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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제의 인물

얼굴 없는 유튜버 ‘칩(chip)’의 얼굴 없는 최초 인터뷰

“제 꿈은 놀고먹으면서 돈 버는 거예요”

글 : 조성호  월간조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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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독특한 콘텐츠, 완벽한 체격 조건, 美聲 갖춘 유튜브계 ‘혜성’
⊙ ‘난독증’ ‘왕따 경험’ 등 단점을 장점으로 승화시킨 무서운 20대
⊙ “청소년 시절의 일탈이 지금의 나를 만들었다”
⊙ “트렌드 따라가기보다는 ‘내가 트렌드를 만들자’는 생각”
⊙ 수백만이 열광한 ‘칩’의 영상들 제작 과정 공개
  말 그대로 ‘유튜브 전성시대’다. 지난해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실시한 ‘장래희망’ 조사에서 ‘유튜버’가 5위를 차지했을 정도니, 그 인기를 실감케 한다.
 
  이렇게 너 나 할 것 없이 유튜브 세계에 뛰어들어 자신의 끼와 지식을 마음껏 뽐내고 있는 가운데, 올해 들어 폭발적인 구독자 증가율을 보인 한 일반인 유튜버가 있다. 바로 ‘칩(chip)’이다.
 
  2018년 11월 11일 첫 영상을 올린 칩의 유튜브 채널은 약 9개월 만에 구독자 수 63만명(2019년 8월 2일 기준)을 돌파했다. 소위 ‘100만 유튜버’가 존재하는 상황에서 63만이란 숫자가 그리 대수롭지 않게 여겨질 수도 있다.
 
 
  딱 벌어진 어깨, 탄탄한 근육, 그리고 ‘노련함’
 
  칩은 ‘셀럽(유명인)’이 아닌 일반인이다. 얼굴도 공개하지 않는다. 다른 유튜버와 다르게 ‘영상 물량 공세’도 하지 않는다. 완성도가 높은 영상을 길게는 두 달에 한 번, 짧게는 2~3주에 한 번 올리는 ‘과작(寡作) 유튜버’다. 그런 점을 감안했을 때 칩의 유튜브 채널이 단기간에 63만명의 구독자를 확보했다는 건 대단히 이례적이다.
 
  칩이 올리는 영상의 주(主) 아이템은 요리다. 흔한 콘텐츠지만 절대로 흔하지 않다. 그가 영상을 통해 선보이는 요리는 모두 ‘속성’이다. ‘5분 만에 탕수육 만드는 방법’ ‘8분 만에 제육볶음 만드는 방법’을 볼 수 있다. 그가 ‘보급형 백종원’이라고 불리는 이유다. 요리하는 과정에서 그는 과하지 않은, 재기발랄한 언변과 유머를 선보인다.
 
  한 유튜브 전문가는 “요리연구가 백종원씨와 비슷한 아이템을 다루는 칩은 일반인임에도 영상 개수 대비 구독자 증가율이 폭발적”이라며 “올해 들어 가장 빠른 상승세를 보인 무서운 저력을 갖춘 (일반인) 유튜버”라고 평가했다.
 
  칩의 독특한 점 중 하나는 단순히 요리하는 과정만 보여주지 않는다는 것. 음식이란 콘텐츠에 숨겨진 ‘틈새’를 공략하는 노련함을 보여준다. 그렇게 제작된 ‘라면을 끓이는 64가지의 참신한 방법’ ‘여자를 꾀는 겉멋 (요리) 강좌’는 폭발적인 조회 수를 기록했다(각각 796만 회, 207만 회). 이 영상들은 각종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도 큰 인기를 누렸다.
 
  그의 ‘비주얼’도 인기에 한몫한다. 얼굴은 볼 수 없지만, 얇은 옷 사이에 감춰진 딱 벌어진 어깨, 탄탄한 가슴 근육, 잘록한 허리는 팬심을 자극하기에 충분하다. 참고로 그에게 붙여진 별명은 ‘쇄골 미남’이다. 그만큼 탁월한 육체미를 갖추고 있다는 얘기다.
 
  목소리 역시 웬만한 성우 뺨치는 중저음의 미성(美聲)이다. 특이하게도 남성 시청자들이 그의 목소리에 유독 열광한다. ‘섹시하다’ ‘힐링된다’ ‘녹아든다’는 성희롱에 가까운 야릇한(?) 댓글을 쓰며 탄성을 내고 있다.
 
  기자는 칩이 어떤 사람인지 궁금했다. 드라마틱한 구독자 증가율에 주목한 것도 있지만, 그가 유튜버로서 매우 영민하다고 느꼈다. 유튜브 시청자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그 욕구를 너무나 잘 간파하고 있기 때문이다.
 
  기자는 베일에 가려진 만큼 칩과 인터뷰를 하기 위해 한 가지 조건을 내걸었다. ‘신상이 노출될 수 있는 그 어떤 질문도 하지 않겠다’고 약속한 것이다. 그는 흔쾌히 승낙했다. 칩이 영상에서 그러했듯 이 인터뷰도 ‘얼굴 없는 인터뷰’다. 얼굴뿐 아니라 칩의 실명, 정확한 나이도 공개하지 않는다.
 
  칩의 첫인상에서 ‘낯가림’과 ‘경직됨’이 느껴졌다. 경험상, 칩과 같은 사람은 인터뷰이(interviewee)로서 적절하지 않다. 대화를 끌어내기 쉽지 않은 스타일이란 얘기다. 만약 그가 속내를 얘기하지 않으면 재미는 반감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어쩌랴. 그래도 나름 ‘최초 인터뷰’가 아니던가. 그를 궁금해하는 독자들을 위해 어떻게든 ‘쇼’는 이어져야 했다. 조심스럽게 그의 말문을 두드려봤다. 보기와 달리 칩은 달변가였고, 아주 적확한 단어를 구사했다. 녹취한 걸 그대로 써도 완벽한 문장이 될 정도였다.
 
 
  감자칩에서 유래한 ‘칩(chip)’
 
  ― ‘칩’이라는 닉네임의 의미는 뭔가요.
 
  “사실 저는 작명(作名) 센스가 없어요. ‘임팩트 있는 게 없을까’ 별의별 생각을 하다가 ‘나 감자칩 좋아하니까 그냥 칩으로 하자. 나중에 바꾸고 싶은 게 있으면 그때 가서 바꾸자’라고 생각했습니다. 정말 대충 지은 거죠. 원래 유튜브 닉네임은 한 글자로는 못 짓습니다. 그래서 ‘칩’ 뒤에 영문으로 ‘chip’을 붙인 거죠. 그 뒤에 다른 이름으로 바꾸고 싶었는데, 사람들이 칩이 낫다고 해서 아직까지 못 바꾸고 있습니다.”
 
  ― ‘얼굴 미공개’ 유튜버들은 대개 가면이라도 쓰던데, 왜 아예 (얼굴을) 공개조차 안 하나요.
 
  “첫 번째는 제 얼굴에 자신이 없어서예요. 못생겼어요. 두 번째 이유는 지금은 유튜브를 하고 있지만, 나중에 다른 일을 시작했을 때 얼굴이 알려지면 그 일을 계속할 수 없을 거 같아서요. 얼굴을 공개했을 때 얻는 그 어떤 메리트를 전혀 못 느끼겠어요. 물론 친구들과 같이 있을 때 ‘누구누구 아니세요’라고 물어오면 ‘내가 이렇게 유명해?’라고 느낄 순 있죠. 근데 그건 어디까지나 달콤한 유혹에 불과하더라고요.”
 
  ― 실례지만 나이는요.
 
  “20대 초중반쯤 됩니다.”
 
  ― 그 연령대에 비해 성숙한 생각을 갖고 있는데, 원래 그렇게 조숙한 편인가요.
 
  “좋게 말하면 조숙이지만 나쁘게 말하면 약간 ‘진지충(‘진지한 벌레’라는 뜻을 가진 약어)’ 스타일입니다.”
 
  ― 한번 영상이 올라가면 댓글이 몇천 개를 상회합니다. 댓글 하나하나에 다 ‘하트’(페이스북 기능 중 하나인 ‘좋아요’와 같은 유튜브 고유의 기능)를 달아주던데, 그게 쉬운 게 아닐 텐데요.
 
  “일단 하는 데까지 ‘(댓글을 남긴 시청자들에게) 하트를 달아드리자’고 마음먹었어요. 저는 글을 읽는 게 느려서 상대적으로 하트를 일일이 누르는데 시간이 더 걸립니다. 그러다가 ‘라면을 끓이는 64가지의 참신한 방법’ 영상이 대박 나 ‘이 영상만 넘기면 다음부터는 괜찮아지겠지’ 했는데, 다음 영상도 제가 감당할 수 없을 정도의 댓글이 달리더군요. 그때부터 포기했습니다.”
 
  ― 인기에 따른 나름의 고충인 셈이네요.
 
  “그래도 지금은 댓글 관리해주는 사람이 따로 있어요. 악플이나 뭐 그런 거는 원천 차단돼서 댓글 관리는 충분히 이뤄지고 있어요.”
 
 
  편집은 보조에 불과… “대본 없는 100% 애드리브”
 
  ― 유튜브를 시작한 계기는요.
 
  “원래 영상 편집을 주로 했어요. 외주 영상을 편집하고 자막을 달면서 돈을 벌었죠. 수익은 많지 않았어요. 그러다가 ‘나도 유튜브 한번 해볼까’ 생각하게 된 겁니다. (지금의 ‘칩’ 채널이 아닌) 처음 시작한 채널에서는 제 끼를 제대로 발산하지 못했어요. 이슈를 기반으로 단순 더빙한 짜깁기 영상을 다뤘는데, 결국 그만뒀죠. 그러고 나서 1년 뒤에 다시 시작한 겁니다. 1년간 계속 유튜브를 보면서 ‘섬네일을 어떻게 만들고, 어떻게 진행하고, 어떻게 하면 재밌는지’ 서서히 보이더라고요. 유튜브로 성공할 사람과 못 할 사람이 보인 거죠.”
 
  ― 지금의 영상도 본인이 직접 편집하나요.
 
  “네. 제 편집 스타일은 ‘TV는 TV고, 유튜브는 유튜브다’예요. TV는 메이저고 유튜브는 마이너, 즉 아마추어예요. 아마추어가 메이저를 따라 하면 유튜브에서 살아남지 못한다고 생각합니다. 방송처럼 자막 화려하게 달고, 효과음도 잘 넣고 채널 이름도 거창하게 하면 사람들이 다가가기 힘들죠. 유튜브 구독자들은 ‘나와 이 사람(유튜버)의 거리가 좁고, 계속 소통이 되는’ 그런 느낌을 원하거든요. 편집만으로 영상을 살리는 건 한계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또 하나는 편집으로는 영상을 살릴 수가 없어요.”
 
  ― 그건 무슨 말이죠.
 
  “영상 원본이 더 중요하다는 거죠. 편집은 어디까지나 보조예요. 원본이 재밌으면 편집을 대충 하거나 안 해도 재미가 있습니다.”
 
  ― 보통 편집 과정에서 영상에 ‘혼(魂)’을 불어넣는다고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군요.
 
  “제 영상을 보면, 편집이 되게 조촐해요. 저는 방송 자막이나 이런 걸 최대한 배제하거든요. 영상 그 자체에 더 집중합니다.”
 
  ― 영상을 보면 언변에 재치가 있던데 혹시 대본을 따로 쓰나요.
 
  “전부 ‘애드리브(ad lib·즉흥적으로 나오는 말)’입니다. 사실 난독증이 있어서 대본이나 요약본 이런 거를 전혀 쓸 수가 없어요. 다 머리에 집어넣고 그걸 그대로 풀어서 영상에 담아내는 거죠. 그러다 보니까 영상 편집하는 과정에서 딱 막히는 순간이 있어요. ‘이 타이밍에 뭔가가 있어야 하는데…’ 그럴 땐 휴대폰을 두드립니다. 쉬는 거죠. 그러다가 떠오르면 또 작업하고요.”
 
  ― 영상 하나를 제작하기 위해 고뇌하는 시간이 많다는 얘기네요.
 
  “사실 만들어놓고 버린 영상도 많아요. 보류해둔 것도 있고요.”
 
  ― 그런 것만 모아서 올리면 구독자들이 더 좋아하지 않을까요.
 
  “그렇긴 하죠. 근데 NG가 나서 보류한 영상이 아니라 조회 수가 안 나올 것 같아서 안 올리는 겁니다. 콘텐츠 자체가 호응을 얻지 못할 것 같아서죠. 영상에 대한 욕심이 큰 편이기도 하고요.”
 
  ― 혹시 완벽주의자?
 
  “(완벽주의를) 지향하죠.”
 
  ― 그럼 피곤하지 않나요.
 
  “피곤하죠. 이런 성격의 최대 단점이 완벽을 추구하다가 시도조차 못하는 겁니다. 누군가 제 영상을 봤을 때 재미가 있으면 다음 영상도 재미있어야 한다는 게 제 생각입니다. 재미가 없으면 결국 구독으로 이어지지 않잖아요. 간단하고 재미없는 영상을 올리면 당장 이득을 볼 순 있겠지만, 전체적으로는 마이너스입니다.”
 
 
  ‘왕따’당했던 초등학교 시절
 
  ― 유튜브 구독자들이 가장 궁금해하는 건 역시 칩의 외모입니다.
 
  “여자친구가 이렇게 얘기하라고 했는데… (웃음) ‘보급형 (탤런트) 박×준’ ‘보급형 (가수) 딘×’을 닮았다고 하라고요. 얼굴이 다양하게 보이나 봐요. 처음 보는 사람들한테 ‘누구누구 닮았다’ 이런 얘기를 많이 듣거든요. 만화 캐릭터부터 영화 캐릭터도 있고요. 심지어 ‘가필드(미국 애니메이션에 등장하는 고양이 캐릭터)’도 있어요.”
 
  ― 원래 직업은 뭔가요.
 
  “지금 따로 하고 있는 건 없습니다. 전엔 중장비 기사를 했어요. 어린 나이지만 고수입 직종을 한 거죠.”
 
  ― 전공은요.
 
  “전 대학을 안 갔습니다. 살면서 대학 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본 적이 없어요. 초등학교 때부터 그냥 대학은 ‘공부 잘하는 사람이 가는 곳’ ‘공부하고 싶은 사람이 가는 곳’이란 생각이었어요. 고등학교 2학년이 될 때까지도 당연히 ‘대학 안 가는 친구들이 많겠지’ 싶었습니다. 막상 고교 2학년이 되고, 선생님이 ‘대학 갈 사람 손 들라’고 했는데, 압도적으로 대학 가려고 하는 애들이 많더라고요. 그때 처음 알았어요. ‘내가 그동안 알고 있었던 관념이 잘못됐구나’라는 걸요. 약간 위기의식을 느꼈지만, 그래도 한평생 갖고 온 생각이 있으니까 안 가겠다고 결심했습니다.”
 
  ― 유년 시절은 어땠나요.
 
  “초등학교 3~6학년까지는 심한 왕따를 당했어요. 학년이 올라갈수록 강도가 심해졌어요. 초등학교 졸업하고 이사까지 했으니까요. 초등학교 때 알던 애들과 겹치지 않으려고요. 다행히 중학교 때는 아는 애가 한 명도 없어서 이때부터는 ‘제대로 된 인생을 살아보자’고 생각했어요. 중학교 때도 왕따를 당할 기미가 조금 보였어요. 그때 생각했죠. ‘왜 내가 왕따를 당해야만 하는 걸까’ 진지하게 생각해보니까 저 자신한테 조금 찌질한 면이 있다는 걸 알게 됐어요.”
 
  ― 그게 뭐였나요.
 
  “말투라든가 목소리라든가… 그냥 제 행동이 그랬던 거죠. 좀 억울하기도 했고요. 중학교 2학년 때 ‘이건 내 인생이 아니다’ 싶어 약간의 일탈이 시작됐어요. 법적이나 윤리적인 면에서 문제가 될 수 있겠지만, 후회가 안 되는 게 제 인생에서 그때가 없었다면 지금도 찌질해 있지 않을까 생각해요. 그런(노는) 애들을 만나 그런 애들의 말투를 배우고, 그런 애들이 사람을 대하는 방법을 배워서 찌질한 모습에서 벗어날 수 있지 않았나 생각해봅니다. 소위 말하는 ‘인싸(‘인사이더’의 줄임말·잘 노는 사람들을 가리킴)’가 어떤 행동을 하고 어떤 말을 하는지 많이 배운 거죠.”
 
  ― 고등학교 때는요.
 
  “조용한 고교 생활은 아니었던 것 같아요. 그 당시 반항적인 모습이 있어 순탄하게만 보내지 않았어요. 이 자리를 빌려 저로 인해 고생하셨던 선생님들과 제 학창 시절을 안 좋게 보셨던 분들께 죄송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네요.”
 
  ― 영상에선 본인이 내성적인 성격이라고 했는데 일탈도 했다니 의외네요.
 
  “원래 소심하고 겁도 있어요. 나서기 두려워하고요. 그런 게 싫어서 억지로 바꿨죠. 중학교 때부터 고등학교 때까지. 중3부터 고등학교 때까지 절 봤던 친구들이라면 저를 장난기 많고, 나서기 좋아하는 성격으로 아는 애들이 많을 거예요. 어찌 보면 저는 그런 성격을 연기한 셈이죠. 다시는 소심한 성격으로 돌아가기 싫어서요. 근데 고등학교 졸업하고 다시 애들하고 분리되니까 지금은 제 원래 성격이 돌아오고 있어요. 현재는 완전한 제 성격이라고 보면 될 것 같습니다.”
 
 
  탄탄한 몸 뒤에 숨겨진 ‘아픔’
 
칩은 딱 벌어진 어깨, 다부진 가슴 근육, 잘록한 허리를 갖췄다.
  ― 몸이 아팠다는데 정확히 어디가 불편했던 건가요.
 
  “병명(病名)은 밝혀진 게 없어요. 백혈구 수치가 낮아서 (면역력이) 좀 약해요. 외적으로는 정상적으로 보일 수 있는데, 연간 감기만 예닐곱 번 정도 걸려요. 몸에 안 좋은 바이러스가 들어오면 바로 입원해야 해요. 제가 일곱 살 때 열이 40도까지 오른 적이 있으니까요. 그런 걸 보면 후천적으로 안 좋은 게 아니라 선천적으로 약한 게 아닌가 싶어요.”
 
  ― 육체적인 아픔을 운동으로 극복하려고 한 건가요.
 
  “운동은 원래 좋아했어요. 중학교 때 2년 넘게 킥복싱을 했어요. 오른팔이 한 번 탈골돼 운동을 그만뒀죠. 고등학교 때는 그냥 그렇게 보내다가 성인이 되고 한 번 아팠던 걸 계기로 헬스를 시작했어요. 헬스를 건강을 위해 했다기보다는….”
 
  - 혹시 겉멋?
 
  “한번은 살이 68kg에서 57kg까지 빠졌어요. 제가 봐도 너무 말랐다 싶었죠. 근데 옷 입었을 때는 되게 예쁘게 보이더라고요. 불만은 아니었어요.
 
  그래서 헬스를 한번 해보자 했는데 몸이 너무 급성장하는 거예요. 한 달 만에 10kg 넘게 빠지고 그 상태에서 근육이 굉장히 빠르게 붙더라고요. ‘아 이거 운동 조금만 더 하면 되겠는데’ 싶었죠. 두 달 정도 하니까 몸이 다져졌어요. 제가 헬스를 할 때 다른 사람보다 아주 ‘타이트’하게 해요. 저는 쉬지 않고 상·하체를 거의 매일같이… 뭐랄까 ‘조진다’고 해야 할까요. 그렇게 매일매일 하다 보니까 초반에 확 성장하다가 나중엔 과부하가 걸리더라고요. 제가 인내심은 없는 편이에요. ‘운동 타이트하게 하고 그만두자’ 이런 식이거든요.”
 
  ― ‘남자는 어깨’라는 건 실증된 진리인데, 역시 어깨가 상당하네요. 길이 재본 적 있나요.
 
  “애매한 게 어깨 길이를 잴 때 그 기준점이 모호하더라고요. 어깨를 보면 접혀 있는, 라운드로 된 부분까지 길이에 포함시켜야 하는지, 아니면 자(尺)를 직선으로 대고 재는 건지 잘 모르겠어요. 2~3cm 정도 차이가 나니까요. 웬만한 컴퓨터 키보드보다는 넓은 걸로 알고 있습니다.”
 
  ― 중장비 기사 경력, 탄탄한 몸과 안 어울리게 목소리는 미성(美聲)이에요. 특히 남성들이 열광합니다.
 
  “개인적으로 제 목소리를 그다지 좋아하는 편은 아닙니다. 좋게 내서 좋게 들리는 것이라고 생각할 뿐이에요. 원래 목소리가 굉장히 안 좋았어요. 지금 이 목소리는 후천적으로 다진 목소리입니다.”
 
  ― 그게 가능한 건가요.
 
  “제가 왕따를 당한 이유 중 하나가 말투라고 생각했거든요. 말투부터 바꾸려고 했어요. ‘~했냐’라는 말투를 많이 썼는데 그 말투가 찌질해 보인다고 느꼈어요. 그래서 (의도적으로) ‘~했냐’라는 말투를 배제했어요. 사소한 것부터 변화를 주려고 했죠.
 
  고등학교 때 ‘토크온’이란 사이트의 ‘대본방’에 들어갔더니 거기에 성우 지망생, 연기 지망생 등이 많더라고요. 처음엔 호기심으로 들어갔는데 사람들이 연기하는 게 멋있어 보였어요. 나도 목소리가 좋아지고 싶어서 물어봤더니 ‘발음부터 좋아야 한다’고 하더라고요. 그때 발음 연습을 아주 많이 했어요. 연습을 계속하니까 제 목소리가 들리더라고요.
 
  사람들이 착각하는 게 목소리가 좋아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남자 중에 목소리가 얇아도 좋게 들리는 사람이 있잖아요. 발음이 좋으면 목소리도 좋게 들립니다. 원래 저는 모기처럼 ‘앵앵’거리는 목소리였어요. 계속 연기를 하면서 악센트를 주고, 대본 연습을 하다 보니까 지금의 목소리를 갖게 된 거예요. 2년 정도 걸렸죠.”
 
  ― 본인의 단점을 장점으로 잘 승화시키는 편인 것 같은데.
 
  “어릴 때부터 좀 그랬어요. 단점이 보이면 어떻게든 고치려고 하는 게 강했어요.”
 
  ― 사람들이 칩에 열광하는 이유가 혹시 ‘반전 매력’ 때문 아닐까요.
 
  “제가 어떤 리액션을 해도 거기에 매력을 느껴 좋아하는 분들이 있는 것 같아요.”
 
 
  ‘쇄골 미남’이 즐기는(?) ‘19금 테러’
 
  ― 남성 시청자들이 본인의 몸매나 목소리에 성희롱에 가까운, 익살스런 ‘19금 댓글’을 많이 달던데요.
 
  “제 첫 영상이 여자친구를 위해 목도리를 떠주는 영상이었는데 그때 날이 더워 (살결이 드러나는) 팬 옷을 입었어요. 그때 쇄골이 많이 도드라졌어요. 그 영상의 반응이 그렇게 좋을 줄 몰랐어요. 쇄골이 남다르다는 걸 그때 알았어요. 그때부터 19금 댓글이 많이 달리기 시작한 거 같아요. 스타트를 그렇게 끊었습니다.”
 
  ― 쇄골에 물이 얼마만큼 들어가는지 측정한 ‘쇄골 ASMR(자율감각쾌락반응·유튜브에서는 심리적인 안정감을 주는 소리로 통용)’ 영상도 파격이었는데요.
 
  “첫 영상에서 많은 제안이 들어왔어요. 어느 시청자가 제 쇄골을 보고 ‘형 쇄골 ASMR 해줘’라고 제안을 하더라고요. 반응이 좋았어요.”
 
  ― 영상에 ‘성적(性的)’인 상상을 불러일으키는 멘트를 종종 넣던데요. 가령 얼어 있는 딱딱한 닭껍질 덩어리를 만지면서 “마치 제…”라며 뭔가(?)를 연상하게 만들어요. 의도성이 있는 건가요.
 
  “각자의 판단에 맡기겠습니다.”
 
  ― 평소 요리에 관심이 많았나요.
 
  “먹는 걸 굉장히 좋아해요. 사실 어릴 때 굉장히 가난했어요. 초등학교 때까지만 해도 치킨, 피자 먹는 게 1년에 한 번 정도였어요. 뭘 사 먹기 어려웠죠. 다행히 어머니께서 요리를 하시니까 늘 냉장고에 재료가 구비돼 있었어요. 양파나 파, 된장, 고추장 등 부수적인 게 있으니까 고기만 사 오면 되는 거고요. 그래서 한두 번 해본 거죠. 솔직히 (요리에) 흥미까지는 없었어요. 이유는 하나였어요. 맛있는 걸 먹고 싶어서요. 제가 요리를 잘한다고 생각해보지 않았는데 유튜브를 하고 나서 알았어요. ‘내가 요리를 잘하는 거였구나’.”
 
  ― 그래도 요리에 대한 기본적인 지식은 있었던 거 아닌가요.
 
  “배워본 적은 없고 다 경험에서 나온 거예요. 유튜브 시작하고 나서 두 권의 책을 샀는데 그냥 참고하는 수준이었어요. 콘텐츠 딸릴까 봐서요. 요리는 그냥 혼자서 될 때까지 하다 보니까 된 거죠. 혼자 하면 시행착오가 많잖아요. 그러다 보니까 실패라는 내공이 쌓이게 된 거예요. 그게 실력이 된 게 아닌가 싶어요. 사실 누구한테 배울 땐 정답만 배우잖아요.”
 
 
  사람들을 홀린 ‘여자를 꾀는 겉멋 강좌’
 
  ― ‘여자를 꾀는 겉멋 (요리) 강좌’가 아주 독특했어요.
 
  “별거 없어요. 요리를 전문적으로 하는 게 아니다 보니까 요리의 맛보다는 뭔가 겉멋에 더 관심이 가게 된 거예요. 솔직히 잘하는 게 있으면 누구한테 보여주고 싶고 그러잖아요. 그런 관점에서 생각하다 보니까 나온 게 ‘여자를 꾀는 겉멋 강좌’예요. 저 같은 경우는 요리 전문가가 아니다 보니 그런 식으로 접근한 거 같아요.”
 
  ― ‘여자를 꾀는 겉멋 강좌’를 보면 파슬리 가루 대용(代用)으로 파를 잘게 다져서 살짝 볶으면 파슬리 효과를 낼 수 있다고 나오잖아요. 그래서 요리를 전문적으로 배웠나 했어요.
 
  “오히려 모르니까 하는 방법이죠. 요리를 배우면 ‘음식에 파슬리 가루를 뿌리라’는 방법만 알겠지만, 모르니까 ‘파슬리가 없으면 파로 대체한다’는 결론이 나오잖아요.”
 
  ― 영상을 보면 옆에 있는 여자친구에게 셔츠의 손목을 걷어달라고 하잖아요. 그걸 보면서 ‘이 사람은 연애도 선수구나’ 생각했는데 맞나요.
 
  “여자한테 먼저 다가가는 성격은 아니에요. 여자가 먼저 반쯤 다가와야지만 제가 반쯤 문을 여는 스타일이에요. 여자가 먼저 다가와주길 기다리는 셈이니까 여자한테 인기 있다고 할 수는 없죠. 또 하나는 남자보다는 여자와 소통이 더 많았던 거 같아요. 여자와 더 친해지는 성격인가 봐요.”
 
 
  공을 많이 들인 ‘라면을 끓이는 64가지의 참신한 방법’
 
800만에 가까운 조회 수를 기록한 ‘라면을 끓이는 64가지 참신한 방법’.
  ― 가장 자신 있는 요리는 뭡니까.
 
  “인생에서 가장 많은 시간을 투자한 요리는 바로 치킨이에요. 저한테 치킨을 맛있게 만들라고 하면 정말 맛있게 만들 수 있을 것 같아요. 처음엔 이 레시피 저 레시피 참고해 저 나름 치킨이 될 때까지 막 만들었어요. 치킨만 연구한 기간이 1년 가까이 됐어요. 이제 시중에 파는 치킨 맛은 거의 다 낼 수 있어요.”
 
  ― 영상 보면 요리 만드는 시간이 아주 짧아요. 길어야 10분 정도?
 
  “저는 길게 만드는 거 안 좋아합니다. 제육볶음은 약 8분, 탕수육은 5분도 가능하고요.”
 
  ― 최다 조회 수를 기록한 ‘라면을 끓이는 64가지 방법’ 제작 과정이 궁금합니다.
 
  “유튜브 시작하고 3개월쯤 됐을 때, 이미 시나리오는 다 짜놨어요. ‘라면을 맛있게 끓이는 방법에 뭐가 있을까’ 해서 워드에 죽 적어봤거든요. 그게 한 80가지가 되더라고요. 저도 좀 놀랐어요. 근데 그 파일이 날아가 버린 거예요. 그러다가 병원에 입원하는 바람에 영상 제작이 좀 늦어졌죠.”
 
  ― 그 영상에 유독 공을 많이 들인 거네요.
 
  “영상 기획에 1~2주 걸렸고, 촬영하는 데만 2~3일 정도 소요됐어요. 편집에는 일주일 넘게 걸렸고요. 원래 스토리대로 갔으면 사람들이 지루해할 수도 있었는데 스토리를 중간에 많이 바꿨어요.”
 
  ― 추구하는 패션 스타일이 있나요.
 
  “원래 저는 옷을 (멋있게) 못 입어요. 그냥 최대한 효율적이고 간단한 걸 좋아해요. 그냥 여자친구나 어머니가 골라준 옷을 입는데, 보면 다 괜찮아요. 그냥 사주는 대로 입는데 멋지다는 얘기를 듣는 것 같습니다.”
 
  ― 선호하는 패션 브랜드는요.
 
  “싸고 예쁜 거요. (웃음) 세일하는 거요.”
 
  ― ‘여자 꾀는 겉멋 강좌’ 때 입은 베이지색 셔츠는요. 멋지던데요.
 
  “여자친구가 골라준 겁니다.”
 
  ― 스트레스 받을 때 찾는 본인만의 ‘핫플레이스’가 있나요.
 
  “스트레스 받을 때 집에 있어야 풀리죠. (웃음) 저는 밖에 나가는 순간 에너지가 소모되거든요. 가만히 누워서 낮잠 자거나 휴대폰 만지작하거나 그래요. 맛있는 거 시켜 먹기도 하고요. 저는 잔잔한 재미를 추구하는 편입니다.”
 
  ― 좋아하는 배우는요.
 
  “따로 없어요. 굳이 꼽자면 남자 연예인을 좋아합니다. 여자 연예인은 제 눈엔 다 비슷비슷해 보여요. 남자 배우의 경우 잘생기면 선망하게 되고, 눈이 호강하는 기분이 있어요. 잘생긴 남자들한테 부러움을 느끼는 거 같아요.”
 
  ― 혹시 연예 소속사에서 연락 온 적은 없나요.
 
  “몇 군데 왔는데 소속사 이름을 밝히긴 어렵고요. 소속 배우 중 반 정도는 우리가 다 알 만한 회사예요. 관심이 생겨서 연락을 했다고 하더라고요. 이런저런 얘기를 좀 주고받았는데, 아직까지 제가 필요성을 잘 못 느끼겠어요.”
 
  ― 트렌드에 민감한 편인가요.
 
  “저는 트렌드를 따라가지 않으려고 합니다. 트렌드를 따라가기보다는 ‘내가 트렌드를 만들어버리자’는 생각이 있어요. 오히려 (트렌드를 따지지 않는 영상들이) 나중에 더 조회 수가 오르거든요. 너도나도 하는 영상을 하고 싶지는 않아요. 그렇게 꿈을 더 높게 잡고 싶어요.”
 
 
  “유튜브 말고 더 괜찮은 걸 찾고 싶어요”
 
  ― 본인의 만족을 위해 유튜브를 하나요, 아님 수익적인 측면에 더 중점을 두나요.
 
  “수익이 많아지면 많아질수록 기분이 좋아지는 건 맞는데, 엄밀히 말하면 둘 다 아니에요. 돈이야 다른 방법으로 벌 수 있는 거고요. 솔직히 제 나이에 돈이 생겨봐야 쓸 데가 별로 없어요. (웃음) 씀씀이도 크지 않아요.”
 
  ― 신상 노출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해요. 걱정되지 않나요.
 
  “크게 두렵진 않습니다. 그래도 만약에 누가 내 신상정보를 까발렸다고 하면… 그럼 어떡하지 진짜? (웃음) 그럼 유튜브를 그만둬야 하지 않을까 싶어요. 하지만 유튜브만이 답이고 길이라고 보지 않아요. 유튜브가 없어지면 전 아무것도 아닌 게 되잖아요. 하루빨리 유튜브 말고 더 괜찮은 걸 찾고 싶습니다.”
 
  ― 앞으로의 꿈은 뭔가요.
 
  “저는 게으르고 나태한 성격이라 뭔가에 몰두해서 일을 하면 스트레스를 받아요. 그러면 결과적으로 더 많은 이익을 추구할 수 있겠지만, 저 자신의 행복으로 연결될 것 같진 않아요. 최대한 여유를 가지는 상황에서 여유롭고 자유롭게 행복을 추구하며 살고 싶어요. 제 꿈은 놀고먹으면서 돈 버는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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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수영    (2019-09-09) 찬성 : 1   반대 : 0
와..월간조선에서 이런 걸 다뤄요 ㅠ.ㅠ 타블로이드나 찌라시에서 다뤄야하지 않을까요? 칩chip 님을 비하하는 게 아닙니다. 조성호기자님 이게 발로 뛰어서 만든 기사라면 실망입니다.

201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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