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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현안 인터뷰

안병길 의원이 말하는 ‘부산 100년 大計’

“부산 경제 살릴 해답은 바다에 있다”

글 : 조성호  월간조선 기자  chosh760@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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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TX 지상철로 구간 지하화해 세계 엑스포 부지 확보”
⊙ “해상부유(海上浮遊) 도시 건립하면 100만 평 확보 가능”
⊙ 낙후한 부산 원도심 환골탈태하는 ‘도시재생 사업’ 실시
⊙ 8년 끌어온 ‘공동어시장 현대화 사업’ 막후 타결 主役
⊙ “海事법원 설치와 해양포럼 등으로 해양자치권 확보해야”
⊙ ‘현장’ ‘소통’ ‘서민’ 키워드로 현장밀착형 지역구 관리

安炳吉
1962년생. 부산대 법학과, 同 대학원(행정학), 동아대 행정학 박사, 미국 클리블랜드주립대 객원연구원 / 《부산일보》 사회부장·정치부장·편집국장·대표이사 사장 역임 / 한국지방신문협회 회장, 한국신문협회 부회장, 부산경영자총협회 부회장 역임 / 21대 국회의원
안병길 국민의힘 의원. 사진=안병길 의원실 제공
  국민의힘 안병길(安炳吉·60) 의원(부산 서구·동구)은 침체된 부산 경제의 활로(活路)를 모색 중이다. 본인 지역구 현안에 국한하지 않고, 부산 경제 전반을 살릴 수 있는 방안을 다각도로 연구하고 있다.
 
  부산광역시는 우리나라 ‘제2의 도시’임에도 불구하고, 그간 각종 통계 지표상 하락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부산 지역 일간지 《국제신문》이 통계청 자료를 분석한 결과, 2020년 부산의 지역내총생산(GRDP)은 2019년보다 2조6000억원 줄어든 86조4990억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2008~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0여 년 만의 감소세였다. 1인당 GRDP 또한 전국 17개 시·도 중 16위를 기록했다.
 
  부산 전체 가구의 2021년 평균 부채액 증가세도 눈에 띈다. 2020년에 비해 무려 24%나 증가한 8300만원대였다. 전국 평균 증가율(6.6%)을 네 배 가까이 상회하는 수치로, 전국 17개 시·도 중에서는 최고치다.
 
  인구 유출도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2021년 1~8월 총전입자 수와 총전출자 수는 각각 30만8616명과 32만2517명으로, 순유출(총전출자수-총전입자수) 인구는 1만3901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2020년 같은 기간보다 71% 급증한 수치다. 순유출 인구 10명 중 7명은 서울·인천·경기 등 수도권 3개 시·도에 둥지를 튼 것으로 파악됐다.
 

  부산의 인구 유출은 MZ세대(20· 30대)에서 두드러지고 있다. 2021년 1~8월의 부산 지역 순유출 인구(1만3901명)를 연령대별로 살펴보면, 20·30대가 5513명으로 전체 순유출 인구의 39.7%를 차지했다.
 
  이러한 인구 유출은 제조업과 관련이 있다. 부산 거점 제조업체가 하나둘 자취를 감추면서 20~30대도 일자리를 찾아 수도권 등으로 이탈하고 있는 것이다. 일할 사람이 없으니 기업도 덩달아 부산을 떠나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
 
  안병길 의원 고향은 경남 진주지만, 사회생활을 《부산일보》 기자로 시작해 사실상 부산 토박이라고 할 수 있다. 《부산일보》 사회부장·정치부장·편집국장·대표이사 사장까지 지냈다. 일선 기자 시절부터 부산 곳곳을 누볐기에 ‘부산 전문가’라고 할 수 있다.
 
  2021년 12월 27일 부산 현지에서 안병길 의원을 만났다. 기자는 안 의원과 함께 부산 곳곳을 누비며 그가 갖고 있는 부산 경제 활성화 방안에 대해 들어봤다.
 
 
  부산 발전 100년 좌우할 ‘2030 세계 엑스포’
 
부산 북항과 초량동·수정동 등 原도심 사이를 가르고 있는 KTX 지상철로 구간. 안병길 의원은 이 지상철로 구간을 지하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진=안병길 의원실 제공
  안병길 의원과 가장 먼저 찾은 곳은 부산역이었다. 부산역 지상 주차장에서는 KTX 철로와 북항(北港)이 보인다. 서울역에서 KTX를 타고 부산역까지 갈 경우, 부산역 도착 직전 금정산터널(20.3km)을 지나게 된다. KTX가 이 터널을 빠져나오면 지상 구간 2.3km를 더 가 부산역에 당도한다. 이 지상 구간에서 왼쪽을 바라보면 북항이 펼쳐져 있다. 지상 구간 2.3km는 철로로 빼곡히 차 있다. 면적은 12만 평에 달한다.
 
  문제는 지상철로 구간이 북항과 초량동·수정동 등 원(原)도심 사이를 가르고 있다는 점이다. 안병길 의원은 이 지상철로 구간을 지하화(地下化)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 KTX 지상철로 구간 2.3km를 지하화해야 하는 이유가 뭡니까.
 
  “지금 부산시는 2030 세계 월드 엑스포 유치를 추진 중입니다. 2023년 개최국이 선정됩니다. 그에 맞춰 부산시는 KTX 지상철로 구간을 지하화하고 북항 2단계 개발까지 완료해 최대 80만 평의 부지를 확보할 계획입니다. 이곳에서 엑스포를 치러야 하기 때문이죠. 지상철로 지하화는 단순히 엑스포 부지 확보뿐 아니라 원도심과 북항을 하나로 연결하는 의미도 있습니다. 따라서 부산의 향후 100년을 좌우할 획기적인 사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 지상철로 구간 지하화가 실현 가능한 이야기입니까.
 
  “물론이죠. 지하 50~60m에 승강장을 만들고 지상에 역사(驛舍)를 짓는 구조로 하면 충분히 가능합니다.”
 
  — 지상철로 구간 지하화 후 확보되는 면적이 12만 평 정도인데 80만 평까지 확보가 가능할까요.
 
  “부산항 여객터미널 앞에 있는 북항 컨테이너 야적장(CY)도 옮길 예정입니다. 그럼 최대 60만 평가량을 확보할 수 있습니다. (손가락으로 먼 곳을 가리키며) 저 55보급창도 이전할 계획입니다. 55보급창 면적은 6만7000평가량입니다. 이렇게 해도 면적이 조금 부족하긴 합니다만, 현재 이를 극복할 아이디어가 있습니다.”
 
 
  ‘기부 대 양여 방식’ 통해 엑스포 부지 확보
 
안병길 국민의힘 의원. 사진=뉴시스
  — 그게 뭡니까.
 
  “해상부유(海上浮遊) 도시입니다. 2021년 8월 박형준 부산시장은 ‘유엔(UN) 헤비타트(인간정주계획)와 함께 친환경 해상부유 도시 시범사업을 하겠다’고 했어요. 굳이 바다를 매립하지 않아도 되니 비용도 적게 들고 새로운 부지 확보도 가능해지죠. 해상부유도시 모델이 세워지는 건 부산이 세계 최초입니다. 이거까지 포함하면 최대 100만 평 부지를 확보할 수 있을 것입니다.”
 
  — 발상이 참신하네요.
 
  “한데 한 가지 문제가 있습니다. 부산시의회가 더불어민주당이 다수라 예산을 확보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어요. 총 47명 의원 중에서 우리 당 의원은 6명에 불과합니다. 박형준 시장이 하겠다는 사업에 민주당 의원들이 계속 제동을 거는 상황이에요.”
 
  — 결국 문제는 ‘어떻게 재원(財源)을 마련하느냐’인데, 이 부분은 어떻게 계획하고 있습니까.
 
  “철로 지하화에 대략 2조~3조원이 소요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이것은 ‘기부(寄附) 대 양여(讓與) 방식’으로 해결할 수 있다고 봅니다. 철로는 코레일(korail), 즉 국가 소유입니다. 철로 지하화에 따른 비용 2조~3조원을 부산시가 부담(기부)해 국가사업을 대신해주는 거죠. 그 대가(代價)로 부산시는 지하화로 확보한 상부 토지를 정부로부터 대토(代土)하는 것입니다. 이것이 기부 대 양여 방식이죠.”
 
  — 대구 K2 비행장 같은 개념인 거군요.
 
  “그렇죠. 대구광역시가 K2 비행장을 외곽으로 이전하는 비용을 부담하고, 그 부지를 대구시가 양여받았죠. 부산시가 지상철로를 지하화해 정부에 기부하면, 정부는 부산시에 지상 부지 12만 평을 양여하면 됩니다. 이 중 절반 정도만 개발해도 거기에 따른 개발이익이 엄청납니다. 현재 시세가 평당 3000만원이라고 했을 때 12만 평의 절반이면 6만 평, 그럼 1조8000억원의 개발이익을 확보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옵니다. 이처럼 재원 확보에는 별다른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봅니다.”
 
 
  “부산은 대한민국의 관문”
 
  안병길 의원과 기자는 부산역에서 약 2km 떨어져 있는 부산항 국제여객터미널을 찾았다. 이곳에서는 세계 엑스포가 치러질지도 모르는 북항 일대가 한눈에 보였다. 마침 공사가 한창인 건물이 보였다.
 
  — (공사 중인 건물을 가리키며) 저건 무엇입니까.
 
  “지금 한창 공사 중인 부산 오페라하우스입니다. 저 부지는 약 3만5000평짜리 인공섬입니다. 오페라하우스는 약 5000평 정도이며 나머지 3만 평은 문화와 IT 등이 접목된 복합 리조트를 조성할 계획입니다. 한마디로 부산의 랜드마크가 들어설 예정이죠. 여기까지가 북항 재개발 1단계 사업 구역입니다.”
 
  — 북항 재개발 2단계는 어떻게 이뤄집니까.
 
  “2단계는 현재 예비 타당성 조사 중입니다. 북항 재개발 2단계 계획까지 완료되면 엑스포를 치를 부지가 가시화할 겁니다. 지금 봐서는 ‘이게 언제 되겠냐’ 해도 엑스포가 개최되기까지 8년 남았기에 시간은 충분합니다.”
 
  — 2단계까지 완료되면 부두에 설치된 저 많은 크레인과 컨테이너들은 어디로 가는 겁니까.
 
  “저건 가덕 신항(新港) 쪽으로 옮길 계획입니다. 상부 시설들은 다 그쪽으로 갈 거예요.”
 
  — 엑스포가 열릴 경우, 가덕도 신공항과의 접근성이 관건일 텐데요.
 
  “그래서 가덕도 신공항과 북항을 연결하는 초고속 교통망을 건설할 계획입니다. 6개월 동안 엑스포가 열린다면, 약 5000만 명이 방문한다는 계산이 나옵니다. 완전무결한 교통망 구축은 필수라고 할 수 있습니다.”
 
  — 그렇게만 된다면 이곳은 ‘상전벽해’라는 말이 어울리겠네요.
 
  “우리나라는 해양국가이고, 그중에서 부산은 태평양을 기준으로 봤을 때 대한민국의 관문(關門)입니다. 지도를 거꾸로 놓으면 부산이 태평양 방향으로 뻗어나가는 위치에 자리 잡고 있습니다. 지금 말씀드린 계획이 차곡차곡 진행되면 부산을 넘어 우리나라의 미래 100년을 여는 기폭제가 될 겁니다. 이런 점에서 2030 세계 엑스포 유치는 기필코 성공해야 하는 초미의 과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원도심 개발 계획 중 하나인 ‘도시재생’ 사업
 
  국제여객터미널에 이어 부산 초장동 고지대에 위치한 한마음행복센터로 향했다. 한마음행복센터는 부산 원도심 동측 천마산 중턱에 위치한 곳이다. 여기서는 부산 전경(全景)이 한눈에 들어왔다. 멀리 영도와 용두산 공원이 보였고, 바로 밑에는 부산공동어시장이 자리 잡고 있었다. 한마음행복센터에서 차를 한 잔씩 들며 안 의원과의 인터뷰를 이어나갔다.
 
  — 어느 한 축이 고도로 개발되면, 소외되는 쪽도 있기 마련입니다. 부산의 경우, 원도심이 그런 축에 속합니다. 원도심 개발은 어떻게 추진할 생각입니까.
 
  “부산의 원도심은 원래 서구, 동구, 중구, 영도, 진구, 부산진구 이렇게 5개 구를 말합니다. 그와 별개로 서부산권, 즉 강서, 사상, 사하, 북구는 해운대구와 수영구 등 동부산권보다 뒤떨어진다는 평가가 있었어요. 얼마 전까지 부산이 처해 있는 문제 중 하나가 ‘동서 격차’였습니다. 요즘은 원도심과 동부산권과의 격차가 새롭게 대두되고 있습니다. 지금 원도심권 개발이 부산 도시계획 개념 안에 들어가 있습니다만, 아직 큰 관심을 못 받는 게 사실이에요. 원도심권은 도시재생이 최우선적으로 필요한 곳입니다. 그만큼 낙후의 대명사처럼 돼 있기 때문이죠.”
 
  — 2년 전 쓴 책 제목이 《안병길의 원도심 이야기》 아니었습니까.
 
  “네. 낙후한 원도심을 현대화하는 건 제 오랜 꿈이었습니다. 지금 부산 원도심 고지대엔 편도 1차선의 좁은 산복도로가 빼곡히 자리 잡고 있습니다. 산복도로 옆 경사지엔 구옥(舊屋)이 빽빽하게 들어차 있고요. 이곳을 어떻게 리뉴얼할 수 있을지 그 방안을 구상하고 있습니다.”
 
  — 산복도로라는 게 특정 도로명이 아닌가 보네요.
 
  “산복이란 말은 ‘메 산(山)’ 자에 ‘배 복(腹)’ 자입니다. 즉 ‘산의 배 부위에 놓인 도로’라는 뜻이죠. 통상 산복도로라고 하면 특정한 도로명이 아닌 이런 식으로 산 중턱을 빙 두르고 있는 도로를 말합니다. 그 주변 경사지에 구옥이 많은데, 6·25전쟁 때 피란민들이 집 지을 곳이 없어 산 중턱에다 집을 짓다 보니 지금까지 이어져 온 것이죠. 이 구옥들을 리모델링하는 도시재생 사업이 지금 진행 중입니다.”
 
  — 도시재생이 이뤄지는 곳으로는 어디어디가 있습니까.
 
  “여기(한마음행복센터) 바로 밑에 있는 집들을 대상으로 도시재생 사업을 하고 있습니다. 국토교통부가 추진하는 도시재생 시범 사업 지역으로 선정돼 테라스형 주택으로 탈바꿈시키고 있습니다. 부산에는 이곳처럼 경사지에 지어진 구옥이 많은데 이걸 도시친화적·자연친화적으로 바꿔나가고 있습니다. 주민들이 경사로로 올라오는 게 힘드니까 수직 엘리베이터나 에스컬레이터도 설치할 계획이고, 모노레일도 적극 검토 중입니다. 그럼 관광객들도 부산 전경과 야경(夜景)을 보기 위해 많이 몰려들겠죠.”
 
 
  안병길 의원이 중재·타결한 ‘공동어시장’ 현대화 사업
 
안병길 의원의 중재로 빛을 본 공동어시장 현대화 사업의 ‘부산공동어시장 중앙도매시장 개설 및 현대화를 위한 공동선언문’. 사진=안병길 의원실 제공
  — 부산공동어시장 현대화 사업도 추진 중인 걸로 압니다.
 
  “공동어시장은 우리나라 고등어 위판량의 70%, 전국 수산물의 약 절반 정도를 위판하는 곳입니다. 제주도에서 고기를 잡으면 전부 이곳 공동어시장으로 들어옵니다. 이곳에 들어온 수산물이 전국으로 나가는데, 보시다시피 시설이 매우 낡았습니다. 일부 시설은 비위생적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공동어시장 현대화 사업을 8년 전에 추진했지만, 그동안 진척이 없었습니다.”
 
  — 이유가 뭡니까.
 
  “공동어시장 소유주가 5개 수협이에요. 현대화 사업을 둘러싸고 공동 소유주와 부산시, 정부하고 의견이 전부 상충했거든요. (현대화 사업에) 필요한 예산은 배정받았는데, 의견 일치가 안 돼 8년간 사업 착수조차 못 했습니다. 올해(2021년) 제가 공동어시장 측과 부산시, 해양수산부를 중개를 해 타결을 봤습니다. 공동어시장을 시장의 기능뿐 아니라 해외 관광지에 있는 어시장처럼 관광지로서의 기능도 할 수 있도록 정비할 계획입니다.”
 
  — 8년간의 숙원 사업이 일거에 해결된 셈이군요.
 
  “네. 올해 제가 한 것 중 가장 보람 있는 일입니다. (웃음) 그간 난항을 겪던 숙원 사업을 해결하기 위해 중간에서 나름의 역할을 했으니까요.”
 
  — 공동어시장 현대화 사업이 그만큼 비중이 큰 현안이었나 봅니다.
 
  “사실 공동어시장 현대화 사업은 비단 공동어시장뿐 아니라 저기 보이는 부산 남항(南港) 재개발과도 직결되는 현안입니다. 북항은 지금 재개발 계획이 차근차근 진행되고 있는 데 반해, 공동어시장과 맞닿아 있는 남항은 북항보다 재개발이 매우 더딘 상황입니다. (손가락으로 영도 쪽 남항을 가리키며) 저기 조선소 수리소 좀 보세요. 제대로 정비가 안 돼 육안상으로도 엉망인 게 보이지 않습니까? 부산시가 내년(2022년)부터 남항 재개발도 본격적으로 논의할 예정입니다. 북항에 이어 남항까지 재개발되면 부산은 세계 최고의 미항(美港)으로 거듭날 것입니다.”
 
 
  ‘스포츠 메카’ 구덕경기장 리뉴얼 계획
 
  부산 앞바다를 뒤로하고 서대신동에 있는 구덕경기장으로 향했다. 구덕경기장은 1928년 부산 공설 운동장으로 첫발을 내디딘 유서 깊은 곳이다.
 
  이 종합운동장 안에는 구덕 야구장, 실내체육관, 주경기장이 있었다. 야구장의 경우, 1982년 프로야구 출범 후 부산을 연고지로 한 롯데 자이언츠 홈구장으로 활용됐다. 1985년 사직 야구장, 2001년 거제동에 부산아시아드주경기장이 생기기 전까지 부산 지역 야구와 축구의 메카였다.
 
  야구장은 시설 노후화 등의 이유로 2018년 철거가 완료됐고, 현재는 주경기장만 남아 있다. 주경기장은 축구장과 육상 트랙으로 구성돼 있다.
 
  안병길 의원과 기자는 구덕경기장 일대가 한눈에 보이는 대신문화아파트 옥상에 올라가 대화를 나눴다. 안 의원은 구덕경기장을 새롭게 탈바꿈할 복안을 갖고 있었다. 그와의 일문일답이다.
 

  — 주경기장을 포함한 구덕경기장 일대 면적이 상당히 넓습니다.
 
  “주경기장과 체육공원을 포함해 구덕경기장 일대 면적은 총 1만9000여 평에 달합니다. 프로야구 출범 직후만 하더라도 구덕경기장 활용도는 굉장히 높았습니다. 프로야구 시즌엔 늘 만원(滿員)이었죠. 그런데 야구경기장이 철거되고 활용도가 낮아지면서 이곳 서 대신동과 동대신동 일대 상권(商圈)이 많이 위축됐습니다. 이 넓은 부지를 어떤 식으로든 개발해야겠다는 필요성을 느끼고 있습니다.”
 
  — 어떻게요.
 
  “일단 체육시설이니까 스포츠와 문화, 교육을 아우르는 복합 스포츠 콤플렉스를 지을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가령, 쇼핑센터와 호텔까지 건립하면 이 일대 상권이 확 바뀌지 않을까요?”
 
  — 거기에도 상당한 예산이 들 것으로 보입니다만.
 
  “부산시가 일단 2022년도 용역(用役) 예산을 확보했습니다. 박형준 시장도 구덕경기장 활성화 방안에 공감을 하고 있어요. 다만, 이곳을 재개발한다고 해서 기존에 여기서 운동하는 분들에게 폐가 되면 안 되거든요. 새로운 시설을 짓더라도 원래 이곳을 운동 목적으로 사용하시는 분들에게도 혜택이 돌아가는 방향으로 (재개발을) 구상하고 있습니다.”
 
  — 내년(2022년)부터 프로축구팀 부산아이파크가 홈경기장을 구덕경기장에서 부산아시아드 경기장으로 옮겼던데요.
 
  “아무래도 구덕경기장 시설이 낡았으니 그럴 수밖에 없었겠죠. 그래서 더더욱 구덕경기장 리뉴얼이 필요합니다. 단순히 축구장이 있다고 해서 축구팬들의 관심을 끌 수는 없습니다. 축구팬들이 축구 관람을 하러 왔을 때 함께 즐길 수 있는 복합 콤플렉스가 절실히 필요합니다.”
 
 
  제조업 침체 시달리는 부산
 
  안병길 의원은 부산 제조업계가 처한 어려운 상황을 들려주기도 했다.
 
  — 현재 부산에서 제일 큰 기업이 어디입니까.
 
  “HJ중공업(구 한진중공업)이라고 할 수 있죠. 그런데 HJ중공업도 웬만한 대형 선박은 부산이 아닌 필리핀 수비크에서 건조하고 있습니다. 특수선 일부만 부산에서 건조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HJ중공업 입장도 이해는 갑니다. 아무래도 필리핀이 인건비가 상대적으로 싸니까 어쩔 수 없는 선택을 했겠죠.”
 
  — 부산시와 기업, 그리고 시민이 상생(相生)할 방안엔 뭐가 있을까요.
 
  “일단 HJ중공업이 매각돼 현재 동부건설 컨소시엄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습니다. 동부건설 주업(主業)이 아무래도 건설 쪽이니까 HJ중공업 영도 조선소 부지를 상업용지로 전환해 아파트를 짓고 싶어 하는 눈치더라고요.”
 
  — 그래야 수익이 날 테니까요.
 
  “부산시는 난색을 표하고 있습니다. HJ중공업이 부산 대표 기업으로 지역경제 발전에 크게 기여한 점을 강조하며 ‘HJ중공업 매각은 지역경제에 도움이 되고, 조선업과 고용 유지를 전제로 투명하게 진행돼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 지금 르노삼성자동차 공장도 부산에 있는 걸로 압니다만.
 
  “삼성자동차가 르노에 넘어가고 난 뒤부터 투자에 조금 소극적으로 변했어요. ‘향후 100만 대 생산을 목표로 하겠다’고 했지만 지금은 거의 초창기 투자 수준에 머물고 있죠. 르노삼성자동차의 문제라기보다는 경기(景氣)가 따라주지 않으니 섣불리 증산(增産)을 못 하고 있는 거겠죠. 참 안타깝습니다. 자동차 공업이 살아나면 부산 경제도 덩달아 활성화했을 텐데… 그게 가장 아쉽죠.”
 
  — 그럼 제조업으로 볼 수 있는 기업이 거의 없다는 얘기네요.
 
  “지금 기껏해야 신항만 주변에 물류 기업들이라든지 부산 신호공단이나 녹산공단 기업들이 부산 제조업의 거의 전부라고 할 수 있습니다. 겨우 먹고사는 정도죠.”
 
  — 젊은 인재들의 탈(脫)부산도 심각한 수준인 것 같습니다.
 
  “제조업이 죽으니 젊은 사람들도 다 수도권으로 나가는 형편이죠. 여기에 제대로 된 직장이 없으니까요. 과거엔 부산대나 동아대만 졸업해도 부산에서 충분히 직장을 잡을 수 있었습니다. 지금은 그런 제조업체가 없으니 인재가 계속 유출(流出)되는 실정이에요.”
 
  — 한때 부산을 ‘국제금융 중심지로 육성하자’는 이야기가 나온 적이 있습니다.
 
  “그런 취지로 부산국제금융센터를 조성하기는 했습니다. 한국거래소(KRX) 본사도 지금 부산에 있잖아요. 하지만 시스템 접속 등 중요 기능을 담당하는 부서는 서울로 올라갔다고 들었어요. 영(零) 점 몇 초 만에 재빨리 접속을 해야 거래가 원활하게 이뤄지는데, 부산에 있으면 그게 용이치 않아 (서울로) 옮겼다고 들었어요.”
 
 
  해양자치권 확립
 
  — 새로운 활로엔 뭐가 있을까요.
 
  “우리나라는 3면(面)이 바다인 해양국가입니다. 해양국가답게 바다를 이용해 국가의 기반을 다져나갈 필요가 있습니다. 부산 경제도 결국 바다를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고 봐요.”
 
  — 구체적인 방안을 말씀해주십시오.
 
  “우선 해사(海事)법원을 설치해야 합니다. 해사법원은 해상·선박과 관련해 발생하는 다양한 소송과 분쟁을 관할하는 전문법원이에요. 대한민국은 세계 10위권의 해양강국임에도 불구하고 해사소송 관련 전문법원이 없습니다. 모든 해사소송을 전담재판부의 형태로 처리하거나 해사법원이 있는 해외에 의존하고 있는 실정이죠.”
 
  — 해사법원이 설치될 경우 어떤 이점이 있습니까.
 
  “먼저 해사소송에 관한 전문적이고 신속한 재판이 진행될 수 있겠죠. 해사분쟁 해결에 대한 대외적 신뢰도 향상을 통한 국제경쟁력이 강화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또한 관련 법률비용의 해외유출 방지와 국부(國富) 증대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겁니다.”
 
  — 해양자치권에 대해서도 강조하던데 그건 어떤 의미입니까.
 
  “해사법원 설치 역시 해양자치권을 확보하는 방안 중 하나입니다. 더 나아가서는 국내 해운·항만·어업 등 바다와 관련한 모든 종사자를 한데 묶는 일종의 ‘해양 실크로드’, 다시 말해 해양포럼을 만들 계획도 갖고 있습니다. 그래야 우리가 해양자치권을 확보할 수 있습니다. 해양포럼이 만들어지면, 대한민국은 명실상부한 해양국가로 선진국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을 겁니다.”
 
  — 해양산업 종사자 이외에는 바다에 대해 관심이 적은 게 사실입니다.
 
  “제가 속해 있는 국회 농림축산해양수산위원회만 하더라도, 국회의원들의 관심이 적은 상임위 중 하나입니다. 이제는 달라져야 합니다. 지역균형발전 차원에서라도 해양 현안에 적극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해사법원 설립 문제뿐 아니라 부산·울산·경남 해양관광 복합벨트, 해양수소생태계 조성에도 지대한 관심을 쏟아야 합니다.”
 
 
  ‘현장’ ‘소통’ ‘서민’의 상징 ‘천막민생쉼터’
 
  안병길 의원은 ‘현장’ ‘소통’ ‘서민’이라는 키워드를 중심으로 의정활동과 지역구 관리에 나서고 있다. 2021년 한 해에만 현장 민생간담회를 43회나 개최했다. 그와 함께 ‘천막민생쉼터’를 개설했다. 지역구인 서구와 동구를 주기적으로 돌며 지역 구민들의 애로사항과 민원을 청취하는 곳이 바로 ‘천막민생쉼터’다. 이렇게 취합한 민원만 총 271건이었으며, 이 중 217건(서구 115건, 동구 102건)을 처리 완료했다.
 
  이 밖에 구의원과 시의원, 구청장 등이 참여하는 ‘선출직 정책간담회’(12회), ‘당직자 간담회’(18회) 등을 통해 시민들이 공백을 느끼지 않도록 선출직 공무원과 당원들과의 소통도 보다 강화했다. 안 의원의 말이다.
 
  “현장을 모르고선 시민과 소통을 할 수 없습니다. 현장에서의 폭넓은 소통은 국회의원의 기본 자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현장에서 듣는 목소리를 통해 의정활동에 필요한 뜻밖의 아이디어도 얻을 수 있습니다. 앞으로도 시민들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그에 맞춰 정책을 수립해 그분들이 생업(生業)을 영위하는 데 조금도 불편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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