를 만든 음반들.
  손석우는 소월의 시를 대중가요로 만든 최초의 작곡가이다. 〈진달래꽃〉 〈먼 후일〉 〈혼〉 〈가시나무〉 〈산 위에〉 〈옛이야기〉 〈못잊어〉 〈임의 노래〉 〈가는 길〉 등 9편을 곡으로 남겼다.
 
  손석우가 소월 시를 가지고 처음 곡을 붙인 작품은 1958년 무렵 박재란이 부른 〈진달래꽃〉이다. 구미리내씨의 말이다.
 
  “손석우 선생의 증언에 의하면, 김동환의 시 〈산 너머 남촌〉을 맛깔나게 부르던 박재란에게 매료되어 소월의 〈진달래꽃〉을 그녀에게 부르게 했대요.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이 〈진달래꽃〉은 음반은 물론 악보와 음원도 찾을 길이 없어요.”
 
  한국음악저작권협회 자료에 따르면 〈진달래꽃〉은 ‘작품코드- 1000042639번, 작곡-손석우 회원코드-W000673번, 작사-소월-N-Z99999번, 가수-박재란, 음반사-0, 공표일 1963년 1월 1일’이라는 문헌적 기록만 남아 있다. 여기서 작사 소월 옆에 붙은 ‘코드 N-Z99999’번은 저작권이 소멸되었을 때 쓰는 기호라고 한다.
 
  본명이 이영숙인 박재란은 주한 미8군 무대 언더그라운드 라이브 클럽에서 노래를 시작했다. 1957년 〈뜰아래 귀뚜라미〉로 정식 데뷔했고 손석우 작사·작곡 〈별 하나 나 하나〉, 유광주 작사·전오승 작곡 〈럭키 모닝〉 〈코스모스 사랑〉 〈밀짚모자 목장 아가씨〉 등을 불러 히트했다. 구미리내씨의 말이다.
 
  “작곡가 손석우와 제 아버지 구자룡은 특별한 인연이 있어요. 아버지가 1967년 대학 졸업 무렵, 《행복》이라는 대중 잡지사에 기자로 취직했는데 잡지사 바로 옆 건물에 ‘손석우 작곡실’이 있었다고 해요. 아버지는 취재를 핑계 삼아 그곳을 매일 들락날락하다시피 했대요. 그러나 1970년 봄 고교 국어교사로 발령받는 바람에 잡지사를 그만두게 되었습니다.”
 
  작곡가 손석우가 처음으로 소월 시에 곡을 붙인 이후 박재란·김영옥·한명숙·김상희에게 소월 시로 노래를 부르게 했다. 1965년 작곡가 이희목도 소월 시 〈개여울〉에 곡을 붙여 신인가수 김정희에게 부르게 했지만 반응은 미미했다고 한다.
 
 
  소월을 사랑했던 작곡가 서영은
 
대중가요 속 소월 시를 연구한 시인이자 문학평론가인 구자룡과 구미리내.
  소월 시가 본격적으로 대중에게 노래로 알려진 것은 1968년 서영은이 작곡한 2장짜리 프로젝트 음반 《가요로 듣는 소월 시집 ‘진달래꽃’ ‘못잊어’》부터다. 한 시인의 시를 한 사람이 작곡하고, 그것도 두 장의 앨범을 한꺼번에 발매하는 일은 가요계에 없던 일이었다. 구자룡씨의 말이다.
 
  “서영은은 중학교에 다닐 때부터 소월 시 암송하는 것을 좋아했는데, 시에다 가락을 붙이면 암송이 더 잘될 것이라고 생각했어요. 그 후 소월 시를 가지고 작곡하기로 마음먹고 평소 악상이 떠오를 때마다 한 편 한 편씩 멜로디로 만들어 두었다고 해요.”
 
  이후 신세기레코드사 전속 작곡가로 취직한 서영은은 그간 작곡해 두었던 소월 시를 한데 묶어 음반으로 내놓았다. 가수 최희준·최정자·리타김·한상일 등 당대 유명가수와 신인가수들이 노래를 불렀다.
 
  그동안 소월 시가 시집으로 출간된 일은 수없이 많았지만 음반으로, 그것도 모두 소월 시로만 되어 있는 음반은 《가요로 듣는 소월 시집》이 처음이었다. 서영은은 《가요로 듣는…》 이후 새로 쓴 몇 곡을 합쳐 음반을 다시 제작했다. 이번에는 첫 음반과는 달리 《소월 시로 듣는 우리 가요》라는 제목으로 발매했다. 표지에는 신인가수 양혜자가 노래한 〈님에게〉, 전항이 부른 〈님과 벗〉이 실렸다.
 
  A면에는 신인가수 양혜자가 리메이크한 〈진달래꽃〉과 〈님에게〉를 비롯해 최희준의 〈어버이〉와 〈바다〉, 그리고 남성 4중창단 ‘봉봉’의 〈왕십리〉 등 서영은이 작곡한 작품 다섯 곡이 수록됐다.
 
  B면에는 신인가수 전항이 다시 부른 최희준의 〈잊었던 맘〉과 〈님과 벗〉, 또한 신인가수였던 서영은의 딸 서지숙・강현정이 부른 신곡 〈못잊어〉, 한창 인기 있던 가수 리타김의 〈가을 아침에〉 〈무덤〉 등 모두 5곡을 수록했다.
 
 
  이희목·김정희가 부른 〈개여울〉
 
작곡가 손석우의 곡을 담고 있는 10인치 LP 《손석우 멜로듸》. 1961년 창립한 비너스레코드의 첫 작품이다.
  평소 소월 시를 좋아하던 이희목이라는 청년이 있었다. 이 청년은 소월 시 〈개여울〉에 곡을 붙여 동네 노래자랑에 참가하여 1등상을 차지했다. 이 곡을 1966년 당시 서울 중앙방송국 전속가수 김정희가 취입했다.
 
  무명가수 김정희는 1945년 해방둥이로 태어났다. 가수가 되고 싶어 1963년 19세의 나이로 KBS 노래자랑에 출전했으나 떨어지고 말았다. 당시 심사위원이었던 작곡가 손석우가 “장래가 촉망되는 소녀”라고 추천, KBS 라디오 방송국 제6기 전속가수가 됐다. 김정희가 이희목 작곡의 〈개여울〉을 처음 노래한 것은 1965년이다. 우연의 일치인지는 모르겠지만 김정희와 이희목은 모두 고향이 이북이고 해방 후 월남(越南)했다. 그래서 호흡이 잘 맞았을까.
 
  당신은 무슨 일로/ 그리 합니까
  홀로이 개여울에 주저앉아서/ 파릇한 풀포기가
  돋아나오고/ 잔물은 봄바람에 헤적일 때에
  가도 아주 가지는/ 않노라시던
  그러한 약속이 있었겠지요/ 날마다 개여울에
  나와 앉아서/ 하염없이 무엇을 생각합니다
  가도 아주 가지는/ 않노라심은
  굳이 잊지 말라는 부탁인지요
  —〈개여울〉 전문

 
  구자룡씨의 말이다. “하여간 〈개여울〉은 작곡가의 로맨틱한 멜로디와 담백하고 고급스런 그녀의 창법이 잘 어울렸습니다. 그 결과 〈개여울〉은 당시 엽서로 집계하는 KBS 라디오 인기가요 차트에서 4주 연속 1등을 했죠. 그러나 그녀는 결혼과 동시에 가요계를 떠나 기억에서 멀어졌고 〈개여울〉도 우리 귀에서 잊혔어요.”
 
 
  젊은 신예들이 만난 김소월
 
  1958년 소월의 시가 손석우에 의해 대중가요의 가사로 노래화되기 시작한 후 많은 작곡가가 소월의 시를 노래로 만들었다. 1970년대에 접어들어 대학가요제 또는 그룹사운드에서 소월의 시를 창작곡으로 들고나와 대중에 선보이기 시작했다. 구자룡씨는 “7.5조 민요풍의 소월 시가 시를 넘어서 뮤지션들의 곡으로 불린 것은 매우 의미 있는 일이었다”고 했다. 1970년대 노래로 발매된 소월 시는 아래와 같다.
 
  ⑴ 〈부모〉 : 서영은 작곡, 죠커스 노래, 신세기 레코드사. 1971.
  ⑵ 〈배〉 : 신병하 작곡, 사계절 노래, 서라벌 레코드사. 1976.
  ⑶ 〈못잊어〉 : 김학송 작곡, ‘박신덕과 다섯 재롱이’ 노래, 유니버셜 레코드사. 1978.
  ⑷ 〈세상모르고 살았노라〉 : 지덕엽 작곡, 활주로 노래, 유니버셜 레코드사. 1978.
  ⑸ 〈예전엔 미처 몰랐어요〉 : 원용석 작곡, 라스트 포인트 노래, 지구 레코드사. 1979.
  ⑹ 〈수풀 속에서〉 : 이예섭 작곡, 백마들 노래, 지구 레코드사. 1979.
  ⑺ 〈넝쿨타령〉 : 김대향 작곡, ‘참새를 태운 잠수함’ 노래, 서라벌 레코드사. 1979.
  ⑻ 〈님과 벗〉 : 이요섭 작곡, 로링식스 노래, 지구 레코드사. 1979.
  ⑼ 〈찬 저녁〉 : 김성호 작곡, 블루 드래곤 노래, 대한음반 제작소. 1980.

 
  소월의 시는 장르를 초월해 젊은이들의 대중가요로 거듭나고 있다. 2000년 이후에도 ▲김진표 작곡, 노바소닉 노래의 〈진달래꽃〉(라스뮤직·2000) ▲김석찬 작곡, 오션 노래의 〈하늘 끝〉(신나라 뮤직·2001) ▲김수한 작곡, 민지 노래의 〈초혼〉(한국음반·2002) ▲우지민 작곡, 마야 노래의 〈진달래꽃〉(서울음반·2003) ▲황옥곤 작곡, 조경옥 노래의 〈비단안개〉(SS 음반사·2009) ▲이한철 작곡, 자전거 탄 풍경이 노래한 〈예전에 미처 몰랐어요〉(스타맥스·2015) 등이 대중의 입에 오르내렸다.
 
 
  가수 유주용 등 60명이 〈부모〉 불러
 
소월 시가 본격적으로 대중에게 노래로 알려진 것은 1968년 서영은이 작곡한 2장짜리 프로젝트 음반 《가요로 듣는 소월 시집 ‘진달래꽃’ ‘못잊어’》부터다. 오른쪽은 1970년대 나온 《소월시로 듣는 우리의 가요》.
  마야는 음반이 아닌 책 《나 보기가 역겹다》(뮤토뮤지크·2015)를 펴내기도 했다. 책 제목은 자신이 부른 〈진달래꽃〉에서 따 왔다. 단지 ‘나 보기가 역겹다’에서 ‘역’자를 한자로 힘 역(力)으로 표기했는데, 이 책은 오토바이를 타고 전국일주를 했던 여정을 담은 일명 로드 에세이집이다.
 
  소월의 시를 얼마나 많은 가수가 노래로 불렀을까? 구자룡·구미리내의 통계에 따르면 1위는 서영은 작곡의 〈부모〉로, 유주용 외 59명이 불렀다고 한다.
 
  2위는 김광수 작곡, 불루밸즈 외 35명이 부른 〈엄마야 누나야〉, 3위는 김학송 작곡, 장은숙 외 33명이 부른 〈못잊어〉다. 다른 작곡가의 〈못잊어〉도 혼합되어 있다. 패티김의 〈못잊어〉는 가사가 소월의 시가 아니다.
 
  4위는 이희목 작곡, 정미조 외 32명이 부른 〈개여울〉이다. 마야의 〈진달래꽃〉은 5위다. 그 외, 〈먼 후일〉 〈초혼〉 〈님의 노래〉 〈님에게〉 〈실버들〉 순으로 되어 있다. 구자룡씨는 “조사 과정에서 누락된 부분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100% 정확하다고 볼 수는 없다”고 토를 달았다.⊙
 
《소월시집》은 몇 종 출간됐을까?
 
  2017년 현재 600여 종 출간. 판매 600만 부 추산
 
김소월 시집 《진달래꽃》 190쪽. 《진달래꽃》 초판본은 문화재로 지정됐다. 사진=문화재청 제공
  소월의 첫 시집은 1925년 12월 26일 매문사에서 발행된 《진달래꽃》이다. 초간본은 200여 권만을 발행했다. 그러니 일반 독자에게는 무명시인이나 다름없었다.
 
  1945년 해방이 된 5년 뒤인 1950년 2월 5일 서울 소재 숭문출판사가 1925년 출판되었던 김소월 시집 《진달래꽃》 초간본을 바탕으로 한 첫 이본(異本)시집을 출간했다. 그러나 그해 6월 25일 한국전쟁이 터지고 말았다. 전쟁 통에 시집이 팔릴 리 없었다.
 
  이본시집 《진달래꽃》 초판이 발행된 지 1년여 만인 1951년 3월 5일, 전쟁이 계속되고 있는 어려운 상황 속에서 이본시집 《진달래꽃》이 재판 발행됐다. 얼마 지나지 않아 3판까지 나왔다. 구자룡씨는 “전쟁으로 생사(生死)를 넘나들고, 가난에 찌든 상태에서 소월 시집이 우리 민족의 아픈 상처를 치유한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아무튼 소월의 이본시집 《진달래꽃》은 날개 돋친 듯 팔려 나갔다. 그 후 한국 출판계는 소월 시집 《진달래꽃》으로 인해 일대 이변을 맞게 된다. 2017년 현재까지 600여 종이 출간되었고 약 600만 부가 팔린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김소월 시집 이름도 ‘진달래꽃’을 비롯하여 ‘못잊어’ ‘초혼’ ‘금잔디’ ‘임의 노래’ ‘예전엔 미처 몰랐어요’ ‘기억’ ‘님과 벗에게’ ‘먼 후일’ ‘고적한 날’ ‘나는 세상모르고 살았노라’ ‘엄마야 누나야’ ‘소월 시선’, 심지어는 소월 시 제목이 아닌 ‘물망초’라는 이름으로, 600여 종의 이본시집들이 출판됐다.
 
  그런가 하면 ‘소월 시 전집’ ‘소월 명시집’ ‘원본 소월 시집’ ‘소월 시 감상집’ 등, 다양한 종류들이 마구잡이로 발행되었다. 또한 영어, 프랑스어, 일어, 중국어, 베트남어 등으로 번역돼 전 세계적으로 퍼져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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